갈매기 인물 관계도

 

무척 화려한 진용이었습니다.

연극과 드라마 영화계를 넘나드는 화려한 출연진,

그리고 이름만으로도 어느 정도 끌림이 오는 안톤 체홉

물론 저는 안톤 체홉의 연극 중에 벚꽃 동산 밖에 보지 못했으며,

읽은 책도 민음사에서 나온 세계 문학 전집의 단편집 뿐입니다.^.^;;

 

유명 연예인이 무대위에 있다는 것은

우선 연극의 홍보 면에서 상당한 플러스 요인이 되는 것 같습니다.

각종 프로에 인터뷰를 할 수 있으니까요. -심지어 아침의 주부 프로마져도.^.^;;

그리고 그 덕에 상당히 많은 관객이 오게 됩니다.

그런데 문제는 여기부터입니다.

연예인의 명성에 이끌려 공연을 보러 온 관객들 사이에서는 그들만의 분위기가 풍기곤 합니다.

항상 그렇습니다.

공연마다 혹은 공연장마다 그날의 분위기가 있습니다.

공연 분위기 자체는 그 공연에 미친 사람들이 많을 때가 가장 좋은 것 같습니다.

예를들어 오페라의 유령 마지막 공연 같은 경우는 공연 자체가 거의 축제와 같은 분위기였습니다.

물론 그런 분위기에 휩쓸리면 처음 공연을 보러 오는 이들에겐 안좋은 느낌일 지도 모르지만

참 공연의 분위긴 좋았습니다.

그런데 어제는 최악이었습니다.

보통 작가의 이름이 유명한 정극은

게다가 조금 긴 정극은 그 언어를 공부하는 대학생들 사이에서 보게됩니다.

로물루스 대제 같은 경우는 관객석의 상당수를 외대 대학생들이 채우더군요.

그들에게 할인권이 돌아가고 어느 정도는 수업에서 의무 조건으로 작용하곤 하니까요.

아니면 무대 위의 등장하는 배우들 중의 한 사람의 제자들이 오는 경우가 많습니다.

-예대 사람들은 딱 보면 느낌이 옵니다.^.^;;

그런데 어제는 아마 조민기씨와 김인권씨의 팬들일법한 많은 분들과

초대권을 받으신 어르신들이 조금 오셨습니다.

-초대권 남발은 그 옆에서 돈을 내고 보고 있는 관객에게 대한 모독입니다.>.<

그래서인지 참 많이 산만했습니다.

공연 중간에 들어와서 자기 자리 찾는다고

그 자리에 먼저 앉아 있는 사람을 일으키고 다시 자리를 정리한 첫째줄 사람들

조민기가 나온다는 이유로 앞에서 동영상 촬영을 하고 있는 사람,

대사를 하고 있는데 뒤에서 계속 먼저 추임새를 넣으시는 아저씨,

끊임없이 핸드폰을 꼭 잡고 있어 거기서 나오는 그 선명한 파란 불이 계속 시야를 어둡게하는 여인

계속 이곳 저곳에서 오는 문자와 그 진동의 떨림.

기타등등 기타등등

공연을 그리 나쁘지 않았는데 이 이상 산만할 수 없다는 생각이 드는 관객들의 분위기였습니다.

 

핸드폰이 너무 싫습니다.

그걸 제어 못하는 사람들도 싫고,

공연장에 핸드폰 수신 금지 시키는 장치 하나만 달면 되는데 그것 하나 안달고서

핸드폰 끄라고 강요만 하는 극장측도 정말 싫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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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인 2004-10-04 12:4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정말 속상하셨겠습니다.
제 나름의 비법은 첫날이랑 마지막 공연은 안 갑니다.
지인들과 초대권, 기자가 넘치므로.
대신 전시회는 첫날이나 마지막 날을 노립니다.
작가와 이야기를 나눌 기회는 물론 운이 좋으면 리셉션에도 참가할 수 있기에. ㅎㅎㅎ

soyo12 2004-10-04 13:0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첫날이 아니었어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초대권이 넘쳐 나더군요.^.^;;
전반적으로 초대권을 많이 뿌린 듯 합니다.^.~
 


그림이 너무 작네요. ^.^;;

오늘은 옆 사진 팀의 마지막 공연이었습니다.

정보석이라는 스타급 배우의 출연으로 많은 관객들이 들었더군요.

제가 저번에 본 다른 팀의 공연과는 사뭇다른 느낌으로 전해졌습니다.

마지막 날 공연이어서 그런 지

더 많은 감정이입을 한 느낌이 있었지만,

다소 격앙된 분위기의 이 팀의 공연은

어느 순간 외국의 작품이 아닌 한국의 이야기가 되어 있더군요.

이것이 좋았다 저것이 좋았다의 문제가 아닌 것 같습니다.

이 두 팀의 작품 해석 자체가 틀렸었던 것 같습니다.

오늘 가장 귓전에 맴돌았던 대사는 이거였습니다.

친구는 항상 돌봐줘야하는 존재야. 내가 안 돌봐주면 멀리 떨어지게 되거든

한번 더 보고 싶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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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지도 못하게 이벤트에 당첨이 되었습니다.

작년 가을 정도엔가?

[황혼녘에 생긴 일]이란 연극을 보러 갔었습니다.

유명세를 가지고 있는 스타급 작가에게

한 형사가 접근합니다.

그리고 말하지요.

당신이 쓴 모든 범죄 소설 속의 이야기는

당신이 직접 저질렀던 사건들이라고 협박을 하지요.

그러자 그 작가가 말합니다.

그걸 모르는 사람이 어디있냐고 황색 저널들이

매일 그 이야기를 하지만

그냥 그렇게 넘어갈 뿐이라고,

그리고 태연히 형사를 죽이고 연극 시작할 때처럼

그 날의 상황을 이야기하며 권태로운 일상을 맞지요. 새로운 소재를 이야기하면서요.

한 낮에 아무도 호응하지 않아 혼자 본 연극이었던 이 작품에 상당히 빠졌었습니다.

작가의 이야기 펼쳐나가는 방법이 녹녹치 않게 느껴졌고,

수미상관법은 저에게 상당한 매력으로 다가오곤 하거든요.

그 당시 작가였던 뒤렌마트의 책을 나름대로 모아서 읽었습니다.

그리 많지는 않았는데, 구하지 못했던 [로물루스 대제]를 오늘 하더군요.

게다가 이벤트로 보니 정말 감사한 공연이었지요.^.^

 

전 로물루스 대제가 로마의 건국자인 줄로만 알았습니다.

하지만 연극 내용을 보니 서로마제국의 마지막 황제도 로물루스 대제더군요.

로마가 망하기 전의 하룻동안의 이야기가 이 연극의 소재였습니다.

어디까지가 사실이고 어디까지가 뒤렌마트의 상상인 지 몰라도,

연극 속의 황제는 남을 죽임으로서 나의 조국이 되어버린 잔인한 존재인 로마를 망하게 하려고

결심합니다. 아무 것도 안하는 황제가 되어, 그리고 그 일에 성공합니다.

이 연극에서 아마도 뒤렌마트는 자신이 말하고 싶었던 국가관을 모두 피력한 듯합니다.

거대한 제국을 두려워하고, 국가라는 허상을 증오하는 로물루스는

딸에게 말합니다.

 가장 중요한 것은 사랑이라고, 나의 조국은 어찌하냐고 묻는 딸에게 그렇게 대답하더군요.

국가가 많은 살육을 하였기에 나에게 조국이 된 것이라고 그것을 위하여 사랑을 포기하지 말라고.

상당히 매력적인 말이었습니다. 제국이 되기 위하여 지나온 역사를 슬퍼하는 그의 모습은

오늘날의 현실과도 그리 다르지 않아 많은 것을 생각나게 하더군요.

 

문학 작품을 연극으로 볼때 최고의 매력은

읽어야할 텍스트가 내 눈 앞에서 읽혀진다는 것입니다.

게다가 그 배우들이 대사 전달력이 정확할 땐 정말 감사합니다.

오늘 공연을 한 공연단은 그 기본기에 워낙에 충실한 극단이었습니다.

역시 명작을 꾸준히 올리는 서울시극단의 대사전달력은 최고인가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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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룸 2004-10-03 02:2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아...soyo12님 서재에만 오면 연극이 마구 땡겨서 미칠것 같아요~~>ㅂ<
사진만 봐도 막 두근거린다니깐요!
흑흑..하지만 연극은 제겐 너무나 먼 존재인지라...그저 소요님이 보여주시는 것들에 침흘리는 것만으로 만족할랍니다...^^a

soyo12 2004-10-03 08:4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ㅋㅋ 님을 팍 땡기게 할 방법으로 음.......아주 이쁜 꽃미남이 나오는 연극을 제가 한번 선정해봐야할까요? ㅋㅋ 얼마 전에 유지태는 연극 했었는데.^.~
 

볼까 말까 많이 망설였습니다.

무대야 디즈니에서 가져온다고 하니까 믿을 만하구,

워낙에 인구에 희자되던 그 변신 장면이 있는 공연이니까,

홈쇼핑에서 20% 할인이 나오는 그 순간

그냥 무대 구경간다라는 생각으로 구입했습니다.

그런데 그것만으로는 힘든 것도 있더군요.

갑자기 듣도 보도 못한 세계 5대 뮤지컬은 말도 안된다는 것은 이미 알고 있었고,

-왜 우리 나라 사람들은 저렇게 등수에 집착하는 걸까요?

디즈니가 브로드웨이에 진출하려고 만든 작품이나 그리 많은 성공은 거두지 못했다는 사실도

많이 들어왔습니다.

오히려 성공은 이 이후의 [라이온 킹]이나 [아이다]가 이룩한 것 같더군요.

하지만 미녀와 야수를 폄하하는 사람들 사이에서도 그 무대만은 인정하더군요.

그래서 기대를 하고 갔습니다.

이미 야수가 변신해서 슈렉이 된다는 사실은 누누히 들어왔었고,

벨의 노래가 생각보다도 딸린다는 이야기도 많이 들어왔습니다.

제가 좋아하는 팟 부인역의 문희경씨는 익히 제가 몇 공연에서 질린 적이 있기 때문에

기대도 안했습니다. 이정도 자세를 하고 갔으니 그리 실망할 일도 없다고 생각했었습니다.

 

공연을 보고 온 느낌은

저는 늘 텍스트가 중요다하고 생각해왔습니다.

하지만 이처럼 많이 알려진 장면 하나하나가 이미 애니메이션에서 알려진 그 스토리에는

그것도 통하지 않더군요.

그토록 화려한 조명과 무대 위에서도 가장 중요한 것은 사람이더이다.

그것을 소화해내야할 사람들이 뭔가 어긋나고 있을 때 그것도 완벽한 것이 아니었습니다.

순수하게 조명과 무대 디자인만은 그것만으로도 하나의 경지에 오른

이것이 과연 무대 위의 뮤지컬인가? 혹은 데이비드 카퍼필드의 마술쇼인가 헷갈렸습니다.

거의 영화 수준으로 투사되는 비의 영상, 그리고 끊임없이 끼어드는 효과음들

또 하나의 영역을 펼친 것 같은 느낌이 들었습니다.

하지만 그뿐 화려하기는 하지만 모두 한번은 어디선가 본듯한 무대의 동작들은

모든 감동이 감해지더이다.

게다가 뭔가 추석날 공연하는 것이 안맞았는 지,

아니면 미국 제작팀에게 기본 기술만 배웠다더니 거기서 오는 트러블인 지

뭔가 많이 안 맞았습니다.

역시 오늘의 결론도 하나입니다. 가장 중요한 것은 사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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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편의 연극을 캐스팅도 같은 연극을 세번씩이나 본 적이 없었습니다.

그런데 이러저러한 약속으로 인하여

이 연극은 세번이나 보게되었네요.

결과는 만족입니다.

 

처음 봤을 때는 등장하는 배우들의 천연덕스러운 연기와 드라마 스토리가 먼저 눈에 보였고.

두번째 봤을 때는 익숙치 않은 문어체의 경건한 대사들이 튀어나와

과연 무슨 말일까란 고민을 했습니다.

이제는 완벽하게 이해하지는 못했겠지만 그래도 대사들이 몸에 감기는 것처럼 느껴졌고.

연극의 의미를 생각하게 되었습니다.

 

연극이란 장르가 가지고 있는 가장 큰 장점은

관객에게 이야기를 해주면서도 상상력의 나래를 펼치게 해준다는 점입니다.

영화처럼 모든 장면 하나 하나와 소품 하나 하나를 완벽하게 보여주는 것이 아니라

한 공간 안에서 우리들의 인생을 이야기하면서

그 공간의 한계와 시간의 한계를 뛰어넘기 위한 많은 노력이 오히려 연극의 매력인 듯 합니다.

그런 점에서 이 연극은 매우 만족스러웠습니다.

커튼콜까지의 1시간 50분 동안의 이야기 속에서

단 6명의 배우들은 두 등장인물의 갈등과 그들의 과거

그리고 그 들의 심리를 완벽하게 보여줍니다.

그것이 이 연극을 타임 캡슐에까지 소장하게 한 원동력인 듯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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