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 출근길 사진작가 최민식의 부고 소식을 접했다. 최민식은 한국 예술사진, 다큐사진의 1세대이자 리얼리즘 사진의 대부이자 이제는 원로작가라 불리운다. 그의 사진은 사람만을 찍은 것으로 유명하다.
그는 자신이 사람만을 주제로 사진을 찍은 이유를 이렇게 설명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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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정심이나 측은지심인 아닌 사회의 모순과 부조리에 대한 고발이야. 고난과 시련을 겪는 인간으로서의 아픔 그 자체에 초점을 맞추었지. 사람들로 하여금 직접 사진 속에 담겨 있는 인물의 고통에 직면하게 했어. 이것은 비참하고 불쌍하다는 동정적 의미보다 인간이 누리고 있는 삶의 존엄성을 일깨워주는 아픔이기도 해.”
http://www.seoul.co.kr/news/newsView.php?id=20110701021004
'나의 사진들은 언뜻 보기에는 마음대로 찍은 것 같이 보이나 가장 일상적이고 퍙범한 사람들의 모습을 진실하게 보여 주고 있다. 진부해보이는 사진이지만, 바로 그 안에 인생이 있다는 사실이 나를 한없이 매료시킨다'
(사진이란 무엇인가 / 최민식/ 현문서가, 110쪽)
하지만 그의 이런 사진에 대해 "어느날 딸이 "아버지는 가난한 사람들을 팔아서 자신을 자랑하려는 거예요."라고 따졌을 때, "딸아이가 나에게 던졌던 말이 수도꼭지에서 끊임없이 떨어지는 물방울처럼 나를 괴롭혔다"고 고백한다. "내가 정말 그들을 팔았던가? 나는 서글픔에 짓눌려 자문했다. 50년 동안 어둡고 고단한 사람들을 렌즈에 담았다. 셔터를 누르면서 한 번도 그들의 삶에서 인간의 진실을 캐낼 수 있다는 것을 회의한 적이 없다." 그러면서 그는 다시 사진 찍기의 의미를 묻는다 "
http://media.daum.net/culture/book/newsview?newsid=20061215023107914
그는 단순히 사람을 찍는 것에만 국한되지 않았다. 사람과 그 사람을 이루는 세상에 대한 공부도 잊지 않는다. 그의 서재에는 인문학, 소설, 문화예술 서적 등이 1만권을 넘는다 하니 그의 사진이 기술에 의존한 것이 아니라 사람에 대한 연민, 애정 그리고 삶의 본질에 대한 추구에서 시작되었음을 알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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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에게는 전국에서 사진을 하겠다고 찾아오는 젊은이가 많다. 그러나 ‘의식’이 없는 사람이 대부분이라고 한다. ‘철학’이 없다는 것이다. 그는 늘 후배들에게 공부할 것을 권한다. 공부를 하지 않으면, 깊이가 없고, 문제의식이 없고, 메시지가 없다고 다독거린다.
그의 독서량은 엄청나다. 그의 서재엔 사진 관련은 물론이고, 철학 심리학 문학 역사 사회학에 이르기까지 폭넓은 교양서적이 꽂혀 있다." http://news.busan.go.kr/sub/search_01_view.jsp?arti_sno=201302131334380001
"사진작가는 반드시 능숙한 기교뿐만 아니라 인간에 대한 예의를 갖춘 인격과 사회에 대한 진보적인 사상을 함께 갖고 있어야 한다. 사진작가로서 인품과 사상이 모자르다면 결국 좋은 사진이 나올 수 없다."(사진이란 무엇인가 / 최민식/ 현문서가, 40쪽)
원래 오늘 책 두어권을 주문하려고 했었다. 그러나 책 주문을 주저하게 되었다. 사진작가 최민식의 부고 소식에 작가의 책을 자꾸 검색하고 있다. 일단 집에 있는 "사진이란 무엇인가"외에 한 두권 더 손에 들게 되지 않을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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