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해라고 목표를 세우거나 한해를 반성하지 않는 성격이긴 한데, 퇴근하고 오니 시사인이 배달되어 있다. 이번호에 <올해의 책>이 있나 하고 살펴봤다. 지난주 신문들이 한결같이 올해의 책을 선정한 것을 몸이 기억하고 있었는지..
가만히 생각해보니 올해는 신간은 사기만 하고, 많이 읽지 못했다. 서재를 보니 도서관에서 빌린 책들을 위주로 후기를 남겼는데, 도서관에서 대출한 책은 반납해야 한다는 부담감에 간단하게라도 후기를 남기는데, 구매한 책은 나중에 써야지 하다가 시간을 놓친게 꽤 된다.
알라딘에서 제공하는 책 정보는 연말이 아니었던 것으로 기억하는데(?) 12월에 올 한해 정보가 떴다.
8월에 애들 방에서 애들 책을 좀 보다가 애들 책에는 무심했다는 생각이 들었다. 전집들 투성이인데, 의아한 책들도 꽤 보였다. 그래서 애들 책도 사기 시작했고, 애들도 좋아했다. 8월부터 평균 책 값이 두배가 들었다. 내 책을 줄여 애들 책을 사는게 아니라 내 책은 내 책대로, 애들 책은 애들 책대로.....
오프라인 서점에서 책을 사기도 하니 월평균 20만원 정도 되는데, 생각했던 예산의 두배를 지불한 것이다.
물론 책을 의도적으로 구매하기는 하지만, 솔직히 좀 부담된다. 점점 회사를 얼마나 더 다닐 수 있을지 불안한 시점이라....
독서를 할 때 단권을 읽는 경우는 없고, 몇 권의 책을 주제로 엮어서 읽는데, 주제들에 대해 따로 글을 남길 시간이 되면 정리를 좀 해야겠다. 대충 나열해보자면, 2016전망, 드론, 인공지능, 역사전쟁, 여성혐오/페미니즘, 고령화, 싸드/안보, 제주, 브렉시트, 간송미술, 자동차 등이다.
그 중에 의미 있는 독서주제는 <역사전쟁>, <인공지능>, <여성혐오/페미니즘>, <브렉시트>이다.
'역사전쟁'의 저자 심용환의 책이 내년초에 출간된다고 하니 후기를 못남긴 '역사전쟁'과 '역사교과서 국정화'는 그 때 다시 한번 읽고 후기를 남겨야겠다.
<여성혐오/페미니즘>은 이후에도 좋은 책들이 많이 출간되었다. '나쁜 페미니스트' 등의 책을 중심으로 페미니즘 2차 읽기를 해볼 생각이다. <인공지능>은 김대식의 책을 중심으로 읽었는데, 새로 번역 출간된 '파이널 인벤션'과 함께 인공지능 2차 읽기를 할 생각이다.
아쉬움이 많이 남는 독서주제가 있다면 '사피엔스'를 주제로 한 <호모 사피엔스>이다. '뼈가 들려준 이야기'와 '인류의 기원'이라는 훌륭한 책을 만난 것은 행복이지만, 조금은 방대한 주제라 다른 채으로 펼쳐내질 못했다. (뻐가~ 와 인류~ 후기도 남겨야 하는데)
이 주제는 좀 긴 호흡으로 <빅히스토리>라는 주제로 읽어볼 생각이다. '빅히스토리'와 '코스모스'와 엮어 꾸준히 조금씩 읽어낼 생각이다. '코스모스'는 과학과사람들 팟캐스트아 연결해서 읽으면 훨씬 큰 공부가 될 것이다.
연초에 세바스치앙 살가도의 전시가 있어서 올해는 사진책을 좀 꾸준히 읽어보려고 했는데, 잘 안되었다. 준비해둔 책에 수전 손택인 제프다이어의 책을 더 엮으려고 했는데, 생각만큼 잘 안됐다.
임재천 작가의 사진집 '한국의 재발견' 귀입해야 하는데, 이건 연초에 구입하는 걸로.....
올 연말 연초에는 르코르뷔지에의 전시가 있는데 이 참에 건축 책을 좀 모으고 있다. 책만 모으다 끝나지 않을지 모르겠다.
올해는 과학분야의 책들이 눈에 많이 띄었는데, EBS다큐 '생명, 40억년의 비밀'시리즈가 완성되었고, 책은 구비했다. 이제 읽기만 하면 된다. 필립 볼의 형태 삼부작에 이언 스튜어트의 수학책 3권 중 2권은 더 준비하면 되고...
100주년 기념으로 현암사에서 완간한 나쓰메 소세키는 올해 시작하려 했는데, 연초에 바로 시작하면 될 것 같다.
책장을 보다 보니 그림책이 아니라 그림책관련 이론서, 평론들을 모으고 있다. 그림책, 아동서적을 애들과 같이 보는 안목을 좀 키워야 겠다는 생각이었는데, 애들이 훌쩍 다 커버리기 전에 <그림책론> 읽기도 어여 마쳐야 하는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