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랑의 키다리 아저씨
예랑 지음, 권신아 그림 / 이미지박스 / 2005년 12월
평점 :
품절


나는 진 웹스터의 키다리 아저씨란 책을 참 좋아한다. 고아 소녀가 키다리 아저씨란 든든한 후원자를 만나 독립적이고 진취적인 한명의 여성으로 성장하는 것과 함께 그와 사랑을 해가는 모습은 참으로 예쁘고 사랑스러웠다. 그래서 이 책을 처음 본 순간 망설임없이 펼친 것이리라. 그리고 나는 책을 덮는 순간까지 나의 선택이 틀리지 않았다는 걸 알았다.

작가 예랑이 쓴 드라마들은 그녀가 유머스러움과 발랄하면서도 톡톡 튀는 감수성을 가진 사람이란 걸 알게 한다. 그녀는 키다리 아저씨의 여주인공 주디가 현실에 나타나 글을 쓰고 있는 것처럼 닮아 있었다. 그러나 이 책은 키다리 아저씨에게 주디가 쓴 편지를 엮은 방식이 아닌 작가 예랑이 자신의 사랑 이야기를 시처럼, 일기처럼 적고 있다.

"사랑은 물고기 같다. 물고기는 미끼에 걸려 가까스로 살아났다가도 금방 목에 걸렸던 바늘을 잊고 다시 물어버린다. 그럼 난 이미 물고기다. --------p. 004

그녀의 이 말처럼 작가 예랑의 이야기는 이별로 시작해 또 다른 사랑으로 끝을 맺는다. 마치 물고기가 금새 잊어버리고 다시 미끼를 물어버리는 것처럼...또 다시 사랑을 하고 만다. 다시는 사랑 따윈 하지 않겠다는 결심을 언제 했냐는 듯...그녀에게 새로운 사랑이 찾아 온다.

끊임없이 세상에서 가장 믿지 못할 것이 사람이고, 사랑이라 말하면서도 그녀는 사람을 믿고, 사랑을 믿는다. 철이 없는 건지, 순진한 건지...수없이 사랑에 상처를 입으면서도 사랑을 하는 그녀는 정말 물고기와 같은 사랑을 한다. 오래 기억하지 않고, 항상 자유롭고, 울지 않는...

그래서 그녀의 글은 햇살처럼 따뜻하고 단단한 땅을 촉촉한 빗방울들이 어루만지듯 편안하다. 또 중간 중간 여백으로 남은 색지와 권신아의 일러스트가 함께 어울려 그녀의 글을 더욱 빛나게 한다. 

그녀는 그녀만의 키다리 아저씨이자 첫사랑을 찾았다. 내게도 나만의 키다리 아저씨가 나타날까? 설레는 마음으로 기다려본다. 내게 찾아올 나만의 사랑을...

 


댓글(2) 먼댓글(0) 좋아요(12)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거친아이 2006-01-13 20:2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리뷰 잘 봤어요 ^^ 사랑이라는 게 참 흔해 보이는데..절대 흔한 게 아닌 거 같아요.

어릿광대 2006-01-13 23:0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맞아요...그 어떤 사랑도 흔한 건 없는 것 같아요..전부 특별한 듯 싶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