키다리 아저씨 - 문예교양선서 38
진 웹스터 지음, 한영환 옮김 / 문예출판사 / 2004년 5월
평점 :
구판절판


동화는 어린이들만을 위한 것은 아니다라는 말을 어디선가 들어본적이 있다. 동화를 읽다보면 이런 생각이 맞다는 것을 항상 생각하곤 한다. 하지만 그러면서도 다 커서 동화를 손에 든다는 것이 약간은 고민되기도 한다. 특히 유명한 동화일 경우..

키다리아저씨를 읽었다. 사실 스토리만 알았지 읽어본 적은 없었다. 어떻게 어떻게 해서 읽어보게 되었는데 어른이 되어서도 한번쯤은 읽어볼 만한 책이다.

책을 읽으며넛 계속 키득키득 거리면서 읽었다.주인공인 주디 에봇이 기뻐 좋아하는 모습, 토라지는 모습, 고마워하는 모습이 눈에 선하게 그려졌기 때문이다.

단순히 스토리로만 보면 어느 자선가가 고아 여자애를 대학에 보내주고 그 대가로는 한달에 한번씩 학교에서 있던 일을 편지로 보내라는 것이다. 그래서 내용 전체가 편지로 이루어져 있다.

키다리 아저씨를 읽으면서 편지 한통 한통 내용도 재밌었지만,,,한편 일종의 성장소설이라는 생각을 해보았다.

물론 4년이라는 짧은 기간이지만,4년이라는 시간동안 소녀에서 숙녀로 성장해가고,자아를 찾아 만들어가고, 그리고 사회를 바라보는 눈을 만들어간다.이런면이라면 성장소설이라 할 수 있지 않을까?

동화책속에서는 잘 보여지지 않지만 지금 읽은 키다리 아저씨는 많은 면을 시사해준다. 지난세기 여성의 위치들을 볼 수도 있고, 참정권에 대한 이야기도 간혹 설명되고, 주인공 주디는 자신은 사회주의자가 되고 싶다고 까지 이야기하지 않는가?(물론 사상적인 측면이 아니라 주인공의 꿈인 고아원사업을 위해서 하는 생각이긴 하지만) 어찌되었건 여성으로서 자신의 자아를 만들어간다는 점에서 단순히 동화로 치부하기는 어렵다.

키다리 아저씨 어렸을 적 읽은 피상적인 내용만 알고 있다면 한번 읽어볼 만한 책이다. 재미있으면서 이런 저런 생각을 하게 하니까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나무 창비시선 214
김용택 지음 / 창비 / 2002년 2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그여자네 집>을 본 후, 손에 들게 된 <나무>를 대하면서 잠시 김용택시인이 맞는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시골 밥상같은 단어들만 보여주던 시인의 입에서 포크레인, 불도저 이런 말이 나오는 걸 생각해 본 적 없기 때문이다. 섬진강시인 요즘은 도시에 산다고 들었는데, 시간 내어 들러본 집 주변이 개발이라는 이름으로 파헤쳐지나 보다 하는 생각이 든다.

'너그들 정말 그렇게 아무 곳이나 올라가 파고, 뒤집고, 자르고, 산을 부술래 이 염병 삼년에 땀도 못 나고 뒈질 놈들아.(나나, 나는 정말 쌍욕을 하고 싶다.) 포크레인이 번쩍일 때마다 나무토막들이 뿔껑 들려져서 반 바퀴 휙 돌아 비탈진 땅에 내동댕이 쳐진다.' - 세한도 중

이런 거친표현들을 통해 김용택시인을 생각할 사람이 있겠는가? 그리곤 '세계를 향한 분노를 잃어버린 시인은 시인이 아니다.'며 세상에 일침을 놓는다. 이런 단정적인 표현 시인에게 자주 들을 수 있는 표현이 아닌데....

1998년, 귀향이라는 시를 보면 '가난은 아름다웠지만/고향은 치욕이다'라며 사뭇 현실직시적인 내용들까지 채워낸다. IMF로 대변되는 경제위기속에 잃어져가는 사람답지않음과 개발의 논리로 훼손되는 우리가 딛고 일어설 땅이 없어져감을 시인은 공포로 받아들인 듯 하다. 그냥 내버려두었다가는 끝없이 무너져버릴....

그렇다고 이 시집이 김용택 시인이 변했다? 는 아니다.

'누구나 해가 해같이 천천히 지는 것을 온전히 바라본다는 것은 행복한 일이다 천천히 오는 어둠속에 꽃이 묻힐 때까지 앉아서 누구나 자기를 보고 싶어한다. 나는 한발 뗄 수 있는 밝음만 갖고 싶다. 그 한줌 빛으로 나는 사랑을 이루고 시를 쓰고 싶다.' - 어둠속에 꽃이 묻힐 때까지 중

여전히 자연과 함께하고 생을 되돌아보고 삶의 아름다움을 찾는다.

'눈이 오면 참 좋지
그렇잖아
저렇게 깨끗한 것들이 어디에 있다가
저렇게 수도 없이 지상으로 내려오는지
내리는 눈송이들을 바라보는 일이 일인 날
생이 저 눈송이만큼이나 가벼운
이런 날은 심심해서



해 '

김용택 시인의 시집을 처음 대하는 사람이라면 이 시집 보다는 <그여자네 집>을 권하고 싶다. 그러나 김용택의 시집을 몇 권 대했던 사람에게는 한번 일독을 권하고 싶은 그런책이다.

마지막으로 표제 시 '나무'를 읽어보고 싶다.

강가에 키 큰 미루나무 한그루 서 있었지
봄이었어
나, 그 나무에 기대앉아 강물을 바라보고 있었지

강가에 키 큰 미루나무 한그루 서 있었지
가을이었어
나, 그 나무에 기대서서 멀리 흐르는 강물을 바라보고 있었지

강가에 키 큰 미루나무 한그루 서 있었지
강물에 눈이 오고 있었어
강물은 깊어졌어
한없이 깊어졌어

강가에 키 큰 미루나무 한그루 서 있었지 다시 봄이었어
나, 그 나무에 기대앉아 있었지

그냥,
있었어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인물과 사상 2003.12
인물과사상 편집부 엮음 / 인물과사상사 / 2003년 12월
평점 :
품절


요즘 민주당과 열린우리당을 놓고 강준만교수와 유시민의원사이의 논쟁이 화두가 되고 있다. 월간 인물과 사상 11월호는 '노무현과 민주당 분당, 창조인가 파괴인가?' 라는 특집을 통해 논쟁의 시초를 제공하고 있다.

특집에서는 총 4개의 글이 실렸는데, 2개의 글은 노무현과 분당에 대해 긍정적으로 평가하고 있다. 송복남 월간피플 편집장은 노무현에 대해 낡은 문화적 앙시앙레짐에 대한 이의신청이라는 면에서 희망을 이야기하고 있고, 김동민교수는 민주당의 역사적 임무가 끝났음을 이야기하면 열린우리당으로의 움직임이 창조적인 파괴였음을 역설한다.

이에 반해 강준만교수가 쓴 2개의 글은 열린우리당의 분당으로 결국 민주당과 열린우리당은 총선에서 어느 정도의 승리를 위해서는 상대방을 몰아붙일 수 밖에 없음을 말한다.

송복남 월간피플 편집장은 노무현 정부의 공과에 대해 말하면서 이념적인 면이 아니라 문화적인 면에서 접근을 함으로 노무현정부에게는 여전히 희망이 있다고 진단한다. 국정원, 검찰, 감사원의 독립을 이루어냄으로 낡은 정치문화의 틀들을 벗어난 노무현정부는 정치문화의 낡은 틀을 깨기 위해 전진하고 있다고 진단한다.

김동민교수의 글은 열린우리당이 분당할 수 밖에 없는 이유들을 설명하면서 민주당은 더 이상 정치발전의 역사에 기여할 수 없고 심하게는 한나라당의 2중대의 모습까지 보이고 있다고 질타한다. 그러면서 민주당에 남아있는 개혁세력(추미애를 비롯한)들은 호남유권자들을 인식해서 탈당하지 못하고 있다며 강하게 비판한다.

이에 반해 강준만 교수는 노무현이 민주당의 구세력들을 몰아붙이는것에 대해 강하게 반발한다. 민주당의 구세력들이 반개혁적이라고 할 지언정 우리나라 민주정치의 역사를 통해 보았을 때 정치발전에 큰 역할을 했고, 또한 이들이 타도해야 할 대상으로까지 취급되지만 한나라당에 비할 수는 없다는 것을 지적하면서 민주당과 열린우리당은 다음 총선까지 서로에 대한 배타성을 가질 수 밖에 없다는 점을 지적한다. '열린우리당의 성공은 민주당의 고사를 전제로 한 것이다. 민주당이 죽어줘야만 열린우리당이 서울과 수도권에서 한나라당과 대등하게 싸울 수 있다. 민주당이 조금이라도 살아있으면 표를 분산시켜 한나라당의 독식의 가능성을 높여준다. 그래서 열린우리당은 민주당을 죽이기 위해 민주당을 반 개혁세력이요 지역주의 기생세력이라고 몰아붙이고 있는 것이다.'

민주당 분당전에 구주류와 신주류 사이에 있었던 추미애의원의 다음과 같은 주장은 기억해둘만 하다. '지난 대선 과정에서 민주당 대통령 후보를 버리려고 했던 분들은 이제라도 정치일선에서 물러나야 한다'. '신주류들은 선명한 개혁성을 내세우는 이미지, 이벤트 정치에 연연하는 바람에 구주류에게 공격의 빌미를 제공했다' 그리고 한나라당 탈당파들에 대해서도 한나라당내에도 개혁세력이 있다는 선전도구로써의 역할을 톡톡히 하고, 김대중정부 시절 개혁법안의 반대역할을 철저히 해오다 개혁운운하며 민주당을 비판하는 것에 대해서도 정곡을 찌르며 비판한다.

어찌되었건 내년 총선까지는 민주당과 열린우리당은 서로에 대한 비판을 게을리하지 않을 것이고 그럴수록 정치적 타격을 커질수 밖에 없을 것이다.

11월 월간 인물과사상을 보다 눈에 띄었던 글 중에 하나는 비전투병이라는 용어와 관련된 2페이지 짜리 작은 글이다. '비전투병이라는 말장난'이라는 제목의 정지홍씨의 글은 비전투병파병 논란과 관련하여 많은 시사점을 던져준다. 군과 관련하여 비전투병이라는 단어는 없다. 왜냐면 군의 병사란 모두 전쟁을 위해 존재하니까.. 그러나 전쟁을 치루기 위해서는 행정, 군사, 의무, 공병 등의 지원이 필요하다. 따라서 비전투병은 전투지원병이라 함이 맞다는 것이 필자의 논리이다. 전투병 파병에는 반대하면서도 비전투병 파병에는 찬성하였던 이들에게 말장난에 의해 생각의 오류를 일으킨 것은 아닌지 질문하는 대목이 아닐까? 하고 자문하게 만든다.

이외에도 박노자의 지역감정에 대한 글과 장정일의 미국에 대한 책읽기, 고명섭기자의 니체에 대한 글들 또한 읽어볼 만하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편안함을 주는 최고의 첼로 앨범
Various Artists 연주 / 이엠아이(EMI) / 2003년 7월
평점 :
품절


음악에 대해 조금씩 듣게 되면서 클래식에서는 첼로에 재즈에서는 콘트라베이스가 들려주는 음을 조금씩 조금씩 듣게 되었다. 마음 가다듬고 정성스레 듣지 않으면 잘 들려주지 않는 악기들이다. 그러나 조금 귀를 열면 두꺼운 커튼에 가려져 있던 맑은 아침의 햇살마냥 아름다움이 밀려들어온다.

이 앨범은 편하게 들어보자는 생각과 위에서 말한 첼로의 아름다움을 느끼고픈 마음에 구매하게 되었다. CD를 들으면서 일주일 후 쯤 그냥 책상위에 꽂히게만 되었다. 아무래도 편안함이라는 데는 큰 점수를 줄만하지만 첼로라는데 한발 디뎌보려는 사람에게는 큰 매력은 아니었던 것 같다.

어떻게 보면 개인적인 욕심이 과했던 점도 작용했다고 생각도 한다. 물론 나쁜 앨범은 아니다. 하지만 만족감이라는 유형의 것들을 던져주기에는 좀 부족했다. 가끔씩 틀어놓고 편안한 휴식을 취해보려는 이에게는 추천하지만 첼로의 맛을 느끼려 첼로에 첫발을 디디려는 이에게는 한번 생각을 더 해 볼것을 권한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인물과 사상 2003.11
인물과사상 편집부 엮음 / 인물과사상사 / 2003년 11월
평점 :
품절


2003년 11월 월간 인물과사상은 나에게 사회공부를 할 몇 주제를 던져주었다.
- 부자
- 한나라당, 정형근
- 스크린쿼터
- 화물연대의 파업은 끝났는가?
- 순수예술
- 지금시대의 미국

하나. 사회진화론-강준만의 세상이야기
허버트의 적자생존의 개념은 20세기 말 신자유주의의 힘을 실어준다
부자란 자본과 경쟁이라는 자본주의 사회에서 최적화되었다는 적자생존과 누구도 그의 능력과 부를 발휘하는데 방해를 해서는 안된다는 신자유주의의 결합으로 부자는 이제 떳떳하게 세상에 나오게 되었다. 윤리적 문제점과 부의 형성 과정속에 파렴치한 행동들은 뒤에 감춘채 말이다.

둘. 한나라당의 공격성-돌아온 정형근, 한나라당의 신화 또는 악몽(안수찬)
최틀러라는 최병렬 한나라당 대표가 모 아쉬운 것이 있는지 단식을 한다고 난리다. 연일 계속되던 정부에 대한 비판속에 정치자금이라는 쨉 한방에 엄살부리는 모양이다. 노무현정부 출범 이후 한나라당의 맹목적인 공격성에 대해 안수찬(한겨레신문기자)은 정형근의 복귀를 지목한다.(대선패배 후 책임을 지는 자세였는지 조용했었다) 상생의 정치보다는 공격의 정치를 택한 한나라당에 있어서 정형근은 꼭 필요한 저격수이기 때문이다. 그 정형근의 복귀는 잠시나마 희망의 빛이 비쳤던 한나라당에 다시 그늘이 지고 있음을 알려주고 있다.

셋. 유지나,왜 할리우드의 시장 독과점에 대해선 공격하지 않는 겁니까? - 지승호의 누드토크
11월호 지승호의 누드토크의 주인공은 유지나 동국대교수다. 이제 제법 경쟁력을 갖춘 한국영화에 더 이상 스크린쿼터는 필요한가? 유지나 교수는 이런 질문을 던진다. 왜 할리우드의 시장 독과점에 대해선 아무 말이 없냐고? 그렇다 경제학에서는 시장 독과점의 폐해에 대해서 말한다. 그리고 우리 경제학자들은 우리가 스크린쿼터를 포기했을 때 우리가 얻을 경제적 이점을 열심히 설명한다. 왜 아무도 헐리우드의 시장독과점에 폐해에 대해선 입을 다물었을까?

넷. 표지인물, 김종인 화물연대 의장 - 화물연대 파업의 진상은 가려져 있다
화물연대의 파업이 끝났고 사회는 화물연대의 문제점들은 해결된 것으로 알고 있다. 그러나 정말 그런가? 인사가 만난 김종인 화물연대 의장은 아무런 문제해결이 없다고 말하면서 화물연대 파업의 직접적인 원인들을 이야기한다. 선복귀 후교섭이라는 명분으로 파업은 끝났지만 아직 진행된 교섭은 없다. 오히려 계약거부와 화물연대를 인정한적이 없기때문에 교섭할 수 없다는 사업주의 통지만을 받은채,

다섯. 책세상 그리스비극, 정치적인 너무나 정치적인 예술-고명섭(한겨레신물기자)
문학을 하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들어보면(매체를 통해) 순수문학을 하는 것에 대해 굉장히 자부심을 가지고 이야기한다. 고명섭기자는 재야 철학자 김상복의 <그리스비극에 대한 편지>를 소개하면서 순수문학 운운하는 사람 치고 정치적 불순함의 때가 없는 사람은 없다고 단언한다. <그리스비극에 대한 편지>는 치열하게 정치적인 예술만이 진정한 예술의 지위를 얻을 수 있음을 인류역사상 최고의 문학적 성취 가운데 하나로 꼽히는 그리스 고전비극을 통해 입증해보인다고 설명한다.

여섯. 장정일의 책이 있는 풍경 - 미국의 극우파에 대한 명상
9.11 테러 이후 미국과 이슬람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있는 현실에 미국에 대해 세부적으로 소개해주는 책들이 근간에 많이 출판되었다. 장정일은 그런책들 중에 이주영의 <미국의 좌파와 우파>, 손영호의 <마이너리티의 역사 혹은 자유의 여신상>, 김형인의 <두 얼굴을 가진 하나님:성서로 보는 미국 노예제> 정욱식의 <MD 미사일 방어체제>, 김진웅의 <반미>를 중심으로 미국에 대한 이야기들을 풀어본다. 미국사회를 이끈 정신은 첫째, 개인주의에 대한 신념 둘째, 프로테스탄티즘 윤리였는데 이런 정신이 깨진것은 대공황 때 부터였고 이후로 진보-좌파 연대세력과 보수-우파세력이 조직되었음을 보여준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