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전 다시읽기/단테 ‘신곡’

단테의 <신곡>은 하느님의 섭리와 구원, 그리고 그를 대하는 인간의 자유의지 문제를 중심으로 서구의 기독교 문명을 집대성한 최고의 문학작품이다. 다루는 범위는 예술과 문학, 역사, 전설, 종교, 철학, 정치학, 천문학, 자연 과학 등 인간의 삶과 지식에 관계되는 거의 모든 분야에 걸쳐 있다. 내용뿐만 아니라 형식에서도 <신곡>은 균형과 절제를 통하여 문학작품이 구현할 수 있는 최고의 업적을 이루어냈다. 수많은 비평가들은 단테를 우주의 보편성을 지닌 시인으로 평가했고, 뛰어난 문학적 장치의 설계자로 인정했다. <신곡>과 함께 단테는 호메로스와 셰익스피어와 어깨를 나란히 하는 서양 문학의 전범으로 꼽힌다.

<신곡>은 분명 동서를 뛰어넘어 보편의 문학 가치를 지닌 고전이다. 그러나 그 말에 선뜻 동의하기에는 <신곡>을 제대로 읽었는지, 혹시 그냥 고전이라고 하니까 그런가보다 하는 게 아닌지 하는 의구심이 든다. 사실 의구심이 든다는 것은 좋은 신호다. <신곡>을 나름대로 소화하고 싶다는 욕망의 반증이니까.

진정한 고전에는 문명과 시대의 경계를 넘어서는 힘이 있다. 나는 <신곡>의 그런 힘을 염두에 두고서 <신곡>을 읽고 또 읽었다. 그러자 <신곡>은 무수한 겹과 결을 지닌, 신비롭기까지 한 책으로 다가왔다. 그 수많은 겹과 결들 중 나의 눈이 머문 곳은 제한된 부분이겠지만, 나는 그런 특수한 경험을 통해 <신곡>이 진정한 고전임을 알게 되었다.

<신곡>은 단테가 7일 동안 하느님의 세계를 여행한 문학적 상상의 기록이다. 단테는 여행을 마치고 기억을 통해 지난 일을 회상하며 <신곡>을 집필한다. 말하자면 <신곡>에 담긴 거대한 초월의 세계는 비초월자인 단테의 내부에서 형성되어 나온다. 그 과정에서 단테가 의존한 것은 기억이었다. 기억은 개인적인 사고와 정념으로 이루어지며, 불완전하다. 그러나 바로 그렇기 때문에 작가 단테는 문학의 미적 형식을 빌려 독자들의 다양한 해석을 통해 자신의 기억이 확장되기를 기다린다. 단테는 인간의 기억으로 불완전하게 재현된 초월의 세계를 독자와 더불어 계속 보완해나가고자 하는 문학적 기획의 입안자였다.

기독교 문명 집대성한 걸작

내 눈에 비친 단테의 순례의 목적은 구원이다. 단테는 기억을 통해 그 구원을 이루어내고자 한다. 기억은 하느님의 불멸의 빛에 이르려는 단테가 택할 수 있는 유일한 길이었다. 단테는 순례의 경험을 기억을 통해서만 자신과 우리에게 펼칠 수 있었기 때문이다. 그런데 단테는 순례의 끝에서 하느님과 만나는 장면을 이렇게 묘사한다. “나의 눈은 더 맑아져갔고 스스로 진실한 저 드높은 빛줄기로 점점 더 파고들었다.…기억은 그런 궁극 앞에서 사라진다.”(천국, 33곡)

하느님의 존재는 그 자체로 진리의 궁극이다. 단테는 궁극의 진리에 자신을 온전히 내맡기고 빛으로 해체된다. 그와 함께 그의 기억은 사라지고 만다. 그러나 역설적으로, 그리고 실제로, 나는 <신곡>에서 그 모든 것을 기억하고 재현하는 단테를 발견한다. 단테는 하느님의 품에서 이 세상으로 돌아와 우리에게 얘기를 들려준다. 천국의 천사들은 기억이란 걸 모르지만(베아트리체는 이렇게 말한다. “천사들은 기억을 필요로 하지 않아요. 여러 갈래의 사고를 할 필요가 없기 때문이지요”(천국, 29곡)), 단테는 기억하려 애쓴다. 그런 그는 기억을 무화시키는 초월과 기억을 작동시키려는 현실의 중간에 서 있다.

초월의 세계에서 단테를 이끄는 길잡이는 베아트리체와 베르길리우스다. 이들은 필멸의 존재 단테를 영원한 구원으로 이끄는 존재들이다. 그러나 이들을 <신곡> 속에서 창조하고 이들을 행동하고 말하게 한 것은 작가 단테 자신이었다. 즉, 이들은 단테의 내부에서 나온, 단테 자신의 다른 모습들이다. 단테는 길잡이를 내세워 자신을 구원으로 인도하게 하지만, 사실은 스스로를 궁극의 길잡이로 내세워 구원의 길을 자문하고 대답하는 성찰적 지식인이었다. 과연 단테는 당시 분열된 이탈리아의 지식인으로서 <신곡>을 통하여 정치적, 사회적 대안을 제시하고자 했다. 공식어였던 라틴어 대신에 속어(이탈리아어)로 <신곡>을 쓴 것도 당대를 치열하게 고민한 증표다. 단테는 더 많은 독자들과 만나 대화함으로써 구원의 이상을 현실에서 추구하고자 했다. 단테의 <신곡>이 완결성을 얻는 것은 하느님의 보편과 불멸에 몸을 실어서가 아니라 그들을 인간의 언어로 재현하려는 근대적 작가 의식에 의해서였다.

진리는 하나가 아니라 여러개

스스로를 문제적 인간으로 놓고 끝없는 구도의 길을 걷는 작가 단테. <신곡>에서 인간의 구원은 하느님의 섭리에 따른다기보다 인간의 치열한 고뇌의 길에서 얻어진다. 나는 <신곡>에서 단테가 남긴 수많은 고뇌의 흔적을 외면할 수가 없다. 단테의 여행이 지옥에서 연옥을 거쳐 천국으로 상승하고, 일주일이라는 시간의 흐름에 따르며, 하느님의 빛으로 나아가는 목표를 세우는 한, 그의 길은 오직 한 곳으로 뻗어있다. 단테는 확신에 찬 목소리로 우리를 그 길로 유인한다. “내게 빛과 희망을 주었던 길잡이를 따라서 강한 욕망의 깃털로 날아가자고” (연옥, 4곡).

그러나 <신곡>을 읽는 동안 단테는 또한 끊임없이 또 다른 얼굴로 나타나면서 내게 나직이 말한다. 네 앞에도 너의 길이 놓여있다고. 너도 나처럼 너의 진리를 찾아 나서지 않겠냐고. 그래서 나는 생각하게 된다. <신곡>에 길잡이가 있다면, 그것은 구원의 길을, 확정된 진리로 제시하기보다는, 찾아 나서야 할 것으로 만드는 과정 자체일 것이라고.

내가 볼 때 단테에게 문학은 그런 것이었다. 단테가 어떤 진리를 추구했다면 문학 작가로서 그렇게 했다. 진리는 문학적 생산물로 번역되면서 우리 앞에서 깜박거린다. 단테가 <신곡>에 장착한 교묘하고 치밀한 미적 형식은 진리를 환하게 비추기보다는 깜박거리게 만드는 효과를 낸다. 그것은 작가로서 단테가 의도했을 법한 이른바 ‘문학 과정’으로 볼 수 있다. 그 ‘문학 과정’에서 빼놓을 수 없는 것은 <신곡>을 읽는 독자의 역할이다. 나는 <신곡>에 대한 열린 읽기가 바로 작가 단테의 문학 기획에 참여하는 독자의 임무라고 생각한다. 그렇다면 나에게 <신곡>이 품고 있는 진리는 무엇인가?

<신곡>의 진리는 스스로 차 있는 어떤 것이 아니라 채워지기를 기다리는 하나의 계기로 존재하고 작동한다. <신곡>을 읽으며 나는 비어있는 진리를 상상하고 진리를 문제로 떠올리고, 동시에 진리의 내용을 보완하고 바꾸며 채운다. 진리는 존재하기보다는 계속 생성되는 무엇이며, <신곡>이라는 텍스트는 그를 위한 장이 된다. 텍스트 <신곡>은 진리를 생성함으로써 진리가 하나가 아니라 여럿일 수 있는 가능성을 펼쳐 낸다. 나는 <신곡>의 독자로서 이렇게 겨루어진 진리들을 상상하고자 한다. 이런 상상의 과정은 <신곡>의 진리뿐만 아니라 나 스스로를 문제적으로 만들면서 다양한 의미 층을 생산하게 한다.

▲ 박상진/부산외국어대 교수
내가 <신곡>에서 찾아낸 구원의 길이 단테의 의도와 맞는지를 묻는 것은 중요하지 않다. 맞고 틀림을 가르고 판단하기보다는 다른 가능성을 중첩시키고 보충하고, 진리의 여러 내용을 상상하고 겨루게 만들면서, 나의 맥락에서 <신곡>이 지닐 수 있는 진리의 입안자로 참여하는 것이 중요하다. 그래서 <신곡>의 진리는 무엇인가가 아니라 어디에 있고 어떻게 내 앞에 나타나는지를 묻고자 한다. 이는 무수한 겹의 단테의 얼굴들을 한 겹씩 벗겨보는 일이다. 나는 거의 무한할 그 일에서 재미를 느낀다. 그 일을 가능하게 하는 <신곡>에 거듭 경탄하면서.

서평자 추천 도서

신곡

단테 알리기에리 지음, 한형곤 옮김

서해문집 펴냄(2005)

(해설과 역주가 달린 원전 완역본)

신곡 읽기의 즐거움

김운찬 지음

살림 펴냄(2005)

(국내 최초의 <신곡> 해설서. 쉽게 안내한다)

중세 천년의 침묵을 깨는 소리 단테

R.W.B 루이스 지음, 윤희기 옮김

푸른숲 펴냄(2005)

(작품을 통해 구성한 단테 전기. 재미있다)

50자 서평

◇ 박찬미(38·수필가) “지옥과 연옥, 천국의 여행길을 통해 단테가 책을 지었던 14세기로부터 현재까지 변함없는 선악간의 인간 내부 갈등을 숙고하게 하는 책”

◇ 페르(알라딘 마이리뷰에서) “두번 째 읽는 느낌은 아주 색다르다. 첫번 째엔 너무 지루한 나머지 감동을 느낄 수 없었다. 그러나 단테의 상상력은 경이롭고 감탄을 자아나게한다. 인간의 상상력의 날개를 펼칠 수 있는 한계가 있을까?”

◇ hamiru0314(〃) “솔직히 이 책을 읽기가 쉽지는 않았다. 철저한 기독교식 세상관, 듣도 보도 못한 고대 전설적 인물들의 이야기 등등. 하지만 고진감래라 했던가. 어렵게 읽은 책이어서인지 더 애정이 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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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5-10-29 22:21   URL
비밀 댓글입니다.

진주 2005-10-29 23:2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쪽팔려 죽갓슈......ㅡ,.ㅡ

엔리꼬 2005-10-29 23:4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음화홧 배춘몽씨의 실체가 드러나는 순간이군요.. 그리고 한겨레, 결국은 세명 모두 알라딘이군...

mong 2005-10-30 07:5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히힛- 그나저나 신곡 읽어야 하는데...

2005-11-03 17:33   URL
비밀 댓글입니다.
 

 
 
(1)현대판 맹모삼천지교 '기러기 아빠'
 
 
90년대 이후 자녀들의 교육을 위해 ‘기러기 아빠’의 길을 선택하는 아버지들이 꾸준히 늘고 있다. 지난 해 우리나라 해외 유학생의 수는 18만명 가량. 이러한 자녀의 조기 유학 때문에 생겨난 ‘기러기 가족’이 5만여 가구로 그 비용이 한 해 2조 2000억 원에 육박하고 있다.
 
 '기러기 아빠'가 늘면서 이들의 심정을 공유하는 인터넷 사이트가 30여개 넘게 생겨났고 항공사인 에어 캐나다사에선 항공권 할인 등의 혜택을 주고 있다.

'기러기 아빠'는 대개 고위 공무원, 교수, 고급 전문직 종사자, 대기업 간부나 임원, 중소기업대표 등 중상류층에 속했으나 요즘에는 일부 젊은 직장인들도 대열에 합류하고 있다.
기러기는 자신의 가족을 위해서는 최선을 다하는 조류이다. '기러기아빠'라 불리우는 것도 기러기의 습성을 따라 가족을 위해 헌신한다는 뜻이다.

외롭고 고달픈 생활을 감내하며 ‘기러기 아빠’가 되는 이유는 무엇일까?
이들이 꼽는 첫 번째 이유는 한국 교육과 사회에 대한 불만과 불신이다. 경쟁적인 사회구조, 대학 입시위주의 교육 정책, 천편일률적인 학교 교육 등 총체적인 교육 문제를 보며 내 자식만은 좀 더 나은 환경에서 교육시키고 싶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여기에 영어 조기 교육 열풍이 기폭제가 되고, 한국에서 교육을 시킬 때 드는 비용도 만만치 않아 적극적인 방법으로 조기 유학을 생각하게 된다는 것이다.

현재 ‘기러기 아빠’로 생활하고 있는 사람들의 유형은 몇 가지로 나뉘어 진다.
가장 흔한 경우는 해외에 가족이 함께 있다가 아빠만 귀국하는 경우다. 유학이나 외국주재 상사원으로 근무하다 부인과 아이들은 외국에 남는 경우다.
 또 다른 유형은 요즘 가장 많이 늘고 있는 경우로 아내와 아이들만 외국에 나가는 경우다. 이들은 늘 한 울타리에서 살았고 떨어져 생활한 경험이 없기 때문에 기러기 아빠가 되면 힘들어한다.

하지만 어떤 유형이 됐든 가장 큰 문제점은 아빠들이 '돈버는 기계'로 전락하고 이혼 등 가족해체가 증가하고, 가족들에게 버림받는 '펭귄아빠'가 되어 심지어 자살로 이어지는 경우가 늘고 있다는 것이다.
 
버림받은 기러기아빠를 '펭귄아빠'라고 부르는 이유는 펭귄은 날개가 없어 처, 자식을 찾아 해외로 갈 수 없는 딱한 처지에 맞아떨어지기 때문이다. '기러기아빠'가 버림받아 '펭귄아빠'로 전락하는 것이 가장 무서운 현실이다.
 
지난 1일 아내와 아들, 딸을 캐나다에 유학 보낸 ‘기러기 아빠’의 자살 소식은 자기 위치를 지키며 가족을 사랑한다는 '기러기'가 '펭귄'으로 변하여 우울하게 결말지어지는 현실을 그대로 보여주고 있다. 또한 혼자 남은 외로움과 먹을 것도 제대로 챙겨 먹지 못하는 그들 삶의 고단함을 드러내고 있다.
 
'엄마가 좋아? '아빠가 좋아?' 하며 자녀들에게 물어보던 말들이 세대가 바뀌어 이제는  '남편이 좋아?' '자식이 좋아?라고 부인들에게 물어본다고 한다.
 
자녀들이 외국에 나가 세계적으로 영향력 있는 언어도 배우고 새로운 문화도 접할 수 있는 기회를 주려는 마음에 외롭고 험난한 길을 자처하게 되는 '기러기 아빠'들이 점점 늘고 있어 사회문제로 대두되고 있다. (이수경 인턴기자)
 
프런티어타임스 webmaster@frontiertimes.co.kr
 
 
[프론티어타임스  2005.03.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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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영엄마 2005-10-20 11:1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윽.. 저는 자식 사랑이 지극한 의미에서 펭귄 아빠라 썼나 보다 생각했는데 그게 아니구먼요.. @@;

물만두 2005-10-20 11:1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만순이가 그러더군요. 저렇게 떨어져 있는데 무슨 가족이냐구요...

비로그인 2005-10-20 11:3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펭귄 아빠 너무 불쌍하네요 ㅜ.ㅜ

호랑녀 2005-10-20 11:3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 펭귄아빠는 첨들어봤네요.
글쎄 문제가 있긴 한데, 그래도 다들 나름대로 절실한 이유로 나가죠.
중학교 교실에서 급우에게 맞아죽는 걸 보면서, 덩치가 좋다는 이유 하나만으로 고1이 되면서 계속 선배들에게 스카웃제의를 받고 그 제의를 거절해서 맞고 왔던 아는 아이를 보면서, 재수없다는 이유로 같은 반 아이에게 얻어맞는 아이를 보면서...
저는 점점 겁이 납니다. 기러기를 할 여건이 안 되어서 그렇지, 저는 자신있게 나가는 (경제적인) 능력 있는 친구들을 보면서 솔직히 많이 부럽더군요.

비로그인 2005-10-20 11:4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안녕하세요.
요즘 사회 문제긴 문제입니다.
알콩달콩, 티걱태걱 사는거 그게 가족이 아닌가 생각해봅니다.

진주 2005-10-20 21:2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영엄마님, 저도 이번 여름에 <펭귄>영화를 보면서 아빠펭귄의 희생을 보며 감동했더랬는데....우리나라에서 생긴 펭귄아버지는 너무 슬픈 의미예요..그쵸 흑흑...

물만두님, 온 가족이 함께 이민 가버리라고 할까요? 쩝......

체셔고양이님, 참..불쌍해요..정말......ㅠㅠ

호랑녀님, 제 친구들도 몇 떠났죠. 이민을 갔어요. 가장 큰 이유는 자녀교육 문제였어요. 하지만 저는 떠나지 않을 거예요.....왠지 서글퍼지는 이유는 뭘까요? ㅡ,ㅜ

따개비님, 반가워요. 첨 뵙네요^^
오늘 우리집도 티걱태걱에 알콩달콩 둘 다 했어요. 우린 가족처럼 살고 있어 그나마 행복합니다 그려. ^^
 

 

*:*  열두달(1월~12월) 고운 우리말 이름  *:*

 

1월 : 해오름 달 - 새해 아침에 힘 있게 오르는 달
 

 

2월시샘 달 - 잎샘추위와 꽃샘추위가 있는 겨울의 끝 달 

 

3월 : 물오름 달 - 뫼와 들에 물오르는 달  

 

4월잎새 달 - 물오른 나무들이 저마다 잎 돋우는 달
 


5월푸른 달 - 마음이 푸른 모든 이의 달

 


6월누리달 - 온 누리에 생명의 소리가 가득 차 넘치는 달 

 

7월견우직녀 달 - 견우직녀가 만나는 아름다운 달

 


8월타오름 달 - 하늘에서 해가 땅 위에서는 가슴이 타는 정열의 달

 

 
9월열매 달 - 가지마다 열매 맺는 달

 

 10월 : 하늘연 달 - 밝달 뫼에 아침의 나라가 열린 달

 

11월미틈 달 - 가을에서 겨울로 치닫는 달

  

12월매듭 달 - 마음을 가다듬는 한 해의 끄트머리 달

 

 

                                                                                                                      - 출처: 다음 와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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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erryticket 2005-10-18 10:0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굿모닝~~진주 동상..오늘 하루도 감사한 일만 많이 생기고, 건강하고, 좋은 생각만 하는 기쁜 날 되셔요^^

mong 2005-10-18 10:1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잎새달에 태어난 몽이 인사 올리고 갑니다
헤헤

stella.K 2005-10-18 10:3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는 열매달인데...흐흐.

울보 2005-10-18 11:0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는 푸른달입니다,,,

물만두 2005-10-18 11:1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하늘연 달

진주 2005-10-18 11:2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우리꺼 좋은 건 모르고 괜히 인디언들의 달력만 부러워 했네요.
정말 이쁘죠...숫자로 1,2,3...만 써지 말고 이런 말도 살려야 해요^^

올리브언니, 언니도 좋은 날 되세요. 제가 언니를 얼마나 생각하는지 모르시죠....

몽님, 참으로 예쁜 달에 태어나셨네요. 물오른 나무가 잎사귀를 틔우는 달...

스텔라님, 가지마다 좋은 열매 가득 맺히는 - 남은 날들이 모두 풍요롭길 바랍니다!

진주랑 생일이 사나흘밖에 차이가 안 나는 울보님, 행복하세요.

밝달 뫼에 아침의 나라가 열린 달에 태어나신 만두님, 검색해보니 밝달-은 <배달>이라고 하네요. 아침의 나라 배달민족이 처음 나라를 연 달이란 뜻인가 보아요. 아무튼 하늘을 여시듯 님의 날들이 형통하길!

플레져 2005-10-18 13:5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두 잎새달이에요, 진주님 ^^ 4월이란 말 보다 참 좋은데요.
4월은 잔인한 달이란 고정관념 땜시...ㅎㅎ
국립극장 이름이 바뀌어서 해오름 극장인데... 일명 1월 극장이군요 ㅎㅎ

세실 2005-10-18 14:5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와 전 음력으로 누리달입니다. 넘 예뻐요~~~
이렇게 예쁜 열두달 이름이 있다니~~ 덕분에 알았습니다. 감사 ^*^

merryticket 2005-10-18 16:5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흑, 몰라요..말로 해주세용^^

2005-10-18 18:5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10월이 참 씩씩한 느낌이네요..이제부터라도 씩씩하게 살아야 겠당.아자아자아자~~!

진주 2005-10-19 09:2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4월, 하면 누구나 "잔인한 달"을 떠올릴거예요, 그쵸 플레져님. 이래서 또 한 번 시인의 힘은 위대하여라.^^

세실님, 온누리 가득 세실님의 사랑을 펼치시길^^

올리브언니, 따랑해요 마뉘마뉘~~~
하나님을 사랑하는 마음이 누구보다 깨끗하다고 늘 느껴요. 마음이 청결한 자는 복이 있나니, 저희가 하나님을 볼 것이요...저도 아멘.

참나님의 힘찬 행보에 마음이 시원해지네요. 아자!!

미누리 2005-10-18 23:5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는 매듭달^^
진주님 아니면 이런 페이퍼 어디서 볼까요...

진주 2005-10-19 10:1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다달이 이름들이 다 이쁘지만, <매듭달>이 눈에 쏘옥 들어오네요.
(미누리님은 겨울아이셨군요^^)

미누리 2005-10-19 18:5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네. 그래서 '겨울에 태어난~' 이렇게 시작하는 노래를 좋아했다고 합니다. ^^
 

 나무들은 어디로 갈까
[국민일보 2004.10.03 18:50:16]
가을을 재촉하는 비가 내린다. 수선스럽게 후둑대는 여름비와는 달리 낮게 내려앉은 하늘에서 추적추적 내리는 가을비가 오늘따라 처연하다. 평소 같으면 아이들로 시끌벅적했을 마당도 쥐 죽은 듯 고요하다. 이런 날이면 창 밖 풍경을 벗삼아 차를 마시는 것이 제격이지만 오늘은 그럴 여유가 느껴지지 않는다. 이 고요가 마치 폭풍전야처럼 느껴진다.

재건축으로 인한 이주가 곧 시작된다는 소문이다. 맑은 날이면 삼삼오오 화단 앞에 모여 앉아 온통 그 얘기 뿐이다. 세상 살아가는 그 많은 이야기들은 모두 어디로 가버리고 오직 이야깃거리란 그일 밖에 없는 듯하다. 평소 같으면 몇 분에 한번씩 터졌을 웃음소리도 간 데 없고 모두들 낮은 목소리로 이사와 헤어짐과 돈걱정을 한다.

학생들이 있는 집은 이사에 따르는 아이들 전학문제로 고민하는 눈치이고 이사 경험이 많지 않은 사람들은 한층 더 걱정스런 얼굴이다. 모두들 동병상련의 처지로 느껴지는지 평소 왕래가 없던 이웃과도 갑자기 가까워져서 서로의 안부를 묻는다. 수면은 고요한데 정작 물밑 깊은 곳에서 거대한 해일이 다가오는 분위기이다.

비 내리는 마당에서 나무들을 올려다 본다. 물기 오른 나무들이 일제히 나를 바라본다. 얘들은 어디로 가나. 흙 속에 발을 묻고 있는 나무들은 어떻게 하나. 십 년 혹은 이십 년 넘게 뿌리 내리고 살던 이곳에서 떠나야 한다는 사실을 나무들은 알고 있을까. 아니 사람들처럼 다른 곳으로 떠날 수가 있기나 한 걸까.

살아가는 일이 버겁게 느껴지는 날이면 낡은 벤치에 앉아 나무들을 바라보았다. 햇살에 반짝이던 키 큰 미루나무의 잎들과 단지를 빙 둘러싼 아담한 키의 쥐똥나무들 그리고 색 고운 단풍나무와 또 이름 모를 수많은 나무 나무들. 아무 말 하지 않고 그저 바라만 보아도 나무들은 나를 위로해 주었다. 미풍이 일 때면 잎을 흔들며 아는 체를 했고 바람 심한 날에는 꺾어질 듯한 가지를 흔들며 ‘괜찮아 곧 바람이 지나갈 거야. 나처럼 힘을 내’하고 말해 주는 듯했다. 지난 몇 년간 나는 나무들을 보며 얼마나 많은 위안을 받았던가.

고민하던 사람들은 때가 되면 어디로든 갈 것이다. 정 깊었던 이웃들을 조금씩 잊어가며 새로운 곳에서 이웃을 사귀고 다시 정을 붙이고 살 것이다. 사람들은 늘 그렇게 편리하게 산다. 그러나 사람처럼 살지 못하는 우직한 나무들은 어디로 가야하나. 밤낮없이 자기들 걱정뿐인 사람들의 수런거리는 소리를 고스란히 듣고 있을 나무들,오늘밤은 어쩐지 쉬이 잠들 성싶지 않다.

이인자(수필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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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불을 지피며 2

                        

집 부서진 것들을 주워다 지폈는데

아궁이에서 재를 끄집어내니

한 됫박은 되게 못이 나왔다

어느 집 家系였을까

 

다시 불을 넣는다

마음에서 두꺼운 연기가 피어오르고

잉걸로 깊어지는 동안

차갑게 일어서는 속의 못끝들

 

감히 살아온 생애를 다 넣을 수는 없고 나는

뜨거워진 정강이를 가슴으로 쓸어안는다

 

불이 휜다

 

/장석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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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ong 2005-10-14 10:3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보기만 해도 따뜻해라
이제 바람이 제법 차네요~

icaru 2005-10-14 10:5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따뜻해라...
그러게요 오늘 유난히 바람이 차갑습니다.. 그러나 해는 따뜻..

물만두 2005-10-14 11:1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연탄불만 보면 질리는 우리는 좀 무서워요 ㅠ.ㅠ;;;

진주 2005-10-14 13:2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몽님, 그렇죠? 보기만 해도 온기가...아..춥당...

이카루님, 여긴 햇볕이 안 나네요. 대낮인데도 어둑어둑..

만두님, 안 좋은 추억이 있으시군요....

물만두 2005-10-14 13:4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연탄개스 중독과 사기사건과 연탄갈기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