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북이를 맛있게 먹는 방법
강경아 글.그림 / 계수나무 / 2012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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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옛이야기에서 호랑이는 때론 익살맞게, 때론 어리숙하게 그려진다.

민화에서 그런 것처럼.

이 책의 호랑이도 거북이를 속여먹었다고 좋아하지만, 사실은 자신의 어리석음에 독자를 웃게하고 있다.

배 고픈 호랑이는 바보 호랑이라 소문이 났다. 쥐조차도 깔보며 웃어대니 그 말이 사실이겠다.

느림보 거북이를 만나고 보니 해볼만하다 싶어서 거북이를 꾀어 잡아먹으려 한다.

살 집을 구하러 간다는 거북에게 같이 살자고 한다.

세 고개 넘어 우리 집에 가려면 등에 올라타라고도 한다.

커다란 돌멩이를 못 보고 호랑이는 꼬꾸라지고,

그 등에 올라탄 거북은 발라당 뒤집어 졌다.

"내 등딱지는 웬만한 차돌보다도 딱딱하거든."

거북은 너그러운 마음으로 용서해 주고.

이빨 때문에 거북을 맛있게 먹을 수 없을까봐 걱정한 호랑이는 거북에게 딱딱한 건 어떻게 맛있게 먹으면 좋을까를 묻는다.

-불에 익혀 먹어라. 고구마도 불여 익혀 먹잖아. : 불은 무서운데...

-돌로 잘게 부숴 먹어라. 고둥이나 조개도 부숴 먹잖아. : 거북의 등딱지는 딱딱한데...

-물에 불려 먹어라. 콩도 물에 불리면 부드러워지잖아. : 이것 해볼 만하군.

그렇게 호랑이는 거북을 맛있게 먹기 위해 물 속에 넣어 주었더란다.

"그럼 여기서 기다려. 내가 알맞게 불어서 나올게."

그렇게 호랑이는 기다리고 기다리고 기다리고...
아무리 기다려도 거북이 물에서 나오지 않자.

"불쌍한 거북. 물에 빠져 죽었나 봐."

우리의 주인공 호랑이!

맘이 짠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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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부만두 2021-05-21 09:0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토끼에게 속은 거북이에게 속은 호랑이군요.
이야기 속 호랑이는 무섭지만 또 놀림의 대상이 되기도 하네요.

희망찬샘 2021-05-21 15:00   좋아요 0 | URL
맞아요. 이 책 참 맛깔스러운 이야기였어요. 마지막 장면, 거북이 호랑이에게 그래, 나한테 너 속았지~ 하는 이런 직접적인 놀림없이 독자가 호랑이를 놀릴 수 있도록 해 두었더라고요. 빛나는 마무리였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