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래전 지인 집에 놀러 갔다가 크리스마스 빌리지를 보았다. 벽난로 위에 장식되어 있는 마을이 어찌나 이쁘던지 나도 여유가 되면 모으고 싶다고 생각했다.
그 이후 여유가 생긴 건 아니었지만 크리스마스가 지나고 나면 크리스마스 용품을 아주 싸게 세일을 하기 때문에 그때를 이용하여 일 년에 한 개씩 장만했다. 어느 해에는 트리나 분수처럼 작은 걸 살 때도 있었고 어느 해에는 스케이트 장이나 기차역같이 제법 멋진 것을 사기도 했다.
우리 집 전통으로 하자며 매년 땡스기빙 다음날이면 크리스마스트리를 만들고, 집 안 밖을 장식한 뒤, 마지막으로 크리스마스 빌리지를 꺼냈다. 꽤 오랫동안 이 전통(?)이 계속되었는데 몇 년 전부터 만사에 의욕이 없어진 나 때문에 슬그머니 없어졌다.
코로나로 내내 집에만 있는 게 심심했던지 엔양이 땡스기빙도 안되었는데 크리스마스트리를 만들자고 했다. "야! 귀찮아"했더니 어디 있는지만 말해주면 자기가 다 하겠단다. 그래서 트리를 꺼내주며 크리스마스 빌리지도 꺼냈다. 꺼내고 보니 어떤 건 언제, 왜 샀는지 기억이 나지만 어떤 건 전혀 생각나지 않는다. 매번 장만할 때마다 기록해 두었다면 좋았을 것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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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내 프사인 어린이 책 서점. 이런 서점 있으면 정말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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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는 여러 가지로 연말 기분이 나지 않는 우울한 나날들인데 둘째 녀석의 부지런 덕에 조금은 따뜻해졌다. 고마운 엔양.
덧붙여서 내가 너무 좋아하는 사진.
2006년 사이가 아주 좋았던 엔양과 엠군의 사진으로 2010년에도 찍었고 (포즈는 다르지만) 올해도 찍으려고 했는데 계단에 저렇게 장식하는 게 귀찮아서 계속 미루고 있다. 과연 올해가 가기 전에 찍게 되려는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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