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RC 힐러리 로댐 클린턴
조너선 앨런.에이미 판즈 지음, 이영아 옮김 / 와이즈베리 / 2015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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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야기 2015-082

 

HRC 힐러리 로댐 클린턴조너선 앨런 외 / 와이즈베리

 

1. 미국 대선을 앞두고 힐러리에 관한 책들이 속속 출간되고 있다. 힐러리 진영측의 전략적인 이유도 있겠고, 아닐 수도 있겠다. 요즘 힐러리 여사가 궁지에 몰렸다. 검증몰매 1위다. E-메일 건 때문이다. 미국의 대선 가도에서 부동의 1위를 유지하고 있던 중 만난 복병이다. 한 꼼꼼하다는 그녀가 어떻게 그런 일을 저질렀는지 모르겠다. 장관 재직 중이던 4년간 정부 규정을 어기고 정부 E-메일이 아닌 개인 E-메일을 공무에 활용했다는 것이 골자다. “개인 E-메일을 썼다는 것은 E-메일이 민간회사의 서버를 거친데다 당시 정부 기록으로 보관되지 않았다는 것이다. 워싱턴 포스트(WP)의 지적이다.

 

 

 

2. 국무장관직을 맡아달라는 오바마의 권유에 응한 날부터 4년 동안 힐러리는 세력 재구축과 이미지 쇄신에 공을 들여왔다. 동시에 누구보다 기민한 업무 수행능력을 보여주며 국무부의 영향력과 미국의 대외 관계, 그리고 미국 내에서의 그녀의 이미지를 향상시켰다. 그녀는 불굴의 강인함, 열성적인 정치 자본 구축, 강경한 경계심, 그리고 자신이 대통령이 되어야 한다고 믿는 여인의 야망으로 그 일을 해냈다.

 

 

 

3. 백악관 출입의 베테랑 저널리스트 2인의 공동작품인 이 책은 내부관계자들이 전하는 이야기를 통해 아직 결말이 쓰이지 않은 채 남아 있는 힐러리 클린턴의 마지막 정치적 부활이 어떤 궤도를 그리고 있는지 추적한다. 2008년 대선 캠프 이야기부터 시작된다. 그리고 오바마에 패한 후 국무장관직을 제안 받은 후 오바마와의 밀당이 이어진다. 힐러리는 결국 국무장관직을 받아들인다. 힐러리는 국무부를 인수하면서 네 가지 중요한 문제에 직면했다. 국제사회에서 미국의 입지 되찾기, 미국 정부 내에서 국무부의 영향력 재건, 소속 직원들(7만명)의 사기 진작, 대선을 대비한 그녀만의 독특한 이미지를 미국 국민들에게 심어주기 등이다.

 

 

 

4. 힐러리의 행동 지침 중 스마트 파워가 눈길을 끈다. ‘스마트 파워이론은 클린턴 행정부의 국방부 관리였던 조지프 나이가 만들어낸 용어다. 군사력과 경제 제재 같은 전통적인 하드파워와 정책적, 경제적 원조 같은 당근을 던져주면서 외국들이 행동을 바꾸도록 유인하는 소프트파워를 결합하여 다른 나라들을 움직이는 방식을 뜻한다. 이를 힐러리가 리바이벌 했다. ‘어르고 뺨치기?’

 

 

 

5. 미국 내에서 검증몰매 1위와 여론조사 1위를 달리고 있는 힐러리. 내년 대선의 결과가 주목된다. 다소 외교적인 언사가 포함되어 있는 느낌이지만, 그녀의 말을 들어본다. “앞으로 어떤 일이 벌어질지는 나도 알지 못합니다. 지금까지 살면서 앞으로의 일을 안다고 생각해본 적 은 단 한 번도 없어요. 존 웨슬리(감리교회의 창시자)의 가르침에 따라, 매일 최선을 다해 살려고 있는 힘껏 노력할 뿐이죠. 앞으로 어떤 일이 벌어질지 누가 알겠어요? 나는 전혀 몰라요. 그러니까 하루하루 내 가치관을 충실히 지키면서, 어떤 방법으로든 좋은 일에 기여하고 선행을 하려고 노력하는 거죠.” 미국 국민들에게 한 가지 당부하고 싶다. “여 대통령이라고 감성정치쪽에 너무 기대를 하지 말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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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추고 싶은 중국의 비밀 35가지 - 중국 아킬레스건 중국의 베일을 벗긴다.
박경귀 지음 / 가나북스 / 2015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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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야기 2015-080

 

감추고 싶은 중국의 비밀 35가지박경귀 / 가나북스

 

1. 2015422일 오후. 인도네시아. 반둥회의 60주년을 맞아 열린 아시아-아프리카 회의참석을 계기로 시진핑 중국 국가 주석과 아베 신조 일본 총리가 만났다. 양국의 역사와 영토 문제 등을 둘러싼 전략적 이해관계의 예민함에도 불구하고 그들은 5개월 만에 다시 만나 양국관계의 개선 방향에 대해 논의했다. 그동안 역사문제를 이슈로 한국과 호흡을 맞추고자 했던 중국이 일본과의 관계 개선 쪽으로 방향을 트는 신호로 보여 한국 외교의 고집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2. 대한민국호를 몰고 가는 현재의 승무원들은 아마 이 책도 분명히 안 읽어봤을 것이다. 위험한 이웃, 중국과 일본리처드 C. 부시 / 에코리브르. 지은이는 미국 브루킹스 연구소의 동북아정책연구센터를 이끌고 있는 동북아 전략 분야의 탁월한 전문가다. 중일 간에 과거의 상처는 매우 깊다. 청일전쟁, 만주사변, .일 전쟁. 중국인에게 일본인은 사악한 존재로 남아있다. 위험한 이웃, 중국과 일본은 동북아의 평화는 중국과 일본의 하기 나름이라고 단정한다. 그 틈새에서 한국은 중심을 잘 잡아야한다.

 

 

3. 그렇다면 우리는 중국, 중국인을 얼마나 알고 있을까? 지구상에서 중국이라는 나라가 부상하는 만큼 국내외적으로 중국 관련 서적 출간이 증가하고 있다. 그러나 더러 흥미위주, 단편적인 자료만 담겨 있는 책들이 많다. 이 책 감추고 싶은 중국의 비밀 35가지는 사단법인 행복한 고전읽기 이사장이자 한국정책평가연구원 원장으로 재직 중인 박경귀 원장이 중국 관련 저작들 35권을 소개하면서 한국적 상황에서 재조명하여 평설했다. 더러 중국, 중국인의 속살을 들여다볼 수 있는 책을 만나긴 했으나 이 책처럼 중국, 중국인의 민낯과 속살만을 모은 것은 처음이다. 이 책에 담긴 35권의 책들은 국내외 지성들의 저작들이다. 여러 주제에 대해 날카로운 진단과 통찰을 내놓고 있다.

 

 

4. 35가지의 주제들은 그 폭이 넓다. 그러면서도 제각각 깊이를 유지하고 있다. 특히 전문가적 식견과 심층적인 연구 결과가 함께 한다. 책은 여섯 분야로 나뉘어있다. 1부에선 5천년 역사를 지닌 중국인의 피에 흐르고 있는 민족적 정서나 근성, 이들의 사유방식을 지배해 온 사회적 관념들을 바닥부터 살펴본다. 2부에선 급격하게 부상하는 중국 경제의 허실을 진단하고 있다. 3부에선 중국 공산당 일당 독재가 만들어내는 악폐와 불편한 진실들이 적나라하게 드러난다. 그들이 일당 독재 체제를 고수하기 위해 어떻게 폭력적으로 인민들을 통제하고 억압해 왔는지 폭로하고 있다.

 

 

5. 5부에선 중국의 힘의 외교 전략이 낱낱이 해부된다. 근대 이후 중국의 150년 외교사가 체계적으로 분석되었다. 중국의 군사적, 외교적 정책결정 시스템에 대한 분석과 중국과 북한의 순치(脣齒)관계를 통해 향후 한반도 유사시 중국 지도부의 대응 방향을 헤아려볼 수 있다.

6부에선 주변국의 주권을 노골적으로 침탈하고 위협하는 중국의 패권적 형태가 여러 측면에서 조명되고 있다. 중국은 옛날부터 화이지변(華夷之變)’을 강조하며 한족이 아닌 주변을 모두 오랑캐로 불렀다. 하지만 오히려 몽골족, 여진족, 거란족, 만주족 등 이민족에게 한족이 지배당하자 중화민족이라는 억지 논리로 한족 굴욕의 역사를 희석시키고 있다. 한술 더 떠 현재의 영토 안에 있었던 모든 과거 역사를 중국의 역사로 둔갑시키고 있다. 중국, 중국인의 내면을 좀 더 깊이 들여다보길 원하는 전문가, 독자들에게 좋은 참고 자료가 될 만한 책 속의 책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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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을을 상상하는 20가지 방법 - 우리가 꿈꾸던 마을이 펼쳐지고 있다, 2015년 세종도서 교양 부문 선정
박재동 글.그림 김이준수 글, 서울시 마을공동체 담당관 기획 / 샨티 / 2015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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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야기 2015-079

 

마을을 상상하는 20가지 방법박재동. 김이준수 / 샨티

 

1. 공동체의 치유효과가 있다. 장수촌으로 유명한 일본의 오키나와는 싱싱한 해산물과 환경이외에도 지역 사람들 간의 휴먼 네트워크가 다른 지역보다 활발하다. ‘휴먼 네트워크라는 단어는 기업 경영이나 처세술을 연상하게 된다. 좀 더 앞서가는 사람은 다단계 마케팅까지 생각을 한다. ‘휴먼 네트워크를 이 책에선 마을 공동체라고 한다. 물론 둘은 성질이 다르다. 휴먼 네트워크는 지역, 시간 및 장소를 불문하고 연결 될 수도 있지만 마을 공동체는 면대면 만남이다. 오프라인 만남이 키포인트다.

 

 

2. 멋지고 건강한 마을 공동체가 이렇게나 많은지 몰랐다. 일간지나 인터넷으로 접하는 정치, 사회면만 보면 속이 거북해서 도대체 이 나라는 언제나 맘 놓고 살기 좋은 사회로 바뀔까 염려된다. 그러나 이 책에서 소개하는 마을 공동체를 들여다보니 희망이 보인다. 사람들이 맛나게 살아갈 만한 동네가 하나 둘 늘어나다보면 언젠간 이 땅에도 서로에 대한 긴장감과 적대감을 풀고 지낼 수 있겠구나 하는 마음이 생긴다.

 

 

3. 첫 장을 열면 만나는 문장들이 마을 안내를 해준다. “우리는 마을에서 놀고, 먹고, 모이고, 협동하고, 말하고, 예술하고, 교육하고, 일한다.” 그래서 행복하단다. 그런데 그 마을들이 두메산골에 있는 것이 아니라 서울하늘아래 있다는 사실이 더 놀랍다. “마을은 저마다의 색깔로 함께 사는 방식을 만들고 있었다. 하나의 방식만 있는 게 아니었다. 기계가 아닌 사람이 하는 일이기에 그러했다. 그리고 성공이나 성장을 목표로 둔 경쟁이나 자본이 요구하는 획일적인 삶이 아니라 다른 삶을 인정하고 꿈꾸는 제각각이 선택한 방식이었다.”

 

 

4. 아파트 공동체 파크리오맘은 잠실나루역 부근의 파크리오아파트내의 공동체다. 대단위 아파트 단지지만, 공동체에 참여한 엄마들은 아파트의 모든 아이가 어떻게 자라는지 알 정도로 공유되는 부분이 많다. 점차 활동 범위와 참여도가 높아지면서 공동체 때문에 이사를 못 간다고 할 정도다. 20년 이상의 연륜이 있는 마포구의 성미산 마을은 서울에 있는 마을공동체 가운데 가장 많이 알려진 곳이라고 한다. 성미산 마을을 보겠다고 매해 4천 명 이상의 사람들이 일부러이곳을 찾는단다. 어린이집에서 (대안)학교까지 만들었다. 사람은 먹으면서 하는 교제가 제일이다. 물론 마음이 편한 사람과 함께일 때라는 전제가 따르지만. 마포구 서교동에 자리한 수운잡방은 처음엔 커피 노동자들이 함께 만든 공간이었다. 그 후 마을사람들에게 공개했다. 일종의 먹방타운이다. 함께 만들어서 나눠먹는 공간이다. 싱글족들도 외롭다. 혼자 노는 것도 한계가 있다. 그래서 만들었다. 이동하는 마을 이웃 랄랄라가 있다. 셰어하우스 이야기도 빼놓을 수 없다. 동작구에 위치한 성대골의 가장 큰 장점은 연대와 협동이다. 마을에서 절대적으로 필요한 요소다. 성대골 협동조합의 거리, 마을 어린이 도서관, 마을카페(사랑방), 마을 강습소, 상담센터 등은 진짜 마을의 모습이다. 이외에도 마을 신문 도봉 N, 예찬길 마을공동체, 창신동 봉제마을, 공릉동 꿈마을 공동체 등등이 소개 된다.

 

5. 인터넷에서 본 스토리인데 이 책에도 나온다. 한 아파트촌에 어떤 가족이 이사 왔다. 그 가족의 아이 하나가 엘리베이터 옆에 이렇게 포스트잇을 붙여놓았다. “우리는 000호로 이사 왔어요. 아빠 엄마와 저와 동생, 그리고 강아지가 있어요. 같이 잘 지냈으면 좋겠어요.” 그리고 다음날 그 포스트잇 옆엔 수많은 노란 포스트잇들이 붙었다. “우리 집은 몇 호인데 반갑다. 우리는 강아지가 두 마리가 있단다. 보면 인사하고 지내자.” “우리 집은 할머니도 계셔. 우리 집에 놀러 와.”...... 사람이 살아가는 모양의 시작은 마을이었다. 공동체였다. 그런 면에서 도시는 기형적인 구조다. 우리의 마음을 불편하게 만드는 사건, 사고는 거의 도시에서 일어난다. 그렇다고 흩어져 살기엔 너무 늦었다. 부대끼면서 살아가야 한다. 책에서 소개되는 공동체가 더욱 늘어나길 기대한다. 빨리 자랄 필요는 없다. 천천히 오래 갔으면 좋겠다. 깊이 뿌리를 내려서 우리의 아이들과 아이들의 아이들이 자라기에 부족함이 없는 좋은 토양이 되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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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은 자의 제국
이토 게이카쿠.엔조 도 지음, 김수현 옮김 / 민음사 / 2015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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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야기 2015-078

 

죽은 자의 제국이토 게이카쿠 x 엔조 도 / 민음사

 

 

1. “우선 내가 하는 일에 대해 설명할 필요가 있겠다. 필요한 것은, 무엇보다도 우선, 시체다

소설의 첫 문장이다. 첫 무대는 대학 강당이다. 팔각형 강당 한 가운데 해부대가 놓여있다. 이 소설의 화자인 나(왓슨)는 나름 진지하게 수업에 임하고 있다. 그 덕분에 한 노교수의 눈에 띈다. 그리고 모종의 임무에 발탁된다. 아니 포섭되었다고 표현하는 것이 적절하겠다. “손에 땀을 쥐게 하는 임무지. 자네라면 해낼 수 있을 거야

 

 

2. 이 책이 눈에 들어온 것은 두 가지 이유 때문이다. ‘영소라는 단어가 관심을 끌었다. 영혼(spirit)이라고도 표현하는 영소. 1970년대 초반이든가, 외국의 어느 과학자가 영혼의 무게를 잰 적이 있다고 언론에 발표했다. 임종을 앞둔 사람이 운명할 때 체중의 차이를 기록하며 통계를 냈단다. 그 때 무게가 얼마였는지 잊었는데, 이 소설에선 약 21그램으로 표현한다. 이를 영소의 무게라고 부른다. 다른 한 가지 이유는 34세의 나이로 요절한 SF계의 신예 이토 게이카쿠가 미완성으로 남긴 작품을 문학적 절친 엔조 도가 마무리한 걸작이라는 점이다.

 

 

3. “‘영소의 사상적인 근거는 전세기의 메스머 의사가 제창한 동물 자기(紫氣)까지 거슬러 올라갑니다. 프랑켄슈타인 씨가 최초로 피조물을 낳기 전에, 이 이론은 독일의 의학자인 메스머 씨에 의해 정리되었습니다.”

 

 

4. SF 영화화해도 손색이 없을 정도로 모티브와 스케일이 독특하고 크다. 작품의 시대적 배경은 19세기 말(1878~1881)이다. 물질세계보다 정신세계의 활동이 왕성했던 시절이 지나면서 특정 분야의 기술이 급진적인 발전이 이뤄진다. 특히 영혼에 대한 탐구가 본격화된다. 엉뚱한 생각을 하는 존재들이 꼭 생긴다. 영혼이 빠져 나간 시신의 뇌를 인스톨하는 무리가 생긴다. 작품에선 네크로웨어라고 이름 붙여진 가짜 영혼이 그 역할을 한다.

 

 

5. 허구적 상황이지만, 육체와 영혼을 생각해보는 시간이 된다. 죽은 자의 이야기를 통해 살아있음에 대해 생각한다. 왓슨은 긴 여정을 마치고 다시 영국 땅을 밟는다. ‘이해할 수 있는 것은 전부 이야기의 형태를 취하는 법스토리텔링으로 풀어진 주제는 자연스럽게 나의 뇌리 속에도 스며든다. “이 세상에 존재하지 않기 때문에 어디에든지 존재하는 미지와 불가지(不可知)의 혼합체. 하지만 존재하지 않는 것이 현실에 존재한다는 것을 알고 있다면, 그건 단순히 내가 미쳤다는 뜻이 되지 않을까더러 SF소설은 킬링 타임용이다. 그러나 이 작품은 영혼과 육체, 존재와 비존재, 삶과 죽음 등을 생각해보는 시간이 되었다. “당신은....당신은, 당신 말고도 당신 같은 존재가 있나?” 언젠가 이 질문이 유효해질 때가 올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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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혼해도 될까요?
노하라 히로코 글.그림, 장은선 옮김 / 자음과모음 / 2015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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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야기 2015-076

 

이혼해도 될까요?노하라 히로코 글. 그림 / 자음과모음

 

 

1. 2,000년대 들어서 일어난 한국사회의 변화 중 이혼율의 급증도 포함된다. 특히 20대 후반에서 30대 초반 젊은 부부의 이혼이 늘어나고 있다. 그 동안 아이 때문에..’, ‘그 넘의 정 때문에..’ 하며 견디며 살아왔던 기성세대들과 확연히 다르다. ‘서로 맞추느라 힘들게 사느니 각자 새 삶을 살자라는 것이 신세대들의 생각이다. 통계(국내 월드리서치 연구소)로 보면 18~29살의 젊은 층은 80.4%가 이혼에 긍정적인 태도를 갖고 있다. 어쨌든 대한민국 이혼율은 OECD 국가 중 9. 아시아권에서는 1위다 이웃나라 일본도 만만치 않다.

 

 

 

2. 왜 이혼이야기를 꺼내는가? 이 책이 이혼을 생각하고 있기 때문이다. 카툰으로 만나는 이혼은 다소 긴장감이 떨어지긴 하나, 카툰의 주인공 34세의 워킹맘 시호는 매우 심각하다. 두 아이를 키우고 있다. 두 아이보다 심각한 존재는 그녀의 남편이다. 36세 회사원. 철부지에 자기중심적이라는 이미지로 소개된다. 아들만 둘이다. 아니 남편까지 하면 아들만 셋을 키우니 힘들긴 하겠다. 8, 6살 아이 중 큰애는 축구를 좋아하고, 작은애는 엄마를 매우 좋아한다.

 

 

 

3. 주인공 시호는 아침에 눈을 뜨자마자 식구들의 아침 식사 준비를 위해 분주하다. 그 시간에 남편은 컴퓨터 앞에만 앉아있다. 아내가 보기엔 업무와 관계된 것이 아니라 전혀 사적인 컴퓨팅이다. ‘이 남자는 눈앞의 가족보다 컴퓨터 너머의 사람이 더 중요하지.’ 아내 시호의 속이 거북해진다. 아침부터. 시호도 출근준비를 해야 하는데 아이들 학교 준비물 챙겨주느라 정신없다. 남편은 마치 하룻밤 자고 나가는 손님처럼 뒤도 안돌아보고 나가면서 안 해도 될 말을 한다. “아침부터 시끄러워 죽겠네. 나 나간다. 정신 좀 챙겨남편의 말, 행동 하나하나에 신경이 거슬리기 시작한다. 혼자 살았으면 좋겠다. 아이들과 함께도 괜찮다. 남편은 필요 없다. 이혼을 생각한다.

 

 

 

4. 이혼을 아주 깊이 생각한다. 그런데 누가 시호에게 왜 이혼했는데?” 하고 물어보면 뭐라고 하지? 양말을 뭉쳐서 벗어놔서? 세면대 쓰고 안 닦아놔서? 컴퓨터만 들여다봐서? 잔소리하면 오히려 더 성질내서? 화가 나면 물건에 화풀이를 해서? 남편을 위한 작은 기대가 차례차례 부서져서 따끔따끔 찌르듯이 그녀의 안에 차곡차곡 쌓여만 간다. 좋아했던 것을 싫어하게 되면 두 번 다시 좋아지지 않을 것 같은 기분이 든다. 시간이 흐를수록 매우 구체적으로 생각하기 시작한다. 그러나 생각과 현실은 다르다. 하루하루 갈등의 연속이다. 남편은 아내의 생각을 모른다. 사실은 남편이 싫은 것보다 아내 시호의 마음속에 채워지지 못한 욕구가 있어서 그럴지도 모른다.

 

 

 

5. 카툰 후반부에 이들 부부에게 반전이 있었다. 잠시 시호의 침울한 마음을 회복시켜주는 계기가 되기도 했지만 그녀의 마음속에 여전히 살아 움직이는 것이 있다. ‘반드시 언젠가 이혼을 꿈꾼다. 이 책의 지은이 노하라 히로코는 코믹에세이 푸치 대상을 수상했다. 출산을 계기로 프리 일러스트레이터로 활동을 시작했다. 지은이는 이렇게 묻는다. “꼭 심각한 이유가 있어야만 이혼 할 수 있는 걸까요? 결혼하면 행복해질 줄 알았는데, 지금은 이혼해야 행복해질 거라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결혼해서 행복해질 수 없었던 것처럼 이혼해서 행복해질 거라고는 장담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지금이 최악이라고 판단한다면? 만일 당신이 시호라면, 무엇을 가장 우선하겠습니까?”

 

 

P.S 이 책을 보고 있노라면 시비를 걸 사람들이 꼭 있다. “왜 이혼하고 싶어?” 그래서 준비했단다. 표지를 뒤집으면 행복이 가득한 집이라는 위장 표지가 나타난다. 행복의 이면(裏面)은 이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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