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 한번의 시선 1 모중석 스릴러 클럽 2
할런 코벤 지음, 최필원 옮김 / 비채 / 2006년 7월
평점 :
구판절판


수많은 물량을 쏟아 부어 만든 거대한 스케일과 스펙터클한 볼거리의 블록버스터 영화가 있는가 하면, 그다지 많은 돈을 들이지 않더라도 탄탄한 각본과 개성넘치는 배역, 독창적인 구성등을 자랑하는 '잘 만든 영화'가 있다. 그리고 이렇게 잘 만들어진 영화가 개성없는 블럭버스터보다 훨씬 큰 재미를 선사하는 경우가 적지 않다.

적어도 국내에서는 최고의 베스트셀러가 된 댄 브라운의 스릴러 소설들이 거대한 음모와 웅장한 스케일, 세계 곳곳을 배경으로 펼쳐지는 '블록버스터'라면 할런 코벤의 <단 한번의 시선>은 '저예산 웰 메이드 영화'에 비견할 수 있을 것 같다. 세계를 뒤흔들만한 거대한 음모가 등장하는 것도 아니고 비범하고 영웅적인 주인공이 등장하지도 않는다. 사랑하는 남편과 자녀들을 둔 평범한 가정주부 그레이스 로슨은 남편의 돌연한 실종이라는 흔해 빠져 보이는 사건과 맞 부닥치며 갑작스러운 삶의 격랑을 체험하게 된다. 남편에 대한 사랑과 믿음, 그리고 경찰의 소극적인 대응은 그레이스로 하여금 직접 남편의 행방을 뒤 쫓게 한다. 화려한 액션이나 스펙터클한 줄거리는 아니지만, 짜임새 있는 구성과 인상깊은 인물들이 잘 어우러져 은근하면서도 눈을 떼기 힘든 소설적 재미를 선사한다. 인터넷 검색과 스팸 메일 등 지극히 현대적이면서도 평범한 수사 방법들은 고전 미스터리나 최첨단 과학 수사를 펼치는 현대의 스릴러 소설등에 익숙해져 있던 내게 새로운 흥미거리였다.

15년 전 과거에 벌어졌던 록 가수의 콘서트장에서 벌어진 참혹한 압사 사건으로 인해 불구가 된 그레이스, 그 사고에서 아들을 잃은 마피아 두목 칼 베스파, 우연히 체포된 살인 청부 업자로 부터 누이의 죽음이 사실은 사고가 아닌 청부살인이었다는 것을 알게된 검사보 스콧 덩컨, 정체 불명의 옛 사진을 보여주자 갑자기 사라진 그레이스의 남편, 북한 출신의 냉혹하고 무자비한한 킬러 에릭 우 등 각자의 사연을 안고 있는 등장인물들이 하나의 사건으로 얽혀 들어간다. 소설의 전개는 초반 다소 느슨하게 진행하는 것 같다가 사건의 진행과 함께 점점 박진감을 더하며 빨라진다. 흥미진진하게 이야기를 따라가던 독자들은 모든 사건들이 톱니바퀴 처럼 제 자리를 찾아가고, 각자의 사연들이 드러나는 순간 또 한번의 쾌감을 맛볼 수 있을 것이다. 노골적인 미국식 가족주의를 내세우지 않으면서도 '삶은 계속되어야 한다'라는 메시지를 전달하는 소설의 결말은 진지한 여운을 남긴다.

할런 코벤은 소설에 등장하는 인물 하나 하나에 세심한 정성을 기울여 묘사한다. 스쳐 지나가는 단역에 불과할 지라도 그들의 전사(前史)와 배경에 대한 서술이 덧 붙여져 있다. 등장 인물 하나 하나에 대한 이런 작가의 정성은 감정 이입을 배가 시키는 효과를 준다. 그만큼 독자들은 손에 땀을 쥐고 등장 인물 하나하나의 운명에 몰입하게 되는 것이다.

할런 코벤의 작품은 이미 국내에 두 편이 소개되어 있지만, 나는 이 소설로 처음 코벤을 접하게 되었다. 그리고 한 편의 소설만으로도 세계 3대 미스터리 문학상을 모두 수상한 유일한 작가라는 명성이 헛된 것이 아니란것을 느낄 수 있었다. 그만큼 <단 한번의 시선>은 완성도 높은 고밀도의 스릴러 소설이다.


<덧글> 북한 출신의 킬러 에릭 우에 대한 묘사와 설정은 서양인들이 동양인과 동양무술에 대해 가지는 신비감과 북한에 대한 부정적인 시각 등으로 인해 조금 지나치지 않았나 하는 아쉬움이 든다. 그 정도의 능력과 솜씨라면 이종 격투기 무대에만 진출해도 떼돈을 벌며 편안히 살 수 있지 않았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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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만두 2006-07-31 09:3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에릭 우에 대한 생각은 시대에 편성한 감이 좀 있어서 그냥 넘어가기로 했어요. 일일이 따지기도 귀찮더군요 ㅠ.ㅠ

하이드 2006-07-31 11:0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다들 좋다고 하니, 기대되는군요 ^^ 한권으로 나왔었더라면 좋았으련만

oldhand 2006-07-31 11:1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물만두 님 / 그러게요. 그래도 북한 출신의 우가 어떻게 미국으로 흘러들어왔는지에 대한 언급도 전혀 없어서 좀 생뚱맞다는 생각을 지울수가 없더군요.
하이드 님 / 저는 항상 웬만하면 후한 평가를 내리는 편이라서 하이드 님 보기에 어떨지는 모르겠습니다. ^^ 분권은 몹시 아쉽죠. 600페이지 정도면 한권으로 나와야 한다고 봅니다.
 
그로테스크
기리노 나쓰오 지음, 윤성원 옮김 / 문학사상사 / 2005년 11월
평점 :
구판절판


나는 롤러 코스터나 바이킹 같은 놀이기구에 전혀 무서움을 느끼지 않는다(번지 점프도 한번에 해냈다). 공포 영화도 즐기지는 않지만 곧잘 본다. 특히 책을 읽고 공포심을 느끼는 일은 거의 없는데, 많은 사람들이 무섭게 읽었다는 기시 유스케의 <검은집>도 재미있게 읽었을지언정 전혀 무섭지 않았다. - <검은집>이 무섭냐 무섭지 않냐는 많은 사람들의 의견이 엇갈린다. 취향의 탓이리라. 그러나 <검은집>이 재밌고 뛰어난 작품이라는 데에는 큰 이견이 없다 - 나의 활자적 상상력이 부족한 탓이겠다.

그런 내가 유독 몸서리치며 무서워하는 것이 있다. 그것은 바로 사람(혹은 짐승)의 몸에 난 상처다. 차라리 온 몸에 피칠갑을 하고 있는건 심상하지만 자상(刺傷) 등에 의해 벌어진 상처같은 디테일한 이미지는 내 온몸에 소름이 돋게 한다. 상처로 일그러진 환부를 보는 일은 내게 세상에서 가장 무서운 일이다. 기리노 나츠오는 문자를 통해 내게 이런 느낌을 주는 작가다.

<아웃>, <그로테스크>. 아직 두 편의 소설을 읽은 것이 전부이지만 작가의 소설은 마치 살점이 벌어지거나 곪아 터져있는 환부를 들여다 보는 느낌을 준다. 기리노 나츠오가 그리는 세상은 특별할 것 없는 평범한 주변의 일상이다. 그러나 그 속은 온통 어둡고 음울하며, 한가닥 빛도 없는 디스토피아다. 소설 속의 주인공은 물론 독자마저도 '기리노 나츠오 월드'안에서는 결코 탈출구가 없는 절망만을 느낄 뿐이다. 괴롭기 짝이 없는 현실이지만 외면할 수 없는 현실이기도 하다.  독자인 나는 책장에서 눈을 돌리면 이 지옥같은 현실에서 빠져나올 수 있다는 것이 얼마나 다행스러운 일인지.

<그로테스크>는 집요하게 '여성'에 대해 천착해 온 작가의 어떤 정점을 느끼게 하는 작품으로 여겨진다. 추리 소설이라는 장르에 가두어 두기엔 이 소설이 갖고 있는 무게와 그 함의가 너무나 깊어 보인다. 일본 사회와 현대 사회가 여성에 대해 어떤 모습을 취해왔는지, 그리고 이에 맞서서 일본의, 현대의 여성들이 어떠한 삶을 살고 있는지를 문자 그대로 '그로테스크'하게 묘사하고 있다. 세상이 이렇게 끔찍하기만 하다면, 대체 어떻게 살아가야 한단 말인가라는 장탄식이 절로 나올 지경이다. 남자인 내가 봐도 이정도인데, 당사자인 여성에게 이 소설은 어떻게 다가올지 상상도 할 수 없다. (반감을 살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든다)

교고쿠 나츠히코의 <망량의 상자>가 판타지적 처절함, 하세 세이슈의 <불야성>이 마초적, 느와르적 처절함이라면, <그로테스크>는 여성주의적, 현실적 처절함이다. 가장 일상과 가까운 내용이기에 그 처절함은 더욱 실감나게 다가온다.

상당한 분량과 무거운 내용에도 불구하고 책에서 눈을 뗄 수 없게 만드는 필력은 여전하다. 작가는 즐겁고 유쾌한 이야기로 독자를 사로잡는 것이 아닌, 어둡고 끔찍한 이야기로도 독자를 사로잡을 수 있다는 것을 유감없이 보여준다.

그렇지 않아도 눅눅하고 음습한 장마철에, 책장을 덮고 나니 가즈에와 유리코,  미쓰루, 그리고 '나'. 이들 네 여성의 삶이 품어내는 처연한 아우라에 한동안 멍해 있을 수 밖에 없었다. 누가 이들에게 돌을 던질 수 있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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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만두 2006-07-20 19:3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중독성이 너무 강해요.

한솔로 2006-07-20 19:5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일말의 희망 따위 추호도 용납않겠다는 듯이 말이죠

야클 2006-07-20 20:4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참나, 리뷰 제목도 너무 근사하잖아요!!! ^^

하이드 2006-07-20 20:4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 이 책 읽으려다, 바람의 그림자. 집었는데, 어여 읽고 읽어야지. 리뷰는 안 읽었지만, 올드핸드님 리뷰는 무조건 훌륭해요. >.<

oldhand 2006-07-21 08:5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물만두 님 / 그만 읽고 싶은 마음이 뭉게뭉게 일어나면서도 손을 놓을 수 없는.. 그런 느낌이 드는 책이에요.
한솔로 님 / 다카무라 가오루여사의 '건조함'과는 또 다른 의미에서 참으로 냉정한 시선인것 같습니다.
야클 님 / 하하. 제목'만' 근사한거 아닐까요. 리뷰의 알맹이 없는 내용에 비해 좀 거창한것 같기도.. -_-;
하이드 님 / 여자분들의 경우 호오가 좀 엇갈릴 수도 있겠다..라는 생각입니다. 남자가 봐도 부담스러울 정도의 내용이라서..

로드무비 2006-07-21 15:5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호호, 이 책을 얼마 전에 샀답니다.
'상처'(특히 곪은 데)를 들여다보는 일이 제일 무섭다는 것
저와 비슷하군요.
추리소설과 님의 리뷰에 필 받은 김에 빨리 읽어야겠습니다.^^

oldhand 2006-07-21 16:2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상처 보는거 너무 무서워요. 의사, 특히 외과 의사들 정말 존경스럽기 그지 없습니다..
추리소설에 필 받으셨다니.. ^^ 근데 사실 이 소설은 추리 소설의 전통적 정의에 비추어 보면 추리 소설적인 요소가 그다지 많지 않아요. 오히려 그래서 더 보시기에 재미있을지도..

상복의랑데뷰 2006-07-21 18:3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임 소리 마마를 읽고 이 소설을 읽었으면 어땠을까 하는 생각이 드네요. 처음 읽었을 때는 충격과 공포 그 자체였습니다.

oldhand 2006-07-21 19:2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웃을 처음 읽었을때도 충격과 공포였지.. 아임 소리 마마는 또 어떤 임팩트이려나..
 

여름을 맞이하여 주요 온라인 서점들은 앞다투어 '추리소설 빅 이벤트'를 진행중이다. 온라인 서점에서 미스터리, 스릴러 등의 장르소설에 여름맞이 이벤트를 할애하기 시작한 것은 불과 몇년 되지 않은 전통이지만 해를 거듭할수록 그 규모와 참여도는 커지고 있는 것 같다. 적어도 책을 즐겨 읽는 '독서 애호가'들 사이에서 미스터리 장르소설들이 저변을 넓혀가고 있는 징조가 아니겠는가. 반가워할 일이다.

90%이상의 책을 구매하는 '주거래처'인 알라딘은 주요 온라인 서점들 중에서 장르 소설들에 대한 관심과 애정을 가장 많이 보이는 곳이기도 하다. 알라딘에서 이번 여름에는 기존의 할인 이벤트와 더불어 좀 더 색다른 기획 이벤트를 내놓았다. '추리소설 구매왕'이 바로 그것. 아, 그동안 알라딘에서 사들인 추리 소설만 해도 얼마이던가. 내 비록 미약하지만, 미스터리 소설을 좋아하는 마음이라면 책을 좋아하는 사람들이 모인 알라딘 마을내에서도 100번 째에는 들어가리라 자부한다. -_-;;

그런데, 이 구매왕 이벤트를 두고 알라딘 내에서도 단연 최고의 미스터리 애호가이신 물만두 님이 "살 책이 없어요" 라고 하신다. 이미 이벤트 대상의 도서를 모두 가지고 계신 것이다. 따끈따끈한 신간이 아닌 이상 말이다. 오호, 물만두 님이 사실상 불참이라면? 하고 군침을 내 삼킬뻔도 했으나.

아, 이런. 나도 별로 살만한 책들이 많지 않다. -_-;
물론 물만두 님 처럼 이벤트 관련 도서들을 거의 전부 갖고 있는것은 아니지만, 내 취향과 성향에 의해 이미 구매 대상에서 제외된 책들이 대부분이고 보관함에 넣어 놓은 책들은 그닥 많지 않다. 아니, 거의 없구나. 그나마 보관함에 있는 몇몇 권들은 적립금이나 마일리지로 구매할 예정인 할인율 높고 마일리지 적은 책들 뿐이다. (적립금, 마일리지 구매는 구매왕 집계에서 제외되겠지?)

결국 이런 이유로 나도 추리 소설 구매왕 이벤트는 남의 일이 될 것 같다. 지난 3년간 구매한 집계로 뽑는다면 좋으련만.. 흑.

그렇더라도 할인 이벤트 역시 놓칠 수 없는 기회.
그러나 역시 신간을 제외하면 달랑 여름 이벤트를 기다리며 보관함에 넣어 둔 동서 미스터리 북스 서너권이 있을 뿐. -_-;
그리하여, 나랑 별로 안 친한 뤼팽 시리즈에 살짝 눈길이 간다. 30% 라는데 재미없어도 사야할 것 같은 이 초조함. -_-;;;
내가 갖고 있는 까치 뤼팽 시리즈는 달랑 세 권. <괴도신사>, <813>, <고백> 이다. 그 이외에 읽은 책은 <기암성>, <수정마개>, <뤼팽 대 홈즈> 세 권이다.

뤼팽 시리즈 중 이 여섯 편 이외에 추천할 만한 작품이 뭐가 있을까요? 알라딘에 많은 고수님 여러분의 고견을 기다립니다. 황량한 제 서재에 찾아오시는 분이 많지 않아서 열화와 같은 추천의 물결은 기대하기 어렵지만 말이죠. 길 잃은 어린 양을 도와주신다 셈 치고 많이 많이 추천해 주세요.  -_-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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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영엄마 2006-07-19 14:4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후후~ 물만두님이야 추리쪽의 왠만한 책은 다 사보시거나 들어오니 살만한 책이 없으시겠죠. 저도 할인 이벤트할 때 동서 미스터리 북스라도 두어권 사볼까 생각중입니다. ^^

이매지 2006-07-19 14:4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살 책은 없는데 돈이 없어요~ ㅠ_ㅠ
전 동서미스터리북스가 한 열댓권 살 수 있을 듯.

하이드 2006-07-19 14:5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올드핸드님이 '고수' 찾으시니, (죄송합니다) 웃음이 피식 났습니다.
저는 살 책 많습니다. ^^ 지난 2년간 혹은 1년간 구매왕 해도 자신 있습니다.
루팽시리즈는 별로 정 안가도, 역시 제 취향은 아니지만, 애거서 크리스티의 빨간책은 좀 욕심이 납니다.

물만두 2006-07-19 14:5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음... 전 마일리지 인생이라 구매를 해도 대상이 아니랍니다 ㅠ.ㅠ
뤼팽시리즈는 의외로 안 알려진 작품이 좋더군요. 다 읽으시면 더 좋구요. 포우에 대한 오마쥬 작품도 있답니다. 연작으로 읽으실만한 <황금삼각형>, <서른 개의 관 >, <호랑이 이빨>도 좋고 <백작부인의 복수>도 좋고 저라면 몽땅 읽겠습니다.

oldhand 2006-07-19 15:0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영엄마 님 / 동서 미스터리 북스는 매년 여름마다 30% 세일을 해서인지 그 이외의 기간에 사기가 꺼려져요. -_-
이매지 님 / 살책은 "많은데" 겠지요? ^^ 동서 미스터리 북스가 좀 새로 나와주면 좋을텐데요..
하이드 님 / 아니, 그렇게 사시고도 살 책이 남았나요? 전 제 범주에 안 들어온다 싶으면 그냥 제외시켜 버리기 때문에.. 빨간책은 저도 다 없어요. 반도 없어요. 그러고 보니 뤼팽도 없고 빨간책도 없고.. 갖고 있는게 별로 없네 -_-a 하이드 님이 구매왕 이벤트에 전의를 불살르고 계시던데, 어느날 갑자기 불쑥 1위에 올라설 것으로 예상되는 군요. ^^
물만두 님 / 몽땅 읽기에는 뤼팽이랑 제가 별로 안 친해서요 ^^ 포우에 대한 오마쥬 작품은 뭔가요? @-@ 추천해 주신 목록은 감사히 검토하겠습니다. ^^

oldhand 2006-07-19 15:1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니, 뤼팽 목록 추천해주시라 했더니, 물만두 님 이외에는 다들 다른 소리만 하고 가셨네. 하하하. 다시 오셔서 추천해 주세욧!

야클 2006-07-19 15:1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틀 사이에 1등에서 13등으로 밀렸네요.--;; 아마도 50만냥 어치 정도는 땡겨야 순위권을 넘볼것 같아서 전 포기할랍니다. 이미 이벤트 시작되기 며칠전에 한 20만냥 어치를 땡겼걸랑요... 흑 ㅠ.ㅠ

물만두 2006-07-19 15:1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암염소가죽의 사나이>입니다.

oldhand 2006-07-19 15:1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야클 님 / 전 첫날 31등에서 그 다음날 사라져 버렸습니다. -_-;; 아마 영영 모습을 보이긴 힘들것 같구요, 야클 님은 7말8초에 나올 신간 몇권만 더 땡기면 그래도 순위권 리스트엔 남아있을것 같은데요? 그건 그렇고 며칠 전 땡긴 20만냥이라니.. 제가 다 아깝습니다. 아이고.
물만두 님 / 넵. 감사합니다. ^^

하이드 2006-07-19 15:5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50만원이면 될까요? 이거가지고 이벤트나 한번 해볼까요? 구매왕 금액 맞추기. 뭐, 이런거요.

oldhand 2006-07-19 16:0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하이드 님이 지르는 금액이 구매왕 금액이 되리라 사료됩니다만.. ㅎㅎ

하이드 2006-07-19 16:3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접때 민음사 이벤트때 보니, 백단위더이다. 그렇게 사려면, 집을 잠시 나와 있어야 할듯하네요. 험험

oldhand 2006-07-19 16:4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백단위나 됐었나요? 오오... 지름신의 축복받은자가 그리도 많더냐..
집을 나와계실 필요 없이 책을 몰래 사서 저한테 맡겨두시는 방법도.. (퍽)

한솔로 2006-07-19 17:2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런 이벤트가 다 있었군요. 가서 뭐 있나 우선 봐야겠네요ㅎ. 그나저나 저도 그냥 평소에 장르소설만 사서리...

상복의랑데뷰 2006-07-19 18:0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제가 본 것 중에는 <형사 빅토르>, <바르네트 탐정 사무소>, <호랑이 이빨>이 괜찮구요. <황금삼각형>과 <포탄파편>은 호오가 갈릴 듯 합니다. 안 읽은 것 중에서는 <칼리오스트로 백작부인>과 <서른 개의 관>이 괜찮다는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제목만으로는 딕슨 카의 10배의 스케일? 흐핫

상복의랑데뷰 2006-07-19 18:0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번 기회에 케드펠 시리즈도 ^^;;;

oldhand 2006-07-19 18:3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한솔로 님 / 한솔로님도 볼만한 책은 이미 다 갖고 계실것 같네요. ^^
상복의 랑데뷰 님 / 잘 엄선해서 한 세 권만 살까봐. 캐드펠 시리즈까지 다 사려면 그것도 폭주인데.. 음..

이매지 2006-07-19 22:3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앗. 아니 제가 대체 무슨 정신으로 -_-;;;;;;; 그래도 제대로 알아들어주셔서 감사합니다 ^^;;;;

상복의랑데뷰 2006-07-20 00:1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세 권에서 멈추지 못하고 akira모드로 변신하시는 것 아니실지 ^^;;;

oldhand 2006-07-20 09:1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매지 님 / ^^
상복의 랑데뷰 님 / 팔묘촌이나 나오면 사지 않을까.. 암흑관은 연기가 되었다니.. 광골은 이벤트 끝날때까지 안 나올거 같고..
 
사신 치바 이사카 코타로 사신 시리즈
이사카 고타로 지음, 김소영 옮김 / 웅진지식하우스 / 2006년 5월
평점 :
절판


삶은 죽음을 앞두고 더욱 빛나는 것인가.

이사카 고타로의 <사신 치바>는 죽음을 앞둔 사람들에 대한 이야기이다.

주인공 '치바'는 사신(死神)이다. 그가 관찰을 요구받은 사람들은 일주일간의 심사기간을 거쳐 '가(可)' 판정을 받는 경우 죽게 된다. 그리고 그러한 죽음은 '병사'나 '자살'이 아닌, 자신의 수명보다 먼저 찾아오는 뜻밖의 죽음이다. 사실 관찰과 판정은 거의 형식적인 절차이며 대부분은 결국 '가' 판정을 받게 되지만.

<사신 치바>는 6개의 에피소드로 이루어져 있다. 치바는 상황에 따라 다른 모습을 하고(성별이 바뀌지는 않는다.) 담당하게 된 사람을 만난다. 의도하였든 그렇지 않았든 치바의 등장은 그들에게 큰 영향을 준다. 정보부(자세히 묘사되지는 않는 조직이다)에 의해 그 시기와 상황에 맞는가장 적절한 모습으로 분하기 때문이다. 어쩌면 사신은 곧 죽음을 맞이할 인간들을 위해 그들이 자신의 삶을 멋지게 마무리 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존재인지도 모른다. 많은 사신들 중 오직 치바만 그런 역할을 해내고 있는지도 모른다.

소설은 죽음을 이야기하고 있지만 심각하거나 비장하지는 않다. 최근 일본 소설들의 트렌드이기도 하고, '쿨한 감성의 작가'라는 평을 받고 있는 이사카 고타로라는 작가의 작품 성향이기도 하다. <러시 라이프>에서 인생은 풍요로운 것이고, 누구나 주인공이 될 수 있다고 이야기 하고 있는것 처럼 <사신 치바>도 마찬가지로, 비록 죽음이 곧 닥칠지라도 내 앞에 놓여 있는 인생과 삶은 반짝 반짝 빛나는 것이라고 이야기 하고 있다. 그러나 이런 인간의 입장에서 보자면 '감동적'이라 할만한 장면들을 치바는 무덤덤하게 바라본다. 사신들은 인간의 죽음에 아무 감정도 느끼지 못하기 때문이다. 작가는 치바의 눈과 입을 빌려 이러한 냉정할 만큼 무덤덤한 시선을 견지하고 있다. '죽음'은 그다지 슬프지도, 중요하지도 않은 일이다. 정작 중요한 것은 '삶'이고 어떻게 사는 것이냐이다 라고 말하는 것이 아닐까. 소설속의 말 처럼 '인생은 관 뚜껑이 덮일 때까지 행복했던 것인지 불행했던 것인지 알 수 없는 것'이다.


<사신 치바>는 내가 읽은 같은 작가의 다른 두 작품인 <러시 라이프>와 <칠드런>에 비하면 평범한 소재와 익히 들어본듯한 이야기들이다. 하지만 이런 평범하고 익숙한 이야기들도 잘 짜 맞추어 놓는다면 비범하고 신선한 이야기가 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 작가의 구성 능력 덕이 아니겠는가. 이사카 고타로는 독특하고 교묘한 구성의 작품들을 생산해 내는 작가다. 또한 그의 작품들의 구성은 서로 비슷한듯 다르다.

<러시 라이프>는 3인칭 작가의 시점으로 병렬적으로 진행되는 5개의 사건들을 서술한다. <칠드런>은 한 사람의 주인공을 지켜보는 각기 다른 1인칭의 관찰자들이 챕터별로 등장하는 연작 소설이다. <사신 치바>는 1인칭 주인공이 각 챕터마다 각기 다른 상대방을 만나는 연작 소설이다. 그러나 이 소설들은 독립적이라 믿었던 에피소드들의 절묘한 연결이라는 공통점을 갖고 있다.

물론 그러한 각각의 에피소드들이 갖는 연결의 강도가 다르고, 작가의 의도를 내 비치는지, 은닉하는지의 여부도 각각 다르다. 이러한 다름이 서로 엇비슷하게 보이는 작품의 구성을 천편일률적이지 않게 하는 이유이다. 이사카 고타로의 소설들이 '출간 러시'라고 불러도 좋을 만큼 갑작스레 쏟아져 나왔다. 그리고, 이런 출간 러시가 타당하게 느껴질 만큼 각각의 소설들이 일정 수준이상의 품질(?)을 갖고 있다고 생각한다. 이제 이사카 고타로는 나의 또다른 '보증 수표' 작가가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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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ldhand 2006-07-09 01:3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앗, 이런 야심한 시각에 답글을.. ^^
근데 갑자기 올 한 해 너무 많은 작품들이 쏟아져 나올 것 같아요. 식상해 질 가능성도 조금 있지 싶습니다. -_-a

상복의랑데뷰 2006-07-09 09:4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마 식상해지거나 붐업되거나 둘 중 하나겠죠 ^^;

물만두 2006-07-09 15:4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는 이 작가에게 작품마다 보여주는 꾸준한 패턴이 맘에 들더군요. 그것을 식상하지 않게 만드는 능력이 좋은 작가라 생각됩니다^^

oldhand 2006-07-10 09:5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상복의 랑데뷰 님 / 꾸준한 3할 타자는 가능할 것도 같고.. 너무 시류에 편승한 물밀듯한 출간러시가 아닌가 싶구만.
물만두 님 / 구성 능력과 마무리 솜씨가 좋은 것 같아요. ^^ 물론 지루하지 않게 간결하게 써 나가는 능력도..

로드무비 2006-07-15 10:5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독립적이라 믿었던 에피소드들의 절묘한 연결이라는 공통점,이라굽쇼?
제가 그런 것 좋아하는데.ㅎㅎ
삼월은 붉은 구렁을 재밌게 읽었어요.
이사카 고타로도 도전해 봐야겠군요.^^

oldhand 2006-07-15 15:3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제가 읽은 세편의 소설 중에 '러시라이프'는 이 에피소드들은 서로 연관된 것이라는 것을 노골적으로 암시하고 있구요, '칠드런'과 '사신 치바'는 은근슬쩍 연결시키는 방식입니다.
 

우리나라는 아쉽게 탈락했지만, 이제 월드컵은 최고의 순간을 맞이하고 있다. 이번 대회의 8강은(우크라이나를 제외하면) 역대 월드컵 올스타 팀이라고 불러도 무방할 전통의 강국들로 채워졌다.

하지만 이번 월드컵 8강 국가의 면면을 보다 보니 '아 월드컵이야 말로 축구 강국들의 강고한 카르텔 이로구나'라는 생각이 들었다.

역대 월드컵 우승국들은 외우기도 어렵지 않다. 다 그 나라가 그 나라이기 때문에, 축구와 월드컵에 조금이라도 관심이 있는 사람들은 죄 알고 있을 것 같다. 자료를 찾아 보지 않고 나열이 가능할 정도다.

1930년  1회 우루과이
1934년  2회 이탈리아
1938년  3회 이탈리아
1950년  4회 우루과이
1954년  5회 서독
1958년  6회 브라질
1962년  7회 브라질
1966년  8회 잉글랜드
1970년  9회 브라질
1974년 10회 서독
1978년 11회 아르헨티나
1982년 12회 이탈리아
1986년 13회 아르헨티나
1990년 14회 서독
1994년 15회 브라질
1998년 16회 프랑스
2002년 17회 브라질
2006년 18회  ?

*1942년과 1946년은 2차세계대전과 그 여파로 열리지 못했다.

참가국 수는 계속 늘어나 98년 월드컵 부터 32개국에 이르고, 피파 회원국은 200개 국가가 훌쩍 넘어 UN 가맹국의 수보다 많다고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월드컵에서 우승한 국가는 극히 일부에 지나지 않는다.

17번 대회를 치르는 동안 월드컵에서 우승을 해 본 나라는 모두 7개국.
그 중 단 한 번 우승맛을 본 잉글랜드와 프랑스를 제외하면 나머지 다섯개 나라가 두 번 이상 우승을 했으며, 3회 이상 우승을 한 나라도 3개국이나 된다.

이번 대회가 열리기 전 월드컵을 화제로 이야기 할 때 나는 "한 번도 우승 못해 본 나라가 우승 했으면 좋겠다"라 이야기 하곤 했다. 그러나 그런 바램은 이번 대회에도 이루어 질 가능성이 희박해 졌다.

이번 대회 8강 중 월드컵 우승전력의 국가는 6개국. 포르투갈, 우크라이나를 제외한 나머지 모든 나라들이다. 그리고 이 여섯 개 나라는 월드컵 초창기 2회 우승후 중위권 국가로 전락한 우루과이가 이번 대회 본선에 진출하지 못했음을 감안하면, 역대 우승팀들 모두 단 한팀도 탈락 없이 8강에 진출한 것이다. 우승 전력권이라고 이야기 되었던 네덜란드, 스페인, 체코 등이 줄줄이 나가 떨어지는 와중에 '월드컵에서 우승을 해본 경험'은 대단한 것인 모양이다.

그리고 아직 산술적으로는 3/4 확률이지만, 이번 대회에도 95% 이상 역대 우승국중 하나가 피파컵을 손에 들 것으로 예상된다.

'월드컵 우승 클럽'은 가입이 지극히 어려운 모임이다. 최근 가입 현황이 98년 프랑스, 78년 아르헨티나, 66년 잉글랜드이다. 66년 이래 40년 동안 열 개 대회를 치르는 동안 단 세개의 나라만이 월드컵 우승 클럽에 추가로 가입했을 뿐이다.

매번 유럽과 중남미를 오가며 대회를 치러 서로 서로 우승을 나눠먹던 축구 강국들은 지난 2002년 아시아에서 열린 대회에서 큰 곤욕을 치렀다. 프랑스, 아르헨티나가 조별 예선에서 탈락했으며, 이탈리아는 16강전에서 짐을 쌌고, 잉글랜드도 8강이 한계였다. 이번 대회와는 크게 대조되는 모습이다. - 그럼에도 결승은 4회 우승국 브라질과 3회 우승국 독일의 다툼이었지만 말이다.

절치부심해서인지 어느 대회보다 심판 판정에 대한 말이 많은 이번 대회에서, 이들 우승 클럽 국가들은 승승 장구하고 있다. 홈그라운드에서 4강의 위업을 달성한 우리 나라도 심판의 애매한 판정에 눈물 흘려야 했으며, 가나를 제외한 아프리카, 아시아의 대표팀들은 조별 예선을 넘지 못하고 쓸쓸히 귀국길에 올라야 했다. 강팀들의 텃세와 이를 은근히 비호하는 심판들의 벽을 넘지 못한 것이다. FIFA와 강국들이 마치 '어딜 감히'라고 외치는 듯 하다.

이번 대회의 결과는 결국 축구 강대국들의 위세도 심판의 호의적인 판정과 안방(유럽은 어디가 되었든 그들의 안방이다)의 잇점을 등에 업어야 더욱 강력해지는 것이라는 반증에 다름아니다.

간혹 인터넷 댓글들을 보다 보면, 2002년 한국의 성적이 홈그라운드의 지나친 텃세탓이었다고 '자학'하거나 '냉소'하는 사람들이 많다. 그러나 사실 축구 강대국들도 이러한 자신들의 카르텔 내에서 보호받고 있는 것이다. 우리가 거뒀던 성적을 부끄러워 할 이유는 전혀 없다.

이제 곧 벌어질 8강전에서 우승 클럽에 새롭게 도전하는 포르투갈과 우크라이나의 선전을 기원해 본다. (엄밀히 말하자면 이들도 결국 큰 의미에서는 '축구 제 1 세계 카르텔' 소속이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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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만두 2006-06-30 15:1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번에는 아무래도 2002년의 충격으로 자기들만의 월드컵을 하기로 작정한거 같더군요. 마치 니들은 안끼워줘... 이런 분위기... 세계 정세와 같아지는 느낌이라 우려됩니다. 그리고 홈에서는 당근 그정도 해야죠.

oldhand 2006-06-30 16:3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스포츠와 정치가 일맥상통하는 면이 많지요. 가장 비정치적이어야 하는 장르임에도 불구하고 말입니다. 2002년에 충격을 좀 먹긴 했나봐요.

상복의랑데뷰 2006-07-07 01:0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결국은 기존의 강호 이탈리아와 신흥강호 프랑스의 대결로..참 숨책에 갔다가 일본서스펜스 걸작선이 보이기에 샀습니다. 다음에 뵐때 드릴께요 ^^

oldhand 2006-07-07 09:0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탈리아의 미세한 우세를 조심스럽게 점쳐보겠음. 그러고 보니 클럽의 M모씨가 가장 열렬하게 결승전을 기다리고 있을듯. ^^
이사 정리는 다 끝난건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