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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법의 빨간 립스틱 - 저학년이 좋아하는 책 13 ㅣ 저학년이 좋아하는 책 20
공지희 지음, 유진희 그림 / 푸른책들 / 2006년 6월
평점 :
절판
이 책이 2008년도에 비룡소에서도 나왔구나. 하지만, 나는 푸른책들에서 나온 책으로 리뷰를 적어야만 한다. 왜냐면...
이 책은 지금 6학년이 된 아이를 4학년 때 가르칠 때 그 아이가 자기 용돈을 모아서 산 책인데, 친구들이랑 함께 읽고 싶다며 기증한 책이기 때문이다. 그리고 이 다음에 내가 가르치게 되는 아이들도 이 책을 읽었으면 줬겠다며 완전히 주고 간 책이기 때문이다. 어려운 아이들이 유난히 많았던 학교에서도 조금 더 어려웠던 아이가 책이 재미있어졌다며 한푼두푼 모아서 산 감동적인 책이기 때문이다.
희망이가 이 책을 보더니 재미있겠다며 빼어들더니 정말 재미있다며 열심히 읽는다. 글자의 크기가 작아 아직 권하지 않았는데, 책은 저학년용이라고 적혀 있다.
왜 마법의 빨간 립스틱일까?
엄마가 그리운 나이의 호야는 아빠없이 일하는 엄마를 대신하여 "엄마 없을 때는 누나가 엄마야."라는 말에 책임감을 느끼고 엄마 노릇을 하는 누나의 보호를 받으며 많은 시간을 지낸다.
친구 생일 잔치에 갔다가 시무룩해져서 돌아오는 동생, 어머니회 모임에 엄마가 오시지 못해 속상한 미야, 비 오는 날 엄마가 가져다 주는 우산이 그리운 아이들을 위해 하늘에서 뚝 떨어진 선물, 빨간 립스틱! 립스틱을 바르면 어린 미야가 엄마처럼 쑥쑥 커서 호야의 진짜 엄마 노릇을 해 줄 수 있게 된다. 친구에게 립스틱을 빼앗기고(도둑맞고) 그 립스틱으로 낙서를 하는 바람에 텀벙텀벙 닳아버려 한 번 밖에 쓸 수 없게 된 누나는 동생을 위해 마지막 립스틱을 바르고 우산을 들고 집을 나선다. 이제는 정말 마법으로 어른이 되는 것이 아니라 한 뼘 쑥 자라서 엄마를 위해서도 우산을 들고 가는 꼬마숙녀 미야가 되어 있다.
난 엄마가 되면 아이들을 이렇게 팽겨쳐 두는 엄마는 되지 않겠다고 하는 미야(어쩔 수 없는 일이지만!)의 마음이 충분히 이해가 된다. 나 또한 어린 시절에 일 하느라고 바쁘신 엄마를 보면서 아이를 낳게 되면 집에서 아이들을 맞이하는 엄마가 되어야겠다고 생각한 적이 있으니까!
눈이 많이 나빠 벌써 안경을 쓰는 찬이. 약시의 경계선에 있다는 말에 깜딱 놀라서 어제는 조퇴를 하고 안과에 갔다. 한 달 사이에 눈이 정말 많이 좋아져서 교정 시력이 1.0까지 나온다. 정말 다행이다. 안경이 이렇게 중요하다며 계속 잘 끼우라 하신다. 그리고 돌아 오는 길에 놀이터에서 놀자고 그러는데... 검사가 빨리 끝나는 바람에 일찍 집으로 돌아 왔는데, 우리 찬이, 가슴 아픈 한 마디를 한다. "엄마, 오늘 내가 1등으로 나왔다. 엄마가 매일 이렇게 오면 정말 좋겠다."한다. 매일 헤어지면서 하는 말은 "엄마, 빨리 와~"인데, 대답은 "그래, 엄마 빨리 올게."하면서도 일 하다 보면 또 조금씩 늦고 만다.
바쁜 엄마를 둔 아이들이 이 책을 읽으며 위로 받기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