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분별의 지혜 - 삶의 갈림길에서 읽는 신심명 강의
김기태 지음 / 판미동 / 2015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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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야기 2015-138

 

무분별의 지혜김기태 / 판미동

 

 

진정한 행복은 바로 지금 여기 이 순간 속에 언제나 현존해있다. 참된 행복은 어떤 조건이나 상태에 속한 것이 아니며, 그것에 의해 좌우되는 것도 아니다. 참된 행복은 결코 소유의 영역이 아니기 때문이다. 그렇기에 우리가 진정으로 행복하기 위해 해야 할 일은 아무것도 없다. 다만 매 순간 있는 그대로 존재하기만 하면 된다. 진정한 행복은 어떤 행위와 관련된 것이 아니라 존재에 속한 것이기 때문이다. 우리가 지금 여기 이렇게 존재한다는 것 자체가 행복이며, 따라서 삶에는 온통 행복할 것들밖에 없다. 이 얼마나 멋진 인생인가!”

 

 

이 책은 신심명(信心銘)을 텍스트로 한다. 신심명은 중국 남북조 시대와 수나라에 걸쳐 살았던 승찬(僧璨)이라는 사람이 쓴 글들이다. 나이 마흔이 넘도록 심한 풍질(문둥병)을 앓고 있었다. 하루하루 살아감이 너무 힘들었다. 그저 죽지 못해 살아갈 뿐이었다. 그는 자신이 무슨 큰 죄를 지어 몹쓸 병에 걸린 것으로 생각하고 있었다. 어느 날 승찬은 중국 선불교의 제2대 조사인 혜가(慧可)스님의 명성을 듣게 된다. 승찬은 마지막 삶의 끈이라 생각하고 혜가를 만나러간다. 절박한 심정으로 그의 발아래 엎드렸다. “도대체 제가 무슨 죄를 지었기에 이런 고통을 겪고 있습니까?” “그 죄를 내게 가져오너라. 내가 그것을 없애주마.” “아무리 죄를 찾아보아도 찾을 수가 없습니다.” 혜가가 빙긋이 웃으며 말했다. “그렇다면 네 죄는 다 없어졌다. 찾을 수도 없는 죄에 묶여 헛되이 고통 받는 일은 이제 그만 해라.”

 

 

 

큰 깨우침을 받은 승찬은 그의 육신의 병도 나음을 받고, 출가해서 승려가 된다. 몇 년 뒤 그는 혜가로부터 법통을 이어받아 중국 선종의 제3대 조사가 되었다. 신심명(信心銘)146584자로 이뤄진 사언절구의 짧은 시문이다.

 

 

지도무난(至道無難) 유혐간택(唯嫌揀擇)

지극한 도는 어렵지 않으니 오직 가려서 택하지만 말라

 

지은이는 짧은 시문 속에 자신의 삶을 투영하며 이야기를 들려준다. “‘가려서 택하는마음을 내려놓고 매 순간 있는 그대로 존재하기만 하면 된다. 매 순간 있는 그대로의 현존, 그것이 바로 도요 깨달음이요 진리이기 때문이다.” ‘가려서 택하는 마음자체가 내 안에서 타인들의 삶을 다름으로 분리하는 것이라 생각한다. 다름속에서 겉으로 표시는 안 내지만, 마음이 주저앉고 마는 경우가 많을 것이다.

 

 

움직임을 그쳐 멈춤으로 돌아가면 멈춤은 다시 더욱 큰 움직임이 된다.”

 

- 움직임을 그쳐 멈춤으로 돌아오니, 그렇게 매 순간 있는 그대로의 로 돌아오니, 놀랍게도 나는 이전과 다름없는 인데 내 안에는 강 같은 평화가, 사랑이, 자유가, 지혜가 가득히 흐르고 있었다. 보잘것없고 볼품없는 한 방울의 파도에 불과하던 내가 그대로 무한히 깊고 넓은 바다였고, 잠시 있다가 곧 스러져 버리는 이슬과도 같은 존재인 내가 그대로 우주의 역동적인 질서와 조화 그 자체였으며, 모든 것과 분리되어 이 세상에 홀로 있는 것 같이만 느껴지던 내가 분리란 존재하지 않는 완전한 정체하나였다. , 이 얼마나 놀라운 비약인가!

 

 

한결같음에 통하지 못하면 양쪽에서 모두 공덕을 잃으리라

 

- 한결같음에 통하지 못하면, 그래서 매 순간 있는 그대로의 로서 존재하지 못하면 우리는 필연적으로 양쪽에서 모두 공덕을 잃어버리게 된다. 이때 양쪽이란 우리 안에서 경험하는 것들 가운데 우리가 버리고 싶어 하는 쪽과 얻고 싶어 하는 쪽 모두를 가리키는데 , 버리고 싶어 하는 것들은 얼른 버려지지 않아서 힘들고 얻고 싶어 하는 것들은 얼른 내 것이 되어 주지 않아서 괴로우니, 양쪽에서 모두 공덕을 잃는 것이다.

 

 

 

옳으니 그르니 따지기만 하면 어지러이 마음을 잃게 된다

 

우리 안에는 마음이라는 물이 쉼 없이 흐르고 있다. 그 물은 매 순간 이런저런 감정, 느낌, 생각이라는 형태로 끊임없이 흘러가면서 우리의 생명과 삶을 가득히 수놓는데, 때로는 기쁨으로 흐르기도 하고 때로는 슬픔으로 흐르기도 하며, 때로는 외로움으로 흐르기도 하고 충만감으로 흐르기도 한다. 또 때로는 느닷없는 긴장과 불안과 두려움과 분노와 미움과 질투와 수치심과 무력감 등으로 소용돌이치며 흐르기도 하고, 어느 때는 소낙비 뒤의 투명한 햇살처럼 맑고 고요하게 사랑과 감사와 즐거움과 편안함으로 흐르기도 한다. 우리가 살아 있기에 마음이라는 물은 늘 그렇게 흐르고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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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로코믹] - `뇌신경 그래픽 탐험기` 흥미롭습니다. 요즘 부쩍 뇌에 관한 책을 많이 보고 있는데, 이 책도 위시 리스트에 담아놓습니다. 그래픽로직 시리즈 두번째 책이군요. 뉴런의 숲으로 들어간 한 남자의 그래픽 탐험기 형식이 독특합니다. 뉴런 속에서 길을 안 잃으면 비정상이지요. 덕분에 많은 학자들을 만나는군요. 복잡하고 머리아픈 뇌 속을 새로운 관점으로 들여다보는 멋진 시간이 되리라 믿습니다. 아울러 ˝푸른지식˝응원합니다~! 푸른지식 출간서적들을 이곳저곳에 알리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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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리하는 뇌 - 디지털 시대, 정보와 선택 과부하로 뒤엉킨 머릿속과 일상을 정리하는 기술
대니얼 J. 레비틴 지음, 김성훈 옮김 / 와이즈베리 / 2015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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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야기 2015-136

 

정리하는 뇌대니얼 J. 레비틴 / 와이즈베리

 

 

인간의 뇌를 열심히 카피하며 쫒아오고 있는 컴퓨터, 로봇의 존재는 In put이 많을수록 Out put도 많은 것이 정설로 되어있다. 인간의 뇌()도 그럴까? 생각 없이 살기로 한 결정 장애증후군과 다르게 너무 많은 정보가 들어있으면 신속하고 정확한 판단을 내려야 할 때 오히려 더 혼란스럽고 더 시간이 걸리고 결국 잘못 된 판단이 내려질 수 있다. 나는 이를 결정 에러 증후군이라고 이름 붙이련다. 그래서 인지심리학자들은 직관을 개발하라고 하지만, 그게 어디 쉬운가. 사람 사는 동네 재개발도 어디서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 성패가 갈리는데 하물며 인간의 뇌는 오죽하랴.

 

 

이 책은 디지털 시대, 정보와 선택 과부하로 뒤엉킨 머릿속과 일상을 정리하는 기술이라는 부제가 붙어있다. 진공청소기를 돌려야 할 시간이다. 이 책의 지은이 대니얼 J. 레비틴은 인지심리학자, 신경과학자, 베스트셀러 작가로 소개된다. 다른 저서로는 뉴욕타임스 베스트셀러 1위를 차지한 뇌의 왈츠》 《호모 무지쿠스가 있다. 절대 음감 및 음악 인지에 관한 신경과학 논문으로 유명하다. 말콤 글래드웰이 아웃라이어에서 언급해 세계적으로 화제를 모은 ‘1만 시간의 법칙을 과학적으로 연구한 장본인이기도 하다.

 

 

외부의 기억 메커니즘은 보통 두 가지 형태로 존재한다. 하나는 뇌 자체의 정리 시스템을 따르는 것이고, 또 하나는 정리 시스템을 새로 발명해서 그 한계를 극복하는 것이다. 이 두 가지 시스템을 이해하고 구분한다면, 그것을 사용하는 방식을 향상시켜 정보 과부하 대처능력을 개선할 수 있다.” 지은이는 이 책에서 정리 시스템을 새로 발명하는 것에 대해 넓고 깊게 이야기해준다. “요즘 세상에선 쉬지 않고 열심히 달려야 그나마 제자리라도 지킬 수 있다. 기억(memory)과 주의(attention)를 연구하는 인지신경과학은 뇌, 뇌의 진화, 뇌의 한계 등에 대한 이해를 증진시킴으로써 우리가 이런 세상에 더 잘 적응할 수 있도록 도와준다.”

 

 

 

학습 성취도와 성공하는 사람들의 탁월한 범주화 능력

 

최근에 배운 것보다 어렸을 때 배운 것이 오랫동안 기억에 남아있는 경우가 있다. 노래나 율동이 뜬금없이 생각나는 때가 종종 있다. 학습이라는 것은 인간의 지식욕구와 잘 맞아떨어지는 미션이다. 인간은 감각을 통해 들어오는 지식을 좋아한다. 학습 성취도와 결과에 대한 기대치를 높이기 위해 감각적 지식에 구조를 부여하고, 그것을 다른 각도에서 바라보며 다양한 신경체계에 맞춰보려고 애쓰기도 한다.

 

나는 성공한 사업가인 에드먼드 W. 리틀필드 유타건설 CEO 밑에서 몇 년간 개인비서로 일했다. 유타건설은 후버댐을 건설했으며, 미시시피 주 서쪽에 있는 철도 터널의 절반과 다리를 비롯해 전 세계적으로 수많은 건설 프로젝트를 진행했다. (.....) 그는 지능과 사업 감각이 뛰어났지만, 무엇보다도 진정한 겸손이 무엇인지 아는 사람이었다. 그는 자상한 멘토였다. 늘 모든 사람과 한목소리를 내는 것은 아니었지만, 반대편의 관점을 존중하고, 추측보다는 사실을 바탕으로 논의를 이끌어가려고 애썼다. 내가 비서로 일하며 그에게 처음 배운 것은 우편물을 네 더미로 분류하는 것이었다.” - 당장 처리해야 할 일. - 중요하지만 나중에 처리해도 되는 일. - 중요하지 않고 나중에 처리해도 되지만 그래도 가지고 있어야 할 것. - 버릴 것.

우리의 뇌도 이렇게 분리수거용공간을 만들어놓고 활용하면 좋겠다는 생각이 든다.

 

 

할 일을 미루는 버릇

 

우리는 모두가 정도만 다를 뿐 일을 뒤로 미루는 버릇이 있다. 할 일을 하나도 빠짐없이 모두 처리하며 사는 사람은 드물다. 집안일도 많고, 써야 할 감사편지도 있고, 컴퓨터와 스마트폰 백업도 해놓아야 한다. 어떤 사람은 미루는 버릇이 약하지만, 어떤 사람은 심각하다. 전체적인 스펙트럼으로 바라보면 모든 미루기는 자기조절, 계획, 충동조절 중 어느 하나다. 이 세가지 모두에 실패한 것으로 볼 수 있다.” 미루기의 원인 중 하나가 자신감의 결여다. 지은이는 미루기를 치료하는 한 가지 효과적인 방법으로 자신감을 키우길 권유한다. ‘자신 있는 척하란다. 자신감이 결여된 사람이라도 포기하지 않고, 어려워 보이는 과제에 열심히 도전하고, 일시적인 차질을 정상으로 되돌리기 위해 노력하는 등 자신감으로 가득 찬 것처럼 행동할 수 있다는 의미다. 이것은 긍정적인 피드백 고리를 형성하기 때문에 추가적인 노력을 통해 실제로 성공으로 이어질 수 있으며, 유능감과 행위의 주체성을 구축하는 데도 도움이 되리라 믿는다.

 

 

이외에도 지은이는 집 안의 정리’(정리정돈의 시작은 집에서부터), ‘사회세계의 정리’(오늘날 사람들은 어떻게 연결되어 있는가?), ‘시간의 정리’(무엇이 미스터리인가?), ‘어려운 결정을 위한 정보의 정리’(삶이 위태로운 순간), ‘비즈니스 세계의 정리’(가치를 창조하는 법), ‘아이들에게 무엇을 가르칠 것인가’(정리된 마음의 미래), ‘그 외 모든 것의 정리’(잡동사니 서랍의 힘) 등에 여러 좋은 이야기를 많이 담아두고 있다. 머릿속도, 우리의 일상도 정리하고 싶은 마음을 갖게 해주는 멋진 책이다.

 

 

복잡한 머리를 더 복잡하게 만들지 말고 당장 실천할 일이 한 가지 있다. 책을 손에 잡는 것이다. 어느 해던가 독서 캠페인 슬로건으로 검색에서 사색에로가 등장한 적이 있다. 기술관련 저자 니컬러스 카가 내 맘에 쏙 드는 말을 했다. 중요한 것은 매체다. 하나의 기술로 보면 책은 우리의 주의를 집중시키고, 일상의 삶을 채우는 수많은 산만함으로부터 우리를 격리시켜준다. 하지만 네트워크로 연결된 컴퓨터는 그와 정반대로 작동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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흔들리는 마흔, 붙잡아주는 화두
이지형 지음 / 흐름출판 / 2015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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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야기 2015-135

 

흔들리는 마흔, 붙잡아주는 화두이지형 / 흐름출판

 

 

우선 정신이 번쩍 드는 시 한 편을 옮겨본다.

 

만권의 책을 다 읽고 자기 개수작까지 한마디 더 까야 직성이 풀리는 천재 따위는 꿈꾸지 말아라. 인생은 목숨을 걸고 까부셔야 할 가장 중심된 과녁 딱 하나만 깨우치면 되는기라. 그것을 깨우치는 덴 만 권의 책이 아니라 돌팔매질이 제일이라. 허공 속에서도 과녁을 헤아리는 돌팔매질만 익히거라.”      백기완 선생의 아버지 교훈중에서

 

 

사실 무엇에 홀려 사는지도 모른 채 방향 감각을 잃고 살다가는 삶이 대부분이다. 내 딴엔 깊이 생각해서 또는 가장 합리적인 방법이라 생각하고 행동에 옮겼지만, 남이 볼 때는 그저 우습다’, ‘기가 막히다는 반응을 줄 수 있다. 물론 상대방은 그런 느낌조차도 내색 안하고 그냥 눈길을 돌리며 등을 보이고 가버리니 나는 영영 깨우칠 기회가 없다. 아니 설령 나를 깊이 생각해줘서 좋은 조언을 해 준들 내 귀에 들어올 리가 없다. 그저 덜 후회하는 삶이되길 바랄 뿐이다. 그러나 후회하는 것도 복이다. 이 땅을 떠날 때까지 후회는커녕 눈에 흙이 들어오기 전엔하다가 그냥 간다.

 

 

나이 마흔, 불혹(不惑)이 망상임을 깨닫는 나이다. 잃어버린 것들에 대한 아쉬움에 휩싸여(과거), 불확실한 전망을 두려워하고(미래), 발 디딜 곳 마땅찮은 처지를 한탄하며(현재) 흔들린다. 나이 들었다고 삶이 저절로 힘들 리 없다. 미세한 삶의 떨림을 위태롭게 느낄 만큼 예민해졌다는 뜻일 게다. 앞으로도 계속 흔들릴 것인가. 흔들림 앞에서 속수무책일 수밖에 없는가.”

 

 

돌팔매질 할 힘 있다고 아무데나 휘둘러봐야 허망하다. 내 삶의 여정에서 과녁하나 찾는 일이 그리 만만치 않다. 때론 남이 찾아준 과녁을 내가 찾은 것처럼 착각하고 살다간다. 이 책의 지은이도 흔들렸다. 많이 흔들렸다. 그래서 스스로 과녁을 제대로 찾는 눈을 비비고 또 비볐다.

 

 

()에 관한 이 자그마한 해설서를, 모진 세상 헤쳐 나가는 방편의 모음으로 봐주셨으면 한다. 1,000년 전 선사들이 의지했던 화두들을 새롭게 분류하고 요즘 입맛에 맞게 풀이한 이유다. 거칠게 흔들리는 삶의 바다로 나아가자. 다른 곁가지 모두 쳐내고, 정말로 화두 딱 하나씩만 틀어쥔 채 다시 시작해보자.”

 

 

 

판을 엎으면 새로운 세계가 열린다 ; 보름달 밝게 뜬 어느 밤. 암두가 친구인 설봉, 흠산과 얘기를 나누고 있다. 암두가 맑은 물이 담긴 그릇을 기습적으로 가리키더니 동료들의 반응을 구한다. 흠산이 나선다. “물이 맑으면 달이 나타나기 마련이지!” 설봉이 뒤따른다. “물이 맑으면 달이 사라지지!” 암두는 아무 말 없이 일어나더니 물그릇을 발로 걷어차고 나가버렸다.

- 누구나 위기 또는 고착의 상황에 맞닥뜨리게 된다. 그런데 그 상황에 매몰되어서는 그 상황을 타개할 방책을 찾기 어려운 경우가 대부분이다. 판을 깨야 새로운 세계가 보이고 해결책이 보인다.

 

 

내려놓고 또 내려놓고; 한 스님이 조주를 찾아와 물었다. “저는 일체를 버리고 텅 비운 마음으로 이곳에 왔습니다.” 조주가 말했다. “내려놓게(放下着)!”, “? 무얼 내려놓으란 말씀입니까?” 조주가 다시 말했다. “그럼, 짊어지고 가든가(着得去)!”

- 완전 말장난 같다. 삶의 무게는 누구에게나 간단치 않다. 저마다의 방법으로 그 무게를 줄이기 위해, 또 내려놓기 위해 안간힘을 쓴다. 그러나 내려놓기 위해 애를 쓰는 를 지속적으로 점검하지 않으면 또 다른 굴레가 발목을 잡는다.

 

 

크게 죽고 다시 산다; 한 수행자가 노 선사에게 물었다. “절벽에 매달려 있지만 곧 떨어질 듯합니다. 어떻게 할까요?” “손을 놓게다른 수행자가 물었다. “벼랑 끝에 간신히 버티고 서 있는 중입니다. 어떻게 합니까?” “한 걸음 내딛게.” - 죽으라는 얘기다. 절벽에 애처롭게 매달리지 말고, 벼랑에서 애매한 자세로 궁색하게 견디고 있지도 말고 그냥 뛰어내리라는 얘기다. ‘죽을 각오. 나의 낡은 마음을 벗어 던지는 것이다. 구태의연한 마음, 두려움을 벗어버리라는 이야기다. 크게 한 번 죽었다가 홀연히 다시 살아나라는 얘기다. 날마다 펼쳐지는 일상 속에서, 작게라도 죽는 연습을 해야 한다. 그리고 툭툭 털고 일어나야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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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교과서 예수 - 사랑, 먼저 행하고 먼저 베풀어라 플라톤아카데미 인생교과서 시리즈 1
차정식.김기석 지음 / 21세기북스 / 2015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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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야기 2015-133

 

예수차정식 + 김기석 / 21세기북스

 

 

인생의 질문에서 철학이 시작되었다. 질문은 하나이나 답은 여러 갈래다. 시대에 따라서, 사람에 따라서, 각기 처한 환경에 따라, 각기의 신앙에 따라, 민족성에 따라, 사조(思潮)에 따라 그 빛깔은 매우 다양하다.

 

 

이 책은 21세기북스가 플라톤 아카데미와 손잡고 출간하는 인생교과서시리즈 중 첫 번째 이다. 2010년에 설립된 재단법인 플라톤 아카데미는 인문학 연구 역량을 심화시키고, 탁월함의 추구라는 인문 정신의 사회적 확산을 위해 설립된 공익재단이다.

 

 

인생교과서시리즈는 인류의 위대한 스승 19명에게 묻고 싶은 인생의 질문에 대해 각계의 대한민국 대표적인 학자들이 답하는 형식으로 이뤄져 있다. “삶이란 무엇인가?”, “행복이란 무엇인가?”, “죽음이란 무엇인가?” 등 인생의 화두라 할 수 있는 질문에 대해 어떤 답변이 적혀있는지 확인하면서, 또 나는 어떻게 답할 것인가? 생각해보는 시간이 된다.

 

 

20157월 현재 출간 예정 19권 중 4권까지 출간되었다. 이 책 예수는 차정식(한일장신대학교 신학부 교수), 김기석(청파교회 담임목사) 등 두 사람의 필진이 참여했다. 예수에게 묻고 싶은 36개의 질문 중 한 질문에 두 사람이 각기 답을 한 경우도 있고, 한 사람이 답한 경우도 있다. 저자의 전문 분야 특성에 따라 차정식 필자의 글은 예수라는 역사 속의 인물과 그 사상을 성서 신학적 측면에서 심도 깊게 살펴보고, 김기석 필자의 글은 우리가 몰랐던 예수의 참모습과 그 메시지를 오늘날의 실천적 맥락에 비추어 폭넓게 조명하는 데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같은 주제에 다소 다른 목소리를 들어보는 것도 이 책을 읽는 묘미 중 하나이다.

 

 

책은 삶과 죽음’, ‘나와 우리’, ‘생각과 행동’, ‘신과 종교4부로 구성된다.

전체 36개의 질문이 실려 있다.

 

 

행복이란 무엇인가?

 

예수가 본 진정한 복의 기준은 자신의 기원과 본체를 심층적으로 파악하여 동물적인 소유 지향적 삶을 지양하고 자비평화등의 신적인 가치를 추구하는 공변된 선교적 삶을 실천하는데서 그 특징을 파악할 수 있다. 다른 한 편으로 예수가 견지한 복의 중추적 요소는 수직적, 수평적 관계의 견실한 토대위에서 소명으로 자각한 삶의 충실성을 발휘하면서 초지일관 용기 내어 앎을 행동으로 옮기는 삶이다.” (차정식)

 

예수는 저마다 불행하다는 사람들 앞에 남들과 경쟁하지 않으면서도 행복할 수 있는 길을 제시했다. 땅 위의 현실에만 붙들리면 자기가 본래 누구인지, 왜 이 세상에 왔는지를 묻지 않게 된다. 그는 불의한 현상 질서를 체념적으로 받아들이지 않도록 사람들을 북돋우면서도, 지금 여기서 누릴 수 있는 행복에 눈을 뜨라고 말한다.” (김기석)

 

 

사람은 무엇을 통해 성장하는가?

 

한 존재를 끝까지 믿고 신뢰한다는 것이 결코 쉽지 않음을 우리는 잘 안다. 하지만 예수는 신뢰야말로 그에 대한 책임이라고 말하는 듯하다. 물론 그 신뢰는 원망사고(願望思考)’가 아니라 하나님에 대한 믿음에 바탕을 둔 신뢰이다. 그렇기에 낙심하지 않는다.” (김기석)

 

 바르게 말한다는 것은 무엇인가?

 

사려 깊지 않은 경솔하고 오만한 말들이 얼마나 무익하고 해악을 끼치는지에 대해서는 인간의 언어생활 역사와 경험이 고스란히 증명하는 바이다. 따라서 이러한 언어공해로 인한 사회적 오염과 그 폐해에 대해서 그 말을 내뱉은 당사자가 마지막 심판의 때에 책임을 져야한다. 그것이 예수의 견해이다. 이로 인해 심문을 받는다는 것은 인간이 발설한 온갖 무책임한 언어에 대해 하나님이 책임을 묻겠다는 말이다.” (차정식)

 

 

옳음에 대한 강박에 붙들린 사람일수록 타자에게 가혹한 경우가 많다. 겉과 속이 다르거나 꾸며대는 말(綺語)’, ‘허망한 말(妄語)’, ‘이간질 하는 말(兩舌)’, ‘험한 말(惡口)’이 넘치는 세상이다. 이런 세상에 꼭 필요한 것이 참말이다. 참말은 세우는 말이고 살리는 말이다. 말이 살아야 세상도 산다.” (김기석)

 

 

 

 

어떻게 신의 뜻을 알 수 있는가?

 

예수는 사람들의 생명을 얽매는 온갖 불의에 분노했다. 사람들을 억압하고 수탈하는 로마의 정치, 경제 질서, 하나님의 뜻이라는 명분하에 사람들을 지배하던 가시나무 같은 종교지도자들과 성전 체제는 하나님의 뜻에 대한 반역이었다. 예수는 그런 질서와 체제에 온몸으로 부딪쳐 나갔고, 그 결과가 바로 십자가이다. 하나님의 뜻을 가장 잘 안다고 자부하는 이들이 사실은 가장 무지한 이들일 수도 있다. 따라서 우리는 예수의 눈으로 현실과 역사를 보아야 한다. 그것이 생명을 온전하고 풍성하게 하는 것이라면 하나님의 뜻에 가깝지 않겠는가"               (김기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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