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나리오 플래닝>을 리뷰해주세요.
시나리오 플래닝 - 불확실한 미래의 생존전략
유정식 지음 / 지형 / 2009년 1월
평점 :
절판


불확실한 미래를 예측해서 대비하는 것이 아니라, 여러가지 실현 가능한 시나리오를 통해 대비하고 준비하고자 하는 책이다.

처음 책을 몇장 읽어 보았을 때는, 딱딱한 내용, 수많은 도표와 그림들로 가득차 있어 언제 다 읽을까 했지만, 다양한 실례와 풍부한 예시로 생각외로 잘 읽히는 책이다. 시간이 남는다고 해서 혹은 교양이나 배경지식이나 좀 쌓을까하고 읽을 책은 아닌 거 같고, 특별한 목적의식을 갖고, 일부러 시간을 들이고 수고를 들여 책의 중요 구절마다 밑줄 그어가며 읽어야 할 책이다. 

이론서 라기보단 매뉴얼, 참고서에 속한다. 특히 TFT팀에 속했더라던지 한다면 한번 다 읽고도 책꽂이에 꽂아 놓고 난관에 부닥치면 다시 꺼내 찾아가며 읽어야 할 책이다. 꼭 <시나리오 플래닝>의 기법이 아니더라도 아이디어의 단초가 될 수 있을 거 같다. 관광가이드 같은 책이다. 상세한 설명과 그 근거와 여러가지 예증이 담겨져 있지만 그런가 보다 뿐이고, 직접 눈으로 보고 느껴야 이 책의 중요성을 실감 할 수 있을 거 같다.

이 책 <시나리오 플래닝>은 이상주의, 현실주의, 그냥저냥주의(이 책에선 아생없주의로 표현)가 아닌 제4의 관점, 즉 미래에 발생할 수 있는 모든 가능성과 상황을 시나리오로 만들어 대비하자로 요약될 수 있다(p47). 시나리오는 향후 몇년 후엔 어떤 일이 일어날 것이다 확정해 놓고 대비하는 이상론자의 '예측 경영'과 다르다(p62 참조). 미래에 어떤 일이 발생할 지 모르겠다에서 출발하며(뭐 우리가 산통을 흔드는 사람도 아니고), 따라서 미래에 발생할 수 있는 여러가지 일들을 생각하고, 가능한 시나리오를 모두 검토한 후, 각각에 맞게 대응전략을 미리 구상한다로 정리 할 수 있다.

* 시나리오 플래닝의 각각의 단계는 다음과 같다.
Phrase 1 핵심이슈 선정
Phrase 2 의사결정요소 도출
Phrase 3 변화동인(Change Driver) 규명
Phrase 4 시나리오 도출
Phrase 5 시나리오 쓰기
Phrase 6 대응전략 수립
Phrase 7 모니터링

각 장의 마무리 부분에 각 'Phrase 에서 범하기 쉬운 오류 & 바로잡기'로 한 프로젝트를 진행하면서 쉽게 범할 수 있는 잘못을 지적하고 정리하고 있다.

항상 이러한 컨설팅 기법에 관한 책을 보면, 간단한 아이디어에 용어만 새롭게 정리해서 겉모양만 그럴 듯하게 꾸며, 뭔가 대단한 것을 알려 주는 것이 아닐까 하는 의구심이 든다. 특히 삼성전자나 GE에서 이런 기법을 사용했더니 재미를 봤다 소문나면 너도나도 유행처럼 번지는 경향이 있다. 미래를 예측해서 대비하건 다른 무엇인가를 해서 준비하건 여러가지 기법이 있을 수 있겠으나, 이 <시나리오 플래닝>이 다른 기법과 크게 다른 점은 '시나리오'를 직접 쓴다는 점이다.  

가능성 있는 미래를 분석한 후 그 내용을 소설 혹은 기사문의 형태로 옮겨 적는다. 다시말해 제3자에게 이러한 일이 있을 수도 있음을 경고하고 준비하라는 전달하는 방법이 우수하다. 프레젠테이션 발표하고 혹은 관련 자료를 나눠주고 끝나는 것보다 훨씬 설득력 있고 오래 남을 것이다. 대부분의 경영혁신 기법에 따라가는 직원들은, '무슨 목적을 주입시키려고 할거야' 혹은 '그렇지 않아도 바쁜데 뭐 이런거 까지 해서 사람 힘들게 하나' 하며 약간의 거부감이 있기 마련인데, 그 방어태세를 좀더 순화적인 방법으로 무너뜨릴 수 있는 장점이 있다.

* 변화동인 도출과 시나리오 도출, 그리고 대응전략과 모니터링에 관한 분석 기법에 대해선 다른 기법들과 비교하여 설명하는 좋겠지만, 제 기초 지식이 짧아 하지 못했습니다.

이 책 <시나리오 플래닝>에서 한계점도 언급되고 있다(p274). 대부분 '모 아니면 도'를 원하는 최고의사결정자가 내놓으라 닥달하는 것이 부담이 된다. 이런 경우를 대비해서 미리 잘 설득을 하거나 '적합도결과표'(p273)쯤으로 적당한 선에서 타협을 해야 한다. (물론 이 책 속에 핵심인사를 포섭하는 전략도 소개된다)

또한 생각할 수 있는 어려운 점으로 시나리오'문화'를 심어야 한다는 것이다. 한 구성체의 문화를 바꾸는 일은 그리 쉽지 않다. 또한 경영진의 교체나 조직개편에 따라 팀 전체의 운명이 좌우되는 것을 자주 봐온 지금과 같은 상황에선 '시나리오팀'의 구성과 존재는 의사결정자의 의지가 달려 있다고 볼 수 있다. 다시말해 윗 선의 의지가 중요하며 최고경영자의 경영철학에 달려 있다고 볼 수 있다. 그러기 위하여 가시적인 성과를 내야 하며, 시나리오가 맞아 떨어질 때까지 기다려 줄 수 있는가도 중요한 요소가 될 것이다.

그리고 어느 정도 규모가 있는 회사라면 회사마다 '전략'을 '기획'하는 부서가 있기 마련인데, 이미 미래를 준비하기 위한 여러 도구들을 사용하고 있을 것이다. 여러 방법을 동시에 적용할 순 없을테고, 그 중 하나만 선택하여 집중할 것인데, 과연 이 <시나리오> 기법이 다른 기법들을 포기할 만큼 비교우위에 있을까 하는 것엔 쉽게 단정짓지 못할 것 같다. 

 

* 서평 도서의 좋은(추천할 만한) 점 - 한 기업의 경쟁력을 키우기 위해, 미래를 준비하기 위한 또 하나의 기법에 관한 책이다. <시나리오>를 통해 대비하고자 하는 매뉴얼이고 tool에 관한 책이다. 의사를 제3자에게 전달하는 방식에서 미래를 바라보는 <시나리오>자체로서 독특한 강점이 있다.

* 서평 도서와 맥락을 같이 하는 '한핏줄 도서' - 미래를 알려주는 '오늘의운세', '신년운', '토정비결'보다 미래를 대비하고 준비하는데 과학적인 기법을 사용하며, 부적을 팔지 않는 장점이 있다.

* 서평 도서를 권하고 싶은 대상 - 기획부서, 전략부서, 경영혁신팀, TFT팀에서 일하시는 분들, 그리고 임원, 각 부서의 부서장, 가능하면 최고경영자. 그 이외의 기타 매니저급 이하의 분들은 특별하게 꾸려지는 팀의 구성원이 되기 전에 미리 안 읽어도 될 거 같다.

* 마음에 남는 '책속에서' 한 구절 - 책 p248~249에 필요성에 관한 이야기들. '핵심이슈와 관련된 미래의 여러 가지 가능성을 탐색한 결과물이 바로 시나리오다. 다시 말해 시나리오는 가능성들의 집합체인 셈이다. 각 시나리오에 대해 대응책을 미리 만들어두고 계속해서 업데이트하면, 시나리오가 현실화되더라도 당황하지 않고 빨리 행동에 돌입할 수 있다. 스피드가 강조되는 경영환경에서 경쟁사보다 조금이라도 더 빨리 대응할 수 있는 능력은 궁극적으로 기업의 경쟁력이 된다.' 

있을 수 있는 CEO의 반응에 관한 중간내용 생략... '시나리오 플래닝 프로젝트의 취지는 불확실성이 큰 핵심변화동인을 중심으로 미래가 어떠한 가능성을 가지는지 규명하기 위한 것이지, 마치 점쟁이처럼 확신이 드는 무언가를 콕 집어내기 위한 것이 아니다. 시나리오로 수립됐다면 어느 것 아나 그냥 무시해버릴 수 없으며, 그것들은 어떻게든 모두 대응해야 할 미래다. 우리는 단지 서너 가지 가능성을 알아냈을 뿐 그것들 중 어느 것이 현실과될지 현재로선 알아낼 수 있는 방법이 없기 때문이다. 물론 미래가 어떤 모습으로 현실화될지 궁금한 마음이야 이해되지만, 시나리오 플래닝은 기본적으로 우리가 미래를 예측하거나 예언하지 못한다는 한계 인식에서 출발한 전략기법이자 사고 기법임을 망각해서는 안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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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른이라도 괜찮아>를 리뷰해주세요.
서른이라도 괜찮아 - 인생의 각종 풍랑에 대처하는 서른 살 그녀들을 위한 처방전
이시하라 소이치로 지음, 이수경 옮김 / 웅진지식하우스 / 2008년 12월
평점 :
절판


10대가 지났고, 20대가 지났고, 30대가 되었고, 40대를 앞두고 있다. 개인적으로 10대는 입시와 어른들의 등쌀에 기를 제대로 펴지 못하고 살았고, 20대가 되어선 자유가 있었지만 경제적으로 풍족하지 못해 마음껏 하고 싶은 무엇인가를 하지 못했다. 또한 시간은 많았지만 놀 줄 몰라서 놀지 못했다. 30대가 되어서 내가 해보고 싶은 것을 마음껏 해봤다. 술도 퍼마셔봤고, 일도 열심히 했고, 연애도 신나게 해봤다. 지금 서른 아홉의 시기에 솔직히 40대가 기대가 된다. 주변의 친구들을 봐도 아직 사회의 주류가 아니었다.(물론 연애계나 스포츠 선수가 30대 후반이면 주류는 지났지만 말이다) 특히 권력있는 곳에는 아직 주류가 아니었다. 학교 동창회에 가봐도 눈돌아갈 만큼 성공한 동기들이 몇 쯤 있을 줄 알았는데, 대기업에 있는 친구들은 과차장쯤 되었고, 개인사업을 시작한 친구들도 아직 시작 단계니 고단하고 아직 꽃 필 시기가 아닌가 보다. 그래서 아직 40대에 기대를 건다. 성공한 몇몇이 나오길 기대하고 있다.(나안~ 그 속에 포함되고 싶을 뿐이고)

그런데 이 것이 이 책의 p138~145에 정확하게 일치하였다. 이 책에서 제시하는 처방전은 이것이다. 나이를 의식하지 말고 살아라. 의식하는 것이니 20대에게 칭찬해줘라.

이 책의 사용 매뉴얼로 25가지 사례연구로 구성되어 있고, 각 장은 다음과 같은 순서로 되어 있다. 1) 제목과 개관 설명  2) 서른 살 체크리스트 - 6~7가지 질문을 던진 후, 해당 사항이 0~2개: 특별히 문제는 없다.  3~5개: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  6개 이상: 중증이다.  3) 이런 사람들의 특징 및 세부설명  4) 이런 사람들과의 대화법 - 주변사람, 남자의 입장에서  5) 결론: 흔히있는 장소, 그 밖의 특징, 남자의 한마디, 조심하자, 이해하자, 주의하자, 비슷한증상, Let's Try, 어울릴까 등으로 구성되어 있다. 여기서 Let's Try가 해당되는 당사자에게 핵심이고 강추이다. 

약간 대상의 독자가 분분명하다. 30대 여성 자신일 수도 있고 - 미혼과 기혼자 모두 포함하지만, 교집합은 거의 없어 보인다. 30대 여성을 바라보는 그 주변 사람일 수도 있다. 즉 30대 여성을 중심에 두고 일어 날 수 있는 경우가 백화점식으로 나열되어 있다. 

여성지에 나올법한 심리테스트를 한권으로 엮어 두었다고도 볼 수 있다. 하지만 이 책은 비슷한 목적으로 비슷한 소재를 다루고 있지만 그 이상의 것을 책의 처음부터 마지막까지 일관적으로 담고 있다. 바로 '자신에게 당당하자' 이다.

책의 거의 마지막 부분 p232-237의 우아하고 명랑한 30대로 이끄는 20가지 건강법으로 결론을 대신한다.

1. 나이를 물어보면 주저 없이 바로 대답한다 - 쓸데없는 질문이나 거드름 피지 않는다

2 . 어떤 때라도 나이를 이유로 삼지 않는다

3 . 사과해야 할 때 먼저 미안하다고 말한다

4 . 거울을 보고 자신의 얼굴을 트집 잡지 않는다

5 . 자신의 젖가슴을 열심히 칭찬한다

6 . 모를 때는 솔직히 '모른다'고 말한다

7 . 즐겁고 진지하게 섹스한다

8 . 친척과의 대화를 무난하게, 화려하게 소화한다

9 . 마음에 드는 남성에게 먼저 데이트 신청을 시도해 본다

10 . 20대의 후배 여성을 마주 보고 칭찬한다

11 . 의욕이 없을 때는 억지로 사랑하지 않는다

12 . 헤어지려고 할 때는 미련없이 헤어진다

13 . 섹스로 뭔가를 속이려고 하지 않는다

14 . 매사에 '고맙다'고 말한다

15 . 관심이 있는 동성애게 먼저 다가간다

16 . 시험 삼아 꾀병을 부려 회사를 쉬어본다 - 가끔

17 . 자랑거리에 의문을 품어본다

18 . 마음속으로 '뭐야! 안 어울려' 라는 말을 자주 쓴다 - 재빨리 정신차리자

19 . 출퇴근 지하철에서 스포츠 신문을 펼친다 - 평소와 다른 것을 해보자

20 . 이런 '건강법'이야말로 적당히 읽고 넘긴다 

* 서평 도서의 좋은(추천할 만한) 점 - 정신 건강에 활력을 준다. 자신감을 잃고 있을 30대 여성에게 25가지 나눠 해당되는 심리 상태를 진단하고, 해결 할 수 있는 몇가지 정공법을 알려 준다. 그중에 몇개만 익혀도 득이 될거 같다. 너무 심각하게도 읽을 필요 없다. 그냥 이런 이야기도 있나보다 하고 자신에게 와 닿는 이야기가 있다면 시도는 한번 해볼 필요 있을 거 같다.

* 서평 도서와 맥락을 같이 하는 '한핏줄 도서' - 주변 환경을 지나치게 의식하지 말고, 자신있게 당당하게 살라 조언하는 처세에 관한 도서류

* 서평 도서를 권하고 싶은 대상 - 자신감을 잃어가는 30대 여성과 그 주변, 가족과 친구. 자신감 있는 30대 여성도 읽을 필요 없을거 같고, 30대 남자분들은 읽을 필요 없을거 같다. 20대 여성도 미리 읽을 필요는 없을 거 같다. 주변의 친구나 동아리, 회사내 30대 여성들에게 선물용으로 좋을 듯 하다. 여성이 여성에게 줄 선물로 좋을 듯하고, 남성이 여성에게도 좋을 듯 하다. 단, 20대 남성이 30대 여성에게는 선물하지 마시길. 절대!

* 마음에 남는 '책속에서' 한 구절 - p109 중반부 부터 마지막까지가 이책의 핵심이라 생각하고, 동감한다. '30대는 여성으로서나 인간으로서 20대보다 양적, 질적으로 훨씬 매력이 많은 시기다. 20대와 비교해서 부족한 것은 그야말로 젊음 정도지만, 젊다는 것이 꼭 좋으 것만은 아니므로 특별히 신경 쓸 필요는 없다. 누구도 영원히 가질 수 없는 젊음에 매달려서 전전긍긍하는 것은 매우 어리석은 짓이다. 젊음 외의 무기를 지니기 위해 노력하지 않는 태만한 자세라고도 할 수 있다. 아줌마 취급을 극도로 두려워하는 것은 30대 여성으로서 매력도, 자신감도 지니지 못했다고 선언하는 것과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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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러>를 리뷰해주세요.
달러 - 사악한 화폐의 탄생과 금융 몰락의 진실
엘렌 호지슨 브라운 지음, 이재황 옮김 / 이른아침 / 2009년 1월
평점 :
품절


이 책을 읽으면 읽을 수록 현재 기반으로 하고 있는 경제 시스템과 금융 시스템에 관한 신뢰감이 떨어진다. 현재 가장 잘 나가는 산업중 하나인 금융산업이 거품에 기반을 두고 있다니 가치관에 혼란이 온다. 금융산업에 대해 해박한 누군가가 이 책의 내용은 거짓이라고 말해주면 속이 좀 편할 것 같다. 거짓을 유포시켰기 때문에 <미네르바>를 구속시켰다는 정부처럼 말이다. 사실을 말하기 때문에 진실을 애써 감추던 이들이 속이 뒤틀리고 있는 것이 아닐까.

현재 우리 사회에 닥친 경제 위기라던가 불황이라던가 하는 것이 더 가슴에 와닿고, 이 책 <달러(The Web of Debt)>의 내용과, 몇 일전 케이블 TV에서 봤던 조세피난처(Tax Paradise)에 관한 다규멘타리도 같은 선상에 있어 불안하게 한다. 나와 내 나라가 이 책의 표현처럼 빚거미(Debt spider)의 거미줄에 매달려 빠져 나오려고 하지만 그럴 수록 더욱 엉켜, 결국은 거미의 처분을 기다릴 수 밖에 없는 존재처럼 느껴진다. 빚거미는 연방준비은행과 그 이사회, JP모건체이스나 시티은행 같은 거대은행들이다. 장막의 뒷편에서 세상을 조종하는 <오즈의 마법사>의 오즈와 비슷하다고 할 수 있겠다.

미국발 경제 위기로 시작된 현재(2009년) 한국의 경제 불황은, 이 책에서 제시한 일이 사실이라면, 다시 미국에서 시작할 부채나 채권, 파생상품, 헤지펀드 혹은 다른 어떤 것이든지 한번 터지기만 하면 한국은 더욱 큰 혼란에 빠질 듯하다. 그것은 우리가 스스로 저지른 잘못이 아닌, 미국의 경제/금융시스템에 의존한 결과가 원인일 듯하다. 97년 IMF로부터 도움을 받은 바 있는 우리의 경험으로 볼 때, 많은 희생이 있었음을 안다. 책을 읽어 갈 수록 도움을 받았다기 보단 속았다는 생각이 들었으며 일종의 배신감이 들었다.  

상업은행은 지불준비금으로 인한 자금의 뻥튀기와 그로 인한 이자로 막대한 수익을 올리지만, 이것은 투자은행과 비교한다면 이 것은 약과이다. 이 책 <달러>에선 이들 투자은행을 해적떼로 표현하며, 적절한 표현이란 생각이 든다. 그들은 돈을 벌기 위해 한 나라(여기선 멕시코, 러시아, 구공산권 국가들, 중남미 국가들, 그리고 한국을 포함한 아시아 국가들을 예로 들고 있다)를 경제적으로 붕괴시키고, IMF로 부터 구제금융을 받지 않을 수 없게 만든 후, 융자를 이유로 변동환율제 같은 외국자본에 대한 규제 제도를 바꾸게 한 후, 거대자본이 들어가 양질의 산업을 사들인 후, 다시 융성하여 막대한 시세차익을 남긴후 빠져 나온다. 투기 자본은 막대한 이익을 얻었지만, 그 이익금은 어디서 나왔겠는가, 바로 피해국의 국민들에게서다. 이들에겐 돈 이외의 그나라 국민들의 인권이나 빈곤 같은 근본적인 문제들은 전혀 보이지 않는다. 외환위기를 틈 타, IMF 때 들어온 외국자본은 손쉽게 한국은 시중은행 2개와 많은 알짜 기업들을 집어 삼켰던 것을 상기시킨다. 덕분에 지금도 국내 대기업의 상당수의 지분은 외국 자본이다. 대기업의 지배구조나 회계의 투명성 개선의 효과는 있었지만, 그 댓가는 너무 컷다. 그 결과는 막대한 외국인 지분과 그 근본에는 헤치펀드와 결탁한 외국 금융자본이 있었다. 지금의 경제 위기도 우리 자체의 문제라기 보단 부실 부동산담보대출(subprime mortgage)에서 시작된 미국의 금융위기에서 촉발된 것 아닌가. 또한 우리의 증권시장도 외국의 투기자본에 휘둘리고 있지 않은가.

인플레이션은 우리가 배웠듯 그 나라의 정부가 화폐를 미친듯이 찍어냈기 때문이 아니라 외부에 있다고 이 책은 말하고 있다. 제1차 세계대전에서 패망한 독일은 엄청난 인플레이션에 시달렸고, 산업기반은 파괴되었지만, 다시 건설되지 못했고, 대량실업사태가 일어난다. 이것을 '나치'정권이 나타나 단지 2년만에 실업문제를 해결했고, 독일을 국가답게 만들었다. 나치는 유태인을 학살하고 다른 나라를 침략한 것을 비난받아야 하지만, 경제문제를 짧은 시간안에 해결했던 해결책은 배울 만하다. 바로 국유화된 중앙은행을 통해 명령통화를 발행하고 통제하였다. 이런 견해는 지금의 미국에서 보는 것 처럼 국가가 통화에 대한 통제권을 탐욕스러운 몇몇 민간에게 빼앗겨 금융이 국민들을 노예화 했다고 결론내린다(p353). 여기에 금본위 제도도 없었다. 러시아 혁명 후의 러시아, 막대한 석유매장량을 가진 멕시코의 다른 예를 통해 보여준다.

고등학교 정치경제 시간에 배웠던 논리, 즉 인플레이션의 원인은 통화량의 증가 때문이고, 돈을 미친듯이 찍어대는 정부 때문이다는 라는 것은 거짓이라고 p163 건지섬의 이야기에서 보여준다. 화폐를 찍어 댔기 때문이 아닌 외부요인이 있었다. 주요한 원인으로 환율의 평가절하를 꼽는다(p365 전후). 외신과 IMF는 변동환율을 적용 하라고 무엇인가 꿀리는 정부를 부추긴다. 통화는 폭락하고 그때문에 인플레이션이 생기고, 그 때문에 국민은 가난해진다. 그 배후에는 바로 외국의 금융자본이 있었다. 그것을 극복한 말레이시아와 중국의 성공 사례도 보여준다.

현재 현정부와 외신은 한국경제에 대해 상반된 의견을 내놓고 있다. 외신은 한국경제는 위기라고 말하고 정부는 괜찮다고 한다. 외신을 이용하여 한국을 찔러 보는 외국자본의 야비하고도 비겁한 전략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든다. 그동안 손바닥으로 햇볕을 가리려는 얄팍한 정부라는 생각에 비중을 뒀지만, 앞으로는 정부를 지지하고 응원해야 겠다는 생각했다(물론 믿음직한 정부가 되는 것이 우선이다). 반면에 여윳돈이 좀 있다면 금을 사두면 어떨까, 아니야 요새 너무 많이 올랐어, 그럼 무엇을 사둘까 하는 소시민적인 고민도 생겼다.

금융상품으로 촉발되어 현대 산업과 사회에 위협이 될 금융위기는 마치 <가족오락관>의 폭탄돌리기와 유사하다. 동물 들어간 속담대기 같은 주어진 미션을 수행하고 폭탄을 다른 사람에게 돌려야 한다. 약속된 시간이 지나면 밀가루나 꽃가루가 터져 엉망이 되는 시한폭탄을 내가 아닌 다른 사람에게 돌려 터지길 바라는 것 처럼 위험을 알고도 다른사람에게 전해 주고 나는 빠져 나와야 한다. 그중 대표적인 것이 헤지펀드와 파생상품이다. 파생상품은 기반이 불충분하기 때문에 위험하기도 하지만, 그 규모가 너무 커서 파괴적이고, 위협적이다. 다음은 미국이 될 수도 있다고 이 책은 경고한다. 미국의 현재는 몇년전 카드대란을 맞았던 한국과 비슷하다. 재정적자가 누적되어온 국가 미국과 재정적자가 심한 미국가정은 한국의 카드 돌려막기때처럼 오래 버티지 못할 것이다.

책의 초반과 중반에 겁을 잔뜩 줬지만 35장, 36장에 오면 다소 위안이 된다. 해결책을 제시하기 때문이다. p508 시멕통화의 이야기도 한가지 대안이 될 수 있을 거 같다.

이 책에서 주장하는 해결책으로는, 단순한 장부에 기입에 의한 부채의 상환이다. 책의 38장과 39장에서 몇가지 예를 들어 보여준다. 또 다른 해결책으로 은행 국유화를 들고 있다. 국유화는 사회주의 냄새가 나는 용어이긴 하지만 중앙은행을 정부기관에 두고 있는 세계의 많은 나라의 예에서 쉽게 찾아 볼 수 있다. 퉁화의 통제권을 밀실의 거대은행출신의 몇몇 개인이 아닌, 국민의 투표로 선출된 정부에서 책임을 진다. 다른 부수적인 장점으로 은행권에서 얻는 막대한 이득을 국가기관에서 흡수할 경우 국민의 세금을 많은 부분 대체할 수 있다. 즉 감세까지 나아가는 것을 이책은 주장한다. 어차피 구제금융이나 다른 순화된 용어로서, 세금으로서 은행을 지원하는 일에 정부는 지출하고 있지 않는가 말이다. 그리고 파생상품에 대해선 거래세를 물리는 것을 제시한다. 근본적인 접근 방식이라 생각한다. 그 외에도 많은 대안들을 제시한다.

맨 마지막 47장에서 용어 정리와 문제점과 대안에 대해 요점 정리를 해준다. 분량이 많다던가 시간이 부족하다 해서 읽기 중단하였지만 결론을 알고자 하는 분들은 47장만 보면 좋을 듯하다. 충분한 설명과 근거는 1장에서 46장 까지 이야기한다.

이 책에서 주장하는 대안은,

1) 화폐의 발행은 중앙은행에서 소유하며, 중앙은행은 정부가 소유한다. 

2) 연방준비은행과 거대은행에 대해 회부감사를 시행한다.

3) 연방소득세는 폐기 한다. 

4) 정부가 지방은행망을 구축하고, 부실은행은 인수한다. 

5) 미 정부가 새지폐를 발행하여 연방 채권을 매입 혹은 채권에 관한 권한을 갖는다.

6) 대체에너지나 공공주택같은 세금을 대체할 수익 모델을 정부가 추진한다. 

7) 파생상품을 규제하고 조절한다. 

8) 국제협정을 통해 새로운 통화를 개발한다. 또한 환율연동이나, 시장조작금융의 규제, 불공정한 부채 해소 등도 다룬다.

* 서평 도서의 좋은(추천할 만한) 점 - 현대 사회의 금융 전반에 걸쳐 문제점을 짚어 알게해준다. 책의 전반부, 중반부는 잔뜩 겁을 주고, 그리고 책의 후반부에 해결책을 제시함으로서 냉탕과 온탕을 오가게 한다. 부인할 수 없을 정도로 물질만능주의에 따라 움직이는 현대 사회에서 큰 비중을 차지하는 금융시스템의 붕괴는 현대 사회 자체 붕괴로 이어질 것 같은 불안감을 안겨준다. 또한 몇가지 대안을 제시함으로서 다소 위안을 준다. 지금 바로 적용할 수 있는지 현실성에 대해서는 잘 모르겠으나 좋은 출발은 될 것 같다.

* 서평 도서와 맥락을 같이 하는 '한핏줄 도서' - 당연히 <오즈의 마법사> 하하하. <오즈의 마법사>는 내가 개인적으로 영어를 공부하면서 처음 뗀 영어책이었다. 만일 내가 학생들에게 영어를 가르친다면, 이 책으로 교재로 하려고 했었다. 이 책의 내용은 단순히 한 여자아이가 토네이도에 휩쓸려 이상한 나라로 떨어져서, 좋은 친구들을 만나고, 마법사를 만나고, 마녀를 때려잡는 내용이 아니라 통화와 금융권의 상징이었다는 놀라운 내용을 담고 있다는 것을 처음 알았다. 금의 단위 온스 = 마법사 Oz = 금본위제를 상징한다. 도로시는 평범한 미국인이고, 도로시를 캔사스로 돌려보내는 은구두는 은본위제로 돌아가자는 의미이고, 뇌없는 허수아비는 농민, 양철나무꾼은 공장노동자, 겁장이사자는 은본위제도의 주창자 당시 민주당 대통령후보를 상징한다 등이다. 혹시 영어 원문으로 읽어 보고 싶으신 분들은 (http://www.gutenberg.org/files/55/55.txt)에서 다운받으면 된다. 

* 서평 도서를 권하고 싶은 대상 - 한국의 기획재정부, 금융통화위원회, 금융감독위원회 혹은 한국은행에서 통화량과 금융상품의 의사결정권자 혹은 그에 관한 일에 종사하시는 분들. 그리고 그 같은 일을 앞으로 하실 분들과 그 지원자는 한번쯤 읽어 봐야 할거 같다. 나 같은 일반 서민은 알면 알 수록 그냥 이런 일이 있나보다 하지만 어쩌랴 하고 가슴만 답답할 뿐이지만.

* 마음에 남는 '책속에서' 한 구절 - 문제의 발생원인이 단순한 것(장부에 기입함으로 부채발생)처럼 해결 방안도 단순(장부에 기입함으로 부채상환)해 보인다. 금융문제 해결의 실마리 p554, '이 시점에서 국가 파산을 막는 유일한 길은 그저 정부가 명령화폐를 발행하고 자신의 채권을 되사서 폐기하는 것뿐인 듯하다.' 

그리고 p25,26에서 던지는 책의 화두. 나열된 문제점들과 그에 관한 사실들. 답답해 지긴 하지만, 사실이라서 불행하긴 하지만, 사실이기 때문에 억지로라도 받아 들여야 할거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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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리 힘들어도 자살 하지마.

오늘 우리가 사는 내일은 시한부인생이나 불치병자나 사형수가 그토록 살기 원하는 하루이고, 오늘과 다른 시작하는 또 하나의 하루이다. 

한 연예인이 자살을 했다. 사연이야 어쨌든 한 생명이 마무리 했다는 것은 참 안타까운 일이다. 병이나 사고나 사건을 당하여 타의에 의해 죽임을 당하는 것도 억울한데,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면 더 안타까운 일이다.

어차피 사람은 한번 태어났으면 한번 죽어야 한다. 사고없는 인생을 살면서 수명을 다 누리고 살 면 약 80세 까지 살텐데, 미리 마무리할 필요가 있을까? 물론 살다보면 살고 싶은 생각도 있을 수 있고, 견디기 힘든 일이 없을 순 없겠지만, 자살하고 싶다면 죽었다 치고, 그날 부터 보너스 혹은 부록의 삶을 살면 어떨까. 고아원이나 암병동에 가서 남을 돕는다던지, 사회정의를 위해 시민단체 같은 곳에 전념한다던지, 개인으로 한정 짓는다면 전 세계를 찾아 다니며 맛있는 음식을 맛본다던지, 지구안에 있는 아름다운 형태의 자연환경을 구경한다 던지 하는 것들이다. 하다못해 찰리 채플린의 영화도 한번씩 다 봐야 하고, 세계에서 가장 높은 건물도 한번 올라가 봐야 하고, 최고, 최고, 최초의 것들도 한번씩 경험해봐야 하지 않겠는가.

마지막의 삶을 산다면 정말로 해볼 것이 많지 않겠는가, 뜨거운 사랑도 해봐야 하고, 그동안 나에게 못되게 해준 놈 잡아다가 뚜들겨 줘야 하고, 그동안 나에게 잘 해준사람 찾아가 그동안 감사했다고 인사도 해야 하고, 내가 살았던 집도 찾아가 볼 만하고, 다녔던 학교도 한번씩 가봐야 하고, 그동안 돈없어 사지 못했던 이쁜 옷도 한번씩 다 입어 봐야 하고, 세상을 하직하려면 못 누릴 즐거움들을 다 누려봐야 하지 않겠는가. 어차피 죽어서 가져갈 거 없으니, 가지고 있는 소장품들 나눠 줘야 하고, 그것이 옷이 되었던, 돈이 되었던, 그릇이 되었던, 책이 되었던 내가 좋아하는 사람들에게 나눠 준다던가 어려운 사람들에게 기부를 해야 하고...

어차피 죽는 것이 사람의 운명이라면, 스스로 죽는 것보다, 차라리 사고로 죽는 편이 낫지 않겠는가. 에베레스트 산에 오르는 건 어떨까, 남미 아마존에 식인 종족을 만나러 가보는건 어떨까. 사하라 사막의 도보 여행은 어떻겠으며, 중동지역의 평화봉사단은 어떻겠는가. 반군이 있는 내란지역에 가서 협상을 중재해 보면 어떨까.

죽어도 좋다고 한다면 할 일이 정말 많지 않겠는가.

그러니 아무리 힘들어도 자살은 하지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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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령 세례와 충만
존 스토트 지음, 김현회 옮김 / IVP / 2002년 2월
평점 :
구판절판


좀 어렵다. 신학을 전공하시는 분들에겐 모르겠지만, 나 같은 실증주의와 물질주의에 물들어 있는 일반 신자가 성령에 대해 알고자 하여 읽기엔 좀 어렵다.  

존 스토트 목사님에 대해선 목사님의 설교와 다른 신앙서적 중에 몇 차례 언급되어 이름은 익히 들어 알고 있었지만, 그 목사님의 서적을 직접 읽기는 처음이었는데, 신학적인 지식들이나 교리, 경향들이 기반되어 있어야 하겠는데, 아직까진 무리인 듯 하다. 결국 읽다가 중단하기로 했다. 분량이 얄팍한 150페이지로 억지로 라도 읽으면 읽겠지만, 이해도 잘안되면서 책 한권 다 읽었다는 것 외엔 별 의미가 없어 그만 읽기도 했다. 하지만 (목회보다) 신학을 전공하시는 분들에겐 분명 도움이 될거 같다.

성령에 대해 다 안다고 하는 것도 교만이라고 하지만, 이 책은 성령님에 대해 오실 것을 약속하심, 충만함, 그 열매와 성령이 나타내는 은사에 대해 설명이 되어 있다. 나는 이해는 잘 안되지만 열심히 연구하시는 학자들에게 미뤄두고 그냥 믿는 수 밖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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