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우씨는 책 먹는 것이 취미, 아니 생계유지 방법이다. 맛있는 책을 열심히 읽고는 야금야금야금야금 먹어 치운다. 가구도 팔아보지만 그것도 한계가 있는 법. 그래서 찾은 곳이 도서관. 열심히 책 먹다가 도서관 사서한테 덜컥 잡혀서 추방당하고... 정말 먹을 것이 없어 굶주리다 거리에서 전단지, 광고지, 잡지... 기타등등 그런 것을 막 먹다가 결국에는 소화불량에 걸리고 윤기 반지르르하던 털도 막 빠지고... 몰골이 말이 아닌 신세가 되어 버린다. 서점에서 책을 훔치다 경찰에 잡혀서 철창행~ 위기극복! 그곳에서 책을 직접 쓰는 방법 터득! 그동안 책을 열심히 읽은 탓에 책 쓰기는 식은 죽먹기. 감옥을 지키는 간수도 여우씨의 책 내용에 홀딱 반하고... 책은 출간되어 베스트셀러가 되고, 영화로도 상영되고... 참 짧지만 재미있게 읽었다. 어린 아이들이 여우씨처럼 아무것이나 읽게되면 정신의 황폐화가 온다는 사실을 해설에서 설명해 주고 있는데 그 대목을 보면서 무릎을 쳤다. 아! 아이들은 책 고르는 안목이 없으니 부모나 선생님이 그 노릇을 대신해 주여야 한다고 어느 책에서 읽었던 것도 생각이 나고. 내가 해야 할 분명한 길이 또 하나 보이기도 하고! 그런데 책이 너무 간단하면서도 재미있어 예인이에게 읽어주려고 하니 우찌 이리 긴 이야기인지... 책 읽다가 언제나 그런 것처럼 조는 엄마를 향해 우리 예인이 큰소리 한 번 치고 "엄마, 자지마아아아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