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의 모든 계절 - Another Year
영화
평점 :
상영종료


혼자서 건너는 융융한 오십대...고정희 시인의 시구가 절로 생각나는 영화!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파수꾼 - Bleak Night
영화
평점 :
상영종료


관계는 얼마나 부서지기 쉬운 건지... 탄식이 절로 나옵니다.

댓글(10)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Arch 2011-03-08 15:3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로드무비님 오랜만이에요.
아, 보셨군요! 저도 정말 보고 싶어요.

로드무비 2011-03-08 17:24   좋아요 0 | URL
Arch님, 좀전 로그인하지 않고 님 방에 다녀왔습니다.
정관장으로 하세요.ㅎㅎ
그리고 이 영화 꼭 보세요!^^

Arch 2011-03-08 17:54   좋아요 0 | URL
벌써 했는데... 취소해야할까요
홍삼 시장을 정관장이 독식하는 것 같아서 소상공인을 보호하는 차원에서라고 말하면 거짓말이고 ㅡ,.ㅜ;; 결국 절편에 넘어가고 말았어요.

물론, 이 영화는 봐야죠

로드무비 2011-03-08 18:10   좋아요 0 | URL
저도 이번 설에는 큰맘먹고 딴데서 나온 걸 샀더니
너무 농도가 약해서 꼭 호박물 같더군요.

twoshot 2011-03-08 15:4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보셨군요.저도 봤습니다~
근자에 한국 영화중 최고던데요. 독립영화가 한국영화의 체면을 살리고 있습니다.^^

로드무비 2011-03-08 17:30   좋아요 0 | URL
영화 보고 흥분되더군요.^^

치니 2011-03-08 15:5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지금 방금 예매한 참에 이 40자 평을 보니 다행입니다. 아훗, 기대만발!

로드무비 2011-03-08 17:32   좋아요 0 | URL
부럽습니다.
치니님이 곧 맛보실 행복이...^^

nada 2011-03-08 23:1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 또 서울 가야겠네요.
근데 저도 탄식 나올까 봐 두려워요.^^

로드무비 2011-03-09 00:19   좋아요 0 | URL
이 영화는 아마도 전국적으로 개봉관을 넓히지 않을까요?
저의 바람입니다.
딸아이 데리고 가서 한 번 더 보고 싶어요.
 
빗자루, 금붕어 되다 - A Broom Becomes A Goldfish
영화
평점 :
상영종료


알라딘에 들어오니 오늘의 반값도서가 눈에 띈다.
헤로도투스의 <역사>.(19000원!)

나 개인의 독서 취향을 떠나 한번쯤  읽어보고 싶다는 생각이 드는 책들이 있는데
대개는 망설이다가 포기하게 된다.
얼마 전의 반값 도서 마키아벨리의 <군주론>도 그랬다.
'네가 꼭 읽고 싶은 책만 사서 읽어라. 반값 따위에 현혹되지 말고!'
그런데... 치사하게도 반값에 목을 매게 된다.

지난주 영화를 보러 가는 날, 출근길 남편의 차를 얻어 탔다.
책장수님은 지난해 다니던 출판사를 그만두고 작은 사무실을 열었다.
의욕 만땅이었는데 2년이 다 되어가는 지금 더 작은 사무실로 옮기고
딱 한 명의 직원이었던 영업자도 지난달 그만두었다.
제일 마음에 걸리는 건 내가 싸주는 도시락을 쓸쓸하게 혼자 먹는다는 사실.

영화가 열한 시 시작이라 9시 30분에 출판단지의 한구석 남편의 사무실에 도착한 나는
소매를 걷어붙이고 청소를 시작했다.

"예쁜 여직원이 한 명 있으면 좋겠다."는둥  흰소리를 해가며 청소를 마친 나는
차로 데려다주겠다는 남편을 만류하고  20여 분 극장까지 걷기로 했다.
몇푼 되지 않는 돈을 몇 개월째 계속 "한달만, 한달만!" 미루고 있는 출판사를 지나며
(영화 상영시간이 임박한 나머지  사무실에 들이닥쳐 담당자의 머리채를
확 잡지 못한 게 유감이었다!)
언젠가 텔레비전에서 본, 매일아침 백팔 배를 올리며 거룩하게 하루를 연다는
그 출판사 발행인의 얼굴과, 그의 이름으로 보낸 문자로 하루아침에 해고를 당했던
한 후배의 얼굴이 떠올랐다.
(종교나 철학과 사람들의 구체적인 삶의 방식은 거의 일치하지 않는다.
아마도 그는 백팔 배를 하고 나서 냉정한 얼굴로 해고를 문자(전화)로 통보할 것을
직원에게 지시했을 것이다.)

<빗자루, 금붕어 되다>.
영화는 신림동 산꼭대기 '다붙어 고시원'의 1.5평(아마도) 쪽방에 세들어 사는
군상의 이야기다.
(스포일러 있습니다.)

골목 담벼락에 찌라시 붙이는 일을 생계의 방편으로 삼고 있는 반백의 중늙은이는
그 알량한 방 안에 작은 불상과 십자가와 금붕어 두 마리가 든 어항을
신주단지 모시듯 하고 있다.
그 방안에서 알루미늄 냄비에 라면을 끓여 먹으며 주전자에 오줌을 싸며
복권 번호를 맞추어보는 것이다.

불상은 요즘 '오리엔탈리즘'이라는 중요한 사조의 한 트렌드, 혹은 인테리어의
빠질 수 없는 중요한 소품으로 자리잡은 것 같다.
얼마 전 텔레비전에서 본 뉴욕의 한식당이나, 엊그제 한글날 특집 프로그램에서 본
디자이너 이상봉의 작업실에 떠억하니 자리잡은 불상은 나의 시선을 사로잡기에 충분했다.
(고시원 원장을 구워삶아 총무 자리를 따내고 장필의 재산 중 절반인 6만 원을 빌리고
시치미 떼는 놈팽이가 입고 있는 티셔츠에는 존 레논의  캐리커쳐에다가
'EMAGINE'이라고 적혀 있다.)
그런데 요즘 내 처지가 처지이다 보니(몇푼 갖고 끌탕을 하고...) 
로또복권에 당첨되는 것보다는 고시공부를 하고 있다고 속이고 있다가
부모에게 보여주기 위해 급하게 방을 빌리는 청년들에게 빌려주고 받아내는 몇 푼의 돈이
로또 당첨과 진배없어 보인다.

탁자 위의 불상과 십자가와 어항 속의 금붕어는 
라면을 먹거나 수음을 하는 이 사내의 모습을 무심하게 지켜보고 있다.
우중충한 독립영화는 이제 가급적 보지 않으리라 결심했던 나는
'마치 CCTV를 설치해 놓은 것 같은, 불상이나 어항 속의 금붕어를 단 한 번도
클로즈업하지 않는 극도의 미니멀리즘'
이라는 한 영화잡지의 소개에 심하게 마음을 빼앗겨
이 영화를 보러 갔다.

김동주 감독은 <염쟁이 유씨>라는 연극을 1천 회 이상 묵묵히 혼자 이끌어 가는 
배우(유순웅)에 반해 그를 주인공 장필 역에 캐스팅했다고 한다.
관람하는 중에도 느꼈지만 이 영화는 재중 동포 감독 장률의 극사실주의 화면과 많이 닮았다.




 













댓글(41) 먼댓글(0) 좋아요(16)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쎈연필 2010-10-11 15:2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 영화 보고 싶게 참 맛깔나게 쓰셨네요.
로드무비님의 일상단면은 마치 김수영이 쓴 글의 한 장면 같네요.

로드무비 2010-10-11 15:46   좋아요 0 | URL
제랄 님, 제가 좀 맛깔나게 쓰지요?=3=3=3
김수영, 무척 좋아합니다.^^

2010-10-11 15:36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0-10-11 15:48   URL
비밀 댓글입니다.

poptrash 2010-10-11 16:5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런 글 읽고 엄살댓글 남기면 안되겠죠

로드무비 2010-10-11 17:12   좋아요 0 | URL
poptrash 님, 엄살댓글이든 뭐든 제발 남겨주세요.^^
(요즘은 댓글 보면 반가워서 눈물이 다 납니다.)

2010-10-11 18:02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0-10-11 19:02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0-10-11 23:46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0-10-13 13:35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0-10-11 18:10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0-10-11 19:00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0-10-11 23:44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0-10-13 13:36   URL
비밀 댓글입니다.

Arch 2010-10-11 22:3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요즘 알라딘은 댓글 아끼는 시즌인걸까요.

멋진 글에 멋진 댓글을 남기고 싶다는 욕심에 글과 상관없는 댓글을 달고 앉아있어요.

로드무비 2010-10-13 13:38   좋아요 0 | URL
Arch 님, 멋진 글은 님이 쓰시잖아요.
알라딘 대문간을 보니 님의 글들로 도배가 돼 있던데...
나중에 꼭 들러 한 편 한 편 읽어볼랍니다.

twoshot 2010-10-12 00:4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리뷰만 봐도 영화를 본 것 같은 효과가...
뭔가 강력한 영화를 보고 싶은데 그게 뭔지 모르겠습니다^^

로드무비 2010-10-13 13:44   좋아요 0 | URL
리뷰에 스틸컷을 뺄까 어쩔까 잠시 고민했습니다.
저 방만 봐도 영화를 본 것 같은 느낌을 줄 것 같아서요.
(그런데 이 영화, 참 묘하게 좋더라고요.)

뭔가 강력한 영화 발견하면 제게도 좀 알려주세요. twoshot 님.^^

릴케 현상 2010-10-12 03:0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잘 읽었습니다. 어쩐지 '더 작은 사무실'에서 혼자 로드무비님이 싸주신 도시락을 먹는 책장수님과 독립영화가 오버랩되네요^^ 홧팅하세요

로드무비 2010-10-13 14:18   좋아요 0 | URL
책장수님과 장필의 오버랩이라, 멋지네요.^^
우리 책장수님의 형편과 인물이 좀 더 낫습니다.=3=3=3

hnine 2010-10-12 07:3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영화 안봐도 알겠어요.
로드무비님의 글이, 제목이, 저 사진 한장이, 벌써 마음을 물처럼 흘러내리게 해요...

로드무비 2010-10-13 13:50   좋아요 0 | URL
hnine님, 영화 직접 보시면 더 좋을 텐데...
전 가끔 좋은 독립영화 보며 '밧데리'를 충전합니다.^^

치니 2010-10-12 13:0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우중충한 독립영화는 당분간 안 보겠다고 결심했다는 로드무비님 마음에 공감 돼요. ㅎㅎ
독립영화도 조금쯤 발랄해지고 가벼워지면 좋지 않을까, 많이도 안 본 주제에 늘 그런 생각했거든요.

힝, 혼자 먹는 도시락, 이건 너무 짠한데요. 곧 좋아지길! 그래서 우리 로드무비님 끌탕하지 않게, 신나게 출판단지 지나 영화 재미나게 보시길! 기원합니다.

로드무비 2010-10-13 13:55   좋아요 0 | URL
언젠가 중앙극장에 <마지막 밥상>이라는 영활 보러갔는데요.
아침부터 전철, 버스를 몇 번 갈아타고 도심의 거리를 헤매고 하다보니
영화를 보고 오는데 곤죽이 된 기분이었습니다.
그땝니다. 그런 결심을 한 게...

그런데 꿀을 발라놨는지 자꾸 발길이 그곳으로 향합니다.^^

샤론의 꽃 2010-10-12 21:2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늘 우린 그 누구보다 부러울 것 없이 행복했는데, 지구촌 한편에선 어떤 쓸쓸한 사나이가 끓인 라면 국물 냄새가 찐하게 전해져 오고 목구멍에 잘 못 넘어가 사래들려 나오는 맵고 거친 기침소리가 귓가에 들리는 듯 허이~
사는 게 이럴 때도 있고, 저럴 때도 있다지만 이젠 그 삶의 롤로코스터를 타고 즐길만큼 여유도 없어 그 어지럼증에서 놓여나고 싶으이~
웃짜면 좋노...

그치만 우린 어찌해야 할 지 방법을 알고 있긴 하지?

로드무비 2010-10-13 14:02   좋아요 0 | URL
방법은 대충 알것 같은데 실천이 안 되어서 괴롭지.
그 창가, 좋더라.
다음 영화는 내가 고를게.^^

2010-10-13 01:00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0-10-13 14:05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0-12-31 22:58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1-01-02 12:39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1-01-28 00:20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1-01-28 12:05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1-01-28 16:40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1-01-29 13:02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1-02-06 00:34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1-02-06 13:47   URL
비밀 댓글입니다.

건우와 연우 2011-02-09 07:3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어찌 지내시나 궁금하잖아요..... 글좀 올리시어요....

로드무비 2011-02-09 14:33   좋아요 0 | URL
건우와 연우 님이 글을 올리시고 이렇게 제 방에 댓글도 남겨주시면
한 번 생각해 보지요.=3=3=3

2011-02-09 09:50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1-02-09 12:15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1-02-09 14:32   URL
비밀 댓글입니다.
 
<한중록>을 읽고 리뷰를 남겨 주세요.
한중록 문학동네 한국고전문학전집 3
혜경궁 홍씨 지음, 정병설 옮김 / 문학동네 / 2010년 8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MBC 드라마 <이산>을 보고 나서 초등학생 딸아이는 정조대왕의 극성 팬이 되었다.
거기다 자신이 실학자 정약용의 후손이라는 사실에 자부심을 느끼게 되었으니
우리집에서는 한동안 정조대왕이나 정약용에 관한 책은 눈에 띄면 무조건 사는 것이
자연스러운 일이 되었다.

나는 사극을  좋아하지 않는다.
초등학교에 다니던 어느 해 방학 때, 읽을 게 없어 주워 읽은 책이
'왕비열전' 류의 날림 전집.
당파싸움과 세도정치와 왕과 왕비, 후궁들의 치정극이 정말 장난이 아니었다.
왕이고 신하고 간에, 백성은 아랑곳없이 개인의 관심과 사리사욕에  눈이 먼 것으로만
내게는 보였으니.
마음에 들지 않는 건 무조건 외면하고 보는 성질머리 때문에
이때까지 사극은 영화고 드라마고 한 번도 챙겨서 본 기억이 없다.
그런데 며칠 전부터 무려 80회분의 드라마 <이산>을
하루에 네다섯 편씩 몰아서 보고 있다.
<한중록>을 읽고 나서다.
혜경궁 홍씨는 물론이고 그녀의 천적 화완옹주와 정순왕후 역할을 누가 맡았는지
궁금했던 것이다. 

자신의 이 기록이 남편 경모궁(사도세자)과 시아버지 영조대왕의 치부를
드러내는 건 아닌지 염려하면서도 혜경궁 홍씨는 손에서 끝까지 붓을 놓지 못했는데,
그녀의 붓은 아들을 미워하는 것뿐 아니라 이상심리에 가까운 영조대왕의 편집증, 
아버지의 눈치를 보면 볼수록 더더욱 미움을 사게 되어 자폭하듯 난폭해져 가는
사도세자의 내면 풍경을 담담하게 때로는 끈끈한 터치로 그려내고 있다.
왕실의 공식적인 기록인 <승정원 일기>는 광증에 사로잡혔을 때의 사도세자의 비행과 죄상,
뒤주에 갇혀 죽은 사건('임오화변') 기록을 지웠다고 한다.
'사도세자'가 영조나 정조대왕에게는 얼마나 큰 트라우마였는지  미루어 짐작할 수 있다.

(글의 중간중간 '한중록 깊이 읽기'라고 하여 관계나 사건의 자세한 설명이 나온다.
독서의 흐름이 끊기는 듯해 처음엔 눈살을 찌푸렸는데 나중엔 옮긴이에게 감사하며 읽었다!)

<한중록>을 읽으며, 특히 사도세자의 서자들에게 나누어준 몇 줌의 알밤 때문에
온 왕실이 경을 치는 일화를 읽으며,
이상하게도 나는 오래 전 읽은 츠베탕 토도로프의 <일상 예찬>과
책 속에 소개된 그림들이 몇 점 떠올랐다.
17세기 네덜란드의 일상을 그린 회화들과 18세기에서 19세기 초 조선왕실의 일상이
겹칠 리 없다. 더구나 문학과 회화는 의미를 생산하는 방식이 다르지 않은가.
궁금해서 책을 찾아 살펴보았더니 차례 중에서 여섯 번째 제목이 눈에 띄었다.

'간파할 수 없는 존재들'.

네덜란드 회화, 사진으로 찍듯 세밀하게 그려낸 인간의 일상과 표정 속에서 느꼈던
무시무시한 전율을 나는 혜경국 홍씨의 이 기록 속에서 느꼈던 것이다.
권력을 두고 벌어지는 당파간 혹은 개인의 진흙탕 싸움이나,
왕실 안에서 벌어지는 애정과 질투의 파노라마는
멀쩡하게 잘 흐르는 역사의 물줄기를 다른 방향으로 바꾸기도 했다.

소설가 이태준은 <한중록>을 보고 '이것이야말로 조선의 산문고전'이라 극찬했다 한다.
"하늘이 무섭고 차마 망극망극하여 얼른 죽어 아무것도 모르고 싶더라"는
혜경궁의 탄식은 결국 삶에 대한 뜨거운 애착에 다름 아닌 것이다.

올해 봄, 수원에 갈 일이 있었는데 딸아이의 성화에 못 이겨 '수원화성'을 찾았다.
딸아이는 <정조의 꿈이 담긴 조선 최초의 신도시 수원 화성> 책을 들고 가서
화성행궁과 화령전에 대해 설명했다.
정조의 초상화, 혜경궁 홍씨가 머물렀다는 방, 그리고 사도세자의 뒤주 앞에서
딸아이의 목소리는 특히 높아졌던 것 같다.
관람객들에게 이순신 장군에 대해 목청 높여 설명하던
영화 <하하하> 속의 문소리처럼...
















댓글(17) 먼댓글(0) 좋아요(1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치니 2010-09-30 16:5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사극을 싫어하고 <이산>도 보지 않았는데 이 글을 읽으니 막 봐야 할 거 같아져요.
<하하하>속의 문소리처럼, 이라고 하시니 어찌나 연상이 잘 되는지요. ^-^

로드무비 2010-09-30 17:06   좋아요 0 | URL
치니 님, 저는 딸아이에게 사준 책 본전 뽑는 것, 그거이 좋아서
히죽거리며 듣고 있었습니다요.
(글고보면 책 사놓고 안 읽는 콤플렉스도 대단한 것 같아요.ㅎㅎ)

이매지 2010-09-30 17:3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사극을 좋아하지 않는 로드무비님의 마음을 흔들어놓은 책이라니! ㅎㅎ

로드무비 2010-09-30 18:11   좋아요 0 | URL
이매지 님, 죽겠습니다.
드라마를 보니 속에 천불이 나서.ㅎㅎ

2010-09-30 17:46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0-09-30 18:15   URL
비밀 댓글입니다.

BRINY 2010-09-30 18:4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정조 임금의 팬이에요~~~ 이산도, 바람의 화원도, 성균관스캔들도 다 좋아요~

로드무비 2010-09-30 22:15   좋아요 0 | URL
저는 깐깐한 영조와 정조 대왕 둘 다 좋습니다.
이산은 20회까지 봤는데 그만 봐야 할 것 같아요.
책의 약발이 떨어져 가는 듯.

성균관 스캔들은 어쩌다 한 번 봤는데
재밌더라고요.^^



마노아 2010-10-01 13:3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 리뷰 참 좋아요.^^ 저도 정도 임금 참 좋아요. 특히나 이번 성균관 스캔들에서 정조 임금 맡은 배우 조성하씨 무척 좋아하고, 예전에 한성별곡에서 정조 임금 맡았던 안내상 씨도 참 좋구요.^^
이산은 초반에 재밌게 보다가 후반부에 힘들어서 관뒀어요. 동이도 무려 46회까지 보았는데 그 담에 접었어요. 사극은 워낙 길어서 후반부까지 그 힘을 유지하는 게 힘든 것 같아요.

로드무비 2010-10-03 11:00   좋아요 0 | URL
마노아님은 사극을 뚜르르 꿰고 계시는군요.
동이는 요즘 영특한 꼬마 영조 때문에 인기몰이를 하고 있다 들었는데
엄마의 신분이 왜 그렇게 큰 상처가 되었는지 이해 못하겟습니다.
얼마나 주변에서 들볶았으면 그랬을까 싶기도 하지만!

이산은 보다가 질려서... 중단했습니다.
정순왕후 역 김여진의 연기가 대단하더군요.

... 2010-10-01 19:04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혜경궁 홍씨에 대해서 후대의 우리들이 제대로 알기는 한계가 있지만... 그저 불쌍한 여인만은 아니라는 게 맞다고 봅니다. 물론 장헌세자가 정적들에게 어떤 약점도 쉬이 노출하지 않을만큼 철저하고 반듯하기만한 인물이었다면 좋았겠지만 그렇지 못했지요. 그렇다고 해도 그의 통분한 죽음에 (뒤를 이을 영특한 세손이 이미 있었다고는 하나) 후계자를 죽인 영조는 물론이거니와 지들 비위를 건드린다면 왕위 계승자 처리하는 것도 우스웠던 조정의 무뢰배들, 그들과 기꺼이 한 배를 탄 혜경궁 홍씨 일가의 책임이 막중한 건 당연합니다만.
개인적으로 생각하는 혜경궁 홍씨는 상당히 무서운 여인입니다. 친정 가문의 안녕과 자신의 안위를 위해서는 남편의 죽음과도 타협할 수 있는 여자였으니까요. (물론 어머니로서 자신의 핏줄인 세손의 안위 또한 고려하지 않았다고는 볼 수 없겠지요)
그럼에도 한중록의 영향으로 포장된 그녀의 이미지는 가련하고 불쌍한 처절한 비극의 주인공이니... 문학적으로 뛰어난 작품이라는 건 접어두고 그녀로서는 정말 쓰기를 잘한 기록이지요. 순조 대에 일어났을지도 모를 비극도 이걸로 사전에 효과적으로 막아버릴 수 있었고 말입니다.

결국 불쌍한 건 출생부터 시작해서 쌓이고 쌓인 자신의 컴플렉스를 극복하지 못해서 아들까지 죽이고만.. 신료들에게 있는대로 놀아난 아버지와 정말 개죽음이라고 밖에 말할 수 없는 참혹한 죽음을 맞은 아들, 그리고 그들을 할아버지와 아버지로 둔 데다가 영리하고 큰 꿈을 꾼 탓에 힘있는 신료들의 미움을 산 불쌍한 손자... 셋인 것 같습니다. 정조 대왕은 괴롭지 않은 삶을 살 수는 없었을지라도 미련하기나 했으면 더 길고 평탄한 삶을 사실 수 있었을텐데, 참 아까운 분이지요.
전 조선 왕실에서 가장 아까운 두 인물이 정조 대왕과 소현세자입니다. (하나 더 꼽자면 광해군까지) 물론 소현세자는 보위에 오르지도 못하고 의문의 죽음을 맞았기 때문에 더 아까운지도 모르겠습니다만.

로드무비 2010-10-03 11:25   좋아요 0 | URL
혜경궁 홍씨는 사실 그리 호감이 가는 인물은 아니었습니다.
남편 사도세자나 아들 정조대왕에 대한 애정보다는
친정에 대한 자부심이 그녀 삶의 근간인 것 같다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말씀하신 대로 가련한 여자라기보다는
속을 알 수 없는 사람으로 보입니다.
아무튼 이렇게 세밀하고 생생한 기록을 통해 왕으로 살았던 사람들의 내면을
슬쩍 짐작해 볼 수 있으니 고맙고 다행한 일이지요.

혜경궁 홍씨의 탄식대로 '본바탕은 진실로 거룩하시건만 본성을 잃고'
이해못할 행동을 보여주는 왕들의 모습이
안타까우면서도 흥미로웠습니다.
영조와 사도세자, 정조의 정신세계를 파헤친
논문도 있다고 들었습니다만...






반딧불,, 2010-10-01 22:1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님 댓글이 너무 좋아서...저도 역사를 잘 모르지만 정조대왕과 소현세자와 광해군이 가장 좋은 사람인지라^^; 허나 역사라는 것이 철저하게 이긴 자의 것이며, 기록이라는 것의 특성상 자신의 관점이라는 것에 더욱더 많은 것을 두게 되네요.그래서 더욱 역사를 좋아하는지도 모르겠습니다. 미련한지라 세세하게 짚진 못하지만 그럼에도 좋은 점들은 넘치니까요.
참, 늘 그렇지만 로드무비님 리뷰는 좋아요..흡인력이^^ 호흡도 그렇구요.

로드무비 2010-10-03 11:32   좋아요 0 | URL
반딧불 님, ...님 글에 대한 님의 댓글이 참 좋습니다.^^

서평단 마지막 도서라 최대한 성의껏 쓰고 싶었습니다.
딸아이까지 앞뒤로 출연시켜 가며.
그걸 알아주시는군요. 감읍...

京都風俗 2010-10-05 19:14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ZD-KYOTOは京都風俗を紹介

릴케 현상 2010-10-08 05:0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로드무비님 서평은 늘 감탄하며 읽습니다. 도무지 책읽을 시간이 없는 저로서는--

로드무비 2010-10-08 18:47   좋아요 0 | URL
산책 님, 전 한 권 읽은 것 두 권 읽었다고 뻥치는 취미가 있습니다.^^
 
땡큐, 마스터 킴 - Intangible Asset Number 82
영화
평점 :
상영종료


동해안별신굿 김석출옹, 소리꾼 배일동, 박병천의 장구, 진유림의 오고무, 놀라워라.

댓글(3)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2010-09-18 11:22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0-09-19 10:53   URL
비밀 댓글입니다.

東京風俗 2010-10-05 19:15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東京風俗を多数掲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