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가 갑자기 '귀혼(鬼魂)이라는 게임에 필이 꽂혔다.
오늘 저녁 동네의 새로 생긴 막걸리집에서 어른들은 간단하게(과연?) 저녁 겸 술을 해결하며
준비해간 도시락으로 아이들을 먹인 후, 그것도 모자라 두 녀석의 손에 몇 푼 쥐어보내
근처 문방구에서 2차 향응을 제공했다.

그런데 아이가 사온 것 역시 '귀혼' 딱지다. 동주도 누나를 따라 덩달아......

"귀혼이 그렇게 유명한 거야? 딱지로도 나와 있네?"

신기해서 물었더니, 아이가 하는 말.

"'유명'이 아니고 '유행'이지. 엄마는 그것도 몰라?"

가끔 아이의 언어 구사에 깜짝깜짝 놀란다.
우리 아이가 특별해서는 아니다.
아이를 낳고 얼마 되지 않았을 때 친구에게 빌린 EBS 다큐영화 비디오테이프를 급히 돌려주려
대학로의 한 카페에 잠시 들른 적이 있다.

그 친구가 아직 도착하지 않아서 잠시 시인들이 모여 앉은 테이블 귀퉁이에 궁둥이를 걸쳤는데,
이진명 시인이 자신의 어린 딸이 한 말을 친구들(황인숙, 조은, 김형경 등)에게 읊는데
너무너무 신기했다.
무슨 말을 한 건지는 기억이 잘 나지 않는데 지금 생각하면 아이가 방귀를 뀌었다고 해도
그렇게 신기하고 부러웠을 것이다.
(그런 걸 알지 못하고 그때는 시인의 딸이어서 그런가? 하고 무지 부러워 했다.)

최근 알라딘 서재에서는 건우와 연우님의 남매중 어린이집에 다니는 연우의 말들이
그렇게 신통방통할 수가 없다.

물론 마이 도러가 오늘밤처럼 어쩌다 실수로 내뱉는 말도 사랑스럽기 짝이 없고......
(아무튼 '유명'과 '유행'을 구별하다니, 대단하지 않습니까요?)

 

 







막걸리집에서 서비스 차원으로 준비한 추억의 양은 도시락.(2천 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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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udan 2006-07-19 23:5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정말. 우와.

sudan 2006-07-20 00:0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곰곰. 근데, 더 자랑하셔도 될 것 같은데요? 저 정도면 로드무비님 혼자만 알고 계신 사랑스러운 에피소드들이 더 있을것 같은데. ^^

로드무비 2006-07-20 00:0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수단님, 관련사진도 올릴게요.
반가워라, 부비부비.^^*

로드무비 2006-07-20 00:0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혼자만 알고 있는 비리들도 많고요.ㅋㅋ

라주미힌 2006-07-20 00:1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 빼빠 읽고, 건우연우님 서재가서 읽어보니... 흑...
'연우 팬' 됐어요.. ㅎㅎㅎ

주하의 언어체계가 꽉 잡혔네욤. 로드무비님을 한큐에 보내다니..
강호의 고수가 될 기질이 보여요... 흠...

중퇴전문 2006-07-20 00:2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중앙의 메뉴는 낙지볶음인가요? 좌측 하단의 음식은 짐작하기 힘들군요. 우중심야에, 이런 글 보면 괴롭습니다.

로드무비 2006-07-20 01:3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매운닭볶음입니다.
저도 중퇴 전문님 덕분에 몇 밤 몸부림 친 기억이!=3=3

FuckTA 라주미힌님, 연우 정말 사랑스럽죠?
물론 마이도러도 싹이 좀 보입니다.
깐깐하고 터프한 여성이 될 싹이.ㅎㅎ


에로이카 2006-07-20 00:2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와.. 오랜만에 보는 로드무비표 페이퍼... 군침 꼴까닥... 그나저나 따님은 대단합니다.

로드무비 2006-07-20 00:4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에로이카님, 정말 오랜만에 딱 마주쳤네요.
군침, 꼴까닥이라니, 저녁이 부실하셨던가요?
아무튼 무지 반갑습니다.^^

부추전님, 부추전 사진 꼭 올려주세요.
우리는 오늘 해물 오코노미야키 시켰다가 망했습니다.
얼마나 느끼하던지.
님의 부추전, 사진으로라도 꼭 보고 싶어요.
그리고 저까지 칭찬해 주시니 신나긴 하지만 어리둥절.ㅎㅎ


중퇴전문 2006-07-20 01:0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닭이라 하니, 오늘이 초복입니다여. 삼계탕 먹으러 가야겠군요. 명절에 시큰둥한 인간이, 먹는 풍습은 참 잘 지킵니다..

총기 가득한 따님은 보기만 해도 흐뭇하군요.

프레이야 2006-07-20 01:0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와, 추억의 양은도시락? 저긴 반드시 계란 후라이가 올라가야돼요, 그죠?

로드무비 2006-07-20 01:4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좀 이뽀해 주세요 님, 히히. (적반하장도 유분수!ㅋㅋ)
전 애정을 갈구한 적이 없어요.=3=3=3

배혜경님, 반다시, 계란후라이는!!!^^

중퇴 전문님, '명절에 시큰둥한 인간'이란 부분에서
쓸데없이 즐거워 합니다.
지금은 제법 명절을 즐기게 되었는데도 말이지요. 히히~~
(양은도시락 급히 사진 대령한 이유 아시죠?)


waits 2006-07-20 04:3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주하, 오늘은 핑크모드네요. 이뻐라..ㅎㅎ
유흥가 한 중심에 살면서도 어디 마땅히 마실 나갈 데가 없다는.
배도 고픈데... 부럽네요, 동네 막걸리집..ㅎㅎ

비로그인 2006-07-20 06:1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맛있겠다..꼴까닥, 합니다..;;;;

얼룩말 2006-07-20 08:5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정말 깜짝 놀랐어요. 제 생각엔 주하가 특별히 똑똑한 것 같아요. 정말 그렇지 않아요? 저희 엄마는 그런 얘기 안하시니까...(^^)

urblue 2006-07-20 09:0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똑 소리 나는 터프한 여성, 좋습니다! ㅎㅎ

달콤한책 2006-07-20 09:3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전 님의 딸이 너무 이뽀요...실내화를 앙팡지게 빨던ㅋㅋ
제가요...동갑인 울아들 잘 키워볼게요. 며느리 예약 안될까요^^
아....그런데 옛날에 봤다던 시인들...황인숙 이름 보니 반가워요. 옛날에 무지 좋아했는데...조은도 이진명도 흠...김형경은 두번째 소설 읽고나서는 싫어졌어요.
님 페퍼 보니 잊었던 시간들이 생각나네요.

해리포터7 2006-07-20 09:4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우와 딸이 정말 똑 부러지는군요..어찌 그걸 구분하지? ㅎㅎㅎ 아주 이쁩니다!
비오는날 막걸리 정말 좋으셨겠어요.^^

nada 2006-07-20 09:4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무신 애들 딱지 이름이 저리 무시무시하답니까, 귀혼이라뇨. 주하가 커서 뭐 될까..궁금혀요~

Mephistopheles 2006-07-20 10:1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이들 말 들으면 가끔 깜짝깜짝 놀라지요..^^
그나저나...도시락이...밥이 부실해 보여요..모름지기 양은 도시락에는 밥이 꽉꽉
담겨 있어야 제맛인데..^^

하루(春) 2006-07-20 11:0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연두색 포스트잇은 인기가 식을 줄 모르는군요.
유명과 유행, 저도 확실히 구분하게 됐어요. ^^

조선인 2006-07-20 13:3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마로가 주하만큼만 크면 성공인데 말이죠. 흐음.

건우와 연우 2006-07-20 13:3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건우랑 연우도 어른들 회식에 따라가면 2차 향응을 즐기지요.ㅎㅎㅎ
로드무비님같이 팬을 몰고 다니시는분이 제 아이들을 언급해주시니, 황송해요^^
근데 주하 참, 기발해요. 저렇게 여리여리하게 생겨가지고는 터프와 기발을 함께 가지다니...

국경을넘어 2006-07-20 14:4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우리 애는 아저씨와 아빠도 제대로 구별 못하는 디...... 에휴.......

2006-07-20 15:20   URL
비밀 댓글입니다.

sooninara 2006-07-20 15:4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주하가 엄마를 닮아서 똑똑한거죠?^^

ceylontea 2006-07-20 17:4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항상 느끼는 것이지만.. 주하는 길게 말 안하고도 납득이 가게 명확하게 말을 하네요..얼굴만 예쁜 것이 아니라 말까지 잘하니.. 터프한 것도 맘에 들고... 넘 이뽀요.. 흐흐..

어룸 2006-07-20 18:1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호호호호~ 역시역시!! >ㅂ< 정말 대단해요!!

로드무비 2006-07-21 12:0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수니나라님의 질문에, 주하는 엄마를 닮지 않아서 그나마 가끔 똑똑한 거랍니다.
가장 정확한 답.

바쁜 아침이라 간략하게 한마디만 달고 나갑니다.
고마워요.
마이 도러가 한 말이 신통하다고 많은 분들이 한 말씀씩 해주셔서
얼마나 기쁜지 모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