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글에서 말했듯 뜨개질에 푹 빠졌다.
처음에는 뜨개질하며 책을 읽거나 오디오 북을 들었는데 무늬가 복잡해지니 자꾸 틀린다. 그래서 드라마를 켜놓고 보기 시작했다. 집중해야 하는 거 말고 틀어놓고 딴짓 (뜨개질) 해도 되는 것 위주로 보기 시작했는데 그러다보니 엄청나게 많은 드라마를 보게 되었다.
1월부터 3월까지 약 두 달 반 동안 본 드라마는
(생각나는 순서대로)
커피 한잔할까요?
나의 해방 일지
더 글로리
그리드
글리치
호텔 델루나
이번 생은 처음이라
커넥트
형사록
파칭코
미씽 2
지금까지 보고 있었지만 계속 볼까 말까 고민 중인 드라마는
카지노 (재미있게 봤는데 지난 주 부터 영 별로라고 해서 아직 안 봄)
모범택시 2
시도했지만 중간에 포기한 드라마는
환혼
트롤리
재벌 집 막내아들
드라마는 아니지만 다큐멘터리는
머독 가문의 살인
나는 신이다
집중하지 않아도 되는 걸 보느라 한국 드라마만 보았는데
하도 화제이길래 한 회 봤다가 푹 빠진 미드는
The Last of Us
와, 진짜 많이 봤구나. ㅜㅜ 빠진 건 없나.
하도 많이 봐서 벌써 다 까먹고 헷갈리는데 그래도 대충 기억을 끄집어 보자면
드라마 중에서 <그리드>, <커넥트>. <형사록> 그저 그랬고
<호텔 델루나>는 재미있다기보다는 틀어놓고 뜨개질하기 좋았고 아이유의 옷과 치장이 넘 이뻐서 그거 구경하는 맛으로 봤고
<미씽 1>은 설정은 좋은데 촌스럽다는 느낌이 있었는데 <미씽2>는 좀 나아져서 좋았다. 실종(사망)자에 대한 이야기라 다룰만한 내용도 많고 주연 배우들도 좋아서 (고수가 이렇게 잘 생겼던가!!) 앞으로 쭉 시리즈가 계속되기를.
<글리치>는 워낙 혹평이 많아서 기대 없이 봤는데 (좋아하는 장르고 전여빈 배우 좋아해서) 재미있었다. 단 10회까지 끌 작품은 아니었던 듯. 확 줄여서 만들었다면 짱짱하니 더 낫지 않았을까 싶다.
<이번 생은 처음이라>, <커피 한잔할까요>, <나의 해방 일지>도 내가 평소 즐기는 장르는 아니지만 잔잔하니 좋았다.
장안의 화제였던 <더 글로리>는 2부가 나온 뒤에 결말이 실망스럽지 않다는 리뷰를 듣고나서 한꺼번에 봤는데 아쉬움도 살짝 있었지만 재미있었다.
다 했나?
아, <파칭코> 유부만두님의 추천으로 보았는데 재미있었다. 단, 늙은 선자 역의 윤여정 배우는 미스캐스팅이 아닌가 싶었음. 내가 상상한 선자의 늙은 모습과 너무 다르고 사투리 억양이 이상했다 (사실 사투리를 잘 몰라서 내 생각이 맞는지는 모르겠음)
<머독 가문의 살인>은 뉴스에서 머독 재판에 대한 이야기가 나오길래 사건의 전모를 전혀 모르는 상태에서 보기 시작했다가 깜짝 놀랐다. 아들의 범죄를 덮는 이야기인 줄 알았거든. 돈과 권력을 가진 집안이 범죄를 덮는 모습이 어디서 많이 보던 거라 막 흥분하면서 봄
<나는 신이다>는 워낙 많은 이야기가 나오고 있으니 더 붙일 말은 없다. 단지 요즘 종교를 보면 사이비나 이단의 경계가 어디인가 싶은 정도로 정통 교단에 있으면서도 말도 안 되는 헛소리를 하는 인간들이 많아 이 다큐를 보고 사이비, 이단을 운운하며 흥분하는 종교인들을 보니 좀 웃겼다.
The Last of Us (더 라스트 오브 어스)
게임을 드라마로 만든 거라고 해서 갸우뚱하며 봤는데 우와!!! 넘 좋았다. 시즌 1이 벌써 끝나다니.... 보면서 계속 '아니, 게임의 세계관이 이렇게 고콸러티란 말이야?' 하며 놀랐다. 게임이라면 캔디 크러쉬나 하는 세대라 그저 감탄하며 보았다. 요즘 게임이 이런 건 줄 알았다면 나도 열심히 했을텐데 (응???) 여주는 못생겼다는 악플로 마음고생을 많이 했다고 하는데 연기를 너무 잘해서 그 이야기가 쑥 들어간 듯 하다. 엘리역의 벨라 램지는 왕좌의 게임에서 리안나 모르몬트 역이었고 조엘역의 페드로 파스칼 역시 왕좌의 게임에서 오베린 마르텔이었기 때문에 왕좌의 게임을 다시 볼까 생각도 하고 있다. 페드로 파스칼이 나온 <나르코스>를 안 봤는데 이것도 봐야하나 할 정도로 두 배우 모두 최고!!! 내 강추로 보기 시작한 남편은 1회를 넘기지 못하고 있는데 1회가 제일 끔찍하고 뒤로 갈수록 덜하다. (물론 좀비같은 감염자와 포스트 아포칼립스니 어느 정도는 감안해야 함) 특히 3회의 엔딩은 정말 최고! 그 자체로 영화 한 편을 본 듯 감동적이었다.
그동안 책을 안 읽은 건 아닌데 간만에 와서 드라마 이야기만 했네. 곧 다시 와야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