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수께끼 풀이는 저녁식사 후에 수수께끼 풀이는 저녁식사 후에 1
히가시가와 도쿠야 지음, 현정수 옮김 / 21세기북스 / 2011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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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판절판


사실, 이 소설의 내용이나 캐릭터 설정은 대단히 독창적인 것은 아니다.  

부자집 아가씨의 형사 진출기라는 설정은
이미 2005년 발표된 TV드라마 <부호형사>에서 보았던 것이고,
http://blog.aladin.co.kr/rahula/4024218 

여기에 탐정역할을 하는 집사라던가,
잘난 척을 하는 엘리트(지만 졸부에 불과한) 상사 등의 요소가 더해졌을 뿐이다.

그러나 이들 역시 매우 익숙하다.   

이 작품의 재미는 이들의 관계가 전복과 도착을 기반으로 한다는 점이다.

졸부 상사가 등장하는 게 흥미로운 게 아니라,
그 거드름을 감당해야 하는 부하 여형사가 사실은 더 부자집 아가씨라는 점.

그 부자집 아가씨를 집사가 비아냥 거린다는 점.

이런 도착적이고 전복된 관계가 이 작품에 유쾌함을 만들어준다.  
그리고... 그것 뿐이다. 다른 부분은 별다를 것이 없다.   

   
 
“실례되는 말씀입니다만, 아가씨. 이 정도 사건의 진상을 모르시다니, 아가씨는 멍청이십니까?”- p.35.
 
   

   
 
어떠냐는 듯이 우쭐하며 레이코는 의연한 몸짓으로 테이블의 와인글라스를 들어올리고 조용히 입가로 옮겼다. 그러나 가게야마는 조금도 동요의 빛을 보이지 않고 안경 아래서 불쌍히 여기는 듯한 시선으로 레이코를 쳐다보더니, “실례되는 말씀이지만, 아가씨”라고 운을 떼며 이렇게 말했다. 
“눈은 멋으로 달고 다니십니까?” - p.95.
 
   

 

전반적으로 가볍고 경쾌하지만, 무난하다. 
추리도, 사건도, 캐릭터의 행동도. 

그런 점에서, 별은 세 개만. 더 이상은 아깝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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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HL-01 별/축광테코시트/야광/시트지/벽지/포인트벽지/아이방꾸미기/인테리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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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아이들 방을 꾸며주려고, 며칠 고심해서 여러 가지 시트지를 골랐다. 

그리고 주문.
주문하고 얼마 지나지 않아 연락이 왔다.  

몇 가지 품목이 없단다.
그래, 그려러니 했다. 그럴 수도 있겠지. 

다른 디자인의 품목으로 변경할 수 없냐고 한다.
그럴 수는 없지. 디자인을 보고 산 것이 아닌가? 그 디자인이 아니면 의미가 없다.  

부분 취소를 해달라고 했다.
그런니까 그렇게 하면 배송료를 내가 부담해야 한단다.  

화가 났던 건 이때부터였다.
구비되지 않은 물품을 인터넷에 올린 것부터가 문제지만,
자기들의 실수인데도 고객에게 배송료를 내라고 하는 태도가 어이없었다.  

그렇게 이야기했다. 그래도 안 된단다. 금액이 정해져 있기 때문이라고. 

결국 전체 취소를 해버렸다. 하지만 화는 가라앉지 않는다.
배송료 2,500원이 아까워서가 아니다. 
그것들을 고르기 위해 내가 보낸 시간이 아깝고, 잔뜩 기대했을 아이에게 미안해서다.  

다시는 이 회사에서 물품을 구매하지 않을 것이다.
2,500원 손해보지 않으려고 고객들의 정성과 시간을 무시하는 태도가 마음에 들지 않았다.  

축하한다. 당신들은 배송료 2,500원을 아꼈다.  
그러나 25,000원짜리 질문을 놓쳤고,
앞으로 우리 아이가 커가면서 구입하게 될 수 많은 가능성을 잃었다.  

p.s. 마지막으로 더하고 싶은 말이 있다.  
처음 전화를 걸어 없는 품목을 설명할 때, 담당자께서 품명을 말하면서 설명했다. 그런데, 세상에 구입한 물품의 품명을 기억하는 사람이 어디 있는가? 디자인이나 가격이라면 몰라도. 별 것 아닐 수도 있겠지만, 이건 판매자의 입장이지, 소비자를 생각하는 입장이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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확산의 기술 - 소셜 네트워크
이지선 지음 / 동아일보사 / 2010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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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동안 읽은 SNS 관련 책 중에서 가장 전략적이다.  

특히 블로그를 마케팅하는 방법에 대한 부분에서 전략과 전술이 명료하게 설정되어 있다.   
크리스 앤더슨(Chris Anderson)이 주창했던 롱테일법칙(The Long Tail)을
블로그를 통해 창작되는 콘텐츠에 적용하여, 포스트의 생명주기에 따른 활용한 마케팅 방법을 고안한 것인데, 매우 흥미롭다.

  


저자는 블로그 포스팅의 생명주기를 3단계로 구분했다. 

   
 
조회수가 집중되는 초기 1주 정도의 기간을 '빅헤드(big head)', 조회 수가 급격하게 떨어지는 구간을 '슬라이더(Slider)', 그리고 눈에 드러나지 않을 정도로 미미하지만 꾸준히 콘텐츠가 재소비되는 구간을 '롱테일'이라고 이름 붙였다. - p.135.
 
   

그리고 이에 따른 마케팅 전술을 제시했다. 즉,
1) 빅헤드 : 다음 뷰 및 각종 메타블로그를 통해 '추천'을 유도
2) 슬라이더 : 네이버 오픈케스트와 블로그코리아의 블코 채널 등을 활용한 정보의 '목록화'   
3) 롱테일 : 포털사이트의 검색을 활용한 지속적인 노출을 유도
, 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러한 전략과 전출은 메타블로그 관계자였던 저자의 전문성이 발현된 결과라고 판단된다.  

전문가의 역할은 전략 수립에 있다. 전략을 만들어내지 못하면 전문가가 아니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현재 IT 전문가라고 자처하는 이들의 대부분은 '명함 전문가'에 불과하다. 
현상을 설명할 수는 있어도 자신들만의 독창적인 전략을 가지고 있지 못하기 때문이다. 
또는 몇몇 부분에만 적용할 수 있는 전술을 전략이라고 우기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그런 경우라면, 그들이 만든 책도 대학교 교양강의 정도의 수준에서 벗어나지 못한다.   
입문으로 가치는 있어도, 진정한 의미에서 전문서적이라고 하기는 어렵다.  
적어도 이 책은 그런 위험에서는 벗어나 있다.  

물론 저자가 내세우는 전략과 전술에 대한 타당성 검토가 이루어져야 그 가치를 확인할 수 있다.
(보다 논의가 진행되어야겠지만 당장에는 전략의 문제는 없지만, 전술의 문제는 의심된다.  
 ㄱ) 이들은 결국 '검색'에서의 노출 빈도를 높이는 방안으로 통합될 수 있지 않는가 하는 부분,
 ㄴ) 과연 블로그 포스트에 이런 정성을 쏟을 여력이 있는가 하는 부분 등이다.) 

그러나 전략과 전술을 제시했다는 그 자체만으로도 충분히 가치를 가진다.
이제 어느 정도 SNS가 보편화된 시점에서,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어설픈 소개가 아니라 전문가의 의견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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옛이야기와 에듀테인먼트 콘텐츠
오길주 지음 / 제이앤씨 / 2008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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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선 밝히고 싶은 것은,
에듀테인먼트 콘텐츠에 대한 관심이 고조되고 있지만,
정작 그와 관련된 이론서는 부족한 상황에서 이러한 연구는 선구적인 가치를 가진다는 점이다.  

그 자체는 분명히 인정해야 할 것이다.  
다만, 보다 발전적이고 구체적인 논의를 진행하기 위해서, 몇 가지 의문점을 기록하고자 한다.  

현재 문화콘텐츠 및 스토리텔링과 관련된 연구들이 가진 공통된 문제는
당위를 설파하고, 아이디어를 제시하는 차원에서 그치고 있다는 점이다.  

물론 그 자체도 충분히 가치 있는 활동이다. 
그러나 이제 논의의 수준이 한 단계 격상될 필요가 있지 않을까?  

즉, 당위성은 충분히 지적되었으니 본격적이고 집중적인 분석이 이루어져야 하고,
단순한 아이디어보다는 보다 실증적인 차원에서 창작방법론이 도출되어야 한다는 뜻이다.  

이 책 역시 현재 같은 문제점을 보이고 있다.  

'옛이야기'가 문화적인 중요성과 가치를 가지며 그렇기 때문에 그를 활용한 콘텐츠가 개발되어야 한다는 주장에 동의한다. 특히 에듀테인먼트와 관련해서는 '옛이야기'야말로 무궁무진하게 활용될 수 있는 스트로텔링의 원천소스라는 점도 역시 동의한다.  

그러나 그 활용방법에 있어서는 보다 심도 있는 접근이 요구된다.
예를 들어 다음과 같은 부분들이 그렇다.  

   
 

<금강산 구미호>와 비슷한 유형으로는 <여우누이>를 들 수 있다. 이 이야기는 아들만 셋을 둔 부부가 고대하던 딸을 낳았는데, 그 딸이 자라면서 자고 일어나면 가축들이 죽어 나가는 이상한 일이 벌어지는 내용을 담고 있다. 그 딸은 사람이 아닌 여우였는데, 부부의 막내아들이 여우 누이를 물리치는 이야기이다. 특히 이런 대결 구조를 가진 옛이야기는 에듀게임 중에서도 RPG게임에 적합하다. - p.106

 
   

'대결 구조'가 어떻게 RPG와 바로 연관될 수 있는지 모르겠다.
사실 '대결'을 구조화하는 것은 여타의 게임 장르에서도 흔하게 확인되는 부분이다.  

물론 RPG에도 그런 부분이 없는 것은 아니지만, 그것보다는 '역할극'의 양상이 더 강하다.
RPG의 핵심은 '대결'이 아니라, 게이머가 '역할'을 맡게되는 것이고, 그러한 역할 부여가 이루어진 뒤에 '임무'를 수행하는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장르의 명칭도 'Role Playing'이 아니던가.  
RPG에서 대결은 그 자체가 목적이 아니라, 임무를 수행하는 과정에서 일어나는 하나의 행동 양상에 불과하다. 그러하기에 RPG에서는 대결 이외의 행동, 예를 들어 파티 구성, 교류, 아이템 습득 등도 중요한 의미를 가진다.

이런 사실을 고려하자면, '대결 구조'만으로는 RPG와 바로 연결시키기는 어렵다.
'대결'만을 보자면 '어드벤처'나 '액션' 게임에 더 부합하고, 나아가 게임 이외의 장르인 영화/드라마/연극 등에서도 흔히 찾아볼 수 있다. 
 

   
  이야기 <바리공주>에서도 동일한 논리를 발견할 수 있다. 게임의 규칙과 마찬가지로 이야기에도 규칙이 존재한다. <바리공주>에서는 부모를 살리기 위해서 온갖 시련을 극복해야 한다. 먼저 생명수를 앗아갈 위험한 세계와 대면하게 된다. 칼산지옥, 불산지옥, 독사지옥을 무사히 빠져 나가야 한다. 게임 속 캐릭터가 수많은 위험 요소들, 이를 테면 함정, 수수께끼, 맹수, 킬러 등을 헤쳐나가야 하는 것과 유사하다. - p.128.  
   

이 부분 역시 위와 비슷한 오류를 범하고 있다.  

시련의 부여와 그 극복 과정은 게임 뿐만 아니라, 이야기가 강한 대부분의 문화콘첸츠 장르에서 발견되는 스토리텔링 양상이다. 즉, 그것은 게임과 유사할 수는 있으나, 게임하고만 유사한 것은 결코 아니라는 뜻이다.  

그렇다면 이런 보편적 스토리텔링 양상을 왜 구태여 게임과 연결시키려 했는지 그 이유가 제시되어야 했는데, 논의는 위의 인용을 끝으로 종결되어 버린다.  

내가 파악한 바로는, 칼산, 불산, 독사 등의 공간을 언급한 것으로 미루어보면,
영화/드라마/공연 등의 문화콘텐츠 장르가 시간을 중심으로 한 스토리텔링을 구사하는데 반해,
게임은 공간(map)을 중심으로 스토리텔링을 구사한다
는 사실에 기인해서
인용과 같은 주장이 나오지 않았나 싶다. 그렇다면 그 논리를 분명하게 밝혔어야 했다.  

물론 그것만으로도 막바로 게임과 연결시키는 주장은 무리가 따른다.
보다 다양한 측면에서 <바리공주> 이야기에 포함된 게임 스토리텔링적 요소가 제시되어야 한다.
얼핏 드는 생각만으로도, 공간 구조보다는 '퀘스트'(생명수 구하기), 아이템 습득, 방해자(몬스터)의 제시 등등이 그에 해당하지 않을까 싶다.  

 

이상의 의문점과 함께 표현력의 문제, 즉 부정확한 문장의 사용을 지적하지 않을 수 없다.
책을 쓰는 것도 하나의 스토리텔링 창작이다.  

문화콘텐츠의 스토리텔링에서 특히 중요한 것은 각 매체의 표현도구를 정확하게 활용하는 것이다.
영화를 만드는 사람이 카메라를 잘 사용하지 못하고, 뮤지컬 배우가 노래를 잘 부르지 못하고, 게임 디자이너가 그래픽 프로그램을 잘 다루지 못한다면 문제가 있는 것처럼, 글을 통해 스토리텔링을 하는 사람은 무엇보다 글을 잘 다루어야 한다. 

여기에서 '잘 다룬다'는 것은 맛깔나게 문장을 쓰거나, 멋을 부리는 것을 의미하지 않는다.

그 정도가 되면 더욱 좋겠지만
(김훈이나 신경숙의 소설은 문장 만으로도 충분히 가치를 가지는 것처럼)
일단은 표현이 정확하게 이루어져야 한다. 그게 기본이다.

그런데 이 책의 후반부, 특히 <테일즈 런너>와 관련된 부분에서는 비문과 오류가 많다.
초반에는 그런 문제를 찾을 수 없는데, 후반에 집중력이 떨어진 것인지, 해당 부분을 집필한 필자께서 퇴고를 미처 하지 못한 것인지, 아쉬울 뿐이다.  

예를 들어 다음 부분, 

   
  <테일즈 런너>에 삽입된 동화들은 첫째, 캐릭터의 특징이 뚜렷하다는 점이다. <놀부와 흥부>, <설녀>처럼 말이다. 둘째는 주인공들의 모험담이 있다는 점이다. 주인공들은 요괴, 호랑이들을 물리치는 여정을 보여준다. 셋째, 주인공들의 변신과 사물의 변화가 이루어진다는 점이다. <제크와 콩나무>에서 콩나무의 변화, <알라딘>에서 램프의 요정의 변화, <개구리 왕자>에서 왕자의 변신 등이 그것이다. 이렇듯 <테일즈 런너>의 이야기는 캐릭터가 벌이는 모험과 대결이 주류를 이루고 있으며 이러한 요소는 게임을 만드는데 결정적인 역할을 한다고 보인다. - p.193.  
   

위에 인용된 문단은 다음과 같은 문제가 있다.

1) 주술관계가 분명하지 않다. "(…)동화들은 ~ 뚜렷하다는 점이다"가 대표적인 예이다. 무엇이 뜨렷하다는 것인지 전혀 설명이 되지 않는다.  

2) 부연설명이 적합하지 않다. 인용의 첫째 부분에서 캐릭터의 특징이 뚜렷하다는 진술에 대한 설명은 생략한 채, 예시만 제시되어 있다. 둘째 부분에서도 요괴와 호랑이들을 물리치는 여정을 바로 모험이라고 할 수 있는지 의문이다.  

3) 종합이 적절하지 않다. 첫째, 둘째, 셋째를 종합한 내용이 어떻게 '모험과 대결이 주류를 이루고 있'다는 진술로 이어질 수 있는지 알 수 없다. 모험이야 둘째에서 설명이 되었다고 할 수 있겠지만, '대결'과 관련된 내용은 어디에서도 언급되지 않았다. 그런데 어떻게 이런 결론이 나올 수 있는가? 

4) 모험과 대결이 주류를 이룬다고 해서, 그것이 곧 게임 창작으로 연결될 수는 없다. 이는 앞서 설명한 내용과도 그대로 연결되는 것이다. 

 

기대가 크기 때문에 아쉬움이 생긴다. 기대가 없다면 아쉬움 또한 없을 것이다.

이 책이 옛이야기와 스토리텔링의 상관관계를 밝히는 중요한 역할을 한 만큼,
보다 엄격한 논리를 갖추고, 보다 적확한 표현을 사용했다면 더 좋은 인상을 받았을 것이다.  

부디 다음 연구에서는 보다 좋은 결과를 내시길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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핑크트헨과 안톤 시공주니어 문고 3단계 29
에리히 캐스트너 글, 발터 트리어 그림, 이희재 옮김 / 시공주니어 / 2000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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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동문학은 이야기의 재미와 교훈이 함께 뛰는 이인삼각 경기와 같다.  
정도와 경중의 차이는 있을 수 있어도, 어느 한쪽을 완전히 무시할 수는 없다.
그것이 아동문학의 운명이다.  

이 작품 <핑크트헨과 안톤> 역시 마찬가지.  

일단 핵심적인 교훈은 '신분의 차이를 뛰어 넘는 우정'이다.
타당하고, 탁월하다.  

문제는 이런 교훈을 드러내는 방식, 즉 스토리텔링일 것인데,
이 작품은 다음과 같은 구조를 가진다. 

 

이렇게 사슬처럼 연쇄적으로 이어지는 구조는, 
이야기는 나름대로 전개하면서, 작가의 말을 통해 교훈성을 직접 드러낼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물론 그 과정에서 이야기의 흐름은 방해될 수밖에 없다.  

가치를 평가하기 전에, 이야기방식 그 자체로 하나의 사례가 될 것이다.   

 

'작가의 말'을 통해 제시되는 이 작품의 교훈을 정리하면 다음과 같다. 

   
 

 용기는 냉정한 상태에서 발휘되는 것이다. 어떤 의시가 자신이 발견한 해독제의 효능을 확인하려고, 생명에 지장을 주는 박테리아를 자신에게 주사하고, 곧이어 그 해독제를 접종했다고 하자. 이때에 그 의사는 용기를 보여 준 것이다. 극지방 탐험가가 미지의 세계를 발견하기 위해, 개 썰매를 몰고 북극으(p.69)로 떠나는 것도 용기 있는 행동이다. 피카르트 교수가 아무도 가 본 적이 없는 성층권까지 기구를 타고 올라간 것도 역시 용기 있는 행동이다. (…) 주먹만으로는 용기를 증명할 수 없다. 용기를 증명하려면 머리도 필요하다.(p.70)

 
   
   
  우리 어머니는 소설책을 읽을 때면 늘 이렇게 하셨다. 먼저 처음 스무 페이지를 읽고, 그 다음에 마지막 부분을 읽고, 다시 중간 부분을 대충 훑어 본다. 그런 뒤에야 비로소 정식으로 책을 붙들고 처음부터 끝까지 읽어 나가셨다. 왜 그러셨느냐고? 느긋하게 소설을 읽지 못하고 끝이 어떻게 되는지 알고 있어야 했거든. 여러분은 절대로 그런 습관을 들이지 말도록! 만약 벌써부터 그런 습관에 길들여 있다면 다시 고치기다, 알았지?
그건 크리스마스를 두 주일 남겨 놓고 엄마 장롱을 몰래 뒤져서 어떤 선물을 받게 될지 미리 알아보는 것과 같은 것이다.(p.80) (…) 장롱을 몰래 뒤져서 두 주일 전에 미리 선물을 발견해 버리면 여러분은 진정한 기쁨을 얻는 것이 아니라 나중에 깜짝 놀라는 척해야 하는 부담만 지게 된다. 사람은 기다릴 줄 알아야 한다. 호기심은 기쁨을 죽여 버린다.(p.81)
 
   
   
  살아가는 동안에 다른 사람에게 책임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자신이 벌을 받는 일이 생기더라도 너무 놀라지 말라. 대신에 어른이 되어 세상이 좀더 나아질 수 있도록 애쓰면 된다! 어른들은 그런 세상을 만드는 데에 실패했다. 그러니 여러분이 우리 어른들보다 더 공정하고 성실하고 올바르고 현명해져야 한다!
우리가 사는 이 세상은 한때에 낙원이었다고들 한다. 하지만 못할 일은 없다.
우리가 사는 이 세상은 다시 그런 낙원이 될 수 있다. 하지 못할 일은 없기 때문이다.(p.19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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