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이를 먹는 즐거움. 인식의 폭이 점차 넓어지고 있다는 것이 느껴진다. 이렇게 동감의 여지가 생기는데, 이로써 보다 길게 이어질 수 있는 연결고리가 만들어진다. 창작자완 팬이 함께 성장하는 느낌
예술의 기본은 다양성입니다. 몇 개의 대유행보다, 여러 개의 소규모 동감이 훨씬 중요해요. 그래서 여러 관점과 형식과 태도가 두루 용납되어야 합니다.조정래 선생의 신작, <천년의 질문>은 젊은 세대가 열광할 작품은 아니에요. 한국 소설의 새바람을 일으킬 새로움도 적고, 관점에 따라서는 호불호가 갈릴 수도 있습니다.한국 사회 권력층의 민낯을 리얼하게 드러내기 때문이지요.어떤 사람에게는 통쾌하겠지만, 다른 사람에게는 낡은 주제와 방식처럼 보일 겁니다.하지만 이건 분명해요.조정래 선생은, 그리고 신작 <천년의 질문>은요즘 보기 드문 큰 이야기입니다. 최근 소설이 작은 문제, 관계, 감정에 함몰되어 있지만,이 작품은 눈을 넓고 높게 돌려 전체를 조망하지요.물론 이런 시도가 그대로 작품의 가치를 만드는 건 아닙니다. 각자 다른 평가가 가능하겠지요. 그러나 불안하기만 한 우리 시대, 거장의 안목을 느끼고 싶은 분에게는 읽어보시길 권합니다.
조선왕조의 개국과 이방원의 집권까지는 비교적 잘 알려진 내용. 그만큼 익숙하다. 하지만 ˝왕자의 난˝ 관련 부분은 그리 많이 알지 못했다. 이방원이 그만큼 매력적인 캐릭터라는 의미일 것.반면, 태종 즉위 이후의 이야기는 많이 알려진 편. 그래서 알아가는 즐거움은 덜하다
대단할 것은 없지만 소중한 추억담. 그리움으로 버무려졌지만 어찌 꼴보기 싫은 순간이 없었으랴. 글에서 느껴지는 아쉬움은 진심일 터. 하지만 그조차감수하는 것이 추억이리라.이런 이야기를 가질 수 있는 일본이 부럽고, 가지지 못한 우리가 아쉽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