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애 소설
가네시로 카즈키 지음, 김난주 옮김 / 북폴리오 / 2006년 2월
절판


아무리 친한 사람이 있어도, 안 만나면 그 사람은 죽어 버려. 사람은 다 죽잖아. 그러니까 안 만나는 사람은 죽은 거나 다름없는 거야. 가령 추억 속에 살아 있다고 해도, 언젠가는 죽어 버려. -44쪽

굳이 말로 표현할 필요는 없었다. 중요하고 소중한 일은 약하디약한 얼음 조각 같은 것이고, 말이란 망치 같은 것이다. 잘 보이려고 자꾸 망치질을 하다 보면, 얼음 조각은 여기저기 금이 가면서 끝내는 부서져 버린다. 정말 중요한 일은, 말해서는 안 된다. 몸이란 그릇에 얌전히 잠재워 두어야 한다. 그렇다, 마지막 불길에 불살라질 때까지. 그때 비로소 얼음 조각은 가장 아름다운 모습을 보이며 몸과 더불어 천천히 녹아흐른다.
-46~47쪽

결국은 소중한 사람의 손을 찾아 그 손을 꼭 잡고 있기 위해서, 오직 그러기 위해서 우리는 이 싱겁게 흘러가는 시간을 그럭저럭 살고 있다.

-59쪽

이 세상에는, 있을 수 없는 일 따위 있을 수 없어. 네가 모르고 있을 뿐이지. 아니 생각조차 않지. 통찰력과 상상력의 결여. 그래서야.
-103쪽

죽는 게 무섭지 않은 인간은 이 세상에 없어. 대신, 하나 가르쳐 주지. 수드라가 수드라에서 벗어나는 법. 인도에서 탈출하든지, 아니면 인도 자체를 바꿔 버리든지. 아무튼, 자기 엉덩이는 제 손으로 닦을 것. 손이 움직일 때까지는.
-108쪽

무슨 책에 이런 말이 씌어 있던데, 가을은 '후회와 기억의 계절' 이라고 말이야. 겨울, 봄, 여름을 지내면서 저지른 실수를 후회하고, 그것을 기억한다. 그럼 다음 실수를 예방할 수 있고, 그리고 그때까지의 실수도 어떤 형태로든 메울 수 있다. 그리고 그 기억을 안고 다가올 추운 겨울을 맞는다, 뭐 이런 뜻일까?
...(중략)
정말 사랑하는 사람이 생기면, 절대 그 사람의 손을 놓아서는 안 되네. 놓는 순간, 그 사람은 다른 누구보다 멀어지니까.
-175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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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늘빵 2006-04-14 15:0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어 이 책 보셨군요. ^^

어릿광대 2006-04-14 22:0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네. 이제야 보았답니다. 정말 잔잔하고 좋았어요.^^
 



 

5.30 지방선거 때문에 노이로제에 걸릴 듯 하다.

다름 아닌 전화 노.이.로.제.

이젠 우리집 전화에 모르는 번호만 뜨면 무섭다.

그렇다고 안 받을 수도 없는 노릇이고. ㅠㅠ

선거면 선거로 하지 무슨 전화 리서치 조사하냐고!!

하루에 적게는 1~2번, 많으면 3번 이상도 온다.

한번은 묵묵히 들어줬는데 선거에 출마하는 각 당원들 이름 얘기하고

그동안 그들이 어떤 직책이었으며, 그 중에 어떤 당을 지지하냐는 등등...

장장 15분이 넘는 조사에 질릴대로 질려 더이상 전화를 받고 싶지도 않다.

대체 언제까지 전화로 할거야?

그럴 시간에 행동으로 직접 보이고 실천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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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자크 [1799.5.20~1850.8.18] 
프랑스의 소설가

 

프랑스의 정원으로 일컬어지는 아름다운 루아르강 유역의 도시 투르에서 출생. 원래의 성은 Balssa이지만, 아버지 때부터 귀족처럼 드 발자크라 참칭하였다. 어머니는 파리의 상인 집안 출신이었고 아버지는 농민 출신이었는데, 프랑스혁명시대의 혼란기를 틈타 관리로 출세하였으며, 투르는 그 임지였다. 발자크가 학령에 이르렀을 때는 나폴레옹이 전유럽에 군림하던 무렵이었다. 그가 16세 무렵에는 이미 권좌에서 물러나 있었지만, 낭만주의 시대는 시인 ․소설가 대부분이 그러했듯이 발자크도 나폴레옹의 대단한 숭배자였으며, 그의 작품에서는 도처에 황제의 이름이 나온다. 그에게 있어서 나폴레옹은 유럽 통일의 위대한 조직자였으며, 나폴레옹이 칼로써 이룩하지 못한 것을 펜으로 이룩하겠다는 것이 그의 염원이었다. 17세 되던 해 가을부터 아버지의 권유에 따라 소르본대학에서 법률을 공부하는 한편, 변호사와 공증인 사무소에서 법률실무를 3년간 배웠다.

그러나 그의 야심은 문학자가 되는 것이었으며, 졸업 직전에 대학을 중퇴, 바스티유 광장에 가까운 초라한 변두리 다락방에 틀어박혀 습작생활로 들어갔다. 그리하여 《크롬웰》이라는 제목의 5막 운문 비극을 지었지만, 주변의 반응은 전혀 없었다. 소설로 전환한 그는 적어도 10편의 장편을 쓰고, 또 변변찮은 신문에 잡문을 써서 투고하였다. 또한 인쇄 ․출판 ․활자주조에도 손을 대었으나 크게 실패하였다. 이러한 역경에도 그를 위로하고 격려해 준 사람은 20여 세나 연상인 헌신적인 애인 베르니 부인이었다. 소설 《골짜기의 백합》(1835)은 그와 같은 애정의 기념비로 쓴 작품이다. 베르니 부인이 죽은 후로는 폴란드의 귀족 한스카 부인이 발자크의 남은 반생을 지배하였으며, 그는 죽기 직전에 그녀와 결혼하였다.

1829년에 소설 《올빼미당원》과 《결혼의 생리학》으로 문단에 첫 걸음을 내디딘 직후에 옛 왕정이 무너지고 부르주아지가 지지하는 민주적 왕정(7월왕정)이 들어섰다. 1789년의 프랑스혁명은 귀족계급에 대한 부르주아지의 승리였으며, 1830년의 7월혁명은 부르주아지의 제패였다. 이는 프랑스 자본주의의 상승기였으며, 정권이 귀족의 손을 떠나 금융자본의 수중에 들어간 때였다. 낭만주의 시인들에게 부르주아란 속물의 별명에 지나지 않았다. 그러나 발자크는 같은 시대에 속하면서도 부르주아의 왕성한 생활력과 실행력을 사랑하였고, 거기서 생긴 과학의 진보와 산업의 발달을 찬양하였다. 이처럼 부르주아 사회의 원리에 공명할 수 있었던 발자크는 그 원리에 입각하여 눈앞에 있는 사회의 모든 모습을 아름답게 그렸다. 그가 사실주의의 가장 훌륭한 선구자로 간주되는 것도 그 때문이다.

그는 《올빼미당원》 이후의 모든 소설을 작중인물의 재등장이라는 수법으로 연쇄하였으며(이는 《고리오 영감》으로부터 시작된다), 전 작품에 대하여 《인간희극》이라는 종합적 제목을 붙였다. 이는 모두 70편 가량으로 등장인물이 2,000명에 이르며 대표작품으로는 《외제니 그랑데》(1833) 《절대의탐구》(1834) 《고리오 영감》(1834~35) 《골짜기의 백합》 《농민》(1844) 《종매 베트》(1846) 《종형 퐁스》(1847) 등이 있다. 《인간희극》은 그가 말했듯이 가공적 내용이지만, ‘하나의 완전한 사회’를 표현하는 것이며, 19세기 부르주아 사회에 관한 풍부하고 상세한 지식을 제공해 준다.

그러나 그는 또한 “예술의 목적은 자연을 모사하는 것이 아니라 창조하는 것이다”라고도 말한다. 이는 《인간희극》의 세계가 단순히 발자크의 눈앞에 전개되는 사회가 아니라 본질적으로는 오히려 발자크의 세계임을 의미한다. 실제로 《인간희극》이 우리에게 감동을 주는 것은 작중인물들의 백열적인 삶이다. 그 곳에는 욕구의 무한, 탐구의 무한, 사상의 무한, 감정의 무한을 추구하는 초현실적인 인물들이 북적거린다. 이 점에 있어서 발자크는 그의 뒤를 이어 등장하는 사실주의와 자연주의의 소설가 플로베르, 졸라와도 전혀 다르다.

 

르포르타주 [reportage] 
보고기사(報告記事) 또는 기록문학

어원은 보고(報告:report)이며 ‘르포’로 줄여 쓰기도 하는데, 어떤 사회현상이나 사건에 대한 단편적인 보도가 아니라 보고자가 자신의 식견을 배경으로 하여 심층취재하고, 대상의 사이드 뉴스나 에피소드를 포함시켜 종합적인 기사로 완성하는 데서 비롯되었다.

한편, J.리드의 《세계를 뒤흔든 10일간》(1919), E.M.레마르크의 《서부전선 이상 없다》(1929)와 E.P.스노의 《중국의 붉은 별》(1938) 등은 대표적 기록문학으로 꼽히는데, 이로 볼 때 픽션을 배제하는 논픽션만이 기록문학은 아닌 것이다. 따라서 르포르타주는 신문의 보도기사와 기록문학 사이의 영역을 메우는 것으로 해석할 수도 있으나, 여기에도 ‘기자(記者)의 르포’와 ‘소설가의 르포’가 독자적인 특색이 있음을 강조하는 설도 있어 그 한계가 명확하지는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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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형사의 밤 6
타치바나 유타카 지음 / 서울미디어코믹스(서울문화사) / 2002년 6월
평점 :
절판


사실 내가 책을 읽게 되는 동기는 알고보면 간단하다. 다른 작품을 통해 작가를 알게 되고, 그 작품이 마음에 들면 그의 다른 작품들도 찾아 읽어보거나 아니면 제목이나 표지가 끌리면 무작정 읽는 것. 딱 이 두가지다. 이 책의 경우엔 그 두가지가 모두 포함된 아주 드문 케이스였지만.

[인형사의 밤]은 제목만으론 그 내용을 전혀 짐작할 수 없을만큼 아리송하다. 이 책을 다 읽은 지금도 왜 이런 제목을 붙였는지 아직도 이해할 수 없을 정도니 말 다했다.

제목처럼 인형사가 등장하긴 한다. 하지만 그녀가 차지하는 부분은 과연 주인공이 맞을까 싶을 정도로 작다. 그렇다. 그녀는 다른 책들처럼 열심히 동분서주하는 주인공이 아닌 단순한 매개자이다. 인형이 필요해 그녀를 찾아온 사람들에게 인형을 빌려주고 일이 다 끝난 후 그 인형을 수거하는. 그렇다면 이 책의 주인공은 누굴까?

바로 등장하는 모든 인물들일 것이다. 사람을 비롯해서 강아지에 이르기까지. 따로 특별히 구분할 것 없이 모두가 주인공이다. 인형을 통해 죽은 자들이나 개인적 사정으로 몸을 움직일 수 없는 이들 모두가. 그들은 저마다의 사연을 가지고 자신들의 소원(미련이나 복수 등)을 이루기 위해 인형을 이용한다. 이처럼 인형이 아닌 사람들의 이야기다. 무언가 간절히 이루고 싶은 사람들의.

한편, 한편에 담긴 이야기 속에는 인형을 이용해 자신과 다른 시간을 앞으로도 살아갈 사람들을 위한 죽은자들의 걱정과 따뜻한 다독거림, 그리고 그들을 향한 무한한 사랑이 은근하게 전해져 읽는 내내 쉴새없이 가슴을 울린다. 그렇게 이 책을 읽고 난뒤 내가 느낄 수 있는 건 슬플 정도로 따스하고, 가슴 아플 정도의 애잔한 감동뿐이다.

웃으면서 볼 수 있는 만화가 아니다. 오히려 울면서, 그 사연에 안타까워 하면서 볼 수밖에 없는 만화다. 잔잔한 감동을 느끼고 싶다면 꼭 읽어보라. 아마 다 읽고 난뒤 이런 만화가 왜 계속 나오질 못하고 절판이 되어버렸는지 그 안타까움 또한 함께 느낄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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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무나 일본적이고 신비한 그림.

기모노 차림의 여성의 아름다움이 돋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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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6-04-13 15:23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06-04-13 15:24   URL
비밀 댓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