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에게는 사랑하는 사람이 있습니다.

이미 내가 젊었을 적 양구의 초등학교 선생이었을 때부터 좋아했던 남자.

어쩌면 그를 알았기에 내 인생이 꼬였을 지도 모르는 남자.

난 그를 사랑합니다.

오늘 그 남자가 나에게 왔습니다.

오늘 아침 기자회견을 통해 국회의원 사퇴를 한 그 남자,

나를 버린 내 남편의 친구, 그리고 나를 아픔으로 간직하고 있는 남자.

그 남자가 힘든 표정을 하고 찾아왔습니다.

그는 이제 나를 여자로 원하지도 않지만 아니 제도 속에서 그러지도 못하지만

아련한 사랑의 기억을 간직하고 있나봅니다.

나도 그렇습니다.

그를 위해 집에 재털이를 곱게 간직해놓고,

하루에도 몇번씩 그를 생각하면서도

나는 수녀가 되고싶고 시인이 되고 싶지만

그래도 내 속의 나는 그를 받아들이랍니다.

오늘 그와 긴 이야기를 합니다.

두서없는 이야기, 언제나 속 마음을 숨긴 것 같은 그런 이야기를

이야기하면서 나는 내 맘과는 다른 이야기를 합니다.

그를 상처낼 수도 있는 이야기를 하고 그를 내보내려고도 합니다.

하지만 그 역시 상처 입은 사람이기에,

이제 나는 그를 받아들이려합니다.

분갈이를 한번 해보려구요.

그가 하는 철저한 파괴를 함께 하려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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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연극을 봤습니다.

그토록 유명한 [불 좀 꺼주세요]를 봤습니다.

이상은 제가 여주인공 박정숙의 입장에서 쓴 글입니다.

이만큼 딱 이만큼 이해한 것 같습니다.

나머지 많은 이야기들은 아직 그 어려운 대사들 속에서 이해되지 않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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