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친정은 개신교라 제사를 지내지 않는데도 항상 명절에는 명절 음식을 했다. 부모님 모두 이북분이시라 일단 만두는 기본으로 몇 백 개. 거기에 빈대떡을 비롯한 온갖 전, 잡채, 갈비찜 등등. 명절 때 나가서 노는 친구들도 있는데 나는 맨날 집에서 음식 하는 걸 도와야 하기 때문에 나가지 못하는 게 어찌나 억울하던지...그런데 어른이 되면 명절 음식을 안 하리라 다짐했던 게 무색하게 난 심지어 미국에 살고 있으면서도 명절이면 음식을 한다. 그건 마치 조건 반사처럼 명절 때가 되면 전이랑 그런 명절 음식이 막 먹고 싶어지기 때문이다. 한국에서야 반찬가게에서 사 먹으면 되지만 여기서는 살 곳이 있어야지... 흑. 어쩔 수 없이 먹고 싶은 사람이 직접 만들어 먹을 수밖에. 그래도 내가 먹고 싶은 거 내 맘대로 하기 때문에 귀찮거나 힘들지는 않다. 이제는 아이들도 다 커서 조수 노릇 시키니 그것도 편하고. 암튼 서론이 길어졌는데 올해도 난 명절 음식을 했다.(설날에도 가족이 다 모일 수 있을지 알 수 없으므로 신정을 설날로 치고)
제 서재에 들려주신 모든 분들 새해 복 많이 받으시길. 어둠 속에 계신 분은 희망의 빛을 볼 수 있으시길. 꿈을 향해 가는 분은 크게 한 걸음 떼는 한 해가 되시길. 지칠 때마다 위로 받을 수 있는 무언가가 옆에 있기를, 무엇보다 모두들 건강! 또 건강하시길 기원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