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한국 부자들>을 읽고 리뷰해 주세요.
미국의 한국 부자들 - The Good Rich
송승우 지음 / 황소북스 / 2010년 7월
평점 :
절판


어느 강연모임에서 연사가 청중들에게 돈이 어느 정도 있으면 ‘부자’소리를 듣겠냐고 물었다. 객석엔 20대에서 60,70대까지 다양한 연령층이 약 500명 정도 있었다. 여기저기서 산발적으로 나온 답변에서 대략 평균치를 잡아보니, 재산이 10억 정도 되면 부자라고 했다. 진짜 부자들한테는 ‘10억이 돈이가?’하겠지만, 서민들에겐 부자소리를 들을만한 금액이라는 이야기다. 두 번째 질문, 그럼 지금 10억 정도의 재산이 있는 사람이나, 내게 그런 기회가 주어졌을 때 ‘행복하다’고 자신 있게 이야기 할 수 있는 사람 손들어 보십시오! 했더니..조용했다고 한다.

돈이 많다는 것이 곧 행복이라는 공식이 성립되지 않는다는 것은 누구나 알고 있다. 그러나 대부분 돈이 없으면 불편하다. 힘들다. 고통스럽다. 먹고 싶은 것, 입고 싶은 것, 하고 싶은 일도 제대로 못한다. 제일 힘든 것은 아파도 병원 가는 것이 겁이 난다. 돈이 너무 많아서 자살하는 사람은 없어도, 돈이 너무 없다 못해 마이너스가 심해서 스스로 세상을 떠나는 사람도 있다.  돈의 위력이다. 돈을 행복이라고 이름 붙이는 것은 조심스러워도, 돈이 없으면 불행이라는 말은 공감대가 형성이 된다.

부자 이야기를 해본다. 이 땅 대한민국에서 부자가 된 사람이 아니다. 남의 나라 땅, 각 인종의 용광로 같은 나라, 미국에서 부자가 된 사람들 이야기다. 그중 ‘괜찮은 부자’ 10사람이 그 대상이다. 글쓴이는 이들을 ‘Good Rich'라고 이름 붙였다. 굳이 번역하면‘착한 부자’,‘선한 부자’, ‘좋은 부자’정도 되겠다. 

이들의 공통점은 무엇인가?

첫째, 긍정적 사고방식.
‘할 수 있다는 정신(Can-do-spirit)'이 중요한 밑받침이 되고 있다. 긍정의 힘을 이길 수 있는 것은 없다고 한다. 밝은 면을 보려고 애쓰고 노력하는 것이 성공의 중요한 요소라고 한다. 사업하면서 어려움이 닥치면 그걸 내려놓으면 된다. 벽에 부딪히면 그에 맞게 생각하고 방법을 찾아 풀어나가면 된다. 스스로 인정을 할 것은 인정하면 된다.

둘째, 돈보다 사람이 우선.
책에 소개되는 부자들은 물론 돈도 많지만, 그 주변에 사람도 많다. 중요한 이야기다. 나는 사람이 떠나는 사람이냐, 모이는 사람이냐를 묻게 된 계기가 되었다.
이들은 사람과의 관계형성에 최선을 다한다. 돈보다 사람을 더 귀히 여긴다. 작은 일에 충실하고, 솔선수범하면서 사람들의 마음을 움직인다. 무엇보다 함께 일하는 직원들을 귀하게 생각한다. 가족처럼 대한다. 사장보다 더 똑똑한 사람을 찾아 나서는 사장도 있다.
당연한 이야기지만, 좋은 회사는 좋은 사람이 많이 모여 있는 회사이다. 결국 그 혜택은 회사에 돌아가는데, 대부분 경영자들의 생각은 여기에 미치지 못한다. 이직률 높은 회사치고 좋은 회사 없다.

셋째, 나눔과 베풂.
나눔은 주로 안에서, 회사 내에서 이뤄진다.
직원들에게 급여를 주면서 베푼다는 생각은 잘 못된 것이다. 회사가 성장하고, 매출이 오르면 직원들에게도 혜택이 돌아가는 것은 당연하다. 그러나 대부분의 기업주들은 너무 자주 ‘힘들다. 못해먹겠다. 문 닫아야겠다.’소리를 입에 달고 산다. 왜 직원들에게 그 책임을 전가하는가? 경영자 잘못이 더 크지 않은가? 정말 힘들면 닫아야지. 아니 계속 열어놓고 싶어도 닫힐 텐데..입으로만 죽겠다고 소리 지르며 직원들에게 스트레스 팍팍 주는 회사치고, 진짜 죽거나 문 닫은 회사 별로 없다. 
 

책에 소개된 부자들은 혼자만 부자가 되고 마는 경우가 아니다. 뉴스타 부동산그룹 남문기회장 같은 경우는 2200명 직원들 중 300명 이상을 본인과 같은 백만장자를 만들어 주었다고 한다. 뉴욕에서 13개 업체를 운영하며, 직원 수 350명, 연매출 160억 원 정도인 최경림 사장은 직원들에게 주인의식을 심어주기 위해 부단히 노력한다. 이들도 언젠가는 독립해서 본인의 사업체를 운영해 나갈 것이라는 전제하에 아낌없이 지원을 하고 있다. 각 점포의 점장들은 출퇴근을 자유롭게 할 수 있도록 하고, 괜찮다는 실무교육은 다 보내준다. 봉급도 다른 곳보다 많은 편이다. 결국은 상호신뢰이다. 고용자와 고용주가 서로 믿지 못하는 풍토에서는 좋은 결과를 기대할 수 없다. 알고 모르게 베푸는 선행이 그들의 공통점이기도 하다.

그 외에도 글쓴이가 인터뷰한 10인의 면모에서 찾아낸 덕목들은 무수히 많다. 정직, 성실, 겸손, 사랑, 믿음 등. 때로는 우리의 마음속 추상적인 의미로만 남아있기 쉬운 현실에서, 이 단어들을 구체화시키는 삶을 살아가는 모습을 보게 된다.

부자들, 나아가서 재벌들에 대한 사회적 인식과 평가는 사실 그리 좋지 못하다. 임금 착취, 불법, 탈세, 정경유착 등등. 그러나 무턱대고 부정적인 시각을 갖고 대하는 것도 옳은 길이 아니라고 생각 든다. 어느 날 갑자기 로또에 당첨되거나, 큰 유산을 물려받거나, 부동산이나 증권 거래로 순식간에 부를 거머쥐는 대박인생도 있지만, 그야말로 맨땅에서 기업을 일구고, 뜻을 이룬 사람들에게 박수를 쳐주는 아량도 필요하다. 입으로는 그들을 욕하면서, 속으로는 나의 롤 모델로 삼는 경우도 있지 아니한가. 다른 견해도 있겠지만, 그래도 어쨌든 그들 덕분에 수천 명, 수만 명이 먹고 살지 아니한가. 이런 생각이 선뜻 내 마음에 받아들이기 힘들다면, 내가 큰 기업의 사장이나 회장이 되었을 때, 회사의 소속된 모든 이들에게 행복감을 느끼게 해주고, 경제적으로도 풍요롭게 해줄 자신이 있는가? 냉정하게 나 자신을 되돌아볼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다.

미국에서 부자가 된 한국인들은 하루아침에 부자가 된 사람들이 절대 아니다. 모두 나름대로 고생과 고통을 겪었던 사람들이다. 또, 그 고생 후에 얻은 행운과 보람을 다른 이들에게도 나눠주고 싶어 하는 마음이 크기 때문에 더 부자다. 마음 부자이기도 하다.
“많은 사람이 나를 보고 그냥 쉽게 여기까지 왔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사람들은 보통 남들이 성공한 것을 보며 지금 그 자리에 있는 모습만 생각하니까 운이 좋았다던가, 타이밍을 잘 잡았다던가 하는 식으로 성공한 사람들의 업적을 폄하하기도 합니다. 경쟁이 심한 현대사회에서 어느 정도 자리를 잡은 사람들은 다 이유가 있습니다. 누구도 그냥 저절로 그 자리에 선 게 아닙니다. 자고 일어났더니 부자가 되어 있더라, 하는 경우도 결코 없습니다. ‘해리포터’의 작가 조앤 롤링도 유명세는 짧은 시간에 타게 되었지만, 그전에 엄청난 고생을 하지 않았습니까? 끼니도 못 때우던 그 배고픔이 지금의 그를 있게 한 겁니다. 그런데 사람들은 ‘해리포터’가 출간이 된 시점부터 지금까지만 보고 조앤 롤링을 운이 좋거나 하루아침에 재벌이 된 사람으로 생각하게 되는 겁니다. 신기루를 좇는 것과 다름이 없지요.”
                                                        - 채스푸드 사장 채동석

채동석 사장은 농고 졸업 후 우유대리점을 운영하다가 실패한 후, 1985년 비행기포 한 장만 들고 도미. 식료품가게 점원부터 세차장 직원 그리고 창문 조립회사 등에서 닥치는 대로 일했다. 막노동을 통해 번 돈으로 고물트럭 한 대를 마련해 사업밑천을 삼았다. 현재 미 동부지역 육류 도매업계에서 내로라하는 기업으로 성장한 채스푸드는 연매출 390억 원을 올리고 있다. 채스푸드는 직원들의 평균연봉 1억 원이 넘는 꿈의 회사로 이 지역 젊은이들이 가장 선호하는 기업 중 하나이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