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한다, 더 많이 사랑한다
최종길 지음 / 밝은세상 / 2005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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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한다. 이대로라도 평생... 사랑한다." 식물인간 상태인 아내에게 끊임없이 사랑을 속삭이는 남편을 보면서 그의 희생과 사랑에 얼마나 감동하고, 얼마나 많은 눈물을 쏟았는지 모른다. 세상엔 저렇게 사랑하는 사람도 있구나. 가슴 속에 뜨거운 것이 목구멍까지 치밀어 올라오는 것 같았다.

그의 상황은 소설이 아닌 현실이었다. 지금 나와 같은 하늘 아래, 같은 땅에 살고 있는 사람의 엄연한 또 다른 현실.  지금까지 내가 이렇게 건강하게 웃고 있을 때, 그처럼 세상에  절망하고 울고 있는 사람이 있을 거란 생각을 한 적은 단 한번도 없었다. 그저 내게 주어진 것들을 누렸을 뿐 그것이 얼마나 큰 축복인지, 행복인지조차 난 깨닫지 못했던 것이다.

그 또한 그랬다. 자기에게 이런 일이 닥치기 전까지 매일 같은 일상에 소중함을 미처 몰랐다고 했다. 자신의 곁에 있는 사람이 얼마나 소중한지, 그녀가 차려준 밥이 그 어떤 진수성찬보다 맛있는 음식이었다는 걸 몰랐다고. 그렇게 사람이란 어리석다. 잃고나서야 자신이 가지고 있던 것이 얼마나 소중한 것인지를 깨닫는 슬프고도 가여운 존재, 그게 사람인가 보다.

그의 아내에 대한 희생적인 사랑은 눈물겹도록 아름답다. 그러나 그보다 더욱 아름다웠던건 그의 가족이었다. 사랑이 넘치는, 정이 넘치는 사람들이었다. 자신들 살기에도 빠듯할텐데도 노후보험까지 털어 치료비를 보태주고, 뇌와 혈압에 좋다고 옥수수 수염과 호두를 구해다주는 형제들의 우애와 아픈 며느리를 자식처럼 돌보고, 손주들을 챙기는 어머니의 모습은 경이로움 그 자체였다. 저런게 진짜 가족이지, 기쁨도 슬픔도 함께 하는 가족. 그들이 있기에 적어도 그가 절망적인 상황에서도 버티고 견뎌낼 수 있었을리라.

그와 비례해 병원에 대해서는 분노가 치밀었다. 사람이 죽을 것 같은데도 병원비를 닥달하다시피 요구하는 그들의 모습은 냉혹한 현실을 보는 듯해 씁쓸하기 짝이 없었다. 물론 전부 그런 것은 아니었지만. 현실적으로 병원이 그들의 사정만 봐줄 수 없다는 것은 너무 잘 안다.  그러나 정 떨어질 것 같은 냉정함엔 감정을 갖고 있는 인간으로선 순수하게 화가 날 수밖에 없다.

사람이, 사랑이 기적을 만든다고 한다. 또 사람이 살아가는 건 미래는 지금보다 더 나을 것이라는 희망이 존재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한다. 그렇게 나는 믿고 있다. 그의 희망은 반드시 보답 받으리라고, 그의 사랑이 분명 커다란 기적을 만들어 낼 것이라고 굳게 믿는다.

더불어 내 주변의 공기처럼 함께 있어주는 사람들을 축복처럼 여기고 소중히 할 것이다. 그리고 말해주리라. 사랑한다, 더 많이 사랑한다. 정말 사랑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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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늘빵 2006-05-06 09:0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사랑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