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음, 그 후 - 10년간 1,300명의 죽음체험자를 연구한 최초의 死後生 보고서
제프리 롱 지음, 한상석 옮김 / 에이미팩토리 / 2010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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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세상에는 삶 뒤에 죽음을 생각하는 사람과 죽음 뒤의 삶을 생각하는 두 부류의 사람이 있다고 한다. 아무래도 죽음 뒤의 삶을 생각하는 사람들은 종교를 갖고 있는 경우가 대부분일 것이다.

지금까지 죽었다 다시 살아난 사람들의 이야기 또는 영혼세계, 사후세계에 관련된 서적은 대체적으로 종교적 관점에서 종교가에 의해 쓰인 경우가 많았다. 이 책의 특징은 종양학 전문의인 저자가 보다 실제적이고 합리적인 방법으로 연구 및 조사한 내용이란 것이다.
누구나 한 번은 가졌을 법한 궁금증들. ‘심장이 멈추고 뇌가 작동을 그만 둔 후에 우리의 의식은 어디로 가는 것일까?’ ‘죽음은 과연 모든 것의 끝일까?’  ‘우리가 눈으로 보고 경험하는 이 세계 이외에 다른 세계는 존재하지 않는 것일까?’ 등 영혼의 세계에 대한 궁금증을 저자 또한 갖고 있었다.

저자는 10여 년 전, 임사체험연구재단(Near Death Research Foundation)을 설립하고 전 세계 1,300여 명의 죽음체험자들을 대상으로 방대한 설문조사를 실시했다. 이 책은 그 결과물이다.

아직은 임사체험에 대해 널리 통용되는 객관적 규정을 없다. 임사체험 연구재단에서는 임사체험의 2가지 구성요소인 ‘임사(near-death)’와 ‘체험(experience)’을 각각 정의함으로써, 그 규정을 시도했다.

우선, ‘임사’란 특정인이 육체적으로 위태로운 상태가 되어 여건이 나아지지 않아 죽음에 이르게 되는 순간을 가리킨다. 실제 ‘죽음 체험자’들은 대개 의식이 없고 심장박동이나 호흡이 정지해, 의학적으로 분명히 사망한 상태였다. ‘체험’은 그들이 임사상태일 때 일어난 것으로 ‘한정’했다. 또한 ‘체험’은 생생하게 기억나는 것으로 한정했으며, 단편적이고 혼란스러운 기억들은 제외했다.

- 임사체험자들은 무엇을 보았나?
아주 오래전, 약 30년 전쯤?  내 기억 속 한 에피소드가 떠오른다. 인간에게 영혼이 있다면, 그 영혼의 무게가 얼마나 될까?  어느 연구 단체에서 실험을 했다. 임종을 앞둔 환자들을 체중계가 부착된 침대에 뉘어 놓았다. 그리고 숨을 거두는 순간 체중의 변화를 기록했다. 그때 평균치로 산출된 영혼의 무게가 280g 정도로 기억하고 있다.
임사체험자들 대부분은 ‘유체이탈’을 경험했다. 수술 중 또는 사고로 인해 의학적으로 숨을 거둔 상태에서 체험자의 영혼은 몸에서 빠져나가 본인의 몸과 주변의 의료진과 가족들을 내려다본다. 더 나아가 간호사 스테이션이나 이웃까지 마실을 간다. 영혼이 빠져나온 상태에서 자기 몸과 그 주변을 360도 상태에서 보았다는 체험자도 있다.

터널로 들어가거나 터널을 통과한다. 그것도 매우 빠르게 지나간다. 그리고는 신비롭거나 눈부신 빛과 만난다. 죽은 가족, 친지, 친구들과 재회한다. 생전에 한 번도 만난 일이 없던 사람이 반갑게 맞이해준 일이 있은 후, 뒤늦게 가족 앨범에서 친지라는 것을 확인하는 경우도 있다.

- 무엇을 느끼는가?
모든 감각이 매우 예민하게 고조됨. 감정이나 느낌이 매우 격렬하고 대체로 긍정적인 마음. 시공간의 개념이 달라진 느낌. 주마등처럼 삶을 회고. 비현실적인 영역을 접함 등

- 다시 살아날 때 느낌은 ?
자의 혹은 타의에 의해 본인의 몸으로 되돌아온다. 영적세계에 남을 것인가? 몸으로 돌아 갈 것인가? 를 묻는 경우에 대부분 그 답변을 주저하게 된다. 그 이유는 그 빛의 세계, 영적 세계가 너무 좋기 때문이다. 평안함이 그 사람을 에워싸고 있다. 가족 또는 모르고 지냈던 영들이나 친지관계였던 영. 천사라 이름 붙일 그런 존재 등이 “아직은 때가 아니다!”라며 등을 떠밀어서 다시 본인의 몸으로 들어가는 경우도 있다.
공통된 점은 본인의 몸으로 다시 들어갈 때 결코 좋은 기분, 기쁜 마음이 아니라는 것이다.
몸은 영이 거하는 집이라는 표현이 있다. 마치 내 집을 떠나 쾌적하고 평안한 곳에서 안식을 취한 후 답답하기 짝이 없는 옛 거처로 돌아갈 때 느끼는 그런 기분으로 이해된다.

저자는 연구를 통해, 임사체험이란 현재 삶의 ‘출구’이자 다음 삶의 ‘입구’라고 확신한다. 어떤 체험자는 이렇게 증언한다. “나는 수정(crystal)처럼 영롱한 그 빛을 보았다. 그리고 죽음 이후의 삶, 현재의 삶 이후의 세계가 존재한다는 사실을 알고 압도 되었다. 죽음이 무엇이든, 그것이 두렵지 않게 된 것이 정말 좋다.”

죽음 체험자들이 만난 사람들 중 누군지 알 수 없는 존재를 제외한 대부분의 사람들은 이미 이전에 죽은 사람들이었다. 임상심리학에 보고된 바에 따르면, 꿈이나 환각상태에서 만나는 사람들의 대부분은 생존해 있는 이들이다. 이것은 임사체험을 꿈이나 환각과 구별 짓게 하며, 임사체험의 사실성을 더욱 뒷받침 한다고 한다.

재단의 연구결과, 죽음체험은 매우 강렬하며 놀라운 것이어서 그 체험이 끝난 후에도 체험자의 삶에 오랫동안 지속적으로 일관된 변화를 가져온다. 공통적인 현상은 죽음에 대한 막연한 공포가 줄어들며, 죽음 이후의 세계에 대한 믿음이 커지는 것이다. 체험자들은 대부분 이전보다 사람들과의 관계에 더 집중하고 배려를 잘한다.
죽음의 손길이 스친 후에, 다른 사람들을 돕거나 치료하는 직업을 구한 경우도 발견됐다. 주변 사람들의 증인을 통해서 확인한 부분이지만, 때로는 180도 변해서 깜짝 놀랐다는 경우도 있다. 결론적으로 말하면 더 인간미가 넘치는 사람이 되었다는 의미다.

일상에서 영성을 체험하려면, 우리는 ‘인간의 몸’을 잠시 입고 있는 영적인 존재라는 것을 기억할 필요가 있다.          - 바바라 드 엔젤리스 (Barbara De Angelis)

노벨상을 받은 존 에클스 경 (Sir John Eccles)은 의식을 연구하는 신경과학자였다. 그는 의식이 실제로 뇌와 떨어져서도 존재할 수 있다고 주장 했다. 에클스 경은 이렇게 말했다.
“과학적 환원주의로 인해, 인간의 신비는 믿을 수 없을 정도로 손상되었다고 나는 확신한다. 과학적 환원주의란, 궁극적으로는 정신세계의 모든 것을 뉴런(neuron)활동만으로 설명될 수 있다고 주장하는 물질주의를 기치로 한다. 그러나 그런 믿음은 오히려 미신으로 분류되어야 한다. 우리는 ‘물질세계에 존재하는 몸과 뇌를 가진 물질적 존재’인 동시에 ‘영적세계에 존재하는 영혼을 지닌 영적존재’라는 것을 알아야한다.”

이 연구보고에 대한 회의론자들의 반응을 본다.
회의론자들은 특히 삶을 회고하는 체험이 임사체험이 아니라는 반론을 내놓았다.
1. 삶을 회고하는 체험은 심리적인 방어기제일 뿐이다.
2. 삶을 회고하는 체험은 죽어가는 뇌의 ‘기억을 담당하는 부분’에서 방전이 일어나는 단락반응(Short Circuit)의 결과다.

저자는 위의 두 가지 회의적 반응에 대해 다음과 같이 반론을 편다. 임사체험에 대한 대표적인 회의론자인 수잔 블랙모어(Susan Blackmore)박사는 삶을 회고하는 체험을 생명이 위험한 순간에 나타나는 심리적인 방어기제로 보았는데, 이들 방어 기제에는 ..‘이전에 즐거운 기억들로 퇴행하는 것을 포함한다.’
설명은 그럴 듯해 보인다. 그러나 임사체험에서 ‘즐겁지 않은’ 기억들을 만나는 부분에 달하면 그렇지 못하다. 만일 삶을 회고하는 체험이 일종의 심리적 도피라면, ‘즐겁지 않은’ 내용이 등장할 이유가 없다.

블랙모어 박사를 비롯하여 회의론자들은 발작들, 특히 측두엽 간질과 관련된 발작들이 회고 체험을 포함한 임사체험과 유사한 경험을 만들어낼 수 있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여러 증거들은 이런 주장은 사실이 아니라는 것을 보여준다.
신경학자 에른스튼 로딘(Ernst Rodin)박사는 이렇게 말했다.
‘30년간 전문직에 종사하면서 수많은 측두엽 발작 환자들을 보았지만, 발작에서 임사체험의 징후를 본 적이 없다.’

‘죽음은 어제의 우정과 내일의 재회를 연결하는 별빛 찬란한 다리이다.’  - 마크 트웨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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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력 DNA>를 읽고 리뷰해 주세요.
매력DNA, 그들이 인기 있는 이유
SBS스페셜 제작팀 & 이은아.이시안 지음 / 황금물고기 / 2010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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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력(魅力) : 사람의 마음을 사로잡아 끄는 힘
             fascination ; charm

매력은 타고 난다 (0).  매력은 만들어질 수 있다 (0)
매스컴과 인터넷에선 누구는 호감, 누구는 비호감이라는 말이 자주 오르내린다. 호감형으로  불리는 사람은 행복하겠지만, 비호감으로 이름 붙여지는 사람에게는 사람을 만나다는 것 자체가 큰 스트레스로 작용하게 될 것이다.

누군가에게 호감이 가는 사람, 매력적인 사람으로 비춰지는 것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매력적인 사람으로 비춰지지 않아도 좋으니, 그 반대 즉, 피하고 싶은 사람이 되지 않길 바라는 마음은 누구나 갖고 있을 것이다.
「SBS 스페셜 ‘매력 DNA - 그들이 인기 있는 이유」가 방송된 후, 프로그램에 못 다한 이야기를 보태서 책으로 엮어 나왔다.

매력적인 사람이 꼭 외모가 아름다운 사람이 아니라는 말에 공감한다. 아무리 외모지상주의로 치닫고 있는 요즈음이지만 ‘매력’은 보다 복잡하다. 내면적이다. 꼭 집어서 이야기하기엔 부족한 점이 많다.

프로그램 제작진이 만난 여러 사람들 중 미국 보스턴의 터프츠 대학교 심리학과 날리니 암바디 교수의 연구 실험이 인상적이다. 성공하는 CEO의 얼굴을 일반 사람들이 가려 낼 수 있다는 것이다. 실험과정과 결과를 지켜본 제작진은 놀라움을 금치 못한다. 실험 참가자들이 단 몇 초만의 느낌만으로 뽑은 CEO는 실제 그들의 실적과 힘, 지배력, 그 회사의 실제 이익까지도 예측을 하고 있었다. 실험에 참가한 사람들의 본능적인 판단은 우수했다.

실험결과에 대해 날리니 교수는 다음과 같은 가설을 세웠다.
“사람들이 성공하는 CEO의 얼굴을 판단하는 데에는 다른 사람들과 확실히 구분하는 기준이 있습니다. 그것이 카리스마 일수도 있고, 지배력일수도 있고, 결국 권력과 연결되는 어떤 것인데 사람들은 아주 짧은 시간 안에 그걸 알아챈다는 거죠. 정확히 알 수는 없지만 우리는 반사적으로 능력 있는 사람에게 더 매력을 느낍니다. 이 미묘한 매력의 차이가 성공을 좌우하는 것입니다.”

저자들은 단순히 흥미로운 ‘매력’이야기만 풀어나간 것이 아니다. 좀 더 과학적이고 합리적인 측면에서 매력을 해부하고 있다. 인지심리학에서 뇌의 정보처리 방법을 설명하면서 이성을 조절하는 대뇌피질을 통한 첫인상과 대뇌피질을 거치지 않고 바로 정서를 관장하는 편도체로 전달하는 경우의 설명 등이 그러한 예이다.

매력적인 사람으로 비춰진다는 것은 큰 이득이 될 수 있는 것은 분명한 것 같다. 적당한 실수는 애교로 봐주기도 하고, 단점을 공개하면 그 반대의 사람보다 점수가 감해질 확률이 낮다. 주변의 매력남, 매력녀를 살펴봐도 느낄 수 있는 점이지만 외모로 비춰지는 매력 포인트보다 더욱 중요하고 오래오래 가는 것은 그들의 성품이다. 책의 후반부엔 실제로 매력 있는 사람들로 불리는 인물들을 밀착 취재한 이야기가 나와 있다. 그 인물들의 공통점은 타인에 대한 배려, 경청, 소통, 미소 등이다. 우리가 익히 알고 있는 부분들이 그들의 매력 포인트를 만들어주고 있다.

SQ 라는 것이 있다. SQ는 Spiritual Quotient의 이니셜이다. 책에서는 유연한 사고와 확고한 자기 인식을 갖고 고통을 생산적으로 활용해 행동하는 사람이 SQ가 높다고 한다. 지수의 차이는 있을지언정 누구나 갖고 있는 이 SQ. 그러나 매력적인 사람과 아닌 사람의 차이점은위에서 언급한 타인에 대한 배려, 경청, 소통, 미소 등이 자연스럽게 몸과 표정에 배인 사람인가, 아닌가의 차이. 덧붙여 이러한 점들이 타인에게 지속적으로, 한결같이 표현 될 수 있는가? 내 기분에 따라 변화무쌍하게 표현될 수 도 있고, 아닐 수도 있냐의 차이점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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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쓰기의 기쁨 - 전 세계 유명작가 218명의 흥미진진한 집필 보고서 주니어김영사 청소년교양 8
롤프-베른하르트 에시히 지음, 배수아 옮김 / 주니어김영사 / 2010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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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에게 묻는다. “왜 글을 쓰는가?”
작가들에겐 이 질문처럼 난감한 것이 없다고 한다. 난감하다 못해 두렵다고까지 한다.
어떤 사람은 솔직하게 ‘먹고 살기 위해서’쓴다고 할 수 있겠지만, 어차피 글로 먹고 살만한 사람이 그리 많지 않은 현실이기에, 숙명처럼 글을 쓴다는 말을 하는 사람도 있다. 속절없기에 더욱 더 사모하여 글을 쓴다는 시인도 있었다.

이 책을 쓴 사람은 함부르크 태생이다. 서평을 쓰는 비평가, 작가, 교수이다. 이 책을 쓰는데 2년이 넘게 걸렸다고 한다. 책 제목만 보면, 글쓰기의 텍스트 같은 느낌이 들지만, 그렇지 않다. 또 ‘글쓰기의 기쁨’이라니..천만에.. 기쁨보다는 절망적인 상황이 더 많이 소개되고 있다. 작가들이 불후의 명작을 탄생시키기까지의 과정과 세상에 잘 알려지지 않은 비하인드 스토리가 많이 실려 있다. 글쓴이의 표현을 빌리면 ‘슬프고, 우습고, 분노하게 만드는 이야기들과 믿기 힘들 정도로 끔찍하고 드라마틱한 이야기들’이다.

글을 잘 쓴다는 것은 ‘재능’일까 ? ‘훈련’의 결과 일까 ?  나는 이 두 가지 모두 좋은 글쓰기의 중요한 요소라 생각하지만, 미국의 소설가 존 어빙은 훈련과 연습 덕분에 작가가 될 수 있었다고 고백했다. 어빙은 어린 시절 난독증을 앓았기 때문에 꽤 오랫동안 읽기와 쓰기에 어려움을 겼었다. 대학에 들어가서도 끊임없이 책을 읽으면서 자신의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부단히 노력했다. 하지만 그러면서 그 단점 속에 숨겨진 장점을 발견해내기도 했다. 
“소설가에게 중요한 가르침이 되는 교훈을 얻었다. 앞으로 나아가라, 한 걸음 한 걸음씩, 하지만 절대 서두르지는 마라. 무엇 때문에 서둘러 학교를 졸업하려고 애쓰는가? 책을 빨리 완성하기 위해 서두를 필요는 또 무엇인가 말인가?” 1942년생. 현존하는 작가 존 어빙의 말이다.

우리나라 사람들은 작가라는 호칭보다는 ‘문인’을 더 선호하는 것 같다. 글 쓰는 사람들에겐(작가가 되었든, 문인이 되었든 간에)또 하나 곤란한 질문은 “무슨 글(또는 책)을 쓰세요?”란다. 이럴 때 이렇게 대답하는 작가도 있다고 한다. “나는 장편 소설가이며, 시인이고, 단편 소설가이자, 드라마작가, 시나리오작가, 저널리스트, 에세이스트, 동화작가, 교양도서작가, 여행 작가 그리고 문학 작가입니다.”

문학에도 트렌드가 있다. 역사상 최고로 유명한 어떤 작가가 활동하던 시대에는 연극극본을 써야만 돈을 많이 벌고 이름도 날릴 수 있었다. 그러니 영국작가 윌리엄 셰익스피어가 희곡을 썼던 것도 놀랄 일이 아니다. 그보다 몇 백 년 전에는 기사의 서사시, 종교 혹은 세속시가가 중요한 문학 장르로 여겨졌다. 그 시절에는 작가들이 주로 그런 서사시나 시가를 썼다는 뜻이다. 이와 대조적으로 400여 년 전까지만 해도 소설은 음란한 연애담이나 나오는 점잖지 못한 책이라는 평가를 받았다. 그러니 내놓고 읽을 수 있는 책도 아니며, 소설을 쓰는 작가도 별로 없었다. 18세기에도 여전히 시와 희곡은 존경받는 문학이었다. 그런데 아주 서서히 근대소설이라는 것이 생겨나 독자들을 확보하기 시작했고, 19세기에 아주 중요한 문학장르로 자리 잡았으며, 20세기에 들어와서는 문학의 대표 장르가 되어 많은 작가들이 소설 쓰기에 집중하고 있다.

독자층이 두터운 작가들은 ‘다독가’라는 공통점을 갖고 있다. 아르헨티나의 작가이자 열성적인 독서광에 사상가인 호르헤 루이스 보르헤스는 한 강연회에서 이렇게 표현했다.
“나 자신을 한마디로 표현해주는 말은 독서가입니다. 물론 여러분도 아시다시피 나는 책을 쓸 용기까지 냈던 사람이지만, 그래도 내가 쓴 것들은 내가 읽은 글들에 비하면 참으로 보잘 것 없습니다. 사람은 자신이 원하는 것을 선택해서 읽을 수가 있지만, 자신이 원하는 글을 쓸 수 있는 것은 아니기 때문이죠. 자신의 능력이 허용하는 글을 쓸 수 있을 뿐입니다.”

이 땅을 거쳐 가고, 지금도 우리와 함께 호흡하고 있는 많은 작가들의 흥미로운 이야기들이 펼쳐진다. 특히 그들의 필기구와 창작수첩에 눈길이 머물렀다. 지금은 대부분 컴퓨터 앞에 앉아서 작업들을 많이 하지만, 작가에게 글쓰기 도구란 요리사의 칼이나 시계공의 미세 드라이버처럼 중요한 것이다. 괴테 시절로 돌아 가본다. 그 당시 필기도구는 깃털 펜이었다. 괴테는 이런 글을 남겼다. “한창 밤의 숲속을 산책하는 것처럼 도취되어 시상을 떠올리고 있는데, 갑자기 펜촉이 기분 나쁜 소리를 내거나 잉크가 튀기는 바람에 몽상에서 깨어나고 집중도 사라져 버렸던 적, 그러면 막 조그맣게 탄생하려던 작품의 새싹도 저절로 질식해 버리고 만다.”
그래서 괴테는 그 당시 이미 생산되고 있었던 연필로 작업을 하게 되었다. 잉크와 종이를 자유롭게 사게 된 것은 19세기에 들어와서다. 그 이전에는 직접 잉크를 만들어 썼으며, 서로 잉크제조 레시피를 교환하곤 했다. 좋은 잉크는 흐름이 좋아야하고, 빨리 건조해야하며, 지속력이 뛰어나야했다. 즉 글자가 날아가 버리면 안 되고, 특히 곰팡이가 피지 말아야 했다. 예전에는 잉크에 곰팡이 피는 일이 자주 있었다.

타자기가 ‘장비’수준이었던 시절이 있었다. “자판을 한 자씩 내리칠 때 마다 손가락부터 팔꿈치까지 다 욱신거렸다. 그게 온전히 내 소유물이었다면 나는 손가락 대신 망치를 들고 자판을 내리쳤을 것이다.” (그나마 본인 소유도 아니고, 출판사에서 대여 해준 듯) - 잭 런던이 남긴 글이다.

오늘날의 작가들은 자신이 사용하는 컴퓨터를 ‘콤피’라는 애칭으로 부르거나 노트북을 ‘슐렙톱’이라고도 한다. 창작 수첩에 대해선 미국의 소설가 퍼트리샤 하이스미스가 한 말을 옮기고 싶다. “글을 쓰는 사람들에게 나는 반드시 창작수첩을 마련하라고 권한다. 자주 밖으로 돌아다니면서 사용할거라면 최대한 부치가 작은 것을, 혹은 집에서만 일을 해도 될만큼 여유롭다면 큰 것도 상관없다. 갑자기 떠오른 생각이나 아이디어, 즉흥적인 기분을 나타낼 수 있다면 서너 개밖에 안 되는 단어라 할지라도 적어 놓는 게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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웹 시대의 지성 - 21세기 새로운 지성, 어떻게 말할 것인가?
이원희 지음 / 말글빛냄 / 2010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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웹이 모든 이들의 의사소통 창구가 되었다는 사실은 새삼스러운 일이 아니다. 그러나 때로 웹에 오르는 내용들이 진정 유용한 정보들인가? 소통의 역할을 잘 해내고 있는가? 라는 질문에 대해선 생각을 많이 하게 된다.

금광에서 금을 캘 때 금보다는 몇십배, 몇백배 또는 그 이상의 많은 돌들 속에서 금을 뽑아내듯 나노초 단위로 올라오는 수많은 정보 속에서 제대로 된 지식을 선별해내는 것은 각자의 몫이다.

‘프로앰’이라는 용어가 있다. 전문가와 버금가는 아마추어라는 뜻이다. 혹자는 파워 블로거 라고도 하고, 전문 블로거 라고도 한다. 블로그 저널리스트라는 표현도 있다. 이들은 대개 일반사용자보다는 탁월한 역량을 지녔다. 우선 올리는 글의 양과 질이 남다르다. 그만큼 그들의 블로그는 방문자가 많고, 리플 역시 많이 달린다. 글쓴이는 이들 프로앰을 세 가지 유형으로 분류할 수 있다고 한다.
첫째, 순수하게 온라인에서 출발하여 두각을 나타낸 부류.
둘째, 오프라인에서 이미 실력을 갖추고 온라인에 진입한 프로앰.
셋째, 집단 창작을 하는 프로앰 무리를 한데 묶은 소위 집단지성.

집단지성하면 위키디피아를 떠올리게 된다. 잘 알려져 있듯이 이는 네티즌의 대표적인 집단 창작물로 꼽힌다. 글쓴이는 이 위키디피아가 집단지성의 역량을 결정적으로 증명하는 물증이라고 보기엔 그 역할의 부족함이 많다고 주장한다. 집단지성의 최고치가 위키디피아라면 결국 집단지성은 있어도 되고 없어도 되는 것이라는 글쓴이의 의견에 공감한다.

인터넷 관련 서적에서 자주 등장하는 집단지성, 다중지성, 웹지성 등 지성에 대한 표현은 매우 다양하게 나타난다. 글쓴이는 이에 어울리는 말을 ‘시민지성’으로 임의 선택하고 있다.

수많은 지식인상 중 자주 언급되는 유형의 세 가지 공통된 쟁점이 있다.
첫째, 지식인의 전문성 여부가 문제시 되었고,
둘째, 그들의 역할이 거론되었으며,
셋째, 그들의 계급적 문제를 거론했다.
계급적 문제에 대해선 사르트르가 수용하는 부분이다. 사르트르가 보는 지식인이란 부르주아에게 봉사하는 위치에 있다. 이에 맞서 푸코는 전문분야를 강조했다. 점점 더 복잡해지는 현대사회에서 전문분야 내 특수적 지식인의 활동을 구상했다.
 
글쓴이는 시민지성이 자기만의 방식으로 성장하여 시민적 지식인과 만날 수 있기를 바라고 있다. 그것이 가능하다면, 지식인은 ‘계몽’과 ‘엘리트주의’라는 숙명적 무게감을 덜 수 있을 것이라고 한다.
우리나라 노래방이 전 국민을 가수화시켰듯이, 인터넷이 사람들의 생활에 끼친 영향중 하나가 글쓰기의 일상화이다. 그렇지만 제대로 된 글들을 만나기가 쉽지 않다. ‘디지털 글쓰기’의 대부분은 분량이 짧다. 단상, 메모, 일기 등에선 주로 신변잡기적인 이야기가 주종을 이루고 있다. 인터넷적인 변형문장에 심지어 외계어라 불릴 정도로 알아듣지 못할 글이 넘친다.
수많은 압축어의 남발 역시 새로운 경향이다. 글쓴이는 디지털 저술의 수준을 높이려면 전통적인 글쓰기에 대한 기본기를 확실히 갖추는 것이 중요하다고 한다. 결국 기본기가 탄탄해야 창의력도 향상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책 후반부에는 에세이 형식의 ‘덧글’이 실려 있다. 정보란 무엇인가? 저작권법, 소통, 시민, 입체적독서, 디지털 저술 전에 반드시 고려해애야 할 사항 등의 유익한 정보들이 간결하게 정리되어있다.  웹에 글을 올리던, 아니면 눈으로만 스치고 지나가든지 간에 웹시대에 합당하게 부응하는 양식에 대해 생각해본 책읽기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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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의 한국 부자들>을 읽고 리뷰해 주세요.
미국의 한국 부자들 - The Good Rich
송승우 지음 / 황소북스 / 2010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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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강연모임에서 연사가 청중들에게 돈이 어느 정도 있으면 ‘부자’소리를 듣겠냐고 물었다. 객석엔 20대에서 60,70대까지 다양한 연령층이 약 500명 정도 있었다. 여기저기서 산발적으로 나온 답변에서 대략 평균치를 잡아보니, 재산이 10억 정도 되면 부자라고 했다. 진짜 부자들한테는 ‘10억이 돈이가?’하겠지만, 서민들에겐 부자소리를 들을만한 금액이라는 이야기다. 두 번째 질문, 그럼 지금 10억 정도의 재산이 있는 사람이나, 내게 그런 기회가 주어졌을 때 ‘행복하다’고 자신 있게 이야기 할 수 있는 사람 손들어 보십시오! 했더니..조용했다고 한다.

돈이 많다는 것이 곧 행복이라는 공식이 성립되지 않는다는 것은 누구나 알고 있다. 그러나 대부분 돈이 없으면 불편하다. 힘들다. 고통스럽다. 먹고 싶은 것, 입고 싶은 것, 하고 싶은 일도 제대로 못한다. 제일 힘든 것은 아파도 병원 가는 것이 겁이 난다. 돈이 너무 많아서 자살하는 사람은 없어도, 돈이 너무 없다 못해 마이너스가 심해서 스스로 세상을 떠나는 사람도 있다.  돈의 위력이다. 돈을 행복이라고 이름 붙이는 것은 조심스러워도, 돈이 없으면 불행이라는 말은 공감대가 형성이 된다.

부자 이야기를 해본다. 이 땅 대한민국에서 부자가 된 사람이 아니다. 남의 나라 땅, 각 인종의 용광로 같은 나라, 미국에서 부자가 된 사람들 이야기다. 그중 ‘괜찮은 부자’ 10사람이 그 대상이다. 글쓴이는 이들을 ‘Good Rich'라고 이름 붙였다. 굳이 번역하면‘착한 부자’,‘선한 부자’, ‘좋은 부자’정도 되겠다. 

이들의 공통점은 무엇인가?

첫째, 긍정적 사고방식.
‘할 수 있다는 정신(Can-do-spirit)'이 중요한 밑받침이 되고 있다. 긍정의 힘을 이길 수 있는 것은 없다고 한다. 밝은 면을 보려고 애쓰고 노력하는 것이 성공의 중요한 요소라고 한다. 사업하면서 어려움이 닥치면 그걸 내려놓으면 된다. 벽에 부딪히면 그에 맞게 생각하고 방법을 찾아 풀어나가면 된다. 스스로 인정을 할 것은 인정하면 된다.

둘째, 돈보다 사람이 우선.
책에 소개되는 부자들은 물론 돈도 많지만, 그 주변에 사람도 많다. 중요한 이야기다. 나는 사람이 떠나는 사람이냐, 모이는 사람이냐를 묻게 된 계기가 되었다.
이들은 사람과의 관계형성에 최선을 다한다. 돈보다 사람을 더 귀히 여긴다. 작은 일에 충실하고, 솔선수범하면서 사람들의 마음을 움직인다. 무엇보다 함께 일하는 직원들을 귀하게 생각한다. 가족처럼 대한다. 사장보다 더 똑똑한 사람을 찾아 나서는 사장도 있다.
당연한 이야기지만, 좋은 회사는 좋은 사람이 많이 모여 있는 회사이다. 결국 그 혜택은 회사에 돌아가는데, 대부분 경영자들의 생각은 여기에 미치지 못한다. 이직률 높은 회사치고 좋은 회사 없다.

셋째, 나눔과 베풂.
나눔은 주로 안에서, 회사 내에서 이뤄진다.
직원들에게 급여를 주면서 베푼다는 생각은 잘 못된 것이다. 회사가 성장하고, 매출이 오르면 직원들에게도 혜택이 돌아가는 것은 당연하다. 그러나 대부분의 기업주들은 너무 자주 ‘힘들다. 못해먹겠다. 문 닫아야겠다.’소리를 입에 달고 산다. 왜 직원들에게 그 책임을 전가하는가? 경영자 잘못이 더 크지 않은가? 정말 힘들면 닫아야지. 아니 계속 열어놓고 싶어도 닫힐 텐데..입으로만 죽겠다고 소리 지르며 직원들에게 스트레스 팍팍 주는 회사치고, 진짜 죽거나 문 닫은 회사 별로 없다. 
 

책에 소개된 부자들은 혼자만 부자가 되고 마는 경우가 아니다. 뉴스타 부동산그룹 남문기회장 같은 경우는 2200명 직원들 중 300명 이상을 본인과 같은 백만장자를 만들어 주었다고 한다. 뉴욕에서 13개 업체를 운영하며, 직원 수 350명, 연매출 160억 원 정도인 최경림 사장은 직원들에게 주인의식을 심어주기 위해 부단히 노력한다. 이들도 언젠가는 독립해서 본인의 사업체를 운영해 나갈 것이라는 전제하에 아낌없이 지원을 하고 있다. 각 점포의 점장들은 출퇴근을 자유롭게 할 수 있도록 하고, 괜찮다는 실무교육은 다 보내준다. 봉급도 다른 곳보다 많은 편이다. 결국은 상호신뢰이다. 고용자와 고용주가 서로 믿지 못하는 풍토에서는 좋은 결과를 기대할 수 없다. 알고 모르게 베푸는 선행이 그들의 공통점이기도 하다.

그 외에도 글쓴이가 인터뷰한 10인의 면모에서 찾아낸 덕목들은 무수히 많다. 정직, 성실, 겸손, 사랑, 믿음 등. 때로는 우리의 마음속 추상적인 의미로만 남아있기 쉬운 현실에서, 이 단어들을 구체화시키는 삶을 살아가는 모습을 보게 된다.

부자들, 나아가서 재벌들에 대한 사회적 인식과 평가는 사실 그리 좋지 못하다. 임금 착취, 불법, 탈세, 정경유착 등등. 그러나 무턱대고 부정적인 시각을 갖고 대하는 것도 옳은 길이 아니라고 생각 든다. 어느 날 갑자기 로또에 당첨되거나, 큰 유산을 물려받거나, 부동산이나 증권 거래로 순식간에 부를 거머쥐는 대박인생도 있지만, 그야말로 맨땅에서 기업을 일구고, 뜻을 이룬 사람들에게 박수를 쳐주는 아량도 필요하다. 입으로는 그들을 욕하면서, 속으로는 나의 롤 모델로 삼는 경우도 있지 아니한가. 다른 견해도 있겠지만, 그래도 어쨌든 그들 덕분에 수천 명, 수만 명이 먹고 살지 아니한가. 이런 생각이 선뜻 내 마음에 받아들이기 힘들다면, 내가 큰 기업의 사장이나 회장이 되었을 때, 회사의 소속된 모든 이들에게 행복감을 느끼게 해주고, 경제적으로도 풍요롭게 해줄 자신이 있는가? 냉정하게 나 자신을 되돌아볼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다.

미국에서 부자가 된 한국인들은 하루아침에 부자가 된 사람들이 절대 아니다. 모두 나름대로 고생과 고통을 겪었던 사람들이다. 또, 그 고생 후에 얻은 행운과 보람을 다른 이들에게도 나눠주고 싶어 하는 마음이 크기 때문에 더 부자다. 마음 부자이기도 하다.
“많은 사람이 나를 보고 그냥 쉽게 여기까지 왔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사람들은 보통 남들이 성공한 것을 보며 지금 그 자리에 있는 모습만 생각하니까 운이 좋았다던가, 타이밍을 잘 잡았다던가 하는 식으로 성공한 사람들의 업적을 폄하하기도 합니다. 경쟁이 심한 현대사회에서 어느 정도 자리를 잡은 사람들은 다 이유가 있습니다. 누구도 그냥 저절로 그 자리에 선 게 아닙니다. 자고 일어났더니 부자가 되어 있더라, 하는 경우도 결코 없습니다. ‘해리포터’의 작가 조앤 롤링도 유명세는 짧은 시간에 타게 되었지만, 그전에 엄청난 고생을 하지 않았습니까? 끼니도 못 때우던 그 배고픔이 지금의 그를 있게 한 겁니다. 그런데 사람들은 ‘해리포터’가 출간이 된 시점부터 지금까지만 보고 조앤 롤링을 운이 좋거나 하루아침에 재벌이 된 사람으로 생각하게 되는 겁니다. 신기루를 좇는 것과 다름이 없지요.”
                                                        - 채스푸드 사장 채동석

채동석 사장은 농고 졸업 후 우유대리점을 운영하다가 실패한 후, 1985년 비행기포 한 장만 들고 도미. 식료품가게 점원부터 세차장 직원 그리고 창문 조립회사 등에서 닥치는 대로 일했다. 막노동을 통해 번 돈으로 고물트럭 한 대를 마련해 사업밑천을 삼았다. 현재 미 동부지역 육류 도매업계에서 내로라하는 기업으로 성장한 채스푸드는 연매출 390억 원을 올리고 있다. 채스푸드는 직원들의 평균연봉 1억 원이 넘는 꿈의 회사로 이 지역 젊은이들이 가장 선호하는 기업 중 하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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