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부터 내가 하는 말을 당신은 믿을 수 없겠지만
마르크 레비 지음, 김운비 옮김 / 북하우스 / 2001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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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마르크 레비 '지금부터 내가 하는 말을 당신은 믿을 수 없겠지만' ......

믿을 수 없지만 진정 믿고 싶어지는 발랄하고 경쾌한 이야기이다.

유아 불면증에 시달리고 있는 아들에게 이야기를 만들어 들려 주다가 후에 아들이 커서 읽을 만한 책을 쓰고자 한 건축가 아빠의 첫번째 소설이다.

맑은 심성을 가진 의사 로렌은 너무나 바쁜 일정 속에서 제대로 쉬어 보지를 못한다.

그러던 어느 날 주말여행을 떠나게 되고...그날의 사고로 먼 여행을 떠나게 된다.

삶에 미련이 많았던 로렌은 쉽사리 육신을 떠나지 못하고 코마상태가 되고, 영혼은 자신이 사랑을 담아 꾸민 아파트에 거주(?)하게 된다.

그러던 중 로렌의 아파트로 새로 이사를 온 건축가 아더와 만나게 되면서 이야기는 전개된다.

때론 장난스럽고, 때론 믿기 힘들고, 때론 사랑스러운 이야기들로 이어진다.

읽는 동안 내내 영화로 만들어진다는 사실을 알아서 인지 영화의 장면들이 상상이 되곤 했다.

얼마만큼 책 속에 담겨진 사랑스러운 유머와 사랑에 대한 이야기를 풀어나갈 지 궁금해진다.

다 일고 난 후의 느낌이 참 좋은 책이다.

살며시 미소가 지어지는 책이라고나 할까...

믿고 싶어지는 이야기로 가득 차 있기 때문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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악마 같은 여자 동서 미스터리 북스 103
토마 나르스작 외 지음, 양원달 옮김 / 동서문화동판(동서문화사) / 2003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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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악마같은 여자'......

'악마같은 여자' 와 '사형대의 엘리베이터' 두편이 실려 있는 프랑스 미스터리 소설이다.

악마같은 여자의 원제는 '이제는 존재하지 않는 사람' 이라고 한다.

두명의 작가가 같이 공동집필한 것이라 하며, 미스테리물에서는 심심찮게 보는 현상인것 같다.

심약하고 줏대가 없는 세일즈맨 라비넬은 의사인 애인 뤼세느와 함께 막대한 보험금이 걸려 있는 아내를 자살로 위장한 살인을 하기로 한다.

심약하고 겁이 많은 라비넬은 전적으로 뤼세느에게 의지하면서 아내를 살해하게 되면서 이야기는 묘하게 일그러지기 시작한다.

아내를 살해한 후에 겪게 되는 심리적 압박과 죽은 아내에게서 전해오는 메시지가 라비넬을 궁지로 몰고 가게 된다.

'악마같은 여자' 의 존재를 확연히 깨달게 되는 부분은 마지막 한 줄이다.

어찌보면 '악마같은 여자'는 살인사건 자체보다는 라비넬이 겪는 심리변화와 묘사가 더 치밀하게 쓰여 있음을 알 수 있다.

노엘 칼레프의 '사형대의 엘리베이터' 는 영화로도 많이 알려진 작품이다.

줄리앙 크르토아는 자신의 목을 시시각각 죄어오는 고리대금업자 볼그리를 완전범죄로 살해한 후에 엘리베이터에 갇히게 되면서 자신의 차를 다른 두쌍의 인물이 훔치게 되고, 그 장면을 본 신경이 예민한 아내가 오해하게 되면서 사건은 알 수 없는 미로로 빠지게 된다.

줄리앙이 이야기하는 '진실'을 아무도 믿어주지 않고 파국으로 치달게 되는 이야기를 그리고 있다.

두편의 이야기 모두 50년대에 쓰여져 있기에 아주 고전적인 느낌이 강하지만, 그 또한 새로운 매력으로 다가오는 소설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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쇼퍼홀릭 2권 - 1 - 레베카, 맨해튼을 접수하다 쇼퍼홀릭 시리즈 2
소피 킨셀라 지음, 노은정 옮김 / 황금부엉이 / 2005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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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베카, 맨해튼을 접수하다.

1권에서는 레베카의 못말리는 쇼핑벽과 그로 인해 생긴 문제들을 해결해 나가는 과정을 보여주었다면, 2권에서는 레베카와 연인인 루크사이에서 일어날 수 있는 오해와 불신의 문제들, 쇼핑벽으로 인해 생긴 레베카의 삶에 대한 문제를 좀 더 진지하게 다루고 있다.

물론 2권에서도 레베카의 광적인 쇼핑은 계속되고, 그로 인해 인생최대의 고비를 맞게 된다.

레베카는 심한 좌절감을 느끼게 되고 루크와의 사이에도 문제가 생기게 된다.

그부분은 읽는 이로 하여금 가슴을 졸이게 만들면서 안타까운 마음을 갖게 한다.

그러나, 낙천적인 성격의 레베카가 누구던가...

고비를 기회로 삼고 멋진 아이디어로 문제를 통쾌하게 해결해나가는 장면은 속이 다 후련하게 느껴진다.

2권에서는 좀 더 성숙해진 레베카를 만나게 되는데, 편안하고 안정적인 직업을 마다하고 자신이 가장 좋아하고, 가장 잘 할 수 있는 새로운 일에 도전하는 레베카를 만날 수 있게 된다.

새로운 직업을 선택하고 그 일을 열심히 해나가는 레베카의 모습 속에서 흐믓함을 느낄 수 있게 되며 마음껏 응원해주고 싶어진다.

물론 그 달의 한도액을 다 사용하고 있지만...^^

말썽쟁이 레베카를 응원한다.

레베카...화이팅!!!

* 낙천적인 레베카의 성격을 보여주는 듯한 노란색 표지도 맘에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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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진기행 김승옥 소설전집 1
김승옥 지음 / 문학동네 / 2004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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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진에 명산물이 없는 게 아니다.

나는 그것이 무엇인지 알고 있다.

그것은 안개다.

아침에 잠자리에서 일어나서 밖으로 나오면, 밤사이에 진주해 온 적군들

처럼 안개가 무진을 빙 둘러싸고 있는 것이다.

무진을 둘러싸고 있던 산들도 안개에 의하여 보이지 않는 먼 곳으로 유배당해 버리고 있었다.

안개는 마치 이승에 한이 있어서 매일 밤 찾아오는 여귀가 뿜어내 놓은 입김과 같았다.

- 중략-

'무진기행'을 아주 오랜만에 다시 읽었다.

사실 다시 읽기 전까지, 안개 가득한 무진을 다시 접하기까지 확신할 수가 없었다.

흐릿해져버린 나의 기억이 맞는지, 어디선가 듣은 기억으로 읽었다고 착각하고 있는지를 말이다.

겹겹히 감싸오는 무진의 안개 속으로 들어가서야 새삼 기억이 나기 시작했다.

기억이란 기억하고 싶은 장면만 입력시키는지, 짙은 안개와 주인공이 기억했던 한 여름날의 개구리 소리만 단편적으로 기억을 해서는 '무진기행'을 다시 읽게 되면 여름에 읽어야지 했었다.

주인공 윤희중에게 '무진'은 떨쳐버리고 싶지만 결코 떨쳐버릴 수 없는 마음의 그림자같은 곳이다. 

치욕스러웠던 젊은 시절의 기억이 고스란히 남겨져 있는 곳이며, 또한 마음의 상처를 치유하며 일탈을 꿈꿀 수 있는 공간이기도 하다.

하지만 습관처럼 몸에 둘러 붙은 일상사를 벗어나기는 쉽지가 않고 그 틀에서 자유롭기는 어렵다.

그는 도망치듯 무진을 떠나게 되고 일상으로 돌아가게 된다.

<당신은 무진을 떠나고 있습니다> 팻말을 보며 심한 부끄러움을 느끼며...

나역시 부끄러웠다.

속세로 돌아갈 수밖에 없던 주인공의 부끄러움을 이해할 수 있었기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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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카노네 고만물상
가와카미 히로미 지음, 오유리 옮김 / 은행나무 / 2006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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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카노네 고만물상에는 특별할 것도 없고 동시에 특별하지 않은 것도 없다.

엉뚱하고 뜬금없지만 미워할 수 없는 주인장 나카노네, 그에 버금가는 엉뚱 만년 소녀 마사요, 항상 단답형으로 대답하고 무슨 일이든지 서툴기 짝이 없는 과묵청년 다케오, 그 다케오를 마음 속 깊이 사랑하는 나..히토미가 엮어가는 열두편의 이야기이다.

네명이 주축이 되어 만물상에 드나드는 주변인물들과 연계되면서 소소한 일상이 그려진다.

평범하고 지루할 것 같은 일상 속에서도 그들만의 특별함이 고스란히 간직되어 있고, 사랑을 하고 이별을 하면서 겪게 되는 감정들이 애틋하게 그려져 있다.

인생살이에도 사랑에도 조금씩 조금씩 서툰 그들의 모습이 남달라 보이지 않아 읽는 동안 가슴이 시큰해졌다.

나카노, 마사요의 어른들의 사랑과 어른이 되어가는 다케오와 히토미의 서툰 사랑을 보는 재미도 솔솔했다.

 가와카미 히로미 작가는 처음 알게 되었는데, 글이 참 예쁘고 따뜻하다.

짧은 문장 속에서도 주인공들의 사랑하는 마음과 아파하는 마음을 읽어낼 수 있어서 참 좋았던 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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