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원을 들어 드립니다, 달떡연구소 보리 어린이 창작동화 1
이현아 지음, 오승민 그림 / 보리 / 2021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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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에서 방아 찧던 토끼는 아폴로 11호의 달 착륙 이후 우리의 마음에서 사라졌다. 과학의 발달로 달이 제 모습을 찾기 시작하면서 그 신비한 모습을 잃게 되었다는 건 슬픈 일이라는 생각을 한 적이 있다. 그런데 소원을 들어 드립니다, 달떡연구소를 통해 나는 달에 살았다는 옥토끼를 위한 자리를 마음 공간 한 켠에 다시 마련할 수 있게 되었다.

이야기는 달에 사는 옥토끼 토린을 중심으로 펼쳐진다. 달떡 연구소에는 달떡을 연구하는 팀, 달떡을 빚는 팀, 소원을 조사하고 들어주는 팀, 물을 관리하는 팀 이렇게 모두 4개의 팀이 있다. 토린은 연구팀의 촉망받는 연구원이다. 최근에는 새 달떡을 개발하여 연구팀의 팀장 발령을 기대하고 있다. 그런 그를 소장은 소원팀으로 보낸다. 지구에서 가지고 오는 물의 오염 원인을 조사하게 하고 이 임무를 무사히 완수하게 된다면 팀장으로 발령내어 주겠다고 약속한다.

옥토끼는 곱게 빚은 달떡을 인간에게 선물하는 대신 간절한 염원이 담긴 물을 달로 가져올 수 있다. 그 물은 달의 계수나무와 풀을 잘 자라게 해주었고 덕분에 최첨단 옥토끼 도시를 완성할 수 있었다.

간절한 소원을 비는 아이들을 찾아서 달떡을 주고 소원을 담은 물을 가지고 오는 임무를 맡은 토린은 나래라는 지구 아이를 만나 첫 임무를 수행하려 하지만 실패하고 만다. 인간 아이의 특징을 제대로 살피지 않아 나래의 소원이 바뀌었기 때문이다. 맞춤 제작된 달떡은 소원을 바꾸게 되면 효과를 발휘할 수 없다는 걸 변덕이 심한 인간 아이에게 미리 알려서 원래 소원을 바꾸지 않도록 해야 하는데 그걸 놓친 거다.

그런데 사실은 나래가 소원을 바꾼 것이 아니라 토린이 만나야 할 아이가 바뀐 것이라는 걸 알게 된다. 그 속에는 인간 세상에 오해를 가진 시장과 토린에게 섭섭한 마음을 가진 친구 포달의 계획이 있었다. 토린은 이 어려운 상황을 이겨내고, 오염된 물의 비밀을 알아낼 수 있을지 궁금해진다.

좋은 책이란 어떤 조건을 갖추어야 할까? 일단은 재미가 있어야 한다. 그리고 그 속에 메시지가 담겨있어야 하는데, 재미 속에 잘 감추어져 있어서 독자가 숨은 그림을 찾듯이 찾아 나갈 수 있어야 한다. 또 이야기 속에서 주인공이 성장해야 한다. 현실 세계에 발을 딛고 있으면서 상상의 세계와 자연스럽게 만날 수 있으면 좋겠다. 책을 덮으면서 다음 이야기를 기대하게 된다면 더 좋겠다.

1개똥이네 놀이터창작동화 공모전 당선작인 이 작품은 이러한 요건을 두루 다 갖추고 있기에 읽는 내내 큰 즐거움을 선사해주었다. 이 책을 읽을 어린 독자들이 어떤 보물을 캐내게 될지 궁금해진다

http://www.morningreading.org/article/2021/07/01/202107011028001413.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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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크pek0501 2021-07-27 16:2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마다 책에서 캐어 내는 보물이 다를 듯합니다.
저는 단편소설을 읽으면서 화자가 말하는 것보다 배경으로 설명되어 있는 부분에서 사유할 만한 소재를 발견하곤 해요. ^^**

희망찬샘 2021-07-27 16:32   좋아요 1 | URL
오! 고수의 향기가 느껴집니다. 요즘은 어떻게 서사를 이렇게 이끌 수 있나? 작가는 노력이 아니라 타고나는건가? 하는 생각을 하고 있습니다. 책 한 권을 들고 끝없이 졸고 있네요, 제가 지금.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