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성 백화점 상품 박물지 - 백 년 전 「데파-트」 각 층별 물품 내력과 근대의 풍경
최지혜 지음 / 혜화1117 / 2023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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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의 근대 시기 백화점은 모든 유행의 집결지이자 집합소 기능을 하는 곳이었다. 1920~1930년대 경성의 백화점에서 팔았던 각종 물건들의 유래를 통해 당시의 풍경을 엿본다. 백화점에서 팔았을 법한 물건들과 광고에 등장하는 단골 아이템들을 통해 그 당시 어떤 것이 유행했는지 확인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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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성곤의 중국한시기행 : 장강·황하 편 김성곤의 중국한시기행 1
김성곤 지음 / 김영사 / 2021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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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기를 종종 읽는다. 직접 여행하는 것이 가장 좋지만 간접 경험도 제법 유익하기 때문이다. 다만 몇 년마다 개정되어 나오는 여행 가이드는 한 번 보기에는 좋지만 그 이후 다시 보면 재미도 없고 옛 정보를 보게 되는 거라 더 이상 손이 가지 않는다. 그런 면에서 여행자의 개인적인 경험을 엮은 여행 에세이는 좋은 선택이 된다.

이 책은 발간 당시 사서 앞 부분만 조금 읽고 끝을 맺지 못했었다. 여행기이기는 하지만 중국의 역사에 관련된 인물과 사건이 많이 나오는데 당시만 해도 사전 정보가 부족했기 때문에 잘 읽히지가 않았다. 이제는 읽을 만하겠다 싶었는데 마침 2권도 얼마 전 나왔기 때문에 적절한 독서 타이밍이었다.


중국에는 역사적으로 많은 시인이 있고 또 그만큼 한시가 많다. 1권은 장강과 황하 길을 따른 풍광을 마주하며 역사를 이야기하고 장소에 걸맞는 한시를 소개해준다. 한시는 묵독보다는 소리내어 읽으면서 읊으면 더 그 느낌이 살아난다. 직접 그 풍경을 마주하지 않아도 그 장소를 상상하며 한시를 읊으면 더 그 흥취에 빠질 수 있는 것 같다. 책을 읽고 유*브에 관련 영상을 확인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장강 여행에 앞서 중국의 시인 '이백', '두보', '소동파'의 연고지를 찾아간 것은 독자로서도 반가웠다. 이백의 고향 강유江油, 소동파의 고향 미산眉山, 두보가 약 5년 가까이 머물러 살았다는 성도成都 초당草堂, 이들 모두 사천성 경내에 있다. 이백은 25세가 될 때까지 강유시 청련진靑蓮鎭에 있는 집에서 살았으나 벼슬길을 찾아 나선 뒤 61세로 세상을 떠날 때까지 고향에 다시는 발을 들이지 못했다고 한다(고향을 내내 그리워했다고). 성도에는 두보초당杜甫草堂이 있는데 안녹산의 난을 피해 들어와 집을 짓고 가족과 함께 살았던 곳이다(이 때만큼은 평화로운 시기를 보냈는지 여유로운 정취를 담은 시들이 나왔다). 미산은 소동파를 비롯하여 그의 아버지 소순, 동생 소철(삼소三蘇)의 흔적을 확인할 수 있다. 당나라와 송나라에서 가장 글을 잘 쓴 8사람인 '당송팔대가'에 삼부자가 모두 들어가 있으니 중국 문학의 대표 家이라 할 만하다.

약 6,300킬로미터의 길이로 중국에서 가장 긴 강인 장강은 청장고원의 탕구라산에서 발원하여 티베트, 운남, 사천, 중경, 호북, 호남, 강서, 안휘, 강소, 상해를 거쳐 동중국해로 흘러간다. 사천성 북쪽에서 남쪽으로 흘러온 민강의 탁한 물과 청해성과 운남성을 굽이굽이 돌아 흘러온 금사강의 맑은 물이 서로 만나 비로소 장강이라는 이름을 얻고, 동쪽으로 수천 리 길을 흘러가는 것이다.

장강 여행 중 인상적이었던 두 곳만 꼽아본다면 도원과 황강의 동파적벽이다.

도원은 도연명(위진남북조 시인)이 쓴 <도화원기桃花源記>라는 글에 나오는 무릉의 복사꽃 물결이 흘러내려온 근원지라는 이상향의 세계이다. 글을 읽은 사람들이 무릉군에 속한 여러 지역을 찾다가 이 글에서 묘사하는 지형과 비슷한 곳을 찾아냈는데 그곳이 호남성 상덕시常德市에 있는 도원桃源이라는 곳이었다.

어부가 심히 기이하게 여겨 다시 앞으로 나아가 복숭아나무숲 끝까지 가고자 했다. 숲은 물이 흘러나오는 수원지에서 끝나고 그 위로 산 하나가 솟아 있었다. 그 산에 작은 동굴이 있는데 희미하게 빛이 흘러나오는 듯했다. 어부는 배를 버려두고 입구로 들어갔다. 처음에는 극히 좁아 겨우 한 사람이 지나갈 수 있을 정도였다.
어부가 다시 수십 보를 더 가니 환하게 트이고 밝아졌다. 토지는 평평하고 넓으며 집들은 가지런하고 기름진 밭과 아름다운 연못과 뽕나무 대나무 등속이 있었다. 밭길이 사방으로 통해 있고 닭 우는 소리와 개 짖는 소리가 들리는데, 그 가운데 왕래하며 농사를 짓는 사람들의 복장이 다른 세상 사람과 같았다.
사람들이 어부를 보고는 깜짝 놀라며 그 들어온 경유를 묻고는 그를 데리고 집으로 돌아가서 술을 차려 내고 닭을 잡고 밥을 지었다.

동파적벽은 황강시黃岡市에 있는데 소동파가 남긴 최고의 작품 <적벽부>가 탄생한 곳이다. 황주는 소동파가 왕안석의 신법에 반대하다가 옥에 갇혀 고초를 겪고 하루아침에 태수의 신분에서 미관말직으로 좌천되어 간 유배지다. 이 곳에서 소동파는 뛰어난 자연 풍광에서 쇠약해진 심신을 명상을 하며 보냈다.

임술년 가을 7월 16일 밤
소식이 객과 더불어 배를 띄워 적벽 아래에서 노닐었더라.
맑은 바람이 천천히 불어 물결이 일지 않는지라
술을 들어 객에 권하며 명월의 시를 노래하였더라.
이윽고 달이 동산 위로 떠올라
북두성과 견우성 사이를 배회하니
흰 이슬이 강에 자욱하게 내려 물빛이 하늘에 이어졌더라.
일엽편주를 배가 가는 대로 내버려두었더니
아득히 넓은 망경창파를 건너가는구나.
넓고 넓구나, 허공을 날아올라 바람을 타고 가는 듯
어느 곳에 멈출지 알 수가 없구나.
가볍게 나부끼는구나, 속세를 버리고 홀로 우뚝 서서
날개를 달고 선계에 오른 듯하구나.

<적벽부>는 <전적벽부>와 <후적벽부> 두 편으로 구성되어 있는데 이 대목은 <전적벽부>의 첫 단락이다. <전적벽부> 후반에는 청풍과 명월에 대한 생각이 그려져 있다.

천지 사이의 모든 사물은 각기 주인이 있는 법
내 것이 아니라면 털끝만 한 것이라도 사양하겠노라.
오직 강 위에 불어가는 맑은 바람과
산 사이에 뜨는 밝은 달은
귀로 들으면 아름다운 음악이 되고
눈으로 보면 아름다운 그림이 된다네.
취하여도 금하는 이가 없고
쓰고 써도 다함이 없는 것이니
바로 조물주가 주신 끝없는 보배가 아닌가.


황하는 청장고원에서 발원해서 아홉 개의 성 청해, 사천, 감숙, 영하, 내몽고, 섬서, 산서, 하남, 산동까지 5,464킬로미터를 흘러 발해만으로 흘러드는 중국에서 두 번째로 긴 강이다. 중국인에게 황하는 어머니의 강으로 불린다. 황하 중하류 지역의 비옥한 땅에서 중국 문명이 시작되었기 때문이다. 황하는 산지 위주의 상류, 황토고원 위주의 중류, 평원과 구릉 위주의 하류로 구분되는데, 중류의 황토고원 지대를 지나면서 대량의 황토를 함유하여 누런색의 탁한 강물이 된다. 

황하 여행에서 인상적이었던 곳을 꼽아 본다면 호구폭포壺口瀑布, 화산 동봉 하기정下棋亭이다.

호구폭포는 황하의 제일경으로 불리는 곳으로 중국에서 두 번째로 큰 폭포이며 황색 폭포 중에서는 세계에서 가장 큰 규모라고 한다. 폭포는 마치 강물이 거대한 병의 좁은 주둥이로 빨려 들어가는 듯하다 해서 병 주둥이란 뜻으로 '호구'라 붙인 것이다. 좁고 깊은 협곡으로 앞을 다투어 쏟아져 들어가는 물줄기들이 저마다 내지르는 함성으로 귀가 먹먹할 지경이라고. 황하를 묘사한 시구로 유명한 것은 이백의 <장진주> 첫 구절이다.

그대 보지 못했는가
황하의 물이 하늘로부터 내려와
내달리듯 흘러 바다에 이르면 다시 돌아오지 못하는 것을

화산의 '화華'는 꽃이란 뜻으로 '꽃 화花'와 통하여 꽃같이 아름다운 산이란 말이다. 화산은 오악 중에서 서악으로 유명한데 오악은 수도를 중심으로 오방을 따져서 명명한 것이다. 중국인들은 화산에 특별한 의미를 부여한다. 화산은 황하와 함께 중화민족을 잉태한 성지로 여기기 때문이다. 화산은 동봉, 서봉, 남봉, 북봉, 중앙의 중봉 이렇게 다섯 주요 봉우리로 구성되어 있다. 이 가운데 북봉과 서봉에 케이블카가 설치되어 있다고 한다.


하기정은 동봉 최고의 경치를 자랑하는 곳이다. 정상에는 돌로 된 작은 정자가 있고 돌판으로 만든 장기판이 조성되어 있다. 도사들이 이곳에서 장기, 바둑 등 여러 놀이를 하며 즐겼다고 한다. 그런 경치에서 바둑이나 장기를 두다니 신선 놀음이 따로 없었을 것 같다. 문제는 그곳으로 가는 길이 절벽을 타고 내려가는 길밖에 없다는 것이다.

오직 하늘만이 위에 있을 뿐
어떤 산도 나란한 곳이 없구나
고개 드니 붉은 해 가깝고
고개 돌리니 흰 구름이 낮구나

위 시는 송나라 명재상이었던 구준이 이곳에 올라 지은 <영화산咏華山>이다. 화산을 설명하기에 이만한 시가 있을까 싶다.

사실 화산 이외에도 숭산, 태산 등이 있지만 그럼에도 역시 화산은 압도적인 위용을 자랑하기에 주저 없이 엄지손을 들게 된다. 다만 직접 체험을 불가할 것 같다. 보기만 해도 아찔한 곳을 어찌 올라가겠는가. 사진으로 보는 것만 해도 다리가 후들거릴 지경이었다.


중국의 지리를 따라 역사를 만나고 문학을 만나며 즐거운 시간을 가졌다. 2부도 바로 이어서 읽으려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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희선 2023-07-28 03:56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마지막 사진에 있는 돌로 만든 정자에 사람이 갈 수 있을까요 정자는 사람이 만들었을 텐데... 저거 만들 때 사고는 나지 않았을지... 장강과 황하를 즐겁게 만나신 듯하네요


희선

거리의화가 2023-07-28 09:42   좋아요 1 | URL
저 정자 관리를 하려면 어쨌든 사람이 올라가지 않을까요. 근데 사진으로만 보는데도 너무 후달려요ㅠㅠ 화산 구조물들 만들면서 사고 났을 듯 합니다. 예전에 대만 타이루거 협곡에 갔을 때도 인부들이 목숨을 많이 잃었다는 이야기를 들었어요.
장강, 황하 중국을 대표하는 두 강줄기니 이야깃거리가 역시 넘쳐나더라구요. 즐거웠습니다^^
 

비만 죽죽 내리던 날을 지나서 근래 해가 났길래 산책하며 사진 몇 장을 찍었다. 요새는 사진 찍는 것도 귀찮아서 자꾸만 거르는데 어제와 오늘은 다르다며 세뇌중이다^^;





7월도 벌써 끝을 향해 가고 있는데 여름 휴가도 생각 않고 지나가고 있었다.

그래서 오늘 부리나케 결정해놓고나니 기분이 상쾌해졌다.



지난 일요일에 여러 권의 책을 주문했다. 



발단은 이 책 때문이었다. 얼마 전 읽었던 <돌궐 유목 제국사> 저자가 새로운 책을 냈다는 것이 아닌가. 사실 <위구르 유목 제국사>는 사고 싶어도 절판되서 살 수 없어 심히 아쉬웠었기에 이것도 품절되거나 절판될 지 몰라 미리부터 걱정이 되었고 이런 책은 알았을 때 사야 한다 싶어 결국 질렀다는 이야기다.

<흉노 유목제국사> 제목에서 알 수 있듯 흉노족의 역사를 다루었다고. 무척 기대된다.




<하버드 중국사 송>은 당나라 역사까지 읽었으니 이제 읽어야 할 차례라 자연스레 샀다. 송나라는 상업이 발달하고 주변국과의 교류가 활발했다. 또 화려한 문화를 꽃피웠는데 특히 남송 때 주자가 유학 체계를 재정립하면서 고려 뿐 아니라 일본에까지 깊은 영향을 미쳤다. 




<젠더와 역사의 정치>는 최근 서재에서 많이 거론된 책으로 '젠더'와 '역사' 내가 눈여겨 보는 주제가 동시에 들어가니 궁금하지 않을 수 없었다. 도서관에서 빌릴 수도 있었지만 이 책은 구매해서 읽고 싶어서 과감히 질렀다. 가능한 오래 걸리지 않고 완독하고 싶어지는 책이다.




<우리는 당신들이 불태우지 못한 마녀의 후손들이다> 는 여성주의책함께읽기 8월 선정도서라 샀다. 여성에 대한 마녀 사냥은 그 역사적 뿌리가 깊다. 페데리치의 책을 최초로 읽게 되는데 얇지만 강렬한 메시지가 담겨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남자가 월경을 한다면>은 12월에 여성주의책함께읽기 책에서 참고 도서로 여러 번 등장하기에 읽어보려고 샀다. 

페데리치도 그렇고 스타이넘도 그렇고 이번에 저자 이름을 처음 알게 되었다. 세상에는 여전히 내가 알아야 할 페미니스트들이 넘쳐나는구나. 이름만이라도 여러 차례 접하다보면 익숙해지겠지 생각한다.




<베트남과 그 이웃 중국>은 최근 <베트남 전쟁>을 읽으며 참고 도서로 나와서 담아두었고 읽을 동력이 달아나기 전에 주문했다. 바로 읽게 될 것 같지는 않지만 나중에 주문하려면 잊어버리게 되더라. 베트남과 중국은 예로부터 깊은 관계에 있었는데 그 긴 교류관계의 역사를 한 책에 담아냈다는 것이 놀랍다. 저자의 노고가 읽지 않았음에도 느껴진다. 아무튼 언젠가는 읽게 되겠지? 




<DK Life Stories Inspirational People 10 Books Set>

얼마 전 서재 친구분께서 정보를 알려주셔서 찜해놓았다. 가격도 저렴한데 인물&역사 재밌지 않을 수 없는 조합이고 도판도 풍부한 듯하여 기대가 된다. 이 중 특히 제인 구달 편이 궁금하다.



그리고 펀딩도 한 권 했다. 백석 시 100편이 해설과 함께 담겨 있다. 이 책은 8월에 도착 예정이다.

https://www.aladin.co.kr/m/bookfund/view.aspx?pid=1921



7월달에 얼마 안 샀다고 좋아했는데 결국 이렇게 되어 버렸다. 열심히 읽는 수밖에.






그리고 아마존 오더블 3개월 1달러 행사를 하길래 지른 김에 이사벨 아옌데의 영혼의 집을 읽어보려 한다. 

마침 집에 번역본은 있었다(원서는 알라딘으로 검색이 안 된다). 들어보니 나레이터가 남미 특유의 액센트를 강조하여 녹음한 느낌이다. 끝까지 잘 들을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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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수하 2023-07-26 20:28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젠더와 역사의 정치 저도 슬슬 궁금해지네요 :)

오더블 행사가 있나요? 기존 회원도 되려나.. 찾아봐야겠습니다 :)

건수하 2023-07-27 09:01   좋아요 1 | URL
저는 기존 회원(이었다가 해지)이라 생각난 김에 한 달 무료 사용 다시 시작했어요.
Circe 오디오북을 인터넷에서 스트리밍으로 듣고 있었는데, 오더블에 다운받으니 좋네요.
좋은 정보 감사드려요 화가님!

거리의화가 2023-07-27 10:03   좋아요 0 | URL
정가에 결제하기에는 금액이 제법 세서 저도 해지-결제를 반복하곤 합니다^^; 3개월 행사는 오랜만이라 저도 결제했네요. 근데 항상 제대로 듣지는 못해서 이번에는 저 책만이라도 끝냈으면 합니다!

페넬로페 2023-07-26 20:36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날씨는 덥지만 비가 그쳐 넘 청명해요.
사진에 고스란히 나타나네요.
저는 중구난방으로 책 읽는데 거리의화가님은 깊이 읽어내시니 항상 대단하다고 생각해요^^

거리의화가 2023-07-27 10:05   좋아요 1 | URL
올해 장마가 유독 너무 지치더라구요. 일수는 총 21일이라는데 짧은 시간 내에 많은 양의 비가 내려 역대 3위라고 하더군요. 덥긴 해도 여름이니까 이래야지 싶습니다. 맑은 하늘이 참 좋죠^^
요새는 종종 다른 책들을 끼어서 읽고는 있습니다만 역시 좋아하는 분야의 책을 읽을 때는 더 즐겁게 읽게 되는 것 같아요. 감사합니다^^

은오 2023-07-26 20:58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맞아요! 보관함에 담을 때만 해도 판매중이었는데 나중에 살펴보니 품절 절판 표시 떠있을때........ 하.... 절판될 것 같은 책들은 미리 사둬야 합니다! ㅋㅋㅋㅋ 화가님 책탑은 언제나 멋져요. 아 두꺼운 역사책 읽으시는 화가님....... 너무 멋져..........😍💕

거리의화가 2023-07-27 10:07   좋아요 1 | URL
품절 절판 뜰때마다 억장이 무너지는 느낌이에요^^; 인문 책들은 절판되면 잘 나오지도 않아서 흠... 아무튼 이런 식으로 구매한 책들이 무척 많아지지만 어쩔 수 없다고 위안해봅니다^^
은오님은 매번 쓰시는 글마다 깊이가 있어 보는 저도 즐겁습니다. 앞으로도 좋은 책 읽고 많이 나눠주세요!

책읽는나무 2023-07-26 21:24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날씨 넘 좋네요!!!
책탑도 넘 좋아요^^

거리의화가 2023-07-27 10:09   좋아요 1 | URL
그쵸~? 역시 날이 맑아야 기분도 맑아지는 것 같습니다^^ 습도는 여전히 높지만 그럼에도 파란 하늘을 볼 수 있어 좋아요.
책탑의 책들을 읽어야할텐데 그게 걱정입니다!

scott 2023-07-26 21:53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서울은 장마가 끝났다고 합니다
이제 부터 본격 무더위! 화가님의 독서탑
8월엔 조금 더 높아 질 것 같습니다!
무더위 맛난거 많이 먹귀롱 ^^

거리의화가 2023-07-27 10:10   좋아요 1 | URL
독서량만 따지면 여름, 겨울 때가 오히려 더 많이 읽게 되는 것 같아요. 올해도 그러지 않을까 싶습니다^^ 스콧님도 무더운 여름 건강하게 나시길 기원해요!

얄라알라 2023-07-27 05:26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DK Life Stories Inspirational People 10 Books Set!!!
도서관 구매 신청 각입니다! 고맙습니다 화가님

거리의화가 2023-07-27 10:10   좋아요 0 | URL
도움이 되셨다니 저야말로 감사하죠. 무사히 신청되서 도착하기를!

단발머리 2023-07-27 17:29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흉노 유목제국사> 제목부터 흥미롭네요. 돌궐이랑 세트군요 ㅋㅋㅋㅋㅋ 집 근처 도서관에 희망도서로 신청 들어갑니다.
하늘 사진 참 좋네요. 덥지만 않으면 더 좋으련만 ㅋㅋㅋㅋㅋㅋㅋㅋ

단발머리 2023-07-27 17:31   좋아요 1 | URL
저희 도서관에서 이미 ‘구매 중‘이라고 하네요 ㅋㅋㅋㅋㅋ 우앗!!

거리의화가 2023-07-27 17:43   좋아요 1 | URL
네. 세트입니다. 위구르 유목제국사도 있었는데 절판됐어요ㅠㅠ
근데 벌써 도서관에서 구매중이라구요? 대박 빠르군요. 그럼 두 권 다 있게 되는 건지... 어디 지역인지는 모르겠지만 좋은 곳이네요^^
아무튼 흉노족의 역사만 따로 다룬 책이 유일무이하기 때문에 읽어두면 여러 모로 도움이 될 책입니다.

새파랑 2023-07-28 22:01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저 두꺼운 영어책이 15000원밖에 안하는군요. 치킨보다 싸네요 ㅋ
귀찮더라도 책은 계속 사야합니다~!!

거리의화가 2023-07-31 10:56   좋아요 1 | URL
ㅋㅋㅋ 치킨보다 싸죠? 진짜 종이값이 더 나올 가격이에요. 심지어 안에 그림도 잔뜩 들어 있습니다!ㅎㅎ 귀찮더라도 책은 계속 사야한다는 말 명언이네요^^*

얄라알라 2023-08-03 01:43   좋아요 2 | URL
ㅋㅋㅋ 여기서 치킨이 ㅋㅋㅋ

근데 치킨은 한 마리에 얼마쯤 하나요?

치킨을 잘 안 먹는 제가 새파랑님 댓글에 갑자기 bbq검색해보러 갑니다

새파랑 2023-08-04 16:51   좋아요 1 | URL
치킨은 18000원 정도 하지 않을까요? ㅋ 갑자기 치킨이 땡기네요 ㅋ
 


지난 주말에는 베트남 전쟁 관련한 다큐멘터리 영상을 보았다. 베트남에서의 철수는 당연히 미국과 함께 이루어진 줄 알았고 심지어 그 과정에서 문제가 있었다는 생각을 해본 적이 없다.


그런데 이 책 말미에 하노이를 빠져나오지 못한 한국인들이 있었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2014년 jtbc에서 방영을 한 다큐멘터리 <사이공 1975>로 총 4부작으로 방영이 되었다(다행히 현재 유튜브에 풀 영상이 올라와 있어서 모두 볼 수 있었다). 10년 전 영상이니 보신 분들이 있으실 거라 생각한다(나는 이걸 이제야 봤다). 


https://youtu.be/GCjjKkQQLrk

https://youtu.be/iD7CCrTWjjo

https://youtu.be/opLY9CgYJEA

https://youtu.be/As1wdL8VqzI



때는 1975년 하노이가 호치민이 되던 무렵 베트남에 남아 있던 한국인들의 이야기다. 당시 베트남에는 2만 명의 교민이 있었다. 한국에서 범죄를 저지르고 남베트남에 거주하거나 불법체류하고 있었던 사람들, 그리고 한국군을 대상으로 나이트클럽이나 바를 운영하던 이들도 있었지만, 더 많은 사람들은 사업가와 한국 회사, 그리고 외국계 회사 직원들이었다. 이들은 베트남에 재산이 있는 상태에서 쉽게 떠날 수 없었다. 주베트남 미국대사가 사이공을 떠나기 하루전까지도 남베트남의 패망을 믿지 않고 있었다는 점을 고려한다면, 많은 한국 사람들이 사이공에 남아 있었던 것도 무리는 아니었다(P282~283).

하지만 미국은 오랜 베트남 전쟁의 결과 지쳐 있었고 베트남에 더 이상 신경쓰고 싶어하지 않았다. 


결론적으로 탈출 작전에 실패하여 한국 민간인들은 6개월여를 그곳에서 고생해야 했고 한국 대사관 공관원 3명은 현지 형무소에 끌려가 1981년까지 장장 5년을 억류되어 있었다는 기가 막힌 이야기다. 


물론 당시 한국 정부는 이들의 석방을 위해 백방으로 노력했다. 하지만 한국인들은 최우방국이었던 한국을 미국이 배신했다 생각할 만했을 것 같다. 낙동강 오리알이라는 말이 딱이지 않은가. 특히 마지막 4부의 한국인 대사관 직원 3명의 이야기는 착잡한 마음이 들 수 밖에 없게 하였다. 여기에는 북한과 북베트남의 이해 관계가 있었고 베트남과 캄보디아와의 전쟁으로 충돌이 발생하면서 지연되었던 측면이 있었다.

그렇게 죽을 고비를 겨우 넘기고 7년 만에 돌아온 한국은 몰라 보게 달라져 있었다는 대사관 직원들의 이야기가 기억에 남았다. 



자연스레 떠오른 책은 <구술로 본 한국현대사와 군>이다. 


이 책은 현대한국구술사연구사업단이 2009년부터 10년 간 한국군 인사들의 구술 채록을 바탕으로 한 연구 및 조사를 정리한 것이다. 한국현대사에서 한국군과 관련된 역사를 군의 공식 자료 이외에 조사, 정리된 사료로 확인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3부는 특히 베트남 전쟁을 통째로 다루고 있다. 


베트남전에서 군의 지휘권은 한국군이, 작전권은 미군이 가졌다. 이는 한국군의 군수물자의 보급과 수당 등을 사실상 미군에 의존하고 있었던 상황에서 애초부터 한미동맹 관계의 틀을 벗어나기 어려웠음을 짐작하게 한다. 


이 때 한진, 현대 등의 한국기업은 베트남에 진출하여 막대한 이윤을 끌어 모았다. 한국군은 구호사업, 건설사업, 의료사업, 농경지원, 자조사업 등에 주력하여 필요한 물자와 자금을 미군에게 지급받아 사업을 전개하였다. 그러나 한국군의 민사작전은 긍정적 성과를 이끌어내지 못한 채 도난사건, 교통사고, 살인, 성범죄 등의 사건에 연루되며 베트남의 민간사회와 충돌했다.

 

전투병 파병과 브라운각서 체결을 전후로 해서 한국기업들은 베트남으로 새롭게 진출하거나, 기존의 사업영역을 확장할 수 있었다. 기업의 활동 폭이 넓어진 배경은 무엇보다 한국군-특히 전투부대-의 존재 그 자체였다. 군과 기업이 개별적으로 존재하던 시기 이전 시기와 비교해본다면, 1965년 이후 군과 기업의 관계는 운명공동체와 유사한 형태로 변화했다고 볼 수 있다. 기업은 전쟁이라는 상황 속에서도 군을 통해 안전을 보장받고 사업에 필요한 지원을 받을 수 있었다(P246).




베트남 전쟁은 1965년 한일 수교와 깊은 관련이 있었다. 미국의 입김, 북한과의 충돌 등 안보 면에서 일본과의 협력이 필요했기 때문이다(물론 경제재건과 성장을 위한 이유도 있었다). 


한국 정부는 미국의 요청에 따라 1964년 베트남에 의료부대와 태권도부대를, 1965년부터는 전투부대를 파병하며 한국 역사상 가장 큰 규모의 해외 파병으로 매년 5만 명 정도의 전투병이 나갔다. 한국군의 베트남 파병은 외교적 측면에서 중요한 의미를 가졌다. 이는 한미관계를 좀 더 강고하게 하는 기회였기 때문이다. 


한국은 한미동맹을 강화하는 측면에서 미군의 파병 요청을 받아들였으나 스스로 방위를 지키지 못해 외국 군대가 주둔하고 있던 한국이 다른 나라의 방위를 위해 군대를 파견한다는 것 자체가 문제시될 수 있었으며, 결론적으로 한미동맹 강화라는 목표도 제대로 달성하지 못했다(P406~407).




베트남 전쟁에 대한 역사를 읽을수록 복잡한 생각이 든다. 베트남 전쟁으로 인한 한국이 얻은 것은 컸지만 어쨌든 수많은 사상자가 발생했고 한국군도 그 책임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 그래도 만약 미국이 개입하지 않았다면 이렇게 전쟁이 오래도록 지속되지는 않았을 것 같아서 씁쓸함이 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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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의 변증법 - 페미니스트 혁명을 위하여
슐라미스 파이어스톤 지음, 김민예숙.유숙열 옮김 / 꾸리에 / 2016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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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르크스와 엥겔스의 이론은 한계가 뚜렷했다. 계급과 위계(권력)에 따른 경제적 불평등에 대한 기원은 설명하였는지 모르지만 가부장제에 따른 성의 불평등까지 주목하지는 못했기 때문이다. 가족 구조 안에서 아이는 돌봄의 대상이 되고 아내는 남편을 위해서 밥과 빨래를 해야 하는(가사 도우미를 쓴다면 그 여성이 존재하는 가정은 어떻게 보아야 할 것인가 등의 문제) 그래서 사회주의 혁명은 애초부터 실패할 운명을 지닌 것이 아니었을까. 


그래서 파이어스톤이 나아간 곳은 성적 해방의 길이다. 기존의 페미니스트들이 주장했던 권리 동등만으로는 한계가 있으며 성적 계급의 불평등이 존재하는 세계를 뜯어 고쳐야 한다는 것이다. 생식조절에 대한 점유, 인공생식에 대한 주장은 현재로서도 놀라워 보이는데 당시로서는 굉장한 충격으로 다가왔을 것 같다. 

자연스럽게 성의 불평등은 인종 불평등의 주장으로 이어진다. 파이어스톤은 인종차별주의가 권력의 분배에 따른 불평등에서 기인했다고 이야기한다. 성별에 따른 계급이 존재하듯 인종에도 적용된다는 것이다. 따라서 인종차별주의는 성차별주의가 확장된 것이다.


앞선 성적 해방을 제외하고 특히 인상적이었던 챕터는 '아동기를 없애자'의 4장과 6장의 '사랑', 7장의 '로맨스 문화'였다. 


'아동기를 없애자'는 주장은 제목만 봤을 때는 와 닿지 않았었다. 페미니즘과 아동기를 없애는 것이 무슨 관계가 있지 이해하지 못했던 것이다. 그런데 아동기라는 명칭이 근대의 산물이라고 한다. 중세까지만 해도 그런 구분 자체가 없었다고. 이렇게 근대에 들어서 생긴 아동기, 청소년기, 청년기 등의 구분은 억압을 만들어내는 기제가 되었다. 그러고 보니 어렸을 적 나도 모르게 의기소침했던 적이 많았다. 대부분의 어른들은 이 시기엔 뭘 해야 하고 이 시기엔 뭘 해야 한다는 식으로 강요를 하는 경우가 많지 않았나. 심지어 이것이 계급과 맞물리니 피곤해진다. 사교육은 부모의 경제력과 연결되고 아이들은 또 그것에 맞춰 힘겹게 살아가야 한다(거기에 끼고 싶어도 낄 수 없는 아이들은 불평등한 세상과 목도한다). 그런 의미에서 학교 제도는 아동기와 청소년기를 유지하는 핵심 산물이다. 


여성은 남성이 원하는 모델로 정형화되었다는 사실이 무척 공감되었다. 그렇기 때문에 다이어트에 집착하고 화장으로 얼굴을 덧칠하며 그도 안되면 성형까지 가는 것이 아닐까. 대체 무엇 때문에 이렇게 해야 하는가. 나는 이것이 자기 만족이라고 주장하는 여성들에게 묻고 싶다. "정말 그런가요?" 남성의 시선으로부터 자유롭지 않으니까 신경을 쓰는 게 아닌가. 나이가 들고 운동을 안 하니 옆구리에 살이 삐져 나오고 뱃살이 울룩불룩해지는 것을 나도 모르게 신경을 쓰게 된다. "살 좀 빼라!"는 소리가 주변에서 들리는 것 같고 맨 얼굴로 나가는 게 자신이 없어진다. 하지만 결국 누구에게 잘 보일 필요가 없는데도 이런 구속을 하고 있는 나를 보면 한심해진다. 이전에 나오미 울프의 책을 읽으면서도 느꼈던 부분이지만 아름다움에 대한 강박과 구속에서 우리는 더욱 자유로워질 필요가 있다. 


사실 책을 읽으면서 마르크스/엥겔스 관련 책과 스노우의 <두 문화>를 읽어보자 생각했지만 역시나 그러지는 못하고 밑줄만 많이 긋고 내 생각을 책에 간단히 적는 것으로 이번에도 대신하는 것 같다. 

페미니즘 책은 읽어도 여전히 나의 언어로 정리하는 것이 어렵다고 느껴진다. 아무튼 파이어스톤의 핵심 저서를 초독이지만 읽어냈다는 것에 의의를 둔다.

마르크스와 엥겔스는 변증법적이고 유물론적인 분석 방법을 발전시켰다는 점에서 그들의 사회주의 선두주자들을 능가했다. - P15

엥겔스는 때때로 역사적 변증법의 성적 하부구조 sexual substratum 어렴풋이 인식했으나 섹슈얼리티를 오직 경제적 여과기를 통해서만 볼 수 있었기 때문에 모든 것을 경제적인 것으로 환원시키면서 어떤 것이든 그 자체로 평가할 수 없었다. 엥겔스는 본래의 노동분업은 자녀양육의 목적을 위하여 남녀 간에 존재했으며, 가족 안에서 남편은 소유자이며 아내는 생산수단이고 자녀는 노동이라는 것, 인간 종족의 생식 reproduction은 생산수단과 구별되는 중요한 경제체계라고 보았다. - P17

학교(전문화된 기술만을 위한)는 나이와 상관없이 관심을 가진 사람들에게 배움을 전했다. 도제제도는 어른에게뿐만 아니라 아이들에게도 열려 있었다. 14세기 이후, 부르주아지와 경험과학의 발달과 더불어 이 상황은 서서히 진전하기 시작했다. 아동기라는 개념이 현대 가족의 부속물로 발달된 것이다. 아이들과 아동기를 묘사하는 용어들이 만들어졌고(예를 들어 불어로 ‘아기 lebebé‘), 그리고 특별히 아이들을 지칭하는 다른 용어들이 만들어졌다. [children에 ‘성질‘, ‘상태‘, ‘성격‘을 나타내는 접미사 -ness을 붙인] childreness’는 17세기 내내 유행어가 되었다.(그 후로 그런 용어는 예술과 생활방식으로 확장되었다. - P117

아이들은 깨어있는매 순간 억압당한다. 아동기는 지옥이다. 그 결과는 불안한 사람, 따라서 공격적-방어적이고, 흔히 우리가 아이라고 부르는 몹시 불쾌한 작은 인간이 되는 것이다. 경제적, 성적 그리고 일반적인 심리적 억압에 의해 그들은 부끄러워하고, 정직하지 못하고, 악의적인 정체를 스스로 드러낸다. 이러한 불쾌한 특성들은 결국 아이들을 나머지 사회로부터 소외시키는 것을 강화한다. 그래서 그들의 양육, 특히 인격 형성의 가장 어려운 단계에서의 양육은 기꺼이 여성에게 양도되는데, 여성들은같은 이유에서 그러한 인격적 특성을 보이는 경향이 있다. (...) 그러므로 (과거에 아동이었고 여전히 억압받는 아동 여성인)혁명은 페미니스트 혁명가에게 달려 있다. 우리는 페미니스트 혁명을 위한 어떤 기획에도 아동 억압을 포함시켜야만 한다. - P151

초기 시민권 운동은 너무 오랫동안 진실을 은폐해 왔다. 기존사회에 적응되고 속박되어 ‘검둥이 문제 Negro Problem‘에 관해 아주 조심스럽게 낮은 목소리로 말해왔다. 즉, 흑인들은 ‘유색인종이고 그들은 백(비유색)인들이 원하는 것과 똑같은 것만을 원한다는 것이었다.("우리도 사람이야.") 그 결과 백인들은 명백한 육체적·문화적·심리학적 차이점들을 가리기 위하여 친절하게도 그들의 시각을 걸러냈다. ‘검둥이nigger‘와 같은 단어들이 사라졌다. - P154

‘해방된‘ 여성들은 남성들이 따르고 모방할만한 ‘훌륭한 사내들‘이 절대 아니라는 것을 알아차렸다. 그들은 남성의 성적 패턴을 모방함으로써(여기저기에 추파를 던지고, 이상을 추구하고, 육체적 매력을 강조하는 등), 해방을 얻지 못할 뿐만 아니라 그들이 포기했던 것보다 훨씬 더 나쁜 것에 빠졌다는 것을 발견했다. 그들은 모방하고 있었다. 그리고 그들 자신의 정신으로부터 비롯된 것도 아닌 질병을 스스로 주입했다. 그들은 그들의 새로운 ‘멋‘이 천박하고 무의미하다는 것, 그 뒤에서 그들의 감정이 메말라 가고 있다는 것, 그들이 나이 들고 퇴폐적이 되어 간다는 것을 알아차렸다. - P209

여성은 이미지일 뿐만 아니라 성적 매력의 이미지이다. 여성에 대한 정형화는 확장된다. 그리고 에로티시즘은 이상성욕erotomania이 된다. 극한까지 자극되어 역사상 견줄 데 없는 광적인 것에 이르렀다. - P223

이 고도로 효과적인 선동 체계의 내적 모순 중 하나는 여성뿐만 아니라 남성에게도 여성이 겪는 정형화 과정을 노출시킨다는것이다. 그 생각은 여성들에게 그들의 여성적 역할에 더 익숙하게 하려는 것이었지만, TV를 켠 남성 역시 최신형의 복부 보정, 가짜 속눈썹, 그리고 바닥 광택제("그녀는 합니까. 하지 않습니까?")를 접하게 된다. 이러한 교차하는 성적 유희와 폭로는 어떤 남성이라도 여성을 혐오하도록 만드는 데 충분하다. 그가 이미 혐오하고 있지 않다면 말이다. - P224

지금까지의 모든 사회주의 혁명은 똑같은 이유로 실패해왔거나 앞으로도 실패할것이다. 현재의 사회주의하에서는 어떤 최초의 해방이라도 항상 억압으로 다시 돌아가야만 한다. 그 이유는 가족 구조가 심리적·경제적·정치적 억압의 원천이기 때문이다. - P3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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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아 2023-07-24 18:57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아동기를 없애자‘ 부분은 저에게도 신선한 충격이었어요. 그런 환경이라서 모짜르트가 나올 수 있었겠구나 싶고
요즘 유,초등 아이들은 나이 별로 구별해서 놀게 한다는 친구의 말도 떠올랐고요.
저도 혼자서는 완독할 수 없었을거예요.ㅎㅎ 화가님 완독 수고하셨습니다.^^

거리의화가 2023-07-25 09:01   좋아요 2 | URL
학교라는 제도 자체가 저 어렸을 때도 문제가 많다는 의식이 있었는데 요즘 돌아가는 세태를 보면 더 심해진 듯 합니다. 제도라는 것이 받는 사람에게 효과적이어도 끌고 갈까 말까 할텐데 그닥 그런 것 같지도 않아서 의미도 없어 보여요. 부모와 아이들만 죽어나는 시스템인 것 같습니다.
미미님은 재독이시라서 더 의미있는 시간이셨을듯요^^ 감사합니다.

희선 2023-07-25 02:57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지금은 여성뿐 아니라 남성도 외모에 마음을 많이 쓰는 것 같아요 거기에서도 여성이 더하겠지요 자기 만족이기도 하겠지만, 다른 사람 눈을 하나도 마음 쓰지 않는 건 아닐 것 같습니다


희선

거리의화가 2023-07-25 09:03   좋아요 1 | URL
누구를 위한 외모 지키기인지 모르겠어요^^; 건강을 지키기 위해서는 운동과 적절한 식이 요법이 더 중요하겠죠.

다락방 2023-07-25 06:10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읽느라 고생 많으셨고 완독 축하합니다. 저도 아동기를 없애자 는 제목만보고 당황했었어요. 누구나 그렇겠지만 파이어스톤은 여성 해방에 진심이었구나 싶어욬 정말 해결하고자해서 급진적일 수밖에 없었던 것 같아요.

거리의화가 2023-07-25 09:05   좋아요 1 | URL
네. 정작 파이어스톤 본인 해방은 이루지 못한 것 같아서 안타깝더군요. 초독이라 얻어간 것이 별로 없는 듯하지만 함께 읽기가 아니었다면 역시 어려웠을 것 같습니다. 감사합니다^^

책읽는나무 2023-07-25 10:53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저도 초독이라...😳
리뷰를 읽으며 흐름을 대충 잡고 열심히 읽겠습니다.
늘 모범생 화가 님!🤞🏾

거리의화가 2023-07-25 11:00   좋아요 2 | URL
7월도 얼마 안 남아서 지난 주말 남은 분량 다 읽었네요. 늘 읽고 나면 제가 얻은 게 부족한 듯하여 찜찜합니다만 거르거나 포기하지 않고 읽어내는 것에 자축합니다. 앞으로도 모범생 컨셉으로 쭉 가지 않을까 싶네요!^^ 나무님도 함께 해주셔서 늘 든든합니다^^

건수하 2023-07-26 13:58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화가님 댓글을 뒤늦게 답니다. 길게 후기 써주셔서 다시 한 번 정리하는 느낌으로 읽었습니다 (제 후기 너무 짧네요). 파이어스톤이 워낙 이상적인 사회를 그렸으니 좌절도 더 크지 않았나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10-15명 내외로 구성했다는 단체가 일종의 ‘가구‘였을까 궁금하기도 했고.. 그 단체들이 어떤 활동을 했는지도 궁금하더군요. Airless Spaces도 번역되면 좋겠는데.. 언젠가는 번역되겠지요? ^^ 더운 날 읽고 쓰느라 고생하셨어요. 남은 여름 건강하게 보내세요!

거리의화가 2023-07-26 14:13   좋아요 1 | URL
저는 페미니즘 책 리뷰 쓸 때가 가장 어렵고 힘드네요. 리뷰 쓸까 말까 몇 번을 고민한답니다ㅜㅜ
파이어스톤의 주장은 지금 봐도 큰 이상향을 그리고 있다는 생각이 들더군요. 물론 많은 여성들의 노력으로 조금씩은 개선이 되고 있지만 그 이상향에 도달하려면 아직도 갈 길이 멀어 보입니다. 그래도 그런 주장을 했다는 것이 놀라운 지점이겠죠!(더군다나 그 어린 나이에ㅠㅠ) 독서하기에는 오히려 덥고 추울 때가 더 좋은 듯 싶습니다. 남은 여름 수하님도 건강하게 보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