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콜라 마시는 북극곰 - 제5회 윤석중문학상 수상작 ㅣ 초록연필의 시 6
신형건 글, 이영림 그림 / 푸른책들 / 2009년 8월
평점 :
신형건 시인의 ‘얼른 어른이 되고 싶은 아이들과 다시 아이가 되고 싶은 어른들에게’바쳐지는 그의 여섯 번째 동시집이다.
교과서에서 그의 시를 만났을 때 참 시가 재미있고 편안하다는 느낌을 받았다. 초등학교 교과서에 실리는 아이들 동시도 지도하려면 왜 그리 어려운지. 글을 읽고 쓰는 것을 지도하기는 그런대로 하겠는데, 시를 잘 읽게 하고 잘 쓰게 하는 것은 내게는 무척 어려운 일이다. 그런데 신기하게도 아이들은 그 어려운 시를 내 걱정과는 달리 참으로 쉽게 읽고 참으로 쉽게 쓴다. (시를 써 보라 하면 5분도 안 되어 뚝딱 한 편 써 내는 녀석들도 있다!) 작가는 이런 아이들의 마음을 잘 이해하는 시인이라는 생각이 든다. 그래서 그의 시는 편안한 느낌으로 다가오나 보다.
표제작인 <콜라 마시는 북극곰>은 CF 장면을 떠오르게 한다.
온 입을 콜라로 적시고, 온몸을 콜라로 적시고,
온 지구마저 콜라 거품으로 흠뻑 적시려는
사람들의 뜨거운 욕심 때문에
북극의 커다란 눈도 질금질금
눈물을 흘리고 있는 거래.
콜라, 햄버거로 병들어 가는 북극곰처럼 우리도 몸살을 앓는 지구와 함께 병들어 가고 있음을, 정신 차리지 않으면 큰일 날 수도 있음을 시인은 이야기 하고 있다.
엘리베이터에 타자마자 겨우 3초를 기다리지 못하고 ‘닫힘’버튼을 누르니 쿡, 발자국이 찍혔지. 시커먼 탄소 발자국. 으로 시작되는 <탄소 발자국>은 아이들에게 꼭 읽어주고 싶은 시다. 녹색성장에 관해 아이들에게 무언가 설명하려 해도 나 조차도 용어가 생소하여 어려운 감이 있는데, 이 시 한 편이면 ‘탄소 발자국’용어 정리는 끝이다.
탄소세를 넘어서 뉴질랜드 목장주들에게 ‘방귀세’를 매기려 했었다니!(진짠가?) 뉴질랜드 양은 참 억울하기도 하겠다(<뉴질랜드에서 온 양의 이메일> 읽고)는 생각이 들었다.
시인의 시를 읽으면 참 시원하다. 맑은 물에 세수를 한 느낌이랄까? 참 좋은 시집과 참 좋은 시간을 나눌 수 있어 좋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