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울한 짐승 동서 미스터리 북스 85
에도가와 란포 지음 / 동서문화동판(동서문화사) / 2003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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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울한 짐승'은 10편의 추리물로 구성된 추리걸작선이며, 작가의 이름인 에도가와 란포는 에드가 엘런 포우의 이름을 일본식으로 흉내내어 지은 이름이라고 한다.

10편의 이야기 속에는 인간이 지닌 가장 어두운 본성에 대한 모든 것이 담겨 있으며  차마 외면하고 싶지만 절대로 눈을 돌릴 수없는 기기묘묘한 이야기들로 가득 차 있다.

일본 추리소설의 대부라고도 알려진 작가는 동양적인 정서와 더불어 어둡고 내밀한 본성을 때로는 블랙유머로, 때로는 연민과 고통스런 모습으로 전하고 있다.

읽는 동안에도 읽고나서도 기이한 기분이 기분이 들게끔 해주는 서늘한 매력을 지니고 있다.

미스터리물 중에서도 고전중에 고전인 작품들을 대할 때면 이야기의 흐름이 어떻게 진행될지도 범인이 누구일지도 짐작할 수는 있지만 그 작품들에 녹아있는 절묘함은 현대 미스터리물이 놓치고 지나가는 부분들이 아닐까하고 생각해본다.

많은 고전들의 트릭이나 속임수들이 현대에 와서 영화, 드라마, 소설로 변형되고 있어 많은 부분들이 노출되어 있지만 쓰여진지 100년이 지나도 200백년이 지나도 묘한 울림이 주는 미스터리물들은 그리 많지가 않음을 알 수 있다.

그런점에서 에도가와 란포의 '음울한 짐승'에서는 포우의 작품에서 느낄 수 있는 독특하고 음울한 공포를 동양적인 정서에서 맛보실 수 있을 것이다.

자, 동양적인 공포는 어떠한 것이 느끼실 준비가 되셨는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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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nowcat in Paris 파리의 스노우캣
권윤주 지음 / 안그라픽스 / 2004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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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을 든 순간 순식간에 읽어버린 책이 참으로 드문데, 이 책 '파리의 스노우캣'은 그러하였다.

친구에게 빌려 온지도 꽤 되어 내방의 한 장식물처럼 서 있던 책을 한밤 중에 꺼내 읽다가 다 읽어버릴만큼 명쾌하다.

파리에서 보낸 시간들을 귀여운 스노우 캣을 등장시켜 재미난 그림을 그려서 보여주고 있으며, 꼭 한번쯤은 스노우캣이 보낸 파리의 수많은 카페들과 거리를 거닐고 싶다는 꿈을 갖게 해준다.

파리의 햇볕이 가득한 창가에 앉아 오래된 책상을 테이블로 해서 진한 쇼콜라를 마시고 싶다.

더불어 알지 못하는 프랑스어를 쓰여진 책들이 가득한 서점에서 눈으로 요기를 하고 싶기도 하고, 멋진 공연에 한달 전부터 들뜨고 싶기도 하다.

파리를 다녀온 사람은 파리의 거리와 카페를 잊지 못한다고들 한다.

나역시 그 느낌을 온몸으로 받고 싶은데...언제가 될지...

책을 다 읽고 든 생각...우리나라의 아름다운 장소를 스노우캣이 다녀보는 것은 어떨까하고 생각해봤다. 그럼 멋진 우리의 거리와 카페와 산사가 나오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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능소화 - 4백 년 전에 부친 편지
조두진 지음 / 예담 / 2006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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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 조두진은 1998년 4월 경북 안동에서 분묘이장을 하던 중 한 남자의 미이라가 발견되었고. 그 남자의 썩지않은 시신에서 함께 나온 한 통의 아내의 편지를 소재로 400여년의 전의 사랑이야기를 풀어내고 있다.

한참 젊은 나이에 세상을 떠난 이응태와 그의 꽃다운 아내 여늬의 사랑이야기에 가슴이 아련해졌고 그에 앞서 자식의 운명을 알고는 끝까지 피하고자했던 응태의 아버지 이요신의 사랑에 눈물이 흘렀다.

그 누구보다 다정했던 남편을 여의고 어린 자식을 앞세운 아내이자 어머니인 여늬는 그 슬픔을 어떻게 견디어 내었을까 싶어 먹먹해지면서 읽었던 책이었고 실존했던 인물들을 중심으로 이야기를 구성해서인지 더욱 더 실감이 나는 슬픔을 느꼈다.

과연 운명은 정해져 있는 것일까... 인간이 아무리 발버둥을 쳐도 빗겨갈 수는 없는 것일까하는 의문이 들었다.
너무나 사랑하는 그들이었기에 죽음앞에서 더 애절했고 그 슬픔은 이제는 한통의 원이엄마 편지로 남았지만 그들의 사랑과 슬픔이 고스란히 우리에 남겨진 것 같아 애잔함을 더 해준다.

능소화 사진을 찾아 보니, 붉은 빛깔의 고운자태를 가진 꽃이었다.

꽃이 질때는 시들지 않고 생생한 모습 그대로 떨어진다는 능소화의 모습을 볼 때마다 이응태와 여늬의 아름다운 사랑을 기억하게 될 것 같다.

이승에서는 너무나 빨리 이별을 해야만 했지만 그들의 사랑은 끝나지 않았다고 믿고 싶어진다.

사랑은 영원하다를 믿고 싶게 만든 책이었음은 분명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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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정
산도르 마라이 지음, 김인순 옮김 / 솔출판사 / 2001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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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처음 읽게 된 산도르 마라이의 '열정'은 쉽게 읽히는 책은 결코 아니었다.

그렇다고 내용자체가 지루하고 어려웠던 것은 아니지만, 그 문장 안에 들어 있는 진짜 이야기를 이해하기가 힘들었다고 볼 수 있다.

내용은 형제보다도 더 가까웠던 죽마고우 친구인 콘라드를 41년만에 만나 하룻 밤에 주인공 헨릭이 독백하는 형식으로 이야기는 풀어 나간다.

41년전의 그 날의 사건이 주인공인 장군 헨릭, 사랑스러웠던 아내 크리스티나, 친구 콘라드의 인생을 어떻게 변화시키고 파멸시켰는지를 이야기한다.

서로 '다른 형의 인간'에 끌리는 사람들의 심리와 '같은 형의 인간'에게 동질감을 느끼는 문제에 대해 고민하고 고뇌한 장군의 독백은 얼마나 그가 41년동안 줄기차게 생각해오고 혼자 의문하고 반론하고 결론을 했을지 짐작케 한다.

75세의 노인들이 되어버린 그들의 모습에서 더 이상의 증오나 환멸은 느껴지지가 않는다.

더 이상 친구와 아내의 배신에 치를 떨지는 않는다.

허나 왜 그래야만 했는지...그럴 수밖에 없었는지에 대한 물음은 계속된다.

 그들의 '열정'은 삶 자체를 송두리째 바꿔버리는 '힘'을 가졌다.

책을 읽는 동안 약간의 두려움마저 느낄 정도로 주인공의 집념이 대단했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누군가를 향한 절대적인 사랑과 집념을 가져 보지 못한 나이기에 읽는 동안에도, 다 읽은 후에도 묵직한 느낌을 지울 수가 없었다.

가을에 중후한 사랑을 느껴보시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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악마와 미스 프랭
파울로 코엘료 지음, 이상해 옮김 / 문학동네 / 2003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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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은 본질적으로 선한가, 악한가?

인간의 본질은 악하다는 절망적인 결론을 내고 싶어하는 이방인이 악마를 동반하여 이웃끼리 서로를 너무나 잘 알고 지내는 작은 마을 베스코스에 찾아오게 되면서 이야기는 시작된다.

하나밖에 없는 호텔에서 일하고 있는 이 마을에서 가장 젊은이에 속하는 미스 프랭은 하루하루가 똑같은 지루하고 반복되는 삶을 살고 있었다. 그녀는 다른 친구들처럼 아름다운 풍경을 가진 마을이지만 점차 퇴락해가는 마을을 떠나 멋진 삶을 살고 싶어한다.

그런 그녀에게 이방인은 엄청난 게임을 제의하게 되고, 마을 사람들 모두를 끌어들이게 된다.

마을사람들의 선택은? 이방인의 선택은? 그녀의 선택은?

직접 읽어보시길 바란다.

이 책을 읽는 동안 나역시 인간은 선한가? 악한가? 를 생각해보았고, 수많은 선택의 기로에서 나한테 가장 이로운 결정을 선택이라는 이름아래 하지 않았나 싶다.

인간에게 두가지 마음이 항상 공존하고 있고, 치열하게 싸우고 있는 것을 새삼 알게 되면서, 한 개인이 차마 선택하지 못하는 악마와의 협상에 집단이 보여주는 이기심은 가히 놀란 말한 일이었고 두려웠다.

과연 우리는 매번 옳은 선택을 하면서 살아오고 있는지 되묻고 싶어지는 책이었고, 한번쯤 조금은 진지하게 생각해볼 문제를 다룬 책이라 생각한다.

한없이 무거울 수 있는 주제를 적당히 가볍게, 적당히 무겁게 다루고 있다.

당신의 선택을 믿을 수 있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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