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운동화가 없어도 달릴 수 있습니다 - 버려진 운동화의 불편한 진실 생각을 꿈꾸다 1
볼프강 코른 지음, 브리기트 얀센 그림, 유혜자 옮김 / 꿈꾸다 / 2019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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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현석은 <<서사패턴 959에서 >>

현실이 지닌 불완전한 감동을 완전한 감동으로 만들기 위해 허구를 동원할 필요성이 제기되는 지점에서 픽션은 논픽션과 작별하게 된다.

라고 했다.

 

처음에 나는 이 책이 소설이라는 생각을 하지 못하고 읽었다.

어릴 때 동화를 읽으면서 이게 진짜 이야기인지 가짜 이야기인지 헷갈렸던 때가 있었다.

아이들도 그런 거 같다. 가끔 "이 이야기 진짜예요?"하고 묻는 아이들을 보면 실제와 허구를 혼동하다가 자라면서 이를 구분하게 된다는 생각을 한 적이 있다.

그런데, 이 책은 화자인 기자가 기사를 쓰기 위해 중국을 가고, 아프리카를 가면서 취재하는 것을 정리한 취재 노트 형식이다 보니 읽으면서 기자인 저자가 자신이 취재한 내용을 정리한 것이라 생각하면서 읽게 되었다. 그러다 보니 창작물 아닌 사실 기반의 글로 인식한 것이다. 물론 작가는 이 책의 내용을 위해 상당한 취재를 했을 것이고, 그 대부분은 허구가 아닌 실제다. 그 대목에서 이 책을 논픽션으로 착각하게 되었다.

이 책은 <<빨간 양털 조끼의 세계 여행>>이라는 책으로 잘 알려진 볼프강 코른의 작품이라고 소개를 받았다. (부끄럽지만 이 작품에 대해서는 알지 못한다. 작가는 이 책으로 2009년에 세계 평화에 이바지한 우수 청소년 도서에 주는 '구스타프 하이네만 평화상'에 노미네이트 되었고 오스트리아에서는 올해의 과학책으로 선정되었다고 한다.)

이 이야기의 화자는 기자인 베르너 코신스키라는 기자 생활 25년 째인 베테랑 기자다.

지역 신문인 미탁스큐리어는 편집장은 매년 열리는 마라톤 대회 행사 취재를 통해 흥미로운 기사를 싣고자 한다.

이 행사를 돕고 있는 사람들에 대한 이야기, 가장 먼 곳에서 온 참가자에 대한 이야기, 최연소 참가자에 대한 이야기, 마라톤 코스에 대한 이야기, 마라톤이라는 이름이 생겨난 이야기 등 지금까지 다루어 온 기사와는 차별화된 새로운 기사를 요구하면서 편집장은 베르너에게 가슴을 울리는 이야기를 만들어 보라고 한다. 그러던 중 편집장은 급수대 근처에서 중요한 것을 찾으라는 제보를 받게 되고 그렇게 해서 냄새나고, 망가지고, 피가 묻어 있는 운동화 하나를 발견하게 된다.

이 운동화의 주인을 찾아가는 과정이 코신스키 기자를 통해 흥미롭게 전개된다.

이 책에는 다양한 정보가 가득하다.

이 책을 읽다보면, 마라톤의 유래와 마라톤 경기가 42.195km가 된 배경 뿐만 아니라 세계적인 스포츠화에 얽힌 이야기들도 만나게 된다. 코신스키 기자는 운동화가 만들어지는 과정을 중국 온주에서 살펴보는 중에 노동자들의 열악한 노동환경에 대해 고발하기도 한다. 에디오피아나 케냐 사람들이 잘 달리는 이유에 대해서도 알게 될 것이고 공정무역에 대해서도 깊이 생각해 보는 기회를 가지게 될 것이다. 또, 중국의 인건비 보다도 더 싼 동남아와 아프리카 쪽으로 공장이 이동하고 있다는 것도 알게 되고, 빈부의 격차에 대한 생각도 해 보게 된다.

이 책은 참으로 다양한 정보들로 알차게 구성되어 있다. 이야기도 무척 흥미롭게 전개되고 있어서 아이들에게도 좋은 읽을거리가 되어줄 것이라 믿는다.

버려진 운동화가 품고 있는 비밀을 풀어나가는 중에 이렇게 많은 이야기들이 나올 수 있다는 것이 놀랍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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