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학수다에서는 많은 과학책들이 소개된다. 그 책들로 독서를 넓히다 보면 지식의 기쁨에 푹 빠져들지 않을까.

 

1. SF

         

 

최고의 로봇 과학 기술자에게 주는 조지프 엥겔버거 상이 있습니다. 1956년에 미국에서 세계 최초의 로봇회사 '유니메이션'을 창업한 조지프 엥겔버거의 이름을 딴 상이죠. 이 유니메이션은 산업용 로봇을 처음으로 양산한 회사입니다. 그런데 이 엥걸버거가 산업용 로봇회사를 창업한 계기가 바로 대학생 때 읽은 아이작 아시모프의 "로봇"연작이었습니다. 

····

지금 우리의 피부에 와 닿는 가장 극적인 예는 '사이버스페이스'죠. 윌리엄 깁슨이 1984년에 쓴 "뉴로맨서"에서 컴퓨터 네트워크로 연결된 가상의 세계를 가리키면서 이 용어를 처음 사용했어요.···  "스노크래시"에서 '아바타'가 처음 등장했죠. (31쪽) 

 

            

 폴 버호벤 감독의 영화 '스타십 트루퍼스'의 원작이 로버트 하인라인이 1959년에 발표한 "스타십 트루퍼스"입니다. 영화에서도 재현되지만 이소설에서 처음으로 신체 기능을 보호·강화하는 장갑복이 등장해요. 군인들이 장갑복을 입고서 우주 벌레와 싸우죠. 그런데 그 뒤로 미국 군대에서 장갑복을 도입하려는 움직임이 계속해서 있었습니다. 지금도 계속 개발중이고요.

지금은 그런 장갑복이 대중에게 전혀 낯설지 않죠. 아이언맨이 있잖아요.(32쪽)

 

(과학자가 쓴 인상적인 SF는 없나요?) 칼 세이건의 "콘택트"가 일단은 성공작이라고 봅니다. 1985년에 소설이 발표되자마자 국내에서도 번역이 되었어요. 뭔가 느낌은 기존의 SF와 달랐지만, 독특한 감동이 있었어요. 그 정도면 스토리텔링 자체도 상당히 완성도가 있었고요.(36쪽)

 

(배명훈 작가의) "타워"는 전 시민이 초고층 빌딩에 사는 도시 국가 '빈스토크'에서 벌어지는 여섯 편의 이야기로 구성되어 있어요. 당연히 "타워"는 한국 사회의 권력 관계를 풍자하는 소설이죠. (40쪽)

더 읽기 : 소설로 과학에 기여한 SF거장, 아시모프

 

2. 기생충

         

 두 선생님의 책이 워낙에 쉽고 재미있으니까요. 정준호 선생님의 "기생충, 우리들의 오래된 동반자"를 읽으면서 전에 몰랐던 새로운 기생충 세계에 눈을 떴죠. 그리고 서민 선생님의 "기생충 열전"을 포복절도하면서 읽은 다음엔 왠지 기생충과 훨씬 친해진 느낌입니다.(53쪽)

 

3. 빅데이터

       

 사실 빅데이터는 곧 바로 '빅 브라더(Big Brother)'를 연상시킵니다. 조지 오웰의 "1984"에 나오는 빅 브라더에 가장 가까운 기업이 구글이나 애플 같아요. (100쪽)

 

 세스 로이드가 "프로그래밍 유니버스"에서 비슷한 시도를 했어요. '우주의 모든 가용한 자원을 총동원해서 만들 수 있는 가장 강력한 컴퓨터가 무엇일까?' 이런 질문에 답해 본 거에요. 로이드가 추산한 결과를 보면, 현재 예상되는 우주의 전체 에너지는 10의 71제곱 줄(J)입니다.

이런 에너지로 나올 수 있는 컴퓨터는 매초 10의 105제곱의 연산을 수행할 수 있어요. 구글이 원래 회사 이름을 10의 100제곱을 가리키는 '구골(Googol)'로 하려다 실수로 잘못 등록하는 바람에 구글이 되었다고 하잖아요? 그러니까 구글이 꿈꿨던 10의 100제곱보다 0이 5개가 더 붙는게 우주에서 궁극적으로 가능한 연산 속도라는 거에요.(108쪽)

 

아이작 아시모프가1956년에 쓴 단편 소설 중에 "최후의 질문(The Last Question)"이 있잖아요. 이 소설에서 바로 그런 이야기가 나오죠. 이 소설에서 아시모프가 '멀티백'이라고 부른 컴퓨터가 바로 '구글'같아요.(109쪽)

 

 

5. 세포

 

 마틴 노왁이 "초협력자"에서 암세포를 '극단적으로 이기적인 선택을 한 아이들'이라고 표현했죠. 만약에 세포의 구성요소들이, 또 생명체를 구성하는 세포들이 저마다 이기적인 선택에만 몰두했다면 절대로 오늘날과 같은 생명의 진화는 없었겠죠.(156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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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 수다 2 : 빅 데이터에서 투명 망토까지 - 누구나 듣고 싶고 말하고 싶은 7가지 첨단 과학 이야기 과학 수다 2
이명현.김상욱.강양구 지음 / 사이언스북스 / 2015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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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수다1에 이어 2 역시 흥미로운 주제와 어려운 주제들이 등장한다. 빅데이터와 같이 현재 사회의 화두가 나오는가 하면 투명망토와 같이 재미있을 주제, 그리고 중성미자와 같이 어려운 주제들이 등장한다. 물론 흥미로운 주제라고 쉬운 것은 아니고 어려워보인다고 처음부터 겁먹을 필요는 없다. 그렇다고 이해는 잘 되지 않지만..

 

기생충하면 아직까지도 박멸해야 할 대상으로 여기는 사람들이 많다. 서민교수의 활약으로 (심지어 기생충 하나씩 키워보실래요.. 뭐 이런 이야기도 했으니) 기생충에 대한 오해가 풀리고는 있지만 여전히 사회는 기생충을 악으로만 생각하낟. 하지만 생각해보면 기생충, 바이러스 등은 인류보다 오래 지구에 존재했고, 지구상에 생명체와 공존하는 존재들이다. 인간 역시 기생충과 오랜시간을 함께했다.

기생충학자 입장에서는 위생가설을 이렇게 해석합니다. 인류는 오랜세월 동안 몸 안에 기생충을 품고 살았어요. 우리 몸을 지키는 파수꾼인 면역계는 이 기생충을 공격하기도 하고, 감시하기도 하면서 진화해왔죠. 그러던 어느 날 갑자기 기생충이 없어진 거에요. 면역계로서는 할 일이 없어진 거죠.

이렇게 할 일이 없어진 면역계가 과민해져서 비슷한 것만 봐도, 나중에는 비슷하지도 않은 것들에 대해서도 반응을 하게 된 거죠. 그런 반응이 기관지에서 일어나면 천식, 피부에서 일어나면 아토피 피부염, 코 점막에서 일어나면 알레르기 비염으로 나타나는 거죠.(59쪽)

최근 양서류가 급감하는 이유가 항아리곰팡이 때문인데요. 이 항아리곰팡이 때문에 많은 양서류가 멸종 위기에 놓여 있는데, 그렇게 항아리곰팡이가 퍼지는 이유가 환경 오염으로 기생충이 사라졌기 때문입니다. 기생충이 사라지면서 양성류의 항아리곰팡이에 대한 저항성이 떨어진 거에요.

...

그런 점에서 지금 전 세계 곳곳에서 진행 중인 기생충을 박멸하고 또 박멸하려는 시도가 어떤 결과를 낳을지 정말 걱정입니다. 생태계의 다양성 또 저항성을 유지하는 데 기생충이 해 왔던 긍정적인 역할을 부정하고 기생충을 너무나 억지로 없애려 하다가는 생각지도 못한 재앙을 낳을 수도 있어요.
(67쪽)

 

요즘 화두 중에 하나는 빅데이터이다. 빅데이터를 가지고 있는 구글, 페이스북이 산업을 선도하고 있는데, 국내 기업들도 뒤늦게 빅데이터, 빅데이터 하지만 아무래도 국내기업들의 방향은 기업 사주가 빅데이터가 대세라는데 우리도 해야되는거 아니야 라는 식으로 접근하는 것 처럼 보인다.

그런데 빅데이터가 과연 무엇일까?

빅 데이터는 이른바 '3V'로 통칭되는 다음 세 가지 특징을 염두에 두고 정의를 내려야 합니다. 3V는 '규모(Volume)', '다양성(Variety)', '속도(Velocity)'인데요.(89쪽)

 

이런 빅데이터에 대한 우려가 점점 심해지고 있다. 과연 시민들의 정보를 기업들이 독점하는 것이 정당한 것인가 하는것이며, 언제든지 사적으로 나의 정보가 사용될 수 있다는 우려다.

이제 관점의 전환이 필요합니다. 지금은 빅데이터를 모윽 관리할 수 있는 기업이 구글, 애플, 아마존 등 소수에 불과합니다. 그러니 빅 데이터가 무서운 거에요. 하지만 정부 혹은 시민 사회가 주도해서 빅 데이터를 모으고 관리할 수 있다면, 오히려 빅 데이터는 데이터 정보에 대한 자기 결정권을 확장할 수 있는

 

과학수다2편에서 가장 흥미로웠던 것은 투명인간, 투명망토에 대한 부분이다. 투명망토 원리는 물리학으로 설명할 수 있다.

서로 다른 물질인데 굴절률이 같은 경우죠. 굴절률이 같으면 반사가 일어나지 않고서 빛이 그냥 지나가니까요.

그런데 공기와 굴절률이 같은 물질을 만드는 일은 쉽지 않아요. 아까 물의 굴절률을 1.3이라고 했죠? 이렇게 대부분의 물질은 공기의 굴절률 1보다 큽니다. 유리창을 통해서 밖을 보면서 흔히 투명하다고 말하죠. 하지만 유리도 굴절률이 1.4정도로 약간의 반사 현상은 불가피하죠.

 

여기서 투명인가의 첫 번째 조건이 나오죠. 투명 인간은 자기 몸 전체의 굴절률을 1로 만들어야 합니다. 약을 먹든, 마법을 부리든 말이죠. 그래서 자기 몸의 굴절률을 1로 만들어서 공기 중을 지나는 빛이 반사 없이 그대로 투과할 수 있게 만든다면 일단 투명 인간의 조건을 만족하는 셈이죠.(192쪽)

 

그러나 그런 투명물질을 만드는 것이 현재로는 불가능하다. 대신 다른 방법을 생각해 볼 수 있다.

해리 포터 스타일의 투명 망토는 실제로는 멀리 있는 오아시스가 가까이 있는 것처럼 보이는 사막의 신기루를 생각해보면 어떨까 싶어요. 똑같은 공기라고 하더라도 온도가 달라서 밀도가 변하면 장소에 따라서 굴절률이 달라집니다. 사막에서는 공기가 뜨겁게 달아올라서, 특히 지면 근처의 공기가 팽창해서 굴절률이 낮아집니다. 빛의 속도가 상층보다 빨라지죠.

 

이렇게 같은 공기라도 온도에 따른 밀도 차이에 따라서 굴절률이 달라지면 오아시스에서 반사되어 나온 빛이 굴절하게 됩니다. 그렇게 굴절된 빛이 사막 여행자의 눈에 도달하게 되면, 실제로 있는 곳과는 전혀 다른 위치에 오아시스가 있는 것 처럼 보이죠. 우리가 빛은 항상 똑바로 직진한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발생하는 오류죠.

 

그런데 바로 이 신기루 현상이 나타나는 원리를 마술사들이 활용하죠.(193쪽)

 

이런 점이 바로 과학의 재미가 아닐까. 투명망토가 아닌 빛의 굴절 차이를 이용해 다른 곳에 보이게 하는 것 말이다. 과학적 지식을 활용해 다른 효과를 나타낼 수 있는...

 

과학수다2편은 이외에도 SF대한 수다에서 부터, 중성미자, 세포 그리고 핵융합 등의 이야기를 쉽게 풀어낸다. 물론 쉽지만은 않다. 그래도 일반인의 과학에 첫발을 내딛고 그 관심을 넓혀갈 수 있는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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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수다 1권에서 언급된 책들이다. 지식의 확장을 위해 읽어봐야 할 책들이다.

 

2. 근지구천체

 

<창백한 푸른점> 세이건은 인간이 개입해서 소행성의 궤도를 바꾸는 것에 반대합니다. 왜냐하면, 인간이 그런 능력을 확보한다면 그 능력은 인류를 구원하기 보다는 오히려 인류를 파괴하는 무기로 이용될 거라는 겁니다.(56쪽)

          

 

3. 뇌과학

 

뇌 과학의 구루라고 할 수 있는 마이클 가자니가가 쓴 책 중에 <왜 인간인가>가 있습니다. 이 책에서 가자니가는 인간다움의 특별한이 '뇌의 사회성'에서 온다고 주장합니다. 수백만년 공안 인류가 생존과 번영을 위해서 사회적으로 진화한 엄청난 노하우가 뇌의 회로에 축적되었다고 보는 거죠.

인간은 서로 사회적 행동을 관찰하면서 협동과 경쟁의 양면성, 비사회성의 위험 등을 학습하며 우리 뇌의 사회적 본성을 최적화하는 형태로 발전해 왔다는 거에요. 이런 가자니가의 통찰은 앞에서 살펴본 연구결과와도 통하죠. 인간의 의식이 형성되는 데 타인을 포함한 주변 환경과의 상호작용이 중요하다는 얘기니까요.

그러니까 의식의 비밀을 파헤치는 뇌과학은 "왜 인간인가?" 바로 이 질문의 답을 찾는 과정이기도 합니다.  (105쪽)

 

<뇌로부터의자유> 이 책에서 가자니가는 바로 그 문제를 짚고 있죠. 예를 들어 미국에서는 또 한국에서도 살인 혹은 강간과 같은 중죄를 저지른 죄인들이 변호사를 앞세워 이렇게 항변을 한다는 거에요. "내탓이 아니라, 뇌 탓이다!" 가자니가는 이런 분위기에 대해서 단호하게 비판하죠.

가자니가는 우리가 지켜야 할 사회의 여러 가치는 둘 이상의 뇌가 상호 작용하는 사회적 관계 속에서 발현되는 것이기 때문에, 특정한 범죄자의 형량을 판단할 때 그 사람 뇌의 이상 유무에만 초점을 맞추는 것은 위험한 발상이라고 주장하죠.(105쪽)

 

 

3. 양자역학

인간의 뇌를 가지고 머리카락의 수십만분의 1보다 작은 세계가 어떻게 움직이는지를 직관적으로 이해하는 일은 거의 불가능에 가깝겠죠. ... 다만, 이렇게 우리의 직관에 어긋나는 양자 역학을 처음으로 만들어 낸 이야기에는 한번 관심을 가져 볼 필요가 있겠습니다. 말 그대로 아무것도 없는 상황에서 양자 역학을 만들어 낸 이들의 고군분투는 충분히 감동적이니까요.

'양자' 개념을 처음으로 제안한 막스 플랑크의 삶을 다룬 독일의 과학 저술가 에른스트 페터 피셔의 [막스 플랑크 평전], 베르너 하이젠베르크의 자서전 [부분과 전체], 양자 역학의 가장 중요한 방정식을 만든 슈뢰딩거의 전기 [슈뢰딩거의 삶] 등을 권하는 이유도 이 때문입니다. (138쪽)

 

양자역학은 자연의 새로운 법칙 이상이었다. 고전적인 논리학 규칙들이나 제정신을 가진 멀쩡한 사람들이 추론할 때 동원하는 평범한 규칙들까지 변화시켰기 때문이다. 양자 역학은 괴상망측해 보였다. 그러나 그렇든 말든 물리학자들은 양자 논리라는 새로운 논리에 맞춰 자신들의 신경망을 재배선했다.(185쪽, 블랙홀전쟁 12쪽에서 재인용)

 

        

 

  6. 힉스입자

 

이강영 박사의 [보이지 않는 세계]가 있습니다. 이 책은 앞부분이 미시 세계, 뒷부분이 거시세계를 다루고 있어요. 그래서 이 책을 읽으면, 지금 얘기되고 있는 힉스 입자가 세계에서 차지하고 있는 위상을 전체적으로 조망할 수 있습니다.

또 이강영 박사는 이 책에서 미시 세계와 거시 세계를 관통하는 중요한 과학적 성취의 뒤얘기를 일화들을 중심으로 상세히 소개하고 있어요. 그런 일화들을 접하면서 독자들은 자연스럽게 '보이지 않는 세계'의 실체를 해명하려는 과학자의 열정에 공감하고 또 그 시도에 동참할 수 있습니다.(183쪽)

 

바로 그 지점에서 이론의 중요성이 강조됩니다. 이종필 박사의 [신의 입자를 찾아서]는 바로 그런 점에서 중요한 책입니다. 제가 보기에는 보통 사람이 표준모형을 이해하기 위해서 전제가 되는 상대성 이론, 양자론에 입문하기에 가장 좋은 책이 바로 이것입니다.

이 책은 "알기 쉬운" 따위의 수식어가 붙은, 당의정을 입힌 대다수 과학 책과 구분됩니다. 그런 책이 어렵다는 이유로 상대성 이론, 양자론을 피해 가거나 혹은 제대로 설명하지 않고 넘어가는 데 비해서 이 책은 그런 이론을 정면으로 다룹니다. 그것도 군개외의 어떤 책 못지않게 명쾌하게요. (184쪽)

 

[LHC, 현대 물리학의 최전선]. 이 책은 앞에서 읽은 두 책의 내용을 포괄하면서 20세기에 이뤄졌던 미시 세계를 해명하려는 과학자들의 노력을 이론과 실험 양면 모두 다루고 있습니다. 특히 힉스 입자를 발견하는 데 이용한 LHC까지 이어지는, 가속기의 역할을 다룬 부분은 이 책만의 특장점이고요. 이렇게 3권을 읽으면 힉스 입자를 이해하는 기본 준비를 한 셈입니다. (186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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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 수다 1 : 뇌 과학에서 암흑 에너지까지 - 누구나 듣고 싶고 말하고 싶은 8가지 첨단 과학 이야기 과학 수다 1
이명현.김상욱.강양구 지음 / 사이언스북스 / 2015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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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문학 열풍이지만, 오히려 과학을 읽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인문학자들이 이야기하는 것들을 보면 예전 인문학자들은 전부 문화예술가이면서, 수학자이면서, 과학자이면서 철학자였다.

그리고 인문학의 영영이라고 생각했던 인간, 사회에 대한 연구를 이제는 과학없이 생각할 수 없다.

 

뇌 과학의 구루라고 할 수 있는 마이클 가자니가가 쓴 책 중에 <왜 인간인가>가 있습니다. 이 책에서 가자니가는 인간다움의 특별한이 '뇌의 사회성'에서 온다고 주장합니다. 수백만년 공안 인류가 생존과 번영을 위해서 사회적으로 진화한 엄청난 노하우가 뇌의 회로에 축적되었다고 보는 거죠.

인간은 서로 사회적 행동을 관찰하면서 협동과 경쟁의 양면성, 비사회성의 위험 등을 학습하며 우리 뇌의 사회적 본성을 최적화하는 형태로 발전해 왔다는 거에요. 이런 가자니가의 통찰은 앞에서 살펴본 연구결과와도 통하죠. 인간의 의식이 형성되는 데 타인을 포함한 주변 환경과의 상호작용이 중요하다는 얘기니까요.

그러니까 의식의 비밀을 파헤치는 뇌과학은 "왜 인간인가?" 바로 이 질문의 답을 찾는 과정이기도 합니다.
(105쪽, 뇌과학 편)

 

<네이처> 기사에서 재미있는 얘기를 하더군요. 궁극적으로는 생명의 본질이 3D 프린팅이랑 다를 바가 없다는 거에요. 나의 DNA만 넘겨주면 이 DNA를 가지고 나와 유전자를 공유하는 아기가 만들어지잖아요. 그러니까 DNA를 통해서 유전자를 전달하는 생명 현상 자체가 3D프린팅의 한 종류라는 거죠.(248쪽, 3D프린팅 편)

 

과학수다는 과학자들이 모여 과학을 주제로 수다를 떤다. 그런데 기존 과학입문서와는 조금 다르다. 현대 이슈가 되는 과학적 내용들이다. 그렇다고 신변잡기식으로 가볍게 이야기하는 책은 아니다. 핵심이론들에 대한 설명도 빼놓지 않는다. 그래서 어렵다. 솔직히 양자역학, 힉스입자 등에 설명은 쉽게 이해하기 힘들다. 그래도 읽을만 하다.

 

원자력에 대한 설명이다.

이종필 : 1911년 어니스트 러더퍼드가 원자핵을 발견합니다. 그래서 양전기를 띤 원자핵 주위에 음전기를 띤 전자가 분포하는 원자의 기본구조가 확립되죠. 사실 원자핵의 본질은 양전기를 띤 입자들이 결합력으로 뭉쳐 있는 거에요. 지금 우리가 얘기하는 핵에너지의 원천이 바로 이 원자핵을 구성하는 입자들 사이의 결합력입니다.

 

강양구 : 그 결합력이 바로 '핵력'이죠. 그리고 그 핵력이 깨질 때 방출되는 에너지가 바로 핵 발전소나 핵폭탄의 원천인 핵에너지고요.

(198쪽, 핵에너지 편)

 

잘 이해는 안되지만 대충 힉스입자의 개념만 잡아보자면,

이강영 : 전자기장은 완벽하게 게이지 대칭성을 만족시킵니다. 그런데 이렇게 게이지 대칭성을 만족시키는 장(場)이 가능하려면 그것을 매개하는 입자의 질량이 '0'이어야 합니다. 실제로 전자기력을 매개하는 '빛'은 질량이 0이고요.

.....

대칭성이 자발적으로 깨지면서 입자가 질량을 가지는 방법을 발견했어요. 이것을 이른바 '힉스 매커니즘'이라고 부릅니다. 그런데 바로 이 방법이 가능하려면 꼭 있어야 할 입자가 이썽요.

 

강양구 : 그게 바로 힉스 입자군요!

(181쪽, 힉스 입자 편)

 

과학수다1권은 암흑에너지, 근지구천체, 뇌과학, 양자역학, 줄기세포, 힉스입자, 핵에너지, 3D프린팅을 다루고 있다. 최신물리학이라 할 수 있는 양자역학, 힉스입자에 미래기술을 선도할 3D프린팅에 대한 설명까지 과학에 대한 기본 개념을 설명한다.

 

줄기세포 편에서는 우리에게 환상이었으면서도 일종의 금기였던 줄기세포의 민낯까지 보여준다. 사실 줄기세포는 성체 줄기세포와 배아 줄기세포연구로 나뉘어져 있는데, 줄기세포의 주류는 성체 줄기세포 연구이다. 그러니까 줄기세포 연구의 한 부분에서만 성과를 낸 것인데, 언론은 줄기세포 전체를 한국이 주도했던 것 처럼 꾸며낸 것이다. 황우석을 내세워서.. 그런데 실상은 그렇지 않다.

이명현 : 그런데 미탈리포프 박사와 성과를 보도하는 국내 언론이 반응이 심상치 않았죠. 당시 <조선일보> 기사의 제목이 " '황우석 트라우마'에 갇혀 .... 복제 배아 줄기세포 손 놓은 한국"이었죠. 실제로 황우석 사태 이후에 우리나라 복제 배아 연구 규제가 엄격해졌나요? 배아 줄기 세포 연구를 못할 정도로요.

김병수 : 사실과 다른 주장입니다. 우리나라는 여전히 전 세계적으로 줄기세포 연구에 대한 규제가 느슨한 나라 중 하나입니다. 아까 미국도 연방 정부 기금으로 인간 배아 연구를 하는 건 금지하고 있다고 얘기했었죠. 그런데 우리나라는 일단 공식적으로 복제 배아, 잔여 배아 등 모든 배아 연구를 허용하고 있어요.
게다가 황우석 사태를 겪고 나서 규제가 강화되기는 커녕 오히려 약화됐죠.

....

황우석 박사가 2,200개, 차병원이 800개. 난자를 3,000개 정도나 쓰면서 인간 복제 배아 줄기세포 연구를 할 수 있었던 나라는 전 세계에서 우리나라 뿐이거든요. (154쪽)

 

 

류영준 : 성체 줄기세포 연구는, 가톨릭 대학교를 중심으로 인프라를 만들어 선두권을 쫓아가고 있지만 여전히 우리나라가 열세죠.
반면에 배아 중기세포 연구는 나온지 얼마 되지 않은 새로운 분야였고, 세계적으로 큰 불임 치료 병원이 우리나라에 많아 처음부터 공격적으로 연구했죠. 그래서 선두 그룹에 들어갈 수 있었던 겁니다. 하지만 그 때도 세계 최고 수준은 아니었어요. 반복하지만 선두권 정도였죠. 그런데 황우석 박사가 착각을 불러 일으킨 거죠. 우리나라의 배아 줄기세포 연구가 최고 수준인 적은 한번도 없었는데 마치 최고였던 것처럼 말이죠. (158쪽)

 

과학수다에서 만나는 과학에 대한 이야기가 재미있지만, 마냥 즐길 일은 아니다. 과학계의 현실을 보면 안타깝다. 모두가 돈 되는 연구에 빠져서 기초과학의 현실은 열악하기만 하다.

문홍규 : 사실 국내 학계에는 아직, 니어어스 오브젝트에 대해 합의된 용어가 없습니다. 우리나라는 이 분야를 연구하는 과학자가 극소수라서요.

 

강양구 : 몇 명이나 있나요?

 

문홍규 : 지금까지 소행성으로 박사학위를 받은 사람은 아직 한국에 저 혼자입니다.

 

강양구 : 한명이요?

 

문홍규 : 네, 그리고 혜성체를 주제로 학위를 받은 동료 최영준 박사가 있습니다. 역시 한명이네요.(웃음)

(47,48쪽)

 

이 책의 미덕은 현대과학의 이슈들을 짚어 준다는 것이다. 근대 이전까지만 하더라도 인문학, 문학, 과학은 하나였다. 이제 다시 과학이 필요한 시대가 되었다. 과학과 거리가 멀었던 이들에게 이 책은 과학으로 가는 첫걸음이 될 것이다. 물론 어렵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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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도, 무작정 오지 마라 - 제주도에 살고 싶은 사람들을 위한 40가지 이야기
오동명 글.그림.사진 / 시대의창 / 2014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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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에 내려온 젊은이에 대해 이런 이야기가 있다.

세상이 각박해지고 당장 취직자리 구하기도 점점 더 힘들어지다 보니 이렇게 사회뿐 아니라 자기 자신마저 방관해버리고 사는 젊은이들을 보게 됩니다. 더불어 이들을 알량한 혀 놀림으로 '현혹'하는 말과 글이 유행하고 있습니다. 결코 아픔이랄 수 없는 것을 아픔이라며 현혹하는 유의 거짓부렁들 말입니다.

 

소위 잘나가가는 사람들이 '하고 싶은 일을 하라'고 설파합니다. 하지만 대부분의 이런 말은 유혹을 넘어선 현혹입니다. 현혹은 거짓보다도 더 나쁜 사기가 될 수 있습니다. '하고 싶은 일'을 하라고 말하는 그들의 이력만 봐도 그 말이 현혹임이 드러납니다. 그들은 애초부터 명문 대학을 나와 의사나 변호사, 대학굣와 같은 평생이 보장된 직업을 가진 기득권자인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그들이 10대, 20대 때에 단지 하고 싶은 일을 하겠다는 생각으로 그 학과나 직업을 선택했을까요? 또 그들이 스스로 선택한 학과나 직업을 저버림으로써 지금의 인기를 얻고 있다는 이율배반은 무엇을 말하는 건가요? (21-22쪽)

 

 

 

문제는 제주도로 건너온 이주민들에게 있습니다. 제주도 토착민들을 왠지 하대하는 듯한 이주민들의 태도가 토착민들의 배타성을 키우기도 합니다. 이주민과 토착민 모두 이를 잘 알고 있기에 서로 터놓고 소통하지 못하고, 그러니 어우러지기가 쉽지 않습니다.

텃세는 전국, 아니 전 세계 어디에나 다 있습니다. 제주도만의 것이 아닙니다. 큰 집을 짓거나 혹은 확인 할 수 없는 과거를 떠벌려 텃세를 누르려는 심보를 버려야 합니다. 괜스레 심술궂게 '굴러 온 돌이 박힌 돌 빼'려는 마음을 육지에 내려놓고 오지 않은 이주민에게 제주도는 후회의 섬이 될 뿐입니다.

....

나이가 꽤 든 사람들은 더 심합니다. 이들은 크든 적든 젊은이들보다는 많은 돈을 손에 쥐고 있습니다. 이 돈이 이들을 더 옭아매기도 하고, 토착민과의 벽을 쌓게 하기도 합니다. 서울 같은 대도시에 비해 훨씬 싼 값에 땅을 사고 집을 지어 이주해 와서는, 듣기 불편한 과거를 공공연히 떠벌리며 아니 더욱더 과거에 묻혀 결국 이주민끼리 모여 삽니다. (39-41쪽)

 

 

 

부동산업자 K씨의 말을 더 들어봅니다.

"제주도 사람들이 오라고 부추겼나요? 스스로 선택해놓고 제주도를 탓합니다. 그리고 제주도 사람이 아닌 외지인들이 쓴 책이나 언론을 통해 제주도가 잘못 알려지고 있는 게 많습니다. 제주도를 소개한 책을 읽고서는 모든 걸 정리하고 무조건 내려왔다는 사람을 부동산 사무실에서 종종 만납니다. 이들은 하나같이 얼마 못 가 집을 도로 내놓으면서 제주도를 싸잡아 욕해댑니다. 하지만 엄연히 말해 잘못된 정보를 탓해야 하지 않을까요? 또 그걸 곧이곧대로 믿고 결정한 자기 자신을 먼저 탓해야 하지 않을까요? 그리고 부동산 거래가 이뤄지는 집들은 외지인들끼리 사고파는 경우가 대다수입니다. 이들이 값을 올리고서는 마치 제주도 사람들이 비싸게 파는 듯이 얘기합니다. 구입한 값이나 그 밑으로 내놓는 사람은 한명도 없습니다...."

그는 도민 혜택을 받아 반값으로 골프를 치는 이들에게서 제주도 사람을 비하하는 말을 들을 때, 국제학교가 들어선 덕에 세 배나 오른 값으로 땅을 되팔아줬건만 제주도도 육지와 다를 것 없다며 실망했다는 말을 들을 때, 올레길 주변의 레스토랑이나 게스트하우스 등의 임대료를 시세보다 턱없이 비싸게 내놓고서는 제주도와서 손해만 보고 간다는 말을 들을 때, 이들이 왜 제주도에 왔으며 또 제주도를 욕할 자격이나 있는지 되묻고 싶다고 합니다.(101쪽)

 

 

최근에 50대 중반의 부부가 제가 사는 동네로 이사 왔습니다. 이사 왔다고 동네 사람들에게 떡을 돌릴 때 그들을 처음 만났습니다. 아내는 경북 안동이 고향인 한국인이고 남편은 인도네시아인입니다. 아직도 한국 사회에 만연한 외국인 특히 동남아 사람들에 대한 편견에서 조금이나마 벗어나 살 수 있는 곳을 찾다 보니 제주도로 오게 되었다고 합니다. 아내의 고향인 안동에서 잠시 살아봤지만 곱지 않은 시선, 특히나 친척들의 눈치를 보고 사는 게 힘들었다고 합니다.

지금은 제주도에서 남편과 봄철엔 고사리를 따러 산야를 돌아다니고 늦가을과 겨울엔 감귤 밭에서 함께 일합니다. 이들은 꽤 짜임새 있게 시간을 활용하며 생활합니다. 여느 직장인처럼 주5일은 열심히 일하고 이틀은 만사를 제쳐놓고 쉽니다. 쉬는 날은 차를 몰고 나가 제주도 초원에서 야영을 하기도 하고, 바닷가에서 나가 낚시 잘하는 남편이 잡아온 생선으로 음식을 차려 먹기도 합니다.(13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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