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극열전 11번째 작품입니다 벌써.

이제 남은 동숭홀 티켓은 두장입니다.

 

아직 익숙하지 않아서 그런 지,

대극장 연극은 상당히 압박으로 다가옵니다.

오태석, 그 유명한 오태석의 공연을 두번째로 봅니다.

이 두가지 생각 외에는 아무 생각없이 공연을 보기 시작했습니다.

무당을 하는 듯한 할머니의 나이든 이야기가 나오고

그녀의 꿈 속에서 의자왕과 성충과 계백이, 그리고 의자왕을 죽이는 금와(화)가 나옵니다.

그녀가 키우는 수양딸이 금와의 환생이라는군요.

깨어난 무당할미는 자신의 수양딸의 접근을 막습니다.

의자왕을 모시는 사당에 너는 안된다고,

1400여년이 된 시체들이 발굴되고 이제 의자왕의 안녕을 비는 한판 굿이 시작됩니다.

무당과 금와는 의자왕을 찾아 풀 것을 풀기위해 명부로 나섭니다.

죽을 때까지 상소문을 썼다는 성충은 가마우지(?) 맞나요? 그 목에다 링 걸고 물고기를 잡는 그 낚시에 사용되는 새가 되어 있습니다.

그 이유는 위정자들에게 알맞는 유교를 백성들에게 강요한 죄더군요.

-그러다 갑자기 그 사람의 원한이 풀립니다.^.^;;

계백은 자신의 아이들을 죽인 죄로 매일 매일 자신의 아이들을 죽이며 삽니다.

아이가 나비가 된 날은 거미가 되어 잡아 먹고,

아이가 파리로 환생한 날은 개구리가 되어 잡아 먹고,

의자왕은 항아리에 묶여 자신때문에 죽어간 군인들의 칼에 찔립니다.

그 칼을 다 모아야 그 군인들의 염원을 푼다고합니다.

그런데 금와가 풀어서 데리고 오며 화해를 합니다.

다시 돌아온 이승에서는 할미 무당은 죽고, 그 딸 혹은 금와의 환생이 내림굿을 받습니다.

헥헥, 여기까지가 제가 이해한 스토리입니다.

아마 화해와 재생을 말하는 것 같은데 잘 모르겠습니다.

어쩌면 이 연극은 자신들이 만든 함정에 빠진 것 같습니다.

 

전에 오구를 봤을 때의 바로 그 느낌입니다.

뭐라고 할까? 이 두 극단 모두 배우들의 기본이 잘 되어 있는 극단입니다.

무대 위에서 흐트러지지 않는다고 할까요?

동작에 장식을 하거나 겉멋을 첨가하지 않고

배우들이 똑바로 서 있는 법부터 잘 가르친 곳 같습니다.

배우들이 기본적으로 소리를 다 하고, 춤 가락을 출 주 알며,

무대에서 많이 돌거나 힘든 동작을 해도 흐트러짐이 없습니다.

그런데 그것을 너무 과신한 것 같습니다.

보여주고 싶은 마음은 십분 이해하지만

필요없는 창을 두 세번 하는 장면 한번 시작한 소리는 끝이 안나는 점등은

정말 지리해서 힘들었습니다.  과유불급이란 말은 진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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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만두 2004-09-19 15:5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처음 연극을 본 것이 산불이었는데 재미가 없어 그 뒤로 한 두어번 구경가고 연극이랑은 담 쌓았습니다...

soyo12 2004-09-19 16:1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산불 이야기는 많이 들었습니다. 교과서에서도 잠시 봤던 것 같고,
참 지라하더군요. ㅋㅋ 가끔은 우리 나라 연극도 이야기를 즐겁게 풀어나갔으면합니다.
그 국어 시간이 많이 배우는 해학의 정서 그런 것 좀 활용해서. ^.~
 
 전출처 : Fithele > 영국 여행후기 #13. 쥐덫 (The Mousetrap)


팜플렛 & 공연 표지. 팜플렛 하나에 3파운드(대략 6천원)씩이나 받는다.

쥐덫에 얽힌 추억 - 세인트 마틴 극장 - 코벤트 가든과 그 주변 - 예기치 않은 경험 - 배우의 한마디

* 이미지는 1024*768에 맞춰져 있으며 클릭하시면 원래 크기로 보실 수 있습니다

이 극은 바로 내가 머리털 나고 처음으로 보았던 연극이었다. 그게 고교 때니 얼마나 관람 생활에 담을 쌓고 살았는지 말 다했지 ㅡ.ㅡㅋ 대학교 1,2학년 때 시쳇말로 공연에 '버닝'했던 이유도 아마 뭔가 관람한다는 거에 한이 맺혀서였던 것 같다.

어쨌든, 쥐덫(The Mousetrap)은 고교 생활의 마지막을 장식하게 되었던 축제 때 동기들이 조직하여 딱 하루 공연했는데 보고 완전히 뻑갔다. 프로 연출가까지 섭외해서 정말 열심히 연습했던 것은 알고 있었지만 매일 보던 애들이 그렇게 변하다니 너무 재미있었다. 그 경험을 잊지 못해서였을까, 크리스 역과 보일 부인 역을 맡았던 동기 둘은 대학 가서도 연극 동아리에 들어가 아주 좋은 활동을 했다.

그런 추억의 극이자 세계 최장기 상연작인 쥐덫의 원조 공연을 안 보고 놓칠 수가 없다, 맥도날드에서 1.89파운드 어치 버거로 끼니를 잇는 한이 있어도 꼭 보리라 생각했기에 미리 표를 ticketmaster.co.uk를 통해 한국에서 예매해 가서 드디어 8월 2일, 제 21538번째 공연을 보게 되었다.

그날 셜록 홈즈 박물관, 대영 박물관을 돌아보고 남은 짬에 피카딜리 광장과 포트넘&매이슨, 로알 아카데미 오브 아츠(RA)를 둘러본 후에도 시간이 여전히 남았기에 세인트 마틴 극장을 먼저 찾으러 갔다.


세인트 마틴 극장 입구

티켓을 찾고 배가 고파 밥을 먹을 데를 찾으러 남쪽으로 내려가다 보니 레스터 스퀘어. -_-;; 부근에 이름이 잘 기억나지 않는 중국 부페를 먹었는데, 주인 아가씨가 날 중국인으로 생각한 건지 엄청 잘해 주었긴 한데 둘다 안되는 영어로 말해서 고생 ;;; 어쨌든 쟈스민 차(1.5파운드나 한다)랑 오랜만에 간장과 chopstick을 써서 밥을 먹으니 대략 만족.


지나가다 발견한, 테네시 윌리암즈의 "어느 여름 갑자기"를 상영하던 극장

그래도 여전히 시간이 남아서 코벤트 가든을 보러 갔다.


코벤트 가든. 그냥 돗대기 시장 같다


그 앞에서 탈출쑈하던 아저씨 (왼쪽) & 코벤트가든의 뒤편


교통박물관 & 극장 박물관


로얄 오페라 하우스. 클래식 비수기(?)라서 발레를 하고 있었다. 공연 시간이 되었는지 온갖 고급 차랑 드레시한 남녀들이 몰려들고 있었다


지도에도 설명이 안 나와 있는 건물이라 고개를 갸우뚱

일찌감치 들어가서 팜플렛을 읽으며 기다렸다. 당연히 극장도 작고, 사람은 생각보다 별로 많지 않았다. 줄거리도 대충 알려질 대로 알려졌고 하니 그렇다고 할까. 팜플렛에서 배역 소개를 보니 옛날에 케이스웰 양 역을 하던 사람이 보일 부인을 지금 하고 있다는 얘기가 있었다. 과연 오래된 극이구나...


오리지널(1952년) 공연과 현재 공연(2004년)의 비교 - 팜플렛 스캔

이윽고 극이 시작했는데, 처음에 예기치 않게도 어두워지자마자 2층 발코니에서 여자가 비명을 지르는 것까지는 좋았는데, 내 바로 오른쪽 옆에서 갑자기 뭐가 툭 튀어나와 내달려온 것이다! "무슨 일 났소?!"하고 외치는 경관. 심장마비 일으키는 줄 알았다. 내 자리가 F18번에 있었기에 얻은 행운이었다 (좌석표 참조) 


좌석배치표

대본을 이미 옥스포드에서 체류할 때 읽고 와서 특별히 대화를 못알아듣거나 하는 것은 별로 없었다. -아가사 크리스티가 인기있는 이유 중 하나가 바로 표준적이고 쉬운 영어 스타일 - 극은 내가 생각한 것보다 더 코믹하고 덜 극적이었다. 


보일 부인의 목을 조르는 크리스(위) 몰리-자일스 부부에게 말하는 파라비치니(아래)

특히 크리스 역을 맡은 사람의 코믹 연기가 재미있었다. 여기 팜플렛에 있는 사진은 좀 골때리지만 가장 사랑스런 캐릭터가 얘가 아닐까 싶다. 허나 가장 눈을 끌었던 것은 보이쉬한 미스 케이스웰. 30년대 유행 의상을 완벽하고 우아하게 소화한 그 배우는 등장할 때마다 정말 멋있었다. 언니 싸랑해요! 앞서 예기치 못한 이벤트에 놀랐던 덕택인지, 또다른 살인이 일어날 때 무대가 어두워지며 들린 비명은 심장이 얼어붙는 듯한 공포를 느끼게 했다.


트로터랑 미스 케이스웰, 한데 모인 배역들 - 팜플렛 스캔

중간에 특기할 만한 것은 직원이 가판대 (찹쌀떡 사려~ 할때 그 메고 다니는 것 있죠?)를 들고 문간에 서서 아이스크림을 판다. 으흐흐... 근데 안에 에어콘을 틀어 너무 추워서 안 사먹었다. 1.5파운드인가 하는 것 같던데, 직원 복장이 꼭 쥐덫 시대에 나오는 웨이터 복장이라 시대를 거슬러 온 듯한 느낌을 받았다.

한국 대본에 없는 부분은, 마지막에 몰리가 파이 타는 냄새를 맡고 어쩔줄 모르고 있을 때 크리스가 그 태운 파이를 들고 나와서 "제 생각엔 요리가 다 된 것 같네요" 라고 말하는 장면.

마지막 짧은 커튼콜. 모든 배역이 손에 손을 잡고 등장한 가운데, 트로터 경사 역을 맡았던 사람이  짤막한 코멘트를 한다. "부디 이 연극이 오래오래 상연될 수 있도록, 범인에 대한 정보를 여러분의 가슴에만 담아 두어 주시고 누설하지 않아 주셨으면 감사하겠습니다." 그 말씀에 나도 모르게 미소지으며, 현존하는 세계 최고(!)의 '쥐덫' 공연을 본 경험을 마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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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에게는 사랑하는 사람이 있습니다.

이미 내가 젊었을 적 양구의 초등학교 선생이었을 때부터 좋아했던 남자.

어쩌면 그를 알았기에 내 인생이 꼬였을 지도 모르는 남자.

난 그를 사랑합니다.

오늘 그 남자가 나에게 왔습니다.

오늘 아침 기자회견을 통해 국회의원 사퇴를 한 그 남자,

나를 버린 내 남편의 친구, 그리고 나를 아픔으로 간직하고 있는 남자.

그 남자가 힘든 표정을 하고 찾아왔습니다.

그는 이제 나를 여자로 원하지도 않지만 아니 제도 속에서 그러지도 못하지만

아련한 사랑의 기억을 간직하고 있나봅니다.

나도 그렇습니다.

그를 위해 집에 재털이를 곱게 간직해놓고,

하루에도 몇번씩 그를 생각하면서도

나는 수녀가 되고싶고 시인이 되고 싶지만

그래도 내 속의 나는 그를 받아들이랍니다.

오늘 그와 긴 이야기를 합니다.

두서없는 이야기, 언제나 속 마음을 숨긴 것 같은 그런 이야기를

이야기하면서 나는 내 맘과는 다른 이야기를 합니다.

그를 상처낼 수도 있는 이야기를 하고 그를 내보내려고도 합니다.

하지만 그 역시 상처 입은 사람이기에,

이제 나는 그를 받아들이려합니다.

분갈이를 한번 해보려구요.

그가 하는 철저한 파괴를 함께 하려 합니다.

+++++++++++++++++++++++++++++++++++++++++

오늘 연극을 봤습니다.

그토록 유명한 [불 좀 꺼주세요]를 봤습니다.

이상은 제가 여주인공 박정숙의 입장에서 쓴 글입니다.

이만큼 딱 이만큼 이해한 것 같습니다.

나머지 많은 이야기들은 아직 그 어려운 대사들 속에서 이해되지 않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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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 말인가?

정말 화려한 캐스팅을 자랑하면서 연극열전이라는

엄청난 프로젝트가 발표되었습니다.

근 20여년 간 정말 사랑받았던 많은 공연들을

둥숭아트홀과 동숭소극장에서 일년 내내 공연 한다는 엄청난 프로젝트,

그 공연들의 면면과 그 캐스팅 리스트를 보고

가슴을 설레며 표를 꾸몄습니다.

총 20장의 티켓을 패키지로 끊었습니다.^.^;;

지금은 결국 다 보기는 하겠지만,

안 구입했더라도 다 봤겠지만,

다소 후회가 남는 것도 사실입니다.

종합선물세트를 준비했지만,

막상 열어보니,

역시 종합선물세트보다 항상 모든 것은

가슴 저리게 간절히 바라면서,

하나씩 고르는 재미가 더 있더군요.

아직 남은 티켓들을 열심히 계산해서 스케줄을 잡고 있는 차에

한 극단에서 내년에는 뮤지컬 열전을 할꺼라는 기사를 봤습니다.

이번에는 새로운 작품을 주로 가지고 올 예정이라는 데,

많이 걱정이 됩니다.

연극 열전은 기존에 했던 작품들인데도

다소 어색함이 흘렀는데,

새로운 작품을 수입한다면 정말 많은 준비시간을 거쳐야할텐데,

열전이라는 스케줄 속에서 망가지는 것은 아닌지,

게다가 워낙에 엉망인 번역을 보여준 [지킬 앤 하이드]를 공연했던 극단이기에

더욱 많은 걱정이 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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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로운 노래를 더이상 만들 수 없는 창작력의 한계에 도달했기 때문인 지.

요즘 새로운 많은 뮤지컬은

흘러간 옛 노래를 모태로 만들어지고 있는 듯 합니다.

아니면 외국에서 그런 류의 뮤지컬들이 흥행했다는 이야기에

자극을 받아서인지,

[달고나]도 예전에 상당히 많이 들었을법한 노래들을 모아서 공연을 했습니다.

어떤 이유로 만들었든지 간에,

예전에 들었던 노래를 가수가 아닌 다른 노래 잘하는 사람들의 목소리를 통해서 듣는다는 것은

상당히 큰 매력이었습니다. 이미 검증받은 노래였기때문일까요?

최소한 노래만 왠만큼 부른다면 절대로 공연 자체가 손해 본다는 생각은 안들테니까요.

그런데 이 공연은 정말 만족스러웠습니다.
달고나 배우인 오만석씨와 한장v

 

 

 

 

 

 

 

 

노래만이 아니라

이 노래를 하나의 스토리로 엮은 연출가의 솜씨도 만만치는 않았거든요.

또 하나의 사랑이야기로 엮어낸 70년대와 80년대의 노래들,

정말 매력적이더군요.

게다가 상당히 많은 재간둥이들이 무대 위에서 깜찍하게 즐겁게 공연을 만들어가는 잔재미는,

상당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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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ooninara 2004-09-06 17:1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사진까지...달고나 먹고 싶어요(본문과 상관 없죠?)

soyo12 2004-09-07 23:1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제가 이 공연을 두번 봤어요.
저번에 봤을 때는 극장에서 나올 때 달고나 만들수 있는 네모난 덩어리를 주더군요.
뽁기 세트가 있다면 만들어먹을텐데,
아직 못 먹고 굴리고 있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