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무속신앙에서는 삶과 죽음을 '이승'과 '저승'으로 설명한다. 일단 사람이 죽게되면 저승차사(저승사자)의 안내를 받아 몇 단계를 지나게 되는데 여기서 죄의 경중에 따라 지옥의 형벌을 받게 된다. 예를 들어 어른말에 겉 대답을 한 자는 발설지옥에서 염라대왕이 혀를 뺀다. 역적죄를 짓거나 살인, 강도를 한자는 독사지옥에서 변성대왕에 의해 독사에 의해 괴롭힘을 당한다. 이렇게 단계별로 형벌을 받고 나면 저승에서의 영생을 얻게 되는데 죄의 경중에 따라 단계가 나뉘어져 있다. 그러나 죄의 정도가 너무 심해 지옥의 형벌로도 안 될 때는 소나 말, 지네 등으로 환생을 하게 된다. 영생이라는 개념과 환생이라는 개념을 모두 가지고 있는데 사람으로는 환생을 하지 않는다는 점이 특징이다. 죄가 없고 공덕이 있는 사람은 영생을 얻기도 하고 때로는 새나 나비로 환생을 한다.
책에서 설명하기로 지옥은 총 10단계인데 크게 나누어 보면 공덕(인심), 효와 어른에 대한 공경, 역적/살인/강도, 결혼생활의 4가지로 묶을 수 있다. 즉, 당시의 시대적 윤리관념이 무속신앙에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이승과 저승이라는 개념을 통해 무속신앙은 현재의 삶을 중요시 여긴 것을 알 수 있다. 공덕을 쌓고 사회적으로 형성된 윤리체계를 따른 이들은 영생을 얻고 그런 윤리적 체계를 거부한 사람들은 지옥의 형벌을 받아야 하거나 심하면 소나, 말, 지네 등으로 환생해 고통을 겪는다.
무속신앙이 경우에 따라서 지나칠 정도로 굿 등에 의존하는 모습을 보이기는 하지만 지난 시절에는 삶의 윤리적 규범을 강조하는 도구로 사용되었다. 그리고 자세히 보면 지금 우리나라의 기독교가 많은 죽음과 관련된 부분에서 온전한 기독교라기 보다는 무속신앙의 토대위에 형성되었음을 알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