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 후에 오는 것들 - 공지영 사랑 후에 오는 것들
공지영 지음 / (주)태일소담출판사 / 2005년 12월
평점 :
품절


두 권을 들여다 보며 무엇을 먼저 읽을까 한참을 고민했다. 그러다 이전에 [냉정과 열정사이]를 읽었던 것이 떠올라 그때처럼 여자의 시각을 먼저 살펴보기로 했다.

이 책을 읽기 시작했을 때 나는 내 스스로에게 되물었다. 변하지 않는 사랑이 있다고 믿냐고...

공지영씨는 여전히 따뜻하고 잔잔하게 다가왔다. 그것이 그녀의 소설이 사랑받는 가장 큰 이유일 것이다. 그렇게 그녀가 그린 최홍이란 인물과 그 이외에 사람들이 너무나 따뜻하고 잔잔하게 다가와 내 가슴에 고요한 파문을 일으켰다.

스물두살...처음 사랑을 시작했을 때 홍이는 아침 햇살처럼 마냥 밝기만 한 사람이었다. 스물아홉살...이제 사랑의 아픔을 알게되었을 때 홍이는 어딘가 쓸쓸함이 묻어나는 사람이었다. 그리고 7년이란 그 사이를 한 사람에 대한 그리움으로 채우고 있는 순수한 사람이었다.

어떻게 오랜 시간동안 한 사람만 그릴 수 있을까? 그 사람이 어떻게 변했을지 모르는데도 한없이 그 사람만을 그리워할 수 있을까? 어쩌면 그녀가 그리워한 건 '그'가 아니라 그때의 '우리'라는 관계였는지도 모른다. 철없이 사랑만 했던 그때 그 시절이 그리웠던 건지도 모른다.

그리고 홍이는 매일 같이 호숫가를 뛰었다.  일본에서는 혼자라는 지독한 외로움을 떨치기 위해, 한국에서는 가만히 있어도 떠오르는 한 사람에 대한 기억을 떨치기 위해...뛰고 또 뛰었다.

시간이 모든 걸 해결해 줄거라는 친구 지희도, 오랫동안 한결같이 그녀만을 바라보는 민준이도 곁에 있었지만 홍이에겐 그 7년이란 시간이 무릎을 꿇었고, 민준의 사랑마저도 그 힘을 발휘하지 못했다. 그렇게 변함없는 사랑이 있다고 믿냐고 물었던 홍이는 스스로 변함없는 그녀의 사랑을 증명했다.

공지영씨는 그렇게 홍이의 사랑과 그리움을 풀어내며 그녀의 주변의 이야기도 함께 풀어냈다. 아버지와 어머니, 또 다른 여자와의 삼각구도의 사랑과, 친구로서 머물며 끊임없이 사랑을 표현하는 민준의 사랑과, 진돗개 미루의 자리를 대신하는 풍산개 번개에 대한 홍이의 감정 등...이 모든 것들이 한데 어울려져 잔잔히 가슴을 울렸다.

이 책을 덮을 때 난 내 나름대로 처음의 답을 내렸다. 오랫동안 한 사람만을 그리워한다면...어쩌면 그것이 변하지 않는 진짜 사랑인지도 모르겠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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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늘빵 2006-01-18 09:0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 읽으셨네요. ^^ 좋죠?

어릿광대 2006-01-19 00:3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네...좋아요. 사놓고 늦게 읽은 것을 후회하고 있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