웹 시대의 지성 - 21세기 새로운 지성, 어떻게 말할 것인가?
이원희 지음 / 말글빛냄 / 2010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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웹이 모든 이들의 의사소통 창구가 되었다는 사실은 새삼스러운 일이 아니다. 그러나 때로 웹에 오르는 내용들이 진정 유용한 정보들인가? 소통의 역할을 잘 해내고 있는가? 라는 질문에 대해선 생각을 많이 하게 된다.

금광에서 금을 캘 때 금보다는 몇십배, 몇백배 또는 그 이상의 많은 돌들 속에서 금을 뽑아내듯 나노초 단위로 올라오는 수많은 정보 속에서 제대로 된 지식을 선별해내는 것은 각자의 몫이다.

‘프로앰’이라는 용어가 있다. 전문가와 버금가는 아마추어라는 뜻이다. 혹자는 파워 블로거 라고도 하고, 전문 블로거 라고도 한다. 블로그 저널리스트라는 표현도 있다. 이들은 대개 일반사용자보다는 탁월한 역량을 지녔다. 우선 올리는 글의 양과 질이 남다르다. 그만큼 그들의 블로그는 방문자가 많고, 리플 역시 많이 달린다. 글쓴이는 이들 프로앰을 세 가지 유형으로 분류할 수 있다고 한다.
첫째, 순수하게 온라인에서 출발하여 두각을 나타낸 부류.
둘째, 오프라인에서 이미 실력을 갖추고 온라인에 진입한 프로앰.
셋째, 집단 창작을 하는 프로앰 무리를 한데 묶은 소위 집단지성.

집단지성하면 위키디피아를 떠올리게 된다. 잘 알려져 있듯이 이는 네티즌의 대표적인 집단 창작물로 꼽힌다. 글쓴이는 이 위키디피아가 집단지성의 역량을 결정적으로 증명하는 물증이라고 보기엔 그 역할의 부족함이 많다고 주장한다. 집단지성의 최고치가 위키디피아라면 결국 집단지성은 있어도 되고 없어도 되는 것이라는 글쓴이의 의견에 공감한다.

인터넷 관련 서적에서 자주 등장하는 집단지성, 다중지성, 웹지성 등 지성에 대한 표현은 매우 다양하게 나타난다. 글쓴이는 이에 어울리는 말을 ‘시민지성’으로 임의 선택하고 있다.

수많은 지식인상 중 자주 언급되는 유형의 세 가지 공통된 쟁점이 있다.
첫째, 지식인의 전문성 여부가 문제시 되었고,
둘째, 그들의 역할이 거론되었으며,
셋째, 그들의 계급적 문제를 거론했다.
계급적 문제에 대해선 사르트르가 수용하는 부분이다. 사르트르가 보는 지식인이란 부르주아에게 봉사하는 위치에 있다. 이에 맞서 푸코는 전문분야를 강조했다. 점점 더 복잡해지는 현대사회에서 전문분야 내 특수적 지식인의 활동을 구상했다.
 
글쓴이는 시민지성이 자기만의 방식으로 성장하여 시민적 지식인과 만날 수 있기를 바라고 있다. 그것이 가능하다면, 지식인은 ‘계몽’과 ‘엘리트주의’라는 숙명적 무게감을 덜 수 있을 것이라고 한다.
우리나라 노래방이 전 국민을 가수화시켰듯이, 인터넷이 사람들의 생활에 끼친 영향중 하나가 글쓰기의 일상화이다. 그렇지만 제대로 된 글들을 만나기가 쉽지 않다. ‘디지털 글쓰기’의 대부분은 분량이 짧다. 단상, 메모, 일기 등에선 주로 신변잡기적인 이야기가 주종을 이루고 있다. 인터넷적인 변형문장에 심지어 외계어라 불릴 정도로 알아듣지 못할 글이 넘친다.
수많은 압축어의 남발 역시 새로운 경향이다. 글쓴이는 디지털 저술의 수준을 높이려면 전통적인 글쓰기에 대한 기본기를 확실히 갖추는 것이 중요하다고 한다. 결국 기본기가 탄탄해야 창의력도 향상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책 후반부에는 에세이 형식의 ‘덧글’이 실려 있다. 정보란 무엇인가? 저작권법, 소통, 시민, 입체적독서, 디지털 저술 전에 반드시 고려해애야 할 사항 등의 유익한 정보들이 간결하게 정리되어있다.  웹에 글을 올리던, 아니면 눈으로만 스치고 지나가든지 간에 웹시대에 합당하게 부응하는 양식에 대해 생각해본 책읽기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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