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진은 왜 일어나는가
매티스 레비 외 / 기문당 / 1999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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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1755년 11월 1일 리스본을 쑥더미로 만든 사건이 발생했다. 바로 지진이었다. 이 지진은 저 멀리 스코틀랜드에까지 충격이 있을정도였다. 특히 '성인의날(카톨릭종교의 날)'에 발생한 이 지진에 성직자들은 타락한 세상에 대한 신의 경고라 하였고, 많은 이들이 성직자의 입에 귀를 기울였다.

그러나 마르쿠에스데 폼발이라는 사람에 의해 건물들은 다시 수리되었고, 전염병이 돌기 전 죽은자들을 매장하도록 하였다. 신의 징벌이라는 점을 인정하면서도 지진은 자연현상이라는 것을 강조한 그에 의해 리스본은 재건되었다. 그리고 이 때 부터 지진이 문서화되기 시작했는데 이는 지진학의 시초가 되었다.


리스본 지진이 일어난 후 캠브리지대학의 지질학자에 의해 지진파가 제시되었고 이후 연구를 통해 지구과학시간에 배웠던 P파와 S파가 발견되었다. 지진파의 발견은 지구내부에 대한 연구와 더불어 지진의 신비가 벗겨지기 시작했다. 진원이 어디인지 지진력이 어디까지 미칠지에 대한 연구가 지속되었다. 그런데 문제는 인구의 급격한 증가와 더불어 지진에 위험한 지역에 사람들이 몰려들기 시작한 것이다. 바로 일본과 미국 캘리포니아이다

 

판구조론. 일본의 경우 태평양판과 유라시아판 그리고 작은 필리핀판의 경계에 있어 지진 및 화산에 취약한 곳임을 알 수 있다.

사람들의 인지적한계 때문에, 지구과학시간에 배웠음에도 불구하고,지구는 멈춰있는것으로 지각은 고정된 것으로 인식하고 있다. 그래서 여전히 무식하게도 일본동북부 지역의 지진에 대해서 신의 징벌 운운하는 목사들이 있다. (우스운 점은 한국기독교를 대표하는 목사라 하는 자들이 불법, 헌금횡령, 돈선거 등과 관련되어 있다는 점인데 신이 징벌하려고 했다면 과연 누구를 했을까.) 아직 지구에 대해서 인간이 알고 있는 것은 일부분이다. 아직 지구 내부까지 관찰도 못했다. 그럼에도 여러 실험으로 지구에 대해서 조금씩 알아가고 있는데 일단 지각은 핵과 맨틀위에 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 지각에 대해서 대륙설, 대양설등이 있었는데 1950년대 태평양 및 대양에 해령(해저산맥)이 발견되면서 판구조론이 받아들여졌다. 판구조론으로 지진과 화산을 설명할 수 있게 되었다. 판과 판이 마주하는 곳에서는 쉼없이 지각운동이 일어난다. 물론 인간은 느낄 수 없을 정도로 느리게 진행되지만. 그 태평양판의 양쪽 끝에 일본과 미국 캘리포니아가 존재한다. 지진에 의한 피해가 커질 수 밖에 없는 구조가 되어 가고 있다. 그래서 지진의 예측에 많은 연구를 쏟아붇고 있지만 지구는 쉽게 그 속내를 보여주지 않는다.
 

인간은 지진을 경험하면서 지진에 대비하는 법을 배우기 시작했다. 지진을 예측할 수 없다면 피해를 최소할 수 있는 방법을 찾게 된 것이다. 지진과 건물의 진동주기를 연구하기 시작했고 지진시 건축물이 파손되지 않도록 내진설계를 하게 된다. 콘크리트 기초구축물을 강화해 튼튼한 건물을 지으려는 노력에 진동에 건물이 같이 움직일 수 있도록 지하를 이용하거나 인위적인 가력기를 통해 지진시 건물에도 동일한 진동을 강제하는 방법 등 과학의 발전과 더불어 여러 면진방법이 동원되고 있다.
(그림. 미국의 경우 보통 1층을 차고로 사용하면서 약한 벽을 사용하였다. 그래서 지진 발생시 집이 그대로 주저앉게 되었는데 여기서 면진의 한 방법을 찾게 되었다. 1층이 찌그러지면서 2층 이상의 부분이 안정적인 형태로 그대로 주저 앉았는데 지하층에 이런 원리를 이용하면 건물의 피해를 피할 수 있다.)

지진은 왜 일어나는가 이렇게 지구에 대한 이야기부터 지진학의 탄생, 지진 그리고 면진 및 대처방안까지 지진에 집중된 이야기를 한다.  특히 다양한 도표와 그림이 사용되어 전문적인 지식이 없어도 이해하는데 어려움이 없다는 것이 이 책의 큰 장점이다. 
 

(미국 캘리포니아 L.A 지역의 지진의 위험을 보여주는 그림이다. 이 주변에는 3개의 단층과 숨겨진 1개의 단층이 있는데 1994년의 지진에 숨겨진 단층이 수평단층을 노출시켰는데 과거와는 다른 큰 지진피해를 나타냈었다.)


그러나 아쉽게도 절판되어서 도서관을 이용할 수 밖에 없었다. (후기를 남기며 조회해보니 다시 판매가 되고 있다.)


또한 아쉬운 점 중에 하나는 1923년 관동대지진 설명 말미에 지진과 화재 후의 공포상황에서 한국인 노동자들이 불을 질렀다 하여 많은 한국인들이 체포되었지만 질서가 회복되어 풀려났다고 한 부분이다. 실제로는 관동대지진 이후 조선인에 대한 대학살이 있었는데 단순히 일본측 자료를 사용하였기 때문에 실수를 하지 않았나 생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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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구 - 지진과 해일은 예측이 가능한가 고정관념 Q 12
크리스토프 부아쟁 지음, 한정석 옮김 / 웅진지식하우스 / 2007년 12월
평점 :
절판


지각은 항상 움직이고 있다. 지구상에는 하루에 수차례 지진이 발생한다고 한다. 거대한 지진 역시 며칠에 한번씩 발생하는데 지표면에서 멀거나 사람이 살지 않는 곳에서 발생하기 때문에 모르고 지나친다. 그러나 바로 얼마전 일본 앞바다에서 지진이 발생했다. 특히 이번 발생은 해구형지진으로 대규모 쓰나미를 일으켰고 쓰나미에 의한 피해가 무엇보다 크다.


날씨도 예보를 하는데 지진은 왜 못할까? 여기에는 사실 결정이라는 문제가 존재한다. 지진을 예측하는 방법에도 큰 문제가 있지만 과학이 근본적으로 갖고 있는 오류를 감안한 예측이라는 점에서 그렇다.

 

"지진학자들은 언제든 특정 오류를 범한 채 지진을 예측할 수 있다. 주민들의 반응 역시 지진 자체보다 예측하기 쉽지 않다. 재난의 예고는 광범위한 불안을 유발하고 인간성 상실을 악화시킬 수 있다. 하지만 학력이 높은 주민들은 군소리 없이 도시를 떠난다. 과학자들의 예측의 불확실성은 첫째 날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는다는 결과를 낳는다. 둘째 날 역시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는다. 일주일 후에도 마찬가지다. 무엇을 개선할 것인가? 마을로 다시 돌아와 정상적인 삶을 영위할 것인가. 아니면 여전히 밖에서 기다릴 것인가? 결정은 훨씬 어렵다."(100쪽~101쪽)

 

이와 관련된 중요한 예가 있다.


"미국은 1950년대 이후 쓰나미 경보 시스템에 초점을 맞췄다. 커다란 지진이 쓰나미 상습 발생 지역에서 일어났음이 확인된 후 하와이에 지진이 예고되었다. 경보가 발령되었고 주민들은 대피했다.
많은 지진이 발생했지만, 그때마다 이 시스템은 완벽하게 작동했다. 특히 1957년 북태평양 알레우티엔트 섬에서 지진이 일어났을 때에는 희생자가 단 한명도 발생하지 않았다. 하지만 1960년 칠레에서 지진이 발생했을 때는 하와이의 소규모 항구 힐로에서 희생자가 발생했다. 주민들은 미리 통고를 받았다. 하지만 1958년과 1959년에도 해일 경보가 발령되었지만 해일이 일어나지 않았기 때문에 일부 주민들이 대피하지 않았던 것이다."(90쪽~91쪽)

양치기소년의 거짓말이 떠오르는 대목이다. 문제는 사람들은 지구를 멈춰있는 것으로 느끼지만 실제로 살아 움직이고 있고, 그 정체에 대해 잘 모른다는 것이다.

 

'지구'는 고정관념 시리즈라는 이름으로 출간된 책이다. 지진과 해일은 지구의 활동이라는 3부에서 설명되는데 지진, 화산, 해일을 하나로 묶어서 설명한다. 이외에 지구의 생성과 변화 등 지구과학과 관련된 이야기를 한다. 판구조론이 어떻게 만들어졌는지 등에 대해 간략하게 설명하고 있어 그냥 쉽게 읽어나가기에 괜찮은 책이다. 문제는 조금 더 알고 싶은 독자들을 위한 책은 찾기가 힘들다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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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서 후기를 남긴다는 것이 쉽지가 않다. 독서야 시간과 장소의 제약이 덜 하지만 후기를 남긴다는 것은 일단 자리 잡고 앉아야 한다는 심각한 제약이 있다. 그래서 요즘 생각해보는 것이 아이폰을 이용해 보는 것인데.... 

4~5월 지진 관련 책들을 읽고 있는 중이다. 사실 3월, 4월에 있어 집안과 회사일에 물리적인 변동이 있어 책 읽기에 많은 시간을 쏟지는 못하고 있지만.. 후기를 기다리는 책들을 정리해보자. 

 

 

 

 

 

 

 

 

 

 

 

 

 

 

 

 

 

 

 

 

 

 

 

 

 

 

 

 

이 중 다음블로그에 올려놓은 것들은 별도로 옮겨 놓아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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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인적으로 전혀 진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값비싼 클래식 공연에 돈을 쓰고, 새로운 맛을 찾고자 하는 개인적인 습성은 개인주의적 보수주의 가깝다. 특히나 김대중, 노무현 정권 10년 동안 그런 보수성은 점점 더 심해졌다. 그러나 2MB가 청와대에 들어선 후 점점 더 비판을 하는 모습으로 바뀌고 있고, 뉴스를 믿지 않고 있다. 얼마전 이지아-서태지 사건도 BBK건과 관련된 건을 감추려고 정부가 의도적으로 퍼뜨리지 않았나 하고 의심을 하고 있을 정도이다.  

한참은 늦어보이지만 대한민국을 퇴행시키고 있는 2MB정권을 비판하는 책이 한권 출간되었다.  

<독단과 퇴행, 이명박 정부 3년 백서>
김세균·강정구·장상환 등 지음/메이데이ㆍ1만8000원

 "<독단과 퇴행, 이명박 정부 3년 백서>는 지금 우리나라 현실을 더는 방관할 수 없다는 생각에 교수들이 각자 전공 분야의 현실을 고발하는 비상궐기대회 같은 책이다. ‘민주화를 위한 전국 교수협의회’ ‘전국교수노동조합’ ‘학술단체협의회’ 등 3대 교수·학술단체가 참여한 대형 기획으로, 정치 사회 노동 경제 문화 언론 사법 등 15개영역에서 이명박 정부 출범 3년 만에 최악 수준의 퇴행이 이뤄졌고, 이런 퇴행이 벌어질 수밖에 없는 원인은 단 한 가지, 이명박 정부의 독단 때문임을 각종 자료와 분석으로 논증한다.

기획 의도상 책은 강하고 날선 비판이 이어지지만 독자들에겐 유명 학자들이 어떤 부분을 문제로 포착하는지, 그리고 왜 그런 현상들이 문제라고 경고하는지를 보면서 분야별로 우리가 눈여겨봐야 할 지점과 의미있는 지표, 개념들은 어떤 것인지 알 수 있다는 점에서 오히려 교양서처럼 읽을 수 있는 부분들이 많다. 대중들이 그냥 간단하게 “세상이 살기 힘들어졌다”고 하는 현상의 이면과 너머에 있는 구조적 문제들은 결국 한국 사회의 기본 시스템을 돌아보는 계기가 되고, 분야별로 문제로 꼽히는 것들을 읽다 보면 비판에 동의하든 동의하지 않든 그 분야의 기본 흐름과 상식을 요약해 훑어보는 효과가 있기 때문이다.

........ 
필자 중 한 명인 이도흠 한양대 국문과 교수는 그 심정을 책 서문에서 이렇게 밝혔다. 민주주의의 후퇴나 대미 종속 심화로 인한 국익 훼손, 외교 정책의 실패로 인한 국제 고립, 권력으로부터 가장 자유로워야 할 예술과 가장 독립적이어야 할 종교까지 권력의 파트너가 되는 ‘퇴행의 종합선물세트’보다 더 심각한 퇴행은 ‘이명박 정권 3년 동안 대한민국이 “물신·탐욕공화국으로 전환”된 점’이라고 지적한다.

외환위기를 맞아 자발적으로 장롱에서 금붙이를 꺼내 나라에 헌납하고, 충남 태안 앞바다에 기름이 유출되자 100만명 넘게 자발적으로 봉사에 나서던 국민들이 지금은 “나만이 경쟁에서 이기고 나만이 잘살자”는 소시민으로 바뀌게 되고, 그리고 “그런 사람만이 살아남을 수 있도록 여러 부조리한 정책과 제도를 만들어 아무런 소통도 없이 강력히 집행”하는 점이야말로 가장 가장 큰 문제라는 비판이다. 이런 현실을 극복하기 위해선 결국 이 책과 같은 ‘기억투쟁’이 필수라는 것이다. "

http://www.hani.co.kr/arti/culture/book/473293.html

인지과학이 점점 영역을 확장하는 느낌이다. 인지심리학, 인지철학, 인지언어학을 넘어서 자본주의를 인지적관점에서 연구한 책이 출간되었다.  

인지자본주의
조정환 지음/갈무리·2만5000원
  

"서로 다르면서도 소통할 수 있는 사람들의 복합체인 ‘다중’, 새로운 것을 함께 창조하는 관계를 맺는 ‘공통되기’, 새로운 삶의 가능성을 향해 약동하는 자기생성적 힘인 ‘삶정치’ 등 지은이가 즐겨 구사해온 개념어들 가운데에서도, 제목에서 나타났듯 ‘인지’는 이 책에서 가장 중요한 개념이다. 인지는 “생명체가 지각하고 느끼고 이해하고 판단하고 의지하는 등의 활동에 포함되는 정신적 과정을 총칭하는 용어”라고 한다. 인지생물학자 움베르토 마투라나와 프란시스코 바렐라는 인지가 여러가지 감각운동 능력을 지닌 신체의 경험과 근본적으로 연결되어 있고 함께 진화한다는 것을 밝힌 바 있다.

지은이는 이런 인지의 개념을 마르크스의 잉여가치론과 연결시킨다. 자본은 처음엔 자연력을 무상으로 자기 것으로 만들었고 그다음에는 대가를 지불하지 않는 사회적 노동을 자기 것으로 만들어 축적 체제를 발전시켰다. 그러나 노동계급의 투쟁에 부딪힌 자본은 기계를 늘리고 생산과정에서 노동을 추방하는 길을 택했다. 결과물을 물질로서 눈으로 확인할 수 있는 육체노동과 다르게, 말을 하거나 모니터를 보는 등 결과물을 물질로서 규정할 수 없는 인지활동이 노동과정의 주축이 된 것이다. 흔히 말하는 정보화, 탈산업화 등을 떠올려보면 이해하기 쉽다. 지은이는 이를 “노동의 인지화”라 부르며 이런 노동형태의 변화가 모든 자본주의 영역에서 ‘인지화’를 가져온다고 주장한다.

이렇게 등장한 것이 상업자본주의, 산업자본주의에 이은 제3기 자본주의로서의 ‘인지자본주의’다. 지은이는 노동형태와 자본형태, 시간과 공간, 정치와 계급, 지성 등의 문제를 인지적 관점으로 재구성하며, 신자유주의, 금융자본주의, 탈산업사회, 정보화사회 등 현대 사회를 진단하는 다양한 분석의 틀을 인지자본주의라는 개념으로 폭넓게 아우른다. 노동시간으로 물질적·신체적 노동을 착취했던 이전과 달리 인지자본주의에선 비물질적·인지적 노동과 노동시간 척도 사이에 심각한 부조화가 일어난다.

이에 따라 자본은 ‘자본주의적 생산주체와 생산관계’ 자체를 생산하며, 이 생산 알고리즘을 독점하는 방식으로 축적 체제를 발전시킨다고 한다. “다중의 인지활동들에 자유와 효율성을 부과하면서 그 분산된 활동들을 집중시키고 연결시키도록 설계된” 알고리즘이다. 구석구석 연결된 삶 전체가 점차 하나의 ‘공통적인 것’으로 변하고, 자본은 그 자체를 착취 대상으로 삼는다는 것이다. 구글이나 사회연결망서비스 등을 대표적 사례로 들 수 있다."

http://www.hani.co.kr/arti/culture/book/473275.html

작년 부터 동아시아에 대한 관심을 갖고 있다. 그래서 일본, 중국에 대한 책 소개를 주의깊게 보는 편이다. 중국에 대한 색다른 책이 나와서 목록에 올려둔다.  

 자본전쟁 랑셴핑,홍순도 옮김/비아북·2만원.

"세계를 장악한 중국산 제품들 때문에 중국산 제품 없는 세상을 뜻하는 ‘차이나 프리’(China Free)를 외치는 목소리가 불거져 나온 지 오래다. 이처럼 세계 경제를 뒤흔드는 중국이 스스로를 ‘서양 자본 침탈의 피해자’라고 외치는 것은 생소하게 들린다. 그러나 랑셴핑 홍콩 중문대 석좌교수(국제금융학)는 자신의 책 <자본전쟁>에서 “중국은 ‘현대판 동인도회사’의 각축장”이라고 말하며, 현실은 거꾸로라고 한다.

랑셴핑 교수는 중국 관료·경제학자들에게 비판을 서슴지 않아 ‘미스터 마우스’라는 별명으로 알려져 있다. 미국 시카고대 교수를 지낸 ‘미국 유학파’이면서도 최근 서방 국가들이 중국과 제3세계를 잠식해 가는 것을 ‘신제국주의’라고 정의하며 강하게 비판한다. 그는 그 대표적 사례로 식용유 원료인 ‘대두’를 꼽는다. 중국은 대두 생산량도 많고, 식용유 소비도 높다. 이를 노린 미국 종자회사 몬샌토는 2000년 중국에서 몰래 빼낸 대두 유전자로 전세계 특허를 따냈다. 이 때문에 중국은 자국에서 생산하는 대두의 거의 대부분에 대해 몬샌토에 로열티를 지급해야 한다. 게다가 미국 월스트리트의 ‘엄호사격’을 받은 미국 금융 투기꾼이 대두 값을 높여 중국의 대두가공업체들을 궁지에 몰아넣었고, 파산 직전에 몰린 이 업체들을 미국의 거대 식품업체들이 집어삼키고 있다는 것이다."
http://www.hani.co.kr/arti/culture/book/473289.html 

2년전 쯤인가 조지 오웰 읽기를 했던 적이 있다. 동물농장을 다시 읽었고, '파리와 런던의 밑바닥 생활', '버마시절'을 읽으면서 '1984'와 '카탈로니아찬가'를 찜해 두었었다. '1984'는 원서로 준비한 까닭에 초반 몇 페이지 읽다가 말았고, '카탈로니아찬가'는 다른 르포문학과 함께 읽으려 잠시 보류해 두었었는데 이제 조지 오웰 독서목록이 완성되었다. 최근 조지 오웰의 번역본이 출간되었기 때문이다. 

<숨 쉬러 나가다>
조지 오웰 지음·이한중 옮김/한겨레출판·1만3000원

"<숨 쉬러 나가다>의 주인공은 마흔다섯 살 먹은 ‘뚱보’ 조지 볼링. 18년차 보험영업사원인 그는 적당히 세속적이고 현실 순응적인 인물이지만, 그가 놓여 있는 1938년 런던의 현실은 파시즘의 대두와 다가오는 전쟁의 위협 때문에 숨 막힐 듯 암울하기만 하다. 그가 우연하게도 경마에서 딴 돈을 쓸 궁리를 하다가 20년 전에 떠나온 고향을 떠올린다. “험악한 시절이 시작되기 전에” “숨 쉬러 나간다는” 생각으로 고향을 찾지만, 고향은 더 이상 그가 기억하는 고향의 모습이 아니다. “숨 쉬러 나가다니! 숨 쉴 공기가 없는데. 우리가 살고 있는 쓰레기통 세상의 오염은 성층권에까지 도달해 있다.”

그러니까 이 소설 <숨 쉬러 나가다>는 제목과는 정 반대로 매우 우울하고 비관적인 결론으로 나아간다. 오웰이 여기서 예견했던바 “폭탄, 식량배급 줄, 경찰봉, 철조망, 무슨 색 셔츠단, 슬로건, 거대한 얼굴 포스터, 침실 창 밖으로 갈겨대는 기관총”과 같은 것들은 이 책이 출간된 지 석 달 뒤에 터진 2차대전으로 현실이 되었다. “생존자는 열아홉 명인데 구명튜브는 열네개밖에 없는 난파선”으로 상징되는 현대 사회의 불안과 소외의 징후, 그리고 낚시로 대표되는 유년기의 아름답고 서정적인 풍경은 이 책에서 극명한 대조를 이룬다. 둘 사이에서 균형을 잡고, 전자로부터 입은 상처를 후자의 힘으로 치유하고자 했던 것이 주인공과 작가의 바람이었지만 그것은 결국 무위로 돌아갔다. "

http://www.hani.co.kr/arti/culture/book/473307.html  

               

한기호 출판마케팅연구소장이 베스트셀러의 역사를 고스란히 담은 책을 내놓았다. 한기호 소장은 몇 해 전 국제도서전시회에서 뵌 적이 있었다. 물론 인사를 한 것은 아니고 출판마케팅연구소 부스에 계셨는데 '책으로 만나는 사상가' 세 권을 그 자리에서 구입했었다.

<베스트셀러 30년>
한기호 지음/교보문고·1만8000원


"30년 동안 출판계에서 일해온 한기호 한국출판마케팅연구소장이 쓴 <베스트셀러 30년>은 우리 사회를 비추는 또다른 거울인 이 베스트셀러의 흐름과 면면을 정리한 책이다. 교보문고의 30년 베스트셀러 목록을 토대로 해마다 어떤 책들이 베스트셀러가 되었고, 그런 독자들의 선택에 담긴 의미가 어떤 것인지 풀어보고 큰 흐름을 잡아나간다. 어느새 ‘역사’가 된 연도별 베스트셀러 책들의 목록에서 지난 30년 동안 대한민국 사회가 꾸었던 꿈을 반추해보게 된다.

..... 

베스트셀러 목록만 살펴봐도 시대의 변화가 느껴진다. 1980년대 베스트셀러는 민중과 역사를 반영했고, 1990년대는 개인주의, 2000년대에는 절대 고독의 개인으로 열쇳말을 바꾸었다. 베스트셀러는 이처럼 시대와 그 시대의 욕망을 담고 있다.

한 소장은 한발 더 나가 “베스트셀러는 시대를 앞서간다”고 말한다. 베스트셀러가 탁월한 사상적 비전을 제시하든 혹은 은밀한 욕망을 반영하든 현실보다 앞서간다는 것이다. 1993년 <나의 문화유산답사기>는 먹고 마시는 관광버스 중심의 집단여행에서 직접 차를 몰고 다니는 가족 여행으로 바뀌는 분위기에 힘입어 베스트셀러가 됐다. 1993년 선보인 <반갑다 논리야>는 청소년의 철학적 통찰력을 키워주는 책이지만 1994년 본고사 부활과 논술고사 도입으로 대박이 났다. 1996년 여성의 성적 자유를 다룬 <표현하는 여자가 아름답다>가 베스트셀러가 된 뒤 1998년 젊은 여성들의 성적 담론을 다룬 영화 <처녀들의 저녁식사>와 유부녀와 연하남의 파격적인 성애를 다룬 영화 <정사>가 나온 것은 우연이 아니라는 것이다. 그래서 한 소장은 베스트셀러를 어두컴컴한 탄광의 갱도 안에서 산소 부족을 가장 먼저 알아차리고 구슬프게 우는 ‘카나리아’에 비유한다.

그렇다면 한국 사회에서 카나리아는 몇 번이나 울었을까? 지은이는 우리나라 출판계에 큰 영향을 준 큰 사건이 10년 주기로 발생했다고 분석했다. 1980년 광주민주화항쟁과 전두환의 군사독재, 1989년 동구권의 몰락, 1997년 국제통화기금(IMF) 체제,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등이 대략 10년 주기로 일어났다는 것. 1980년대에는 <해방전후사의 인식> 같은 인문사회과학책이나 <태백산맥> 같은 대하소설이 주류였다. 또 <타는 목마름으로> <노동의 새벽> 같은 민중시도 인기였다. 1990년대는 자기분출의 시기였다. 많은 베스트셀러에 ‘나’라는 단어가 들어갔다. <나의 문화유산답사기> <나는 야한 여자가 좋다> <나는 소망한다 내게 금지된 것을>이 그런 책이다. 구제금융 체제에서는 <부자 아빠 가난한 아빠> <누가 내 치즈를 옮겼을까?> 따위의 자기계발과 재테크 책이 유행했다.

한 소장은 수많은 사건 가운데 우리 출판계에 가장 영향을 미친 사건으로 △금서 해제와 출판사 설립 붐을 가져온 1987년 6월 항쟁 △국가부도 위기에 빠졌던 1997년 국제통화기금 체제 △동아시아의 위기가 아니라 자본주의가 위기임을 증명한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3가지를 꼽았다. 이 세 사건을 겪으면서 대중의 욕망은 현실개혁에서 자기계발로 그리고 희망 없음으로 급변했고 베스트셀러들은 이런 변화를 포착해 왔다. "

http://www.hani.co.kr/arti/culture/book/474482.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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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에 들어서야 우리가 IT강국인가에 회의적인 의견을 보이는 사람이 많은데 불과 작년초만 하더라도 여전히 IT강국 운운하는 소리를 많이 들어왔다. 하지만 그건 IT강국이고 싶은 바람일 뿐이다. 실제로 우리가 IT강국이었던 적이 있지만 그건 한참 과거의 일이다. 아마도 아이폰이 처음 나오던 시절 우리는 이미 IT강국이 아니었다. 다만 조선말기 쇄국정책 하듯 빗장 걸어잠그고 우리가 최고네 하고 있었을 따름이다.  

우리나라가 IT강국이었던 시절은 2000년대 초반이다. 1990년대 후반 극심한 경제위기 뒤 정부의 막대한 지원금을 바탕으로 벤처열풍이 불어닥쳤다. 기존의 대기업이 아니면서도 경제계에 혜성처럼 등장한 몇 몇 기업들이 있었는데 이는 수많은 벤처기업이라는 토대가 있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2000년대 중후반에 들어서면서 벤처기업의 열풍은 사그라졌고 더이상 IT의 토대는 없어졌다.  그리고 그 자리를 삼성전자, LG전자, SK텔레콤이 차지했는데 이 때 부터 IT한국은 쇠락의 길을 걷게 된다.  

벤처기업들은 아이디어를 바탕으로 시장에 내놓고 소비자들이 자유스럽게 선택하던 구조였다. 하지만 세개의 대기업에 종속이 되면서 실제 소비자와는 상관없이 만들어진 제품을 대규모 마케팅에 의해 소비자에게 각인시키는 작업으로 바뀌었다.  

안철수교수는 이런 IT강국의 몰락을 2007년 부터 보고 있는데 삼성, 엘지에 소속되어 버린 한국의 IT는 세계적 IT의 흐름을 읽지 못한다고 지적했다. (한홍구-서해성의 직설, 안철수 교수 편)

http://hook.hani.co.kr/archives/24448 

이런 IT의 문제를 지적하는 책이 너무 늦게 나왔다.   

한국IT산업의 멸망   김인성 지음/북하우스·1만5000원

"그가 지적하는 것은 한국의 기괴한 정보기술 현실이다. 그동안 정보기술 종사자들과 ‘오픈웹’ 등 커뮤니티를 통해 제기되어온 이슈들을 대중적 무대로 끌고 나왔다. 다른 나라보다 앞서 초고속 인터넷 환경을 구축해 인터넷을 통해 게임과 결제를 할 수 있고, 이를 위한 불가피한 환경이라고 당국과 업계가 강변해온 게 ‘거짓말’로 드러나고 있는 상황이다. 지은이의 주장이 도발적이면서도 통쾌한 이유다.

마이크로소프트(MS)의 인터넷 익스플로러에서만 작동하는 액티브엑스(X)를 강요하는 금융결제 서비스, 아무 기능 없이 비용만 들이는 공인인증서와 바이러스처럼 사용자를 괴롭히는 보안프로그램 등이 한국의 전자상거래를 세계시장과 단절된 ‘인트라넷’으로 만든 현실이 책에 생생하게 표현돼 있다. 방통위는 이 책이 소개되기 이틀 전 마침내 2014년까지 국내 100개 주요 사이트에서 “액티브엑스를 들어내겠다”는 뒤늦은 정책을 발표했다.

지은이는 국내 고유의 상황을 강요하는 정보기술 분야에서의 폐쇄적인 정책이 ‘촌스러움’을 넘어 경쟁력을 잃어버리게 만드는 반시장적 정책이라고 지적한다. 1990년대 말 국내 벤처 열풍 속에 세계에서 처음으로 선보인 창의적 서비스들이 국외 시장 진출에 모조리 실패하고, 수년 뒤 이와 유사한 국외 서비스는 대성공을 거두었다. 아이러브스쿨, 다이얼패드, 스카이러브, 싸이월드와 페이스북, 스카이프 등이 그 사례이다.


당시 한국은 전세계가 주목한 서비스와 기술의 무대였지만, 이내 사라졌다. 지은이는 언어의 문제도 있지만 창의력의 손상을 주된 이유로 지목했다. 특히 인터넷실명제나 게시글 삭제 또 공인인증서 같은 장치는 한국을 고립시켜, 국외 진출의 길을 막아버렸다. 국경이 의미가 없는 인터넷에서는 국가별 서버를 두고 별도의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이 아니라, 처음부터 하나의 서비스를 구축해 제공하고 유튜브나 페이스북처럼 사용자가 언어만 선택해 쓰도록 해야 성공 확률이 높아진다. 외국에서 우리나라 인터넷 서비스를 쓸 수 있도록 실명제를 폐지하지 않으면, 국내 서비스가 국외에서 발붙일 수 없다. 페이스북은 전세계 사용자를 상대로 스스로 이름과 개인정보를 공개하게 만들어 인터넷에서 새로운 금맥을 캐고 있다.

지은이는 정보기술 분야 경쟁에선 한국적 특수성이 설 자리가 없다고 말한다. 글로벌 기준에 어긋나는 각종 규제를 없애고 국제적 표준과 개방이라는 일관된 정책이 살길이라고 주장한다. 개방과 표준을 강조하는 지은이는 아이폰이 국내에서 일으킨 변화의 역설을 지목한다. 이동통신사의 로고마저 허용하지 않으며, 모든 것을 ‘애플 식대로’ 고수하는 애플의 비타협적인 폐쇄성이 역설적으로 국내의 정보기술 환경을 깨뜨리고 있다는 얘기다. 아이폰 덕분에 이통사와 단말기 제조사가 저질러왔던 소비자 이익 침해행위가 드러나고 하나둘 사라지게 된 게 현실이다."
http://www.hani.co.kr/arti/culture/book/471061.html 

현재의 IT산업에서 빼놓을 수 없는 인물이 바로 스티브 잡스이다. 스티브 잡스의 바로 옆에서 그를 20년 이상 지켜보았던 애플의 전 부사장 제이 앨리엇이 아이리더십이라는 책을 썼는데 애플에 관심이 있다면 읽어볼만 할 것 같다. 

아이리더십-애플을 움직이는 혁명적인 운영체계
제이 엘리엇·윌리엄 사이먼 지음/웅진지식하우스·1만7000원
 

"잡스에 대해 가장 잘 아는 사람인 그는 췌장암이 걸린 잡스가 죽더라도 애플은 결코 휘청거리지 않을 것이라고 단언한다. 왜냐하면 잡스가 만들어놓은 애플의 기본 원칙, 곧 ‘아이리더십’이 있기 때문이란 것이다.

그가 말하는 아이리더십은 △밤새 줄서서 사고 싶은 완벽한 제품 △거기에 미친 인재의 선발 △소프트웨어와 하드웨어의 통합 △모든 소비자가 열광하는 브랜드 만들기 등 네 가지다. ‘소프트웨어와 하드웨어의 통합’을 제외하고 나머지는 경영학이 만들어질 때부터 거론돼 왔던 것으로 별 비밀이라고도 할 수 없는 것이다.

이런 원칙들이 애플에서 생생하게 구현된 것은 사실 잡스의 카리스마 때문이다. 엘리엇은 잡스에게 이런 원칙을 배워 자기가 스스로 기업을 경영해봤지만 숱한 난관이 쏟아져 실패를 경험했다고도 토로한다. 결국 이 책은 잡스에 대한 헌사이자 잡스에 대한 전기다. 그리고 잡스의 실패와 성공에 대한 가장 생생한 분석서다. 

..... 

이런 관점에서 지은이는 한국어판 서문에 한국의 일등 기업 삼성전자에 경고의 메시지를 보냈다. 그는 삼성전자가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를 통합해 마니아를 만들어낸 애플과 달리 소비자가 요구하지도 않는 하드웨어 개발에만 몰두하고 있다며 워크맨으로 성공했다 결국 몰락한 소니와 닮았다고 충고했다."

http://www.hani.co.kr/arti/culture/book/473294.html

하지만 여기서 놓치고 있는 점이 하나 있다. 한국 IT산업은 무한 경쟁체제라는 점이다. 그러나 사실 IT의 특성상 때로는 공유하고, 있는 기술에서 변형이나 개선이 일어난다는 점에서 단순히 경쟁으로는 한계가 있다.  

코에볼루션 김준호 홍진환 지음/한스컨텐츠 펴냄·1만5000원. 

" 시장의 원칙은 “네가 못돼야 내가 잘된다”는 것 아닌가? 가령 어떤 상품의 시장점유율을 놓고 ㄱ사와 ㄴ사가 싸울 때, 한쪽의 점유율이 높아지면 다른 쪽은 낮아지지 않은가. 맞는 말이다. 하지만 소셜네트워크가 시대 변화를 이끌고 있는 현재는 ‘플레이어’가 많아졌다는 점을 명심해야 한다. 예전에는 목소리를 낼 수 없었던 협력사업자와 소비자 등이 ‘주체’로 등장했다. 이들이 바로 ‘나’를 잘되게 하는 ‘너’다. 이제 싸움의 승패는 누가 새롭게 등장한 플레이어들과 ‘공진화’Co-Evolution할 수 있는가에 달려 있다.

<코에볼루션>은 이런 시각으로 소셜네트워크 시대 선두주자인 페이스북과 트위터의 성공 이유를 찾는다. 하버드대 대학생 마크 저커버그가 2004년 만든 페이스북은 불과 몇년 만에 미국 최대 항공기제조사 보잉의 기업가치를 넘볼 정도로 성장했다. 그 성장의 핵심이 바로 ‘코에볼루션’이다. 대표적인 사례가 소셜게임업체인 ‘징가’. 조그만 벤처기업인 징가는 ‘팜빌’이라는 게임을 페이스북 위에서 구현함으로써 페이스북에도 도움을 주는 한편, 그 스스로도 거대 게임업계로 성장했다. <코에볼루션>은 이런 ‘공진화Co-Evolution의 원칙’이 이제는 기업을 넘어 사회와 문화에까지 침투해 들어가고 있다고 주장한다."  

http://www.hani.co.kr/arti/culture/book/474464.html 

IT관련 서적은 아니지만 이런 협력을 다룬 또 하나의 책이 있어 기록해둔다.

여럿이 한 호흡   한세정 옮김/21세기북스·1만2000원. 

‘우리는 나보다 힘이 세다.’ 동의하지 않을 수 없지만 실행하긴 어려운 말이다. 제아무리 뛰어난 천재라 해도 ‘홀로’ 할 수 있는 일은 거의 없다. 협력이 중요하다. 특히 무언가 이뤄야 한다면. 기업 경영이든 정부 운영이든 내밀한 인간관계에서든 협력 없이 할 수 있는 것은 없다. 문제는 함께 일할 줄 모르는 것이다. 배려와 설득, 타협, 토론이 원만히 이뤄지지 못하는 근원에는 자아존중감 결여가 놓여 있다. 내 마음을 열지 못하면 타인과 함께 할 수 있는 것이 아무것도 없다. 그렇다면 내 마음은 어떻게 열 것인가, 그리고 어떻게 함께 일할 것인가.

세계적인 안무가인 트와일라 타프(70)는 <여럿이 한 호흡>에서 일생 동안 터득한 협력의 기술을 상세히 털어놓는다. 함께 일하기 위해선 원칙을 갖춰야 하며, 서로의 개성을 보완하면서 더 커지는 힘을 느낄 수 있어야 하고, 또한 불특정 다수를 어떻게 설득할 것인지, 친구와의 협력은 얼마나 어려우면서도 보람있는 일인지를 잔잔히 풀어놓는다.

이 책의 가장 큰 미덕은 재미다. 추상적인 주장 대신 구체적인 일화를 들려주기 때문이다. 세계 무용계의 살아있는 전설이 함께 일해 온 이들 역시 각계의 전설이다. 미하일 바리시니코프, 그레고리 하인스, 제롬 로빈슨 같은 무용계의 거물뿐 아니라 빌리 조엘, 밥 딜런, 엘비스 코스텔로, 대니 앨프먼, 리처드 애버던, 밀로시 포르만을 비롯한 대중음악·사진·영화 등 문화판의 거장들이 생생한 목소리를 들려준다.  

http://www.hani.co.kr/arti/culture/book/474466.html 

이와는 반대로 IT를 되돌아보는 책 역시 출간되었다. 
 

<속도에서 깊이로>임현경 옮김/21세기북스·1만5000원 

무선인터넷과 스마트폰의 확산은 우리에게 다양한 ‘연결’의 기회를 제공하고 있다. 페이스북, 트위터, 미투데이, 카카오톡 등 일일이 늘어놓기에도 벅차다. 무한확장할 수 있는 이 ‘거대한 방’에 들어설 것인지 말 것인지 선택하기도 전에 우리는 이 안에 놓여 있는 자신을 발견하게 된다. 저널리스트 윌리엄 파워스는 <속도에서 깊이로>에서 권유한다. 잠시 모든 화면, 연결에서 멀어져 보기를. 모터보트를 타다 물에 빠지자 그는 휴대폰이 망가지는 ‘재앙’을 겪는다. 재앙은 곧 ‘즐거움’이 된다. “그날 아침 나는 온전한 내 자신일 수 있었고 그보다 더 자유로울 수 없었다. 이 얼마나 신나는 일인가!”

지금 이 순간, 신문을 들고서도 수시로 휴대폰을 만지작거리고 있는 우리는 과연, 같은 재앙이 닥친다면 즐거울 수 있을 것인가? 지은이는 ‘과잉 연결의 시대’에 사는 현대인들이 단절의 경험을 통해 얻을 수 있는 것은 소소하지만 생각보다 값진 것임을 다양한 일화를 통해 들려준다.

고맙고도 다행스러운 점은 플라톤, 세네카부터 헨리 데이비드 소로, 마셜 맥루한에 이르는 7명의 철학자들이 ‘어떤 방식으로 과도한 연결(지금과는 전혀 다른 수준이었지만)과 거리두기를 시도했는지’ 알려준다는 것이다. 2500년 전의 방식이어도 지쳐버릴 만큼 쏟아지는 메시지로부터 벗어나는 것이 그리 어려운 일이 아니라고 다독인다. 지은이는 가족들과 함께 주말 동안 인터넷 연결에서 벗어난 ‘인터넷 안식일’의 경험을 들려주며 끝을 맺는다. ‘디스커넥토피아’로의 초대가 끌린다면 지금 당장 인터넷 안식일을 즐겨보는 건 어떨까?  

http://www.hani.co.kr/arti/culture/book/472165.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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