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기의 세계 - 보이지 않는 숨, 질병, 그리고 생명의 역사
칼 짐머 지음, 이상훈 옮김 / 다산초당 / 2026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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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기의 세계 - 보이지 않는 숨, 질병, 그리고 생명의 역사

_칼 짐머 (지은이), 이상훈 (옮긴이) / 다산초당(2026-06-24) 원제 : Air-Borne

 


 

코로나19는 인간의 일상에 많은 영향을 주었다. 202356일 밤, 미국의 마운트버넌에 있는 매킨타이어 홀. 스캐짓 밸리 합창단의 공연이 열렸다. 무대 위에 있는 합창단원은 90, 객석을 채운 관객은 170명 정도였다. 2019년 코로나19때 같으면 마스크 쓴 사람이 많거나, 아예 이런 자리 자체가 만들어지지 않았을 것이다. 몇 년이 지난 2023, 코로나에 대한 사람들의 인식도 느슨해졌다. 합창단원 중 마스크를 쓴 사람은 4, 객석도 그저 드문드문 마스크를 쓴 사람들이 보였다. 입 주위를 느슨하게 덮은 하늘색 수술용 마스크를 쓴 사람들이 몇, 얼굴에 잘 밀착되는 N95마스크를 쓴 사람도 몇몇 보였다. 공연장의 이산화탄소 농도는 800까지 올라갔다(공연장 바깥과 비교하면 거의 두 배이다). 위의 스캐짓 밸리 합창단은 이미 코로나 전적이 있다. 20203월에 합창단 단원 58명이 리허설 중 감염 되었었다. 그달에 세 명이 병원에 입원했고, 그 중 두 명은 결국 사망했다. 이 무렵 WHO의 공식 트위터 계정에 다음과 같은 게시물을 올렸다.



알아두세요 : #코로나19는 공기로 전파되지 않습니다.


 

그러나 WHO가 틀렸다. 코로나19공기전파감염병이었다. 어쩌면 이 책의 지은이 칼 짐머는 코로나19가 야기한 이런 상황이 이 책을 쓰게 된 동기가 아니었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지은이는 현재 예일대학교 분자 생물 물리학 및 생화학 겸임교수이자, 미국을 대표하는 과학 저술가이다. 분자생물학부터 진화, 감염병까지 폭넓은 분야를 다루며 현대 과학을 대중의 언어로 풀어내는 데 탁월한 역량을 보였다는 평가를 받는다. 저자는 공기에서 시작된 감염의 미스터리라는 프롤로그를 시작으로 공기 속 생명을 찾아서’, ‘공기는 왜 지워졌는가’, ‘잊힌 증거를 좇는 사람들’, ‘다시 공기를 의심하다’, ‘공기의 미래를 묻다를 주요 내용으로 편집했다. 아울러 우리는 같은 공기를 나누며 살아간다로 마무리했다. 책 제목 그대로 공기가 주인공이다.

 

 


부제는 보이지 않는 숨, 질병, 그리고 생명의 역사이다. 많은 질병(특히 역병)이 등장한다. 그리고 역병에 맞서 연구를 매진해온 의사, 과학자들의 많은 이름들이 낯설지 않다. 1930년대 들어 몇몇 과학자들은 질병이 기류를 타고 퍼질 수 있으며, 세균이 연기처럼 몇 시간 동안 떠다닐 수 있다고 주장했다. 결핵이나 인플루엔자 같이 인류가 경험한 최악의 질병 중 일부가 이러한 방식으로 확산된다는 것이다. 따라서 에어로바이올로지(aerobiology), 즉 공중생물학이 탄생했다. 그러나 몇 년 지나지 않아 공중생물학이 세간의 관심에서 멀어졌으나, 2차 세계대전이 발발하자 미국을 비롯한 여러 국가에서 공중생물학자들을 동원해 생물무기를 제조했다. 아이러니하다. 인류의 집단 호흡기 질병을 막기 위해 연구해왔던 공중생물학자들 중 일부가 전쟁이 끝난 후에도 도시를 파괴하고 나라 전체를 피폐하게 만들 병원체를 계속 배양했다.

 

 


성층권에도 생명체가 존재할까? 성층권(成層圈, Stratosphere)은 지구 대기권을 구성하는 층의 하나로, 대류권의 상층에 해당한다. 인류가 성층권의 존재를 확인한 것은 1900년 즈음이다. 무인열기구가 공기를 가르며 상승하자 열기구에 있던 온도계는 약 11000미터 상공에 도달할 때까지 점점 더 낮은 온도를 기록했다. 그러다 어느 시점이 되자 온도가 더 이상 떨어지지 않았다. 처음에 과학자들은 이런 현상을 이해하지 못했다. 그러던 중 1902년 프랑스의 기상학자 레옹 테스랑 드 보르가 이를 풀어냈다. 대기에 여러 층이 존재한다는 것이다. 몇몇 연구심 충만하고 용맹한 과학자들이 열기구를 타고 올라가서 포자 이동이 곰팡이 확산을 유발한다는 것을 입증했다. 비행기를 타고 올라가서 고고도에서 생명체를 발견한 인물도 있었다. “식물 질병의 원인균이 2만 미터 상공에서도 살고 있다!”

 

 


1차 세계대전 중 전투에서 다친 미군 병사는 227000명이었지만, 인플루엔자로 입원한 병사는 34만 명에 달했다. ‘인플루엔자 대유행은 빠르게 퍼져나가 1918년 가을에는 알래스카의 외딴 마을에까지 도달했다. 1918년 한 해 동안 전 세계에서 수백만 명이 목숨을 잃었다. 21세기 초 팬데믹이 발생하면서 공중생물학이 부활하게 된다. 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Severe Acute Respiratory Syndrome; SARS) 사스는 200211월부터 중국 광동 지역을 중심으로 발생하여 홍콩, 싱가폴, 캐나다 등 전 세계로 확산되었던 신종 전염병(infectious disease)이다. 20037월까지 유행하여 26개국에서 8,098명의 환자가 발생하였고 그 중 774명이 사망하였다(치명율 9.6%). 사스는 국제 항공 여행 경로를 통하여 감염병이 전 세계로 심각하게 전파될 수 있다는 것을 여실히 보여준 신종 감염병 사례이다.

 

 


디스토피아 소설이나 영화에서 즐겨 사용하는 소재가 물과 공기이다. 오염되지 않은 물과 신선한 공기가 사라진 세상은 참혹하다. 돈도 명예도 높은 건물도 살아가는 데 큰 도움이 되지 못한다. 그 물과 공기를 앞서 살다간 사람들과 현재를 살아가고 있는 사람들이 모두 오염시키고 있지 않은가. 그 중에 아주 못 된 것은 전쟁이다. () 김민기의 노래 작은 연못의 가사 일부를 옮기면서 글을 마무리한다. “어느 맑은 여름날 연못 속의 붕어 두 마리 / 서로 싸워 한 마리는 물위에 떠오르고/ 여린 살이 썩어 들어가 물도 따라 썩어 들어가/ 연못 속에선 아무 것도 살 수 없게 되었죠/ 깊은 산 오솔길 옆 자그마한 연못엔/ 지금은 더러운 물만 고이고 아무 것도 살지 않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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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기의 세계 - 보이지 않는 숨, 질병, 그리고 생명의 역사
칼 짐머 지음, 이상훈 옮김 / 다산초당 / 2026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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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스토피아 소설이나 영화에서 즐겨 사용하는 소재가 물과 공기이다. 오염되지 않은 물과 신선한 공기가 사라진 세상은 참혹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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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07-17 20:45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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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07-18 09:14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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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법무부 교정위원입니다 - 다시 살아내려는 사람들
임만옥 지음 / 이을출판사 / 2026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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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용자들과 마주하며 그들의 변화와 회복을 돕는 교정위원의 진솔한 글을 담았다. 더불어 살아가는 삶, 사람과 사람들 사이의 관계, 희망, 책임 등을 생각하는 시간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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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교, 다시 깨달음이다 - 탈종교와 AI 시대, 진정한 영성을 묻다
오강남.성해영 지음 / 김영사 / 2026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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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종교학자의 대담집이다. 현재 신앙인에게는 믿음의 현주소를, 비신앙인에겐 종교의 인문학적 성찰의 시간을 제공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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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탈리아나
주세페 카토첼라 지음, 이소영 옮김 / 군자출판사(교재) / 2026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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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탈리아나 _주세페 카토첼라(지은이), 이소영(옮긴이)

/ 군자출판사(교재)(2026-07-01) 원제 : Italiana

 

 

1864216. 마리아 올리베리오가 군사재판관 앞에 섰다. 2년 동안의 산()생활도 끝이다. 그녀는 혼자 동굴에 은신해있었다. 동굴은 깊고 습했다. 지렁이와 땃쥐들이 우글댔다. 동굴 입구는 구멍이라고 부를 만큼 좁았다. 그러나 다행히 안으로 들어갈수록 넓어졌다. 해가 지기 전이면 먹을 것을 찾아 산을 헤매곤 했다. 소총이 있었지만, 총소리에 은신처가 발각될까봐 맨손이나 새총으로 잡은 작은 새나 정원겨울잠쥐 같은 작은 짐승들을 사냥해서 먹었다. 오후나 달빛이 훤하게 비치는 밤이면 그녀는 개울로 내려가 얼음장처럼 차가운 물속에 어깨까지 몸을 담그고는 목을 축였다. 그러나 결국 숨어있는 위치가 발각되었다. 저항할 만큼 저항했으나 결국 잡혔다. 그들은 그녀를 붙잡고 나서 두 가지 이유로 놀랐다. 머리도 짧게 자르고 남성 복장을 했지만, 여자라는 것을 확인했고, 그녀가 치칠라 였다는 것을 알고 놈들은 기뻐 날뛰기 시작했다. 서로 얼싸안고, 축하하고, 미친놈들처럼 춤을 추었다. 그들이 그렇게 무섭고 두려워했던 치칠라였기 때문이다. 그녀는 어찌하다 산으로 갔을까? 그리고 왜 혼자 남아 있다가 붙잡혔을까?

 

 

소설의 시대적 지정적 상황은, 1800년대 이탈리아이다. 이 무렵 이탈리아는 격동의 시대였다. 1800년대 초반은 나폴레옹 전쟁 이후 빈 체제로 유럽의 질서가 재편되었다. 1815년 이후 자유주의, 민족주의가 확산되었다. 1848년 혁명은 통일운동의 전환점이 된다. 1861년 이탈리아 왕국 성립 등이 이 무렵의 주요 사건들이다. 반도 대부분을 지배하는 통일 국가 형성)더 포함된다. 문제는 이탈리아가 통일되는 과정에서 민중들의 많은 희생이 발생했다는 점이다. 권력은 주어지기도 하지만, 대부분 강력한 체제개편으로 민초들의 힘을 무력화시켜서 권력의 힘을 키우는 경우가 많다.

 

 

이탈리아의 통일 과정에서 북부 중심의 새로운 국가 건설을 내세우면서 상대적으로 남부지방은 소외 되어간다. 남부지방을 무시하고 모든 정책을 추진하고 있다는 해석도 가능하다. 이런 분위기에서 남부지방의 빈농, 소작농, 품팔이 노동자 등 민초들은 그들의 삶을 유지하기 위해 힘을 모으게 된다. 이런 분위기가 이 소설의 중심을 이룬다. 소설을 읽다보니, 남의 일 같지 않다. 우리의 역사에서도 숱하게 보았던 장면들이기 때문이다. 억압받고 무시 받는 입장에서 보면 저항세력이지만, 저쪽에서 바라보면 폭도나 반란군이다.

 

 

소설은 앞서 언급한 치칠라의 유년 시절부터 그녀가 산으로 갈 수 밖에 없었던 사정과 그 과정을 드라마틱하게 그려주고 있다. 특징적인 것은 등장인물들이 모두 실존했던 사람들이라는 점이다. 이 소설의 작가 주세페 카토첼라는 소설에 대한 구성을 이미 오래 전부터 해왔다고 한다. 작가가 어렸을 때 할머니에게 들은 이야기다. 남편과 함께 숲속에서 여성 브리간테(반대편에서 붙인 이름이다. 산적 또는 무장도적이라는 뜻을 갖고 있지만, 그들은 오직 생존을 위해 영혼과 육체를 모두 던져 혁명에 참여한 사람들이라고 이해한다)로 싸웠던 한 선조의 무용담을 들으면서 언젠가는 책으로 쓰고 싶다는 생각을 하게 된 듯하다. 작가는 1860년부터 1864년까지 알렉상드르 뒤마가 편집장을 맡았던 신문 인디펜덴테에 실렸던 치칠라의 이야기(7부작 연재물)와 로마 국립중앙문서관, 로마 육군참모본부 문서관, 코센차 국립문서관 등에 보관되어있는 문서들과 다른 연구자, 작가들의 책, 모든 자료들을 넓고 깊게 참고해서 이 책을 완성했다.

 

 

각종 사료를 토대로 쓴 소설이라고 해서 결코 건조하지 않다. 치칠라가 산속을 누비면서 활동하는 가운데서도, 우연히 함께 생활하게 된 야생늑대(바카라고 이름붙임)와 감정의 교류를 나누는 장면들을 담아서 문학적 작품의 향기를 더해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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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화기반장편소설

#군자출판사

 

 


출판사에서 제공한 도서를 통해 작성한 리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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