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의 비밀 - 몸에서 가장 놀라운 도구를 돌보고 수리하는 방법 낯설게 보는 인체과학 시리즈
E. F. 쇼 윌기스 지음, 오공훈 옮김, 정의철 감수 / 정한책방 / 2015년 10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손의 비밀 - 몸에서 가장 놀라운 도구를 돌보고 수리하는 방법

_E. F. 쇼 윌기스 (지은이) | 오공훈 (옮긴이) | 정의철 (감수) | 정한책방

| 원제 The Wonder of the Human Hand: Care and Repair of the Body's Most Marvelous Instrument

 

 

인간의 몸에서 소중하지 않은 곳이 어디 있으랴마는 만큼 중요한 곳이 또 어느 곳일까? 물론 뇌나 심장이 정지되면, 아무리 재능이 많은 손도 소용이 없을 수도 있다. 손의 기능은 인간의 삶을 좌우한다. 만약 손에 문제가 생기면, 삶의 질은 급속히 떨어진다. 로봇에서 가장 공을 많이 들이는 부분이 손동작이다. 넘어지지 않고 걸으며 몸을 움직이는 것도 중요하지만, 결정적으로 손의 기능이 섬세하지 못한 로봇은 한정된 용도로 사용될 뿐이다.

 

우리에게는 두 손이 있다. 우리가 원한다면 두 손을 딛고 일어설 수 있다. 두 손은 우리가 지닌 특권이다. 언젠가는 죽을 우리 몸이 누리는 즐거움이다. 그리고 신이 우리를 필요로 하는 이유다. 신은 우리의 손을 통해 사물을 느끼도록 하는 것을 무척 좋아하기 때문이다.” 엘리자베스 길버트라는 사람이 한 말이다. 이 말에 신은 우리의 손을 통해 타인을 위해 도움이 되는 선한 일을 행사하시는 것을 즐기신다.”는 것을 덧붙인다.

 

수천 년의 이르는 모든 문화권의 역사를 들여다보면 인류가 손의 중요성을 분명하게 인식하고 있었다는 것을 알게 된다. 특히 종교와 예술에 잘 나타나있다. “환경에 손이 접촉할 때 삶이 발생한다.”는 말이 있다. 손을 통해 일하고, 기도하고, 사랑하며, 치유하고, 배우고 의사소통을 한다. 감정을 표현한다. 그리고 미술, 음악, 문학, 스포츠는 물론 뇌에서 이뤄진 창조적인 생각은 손을 통해 마무리된다.

 

이 책의 지은이들은 미국 커티스 국립 손 센터의 전, 현직 의료진들이다. 손의 해부학부터 손 외과의 미래방향까지 가히 손에 대한 모든 이야기가 실려 있다. 아무리 쉽게 쓰려고 해도 딱딱해지기가 더 쉬운 의학 이야기들이 한 편 한 편의 칼럼을 읽듯 편안하다.

 

손에 핸디캡이 있지만 각기의 분야에서 최고 수준의 기량을 발휘하는 사람들도 있다. 미국에서 팔에 심각한 결함이 있는 운동선수 중 가장 널리 알려진 인물은 메이저리그 베이스볼 투수 짐 애보트다. 그는 선천적으로 오른 손이 없다. 왼팔은 정상적이다. 왼팔은 황금 팔이란 닉네임이 붙어있다. 부족한 오른팔을 위해 왼팔이 그만큼 수고를 많이 해주었다는 이야기다. 손가락이 없이(손가락의 일부만 지닌 채)태어난 외과 전문의 리베 다이아몬드박사는 저명한 소아 정형외과 전문의다. 리베는 다행히 성인기 초기에 자신의 신체적 차이를 완벽하게 받아들였다. “이것은 내가 짊어지고 가야만 하는 삶의 조건이다. 아울러 앞으로 살아가야 할 방식이기도 하다.”라고 생각했다. 그녀는 친구들에게 이렇게 말하곤 했다. “자신의 처지에 욕을 하고 불평할 수도 있다. 또 주변에 있는 모든 이를 우울하게 만들 수도 있다. 하지만 현실을 받아들이고 삶을 긍정적으로 살아가는 방법을 선택할 수도 있다.”

 

 

청각장애인들에게 손은 곧 입이다. 청각장애인들이 손의 기형까지 동반되면 참으로 난감하다. 일상생활의 사소한 동작들은 그럭저럭 하면서 지낸다 하지만, 수화를 통한 대화마저 막힌 삶은 힘들다. 손 외과 전문의와 공인 손 치료사들이 이러한 장애를 지닌 사람들을 위해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

 

집이나 일터에서 발생하는 안전사고 중 손의 부상이 많은 비중을 차지한다. 관절염이나 당뇨병, 반복된 작업이 누적되어 나타나는 손이나 손목 질환도 점점 늘어나는 추세다. 새삼스러운 이야기는 아니지만, 모든 병은 초기 관리가 중요하다. 관절염에 의한 손가락의 변형과 구축은 절대로 하루아침에 일어나지 않는다. 조금씩 진행되다가 어느 순간 심해지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이 책은 손을 마지막까지 잘 쓰다 가는 방법을 알려주는 손에 대한 모든 것이다.

 

마음은 손과 동일한 힘을 지니고 있다. 세상을 움켜쥘 뿐만 아니라, 세상을 아예 바꾸기도 하기 때문이다.” _콜린 윌슨.

    

 

 

 

 

 

 


댓글(0) 먼댓글(0) 좋아요(5)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결혼이라는 소설 2
제프리 유제니디스 지음, 김희용 옮김 / 민음사 / 2017년 7월
평점 :
절판


연애소설이 무슨 유익이 있는가? 사랑은 살아가며 우리 안에서 일어나는 소중한 감성이다, 감정이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6)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결혼이라는 소설 1
제프리 유제니디스 지음, 김희용 옮김 / 민음사 / 2017년 7월
평점 :
절판


결혼이라는 소설 1, 2

_제프리 유제니디스 (지은이) | 김희용 (옮긴이) | 민음사

원제 : The Marriage Plot

 

 

 

누가 그랬나? 남녀 간의 사랑은 나머지 반쪽을 찾는 과정이라고.. 내 생각은 그렇지 않다. 지금 내가 갖고 있는 반쪽마저도 수시로 변하는데, 나머지 반쪽을 어찌 찾는가. 영화에서처럼 둘로 분리된 거울이나 장신구가 합체되는 짜릿함을 기대하지 말일이다. 그냥 대충 맞으면 사는 거다. 아니 오히려 전혀 맞지 않을 것 같던 반쪽들끼리도 잘 만 살더라. 결국 사랑할 사람을 찾는 것은 나를 찾는 작업이기도 하다. 사실 그렇지 않은가. 상대가 어떤 사람이냐에 따라 카멜레온처럼 변하는 자신의 모습이라는 것을 인정해야 하지 않겠나. 그 중에서 어떤 캐릭터가 진정한 나의 모습인가? 누구와 함께 있을 때 온전히 나 자신이 드러나는가? 내가 매우 흡족해하는 는 지금 어디에 있는가?

 

 

각설하고, 책 이야기로 들어가 본다. 소설의 시대적 배경은 1980년대 미국이다. 미국 동부 명문대 졸업생인 매들린, 레너드, 미첼이 소설의 주인공이다. 이 중 여주인공 매들린이 중심인물이다. 졸업을 앞두고 대학원 진학 또는 취업 전선에 나가기 전에 갖춰야 할 것은 많고, 갖춘 것은 미미한 이들에게 사랑조차도 스펙이 되어버린 것 같다. 매들린, 레너드, 미첼은 소설 속 삼각관계이다. 단지 레너드와 미첼은 서로 모르는 사이일 뿐이다. 레너드와 미첼은 성품은 완연히 다르다. 매들린은 이 둘 사이에서 갈등을 느낀다. 레너드가 조금 적극적인 기질이라면, 미첼은 사랑에서만큼은 매우 소극적이다. 누가 최후의 승자가 되는가? 이 소설의 결말이기도 하다.

 

 

소설이 대부분 그렇지만, 좌충우돌 매들린의 사랑 찾기, 사랑 세우기 과정을 작가는 그저 무심히 그려가고 있을 뿐이다. 마치 예능프로에서 아이들끼리 무엇인가 미션을 부여받고 달려가는 길을, 설령 길을 잘못 들었을지라도 전담 비디오맨은 그저 묵묵히 찍어대기만 하는 것처럼 그렇게 그려주고 있다. 안쓰럽다. 그 모습을 보면서, 그 모습들을 보면서 아마도 독자 자신의 모습이 보일지도 모르겠다.

 

 

나는 질척대는 매들린의 연애담보다도 매들린이 영문학과 3,4학년 재학 중에 들었던 강의나 지도교수가 과제로 내주었던 필독서들에 관심이 더 많았다. 그리 친숙하진 않으나, 낯설지 않은 이름들, 작품들에서 우선멈춤이었다. 데리다, 에코, 바르트 같은 기호학계의 거물들. 발자크, 시오랑, 로베르트 발저, 레비스트로스, 페터 한트케, 칼 밴 벡터 등과 롱펠로, 쿠퍼, 마퀸드, 오스틴과 엘리엇, 모비딕은 e-book으로 읽다말았는데, 모비딕 이야기도 나온다. 내가 어디까지 봤더라? 옛 선원이었던 목사가 교회에서 설교하는데 까지 봤던가? 마저 한참 읽어야겠다

 

 

연애소설의 대부분은 남자가 주인공 아니었던가? 이 소설은 오로지 매들린을 축으로 이야기가 돌아간다. 연애소설이 무슨 유익이 있는가? 사랑은 살아가며 우리 안에서 일어나는 소중한 감성이다, 감정이다. 이 소설을 읽다보면 내 모습도 당신의 모습도 보일 것이다. 실패한 사랑조차도 독자에겐 훌륭한 스승이다.

 

 

결혼의 현실적 문제를 반영한 책으로 마담 보바리, 안나 카레니나가 있었다면, 가장 최근엔 결혼이라는 소설이 있다.” 뉴요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과학의 망상
루퍼트 셸드레이크 지음, 하창수 옮김 / 김영사 / 2016년 4월
평점 :
절판






지은이는 과학이 새로운 국면에 접어들고 있다는 것을 전제로 ‘과학의 미래’를 이야기한다. 19세기 이후 과학을 지배하던 유물론적 이념은 낡은 시대의 유물이라는 것이다. 필수적 교리들 전부가 교체되고 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7)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과학의 망상
루퍼트 셸드레이크 지음, 하창수 옮김 / 김영사 / 2016년 4월
평점 :
절판


과학의 망상

_루퍼트 셸드레이크 (지은이) | 하창수 (옮긴이) | 김영사

| 원제 The Science Delusio 

 

 

 

과학은 전문분야이다. 과학의 영역에서 나오는 이론이나 주장들이 과학의 영역에서 분별되지 못하고 세상에 나오게 되면, 과학의 영역 이외의 사람들(과학도 분야가 다르면 역시 마찬가지다)은 여과과정 없이 받아들일 수밖에 없다. 반박할만한 지식과 자료가 없기 때문이다.

 

이 책의 제목은 사뭇 도전적이다. ‘현대과학이 착각하는 믿음에 대하여 과학의 망상이라고 되어있다. 이를 다시 내 맘대로 고친다면, ‘현대의 과학자들이 갖고 있는 잘못된 믿음, 과학자들의 망상이라 고치고 싶다. 이 책의 지은이 역시 과학자인 만큼 과학자라는 표현보다는 과학으로 이름 붙였겠지만, 과학이 무슨 죄가 있나? 과학자들의 오류와 독단이 문제이다. 이 책 과학의 망상은 현대 과학이 영원불변하다고 확신하는 10가지 도그마에 질문을 던져 과학의 새로운 가능성의 길을 열어주고 있다. 내부고발서 같은 느낌도 든다.

 

대부분의 과학자들이 당연시하는 열 가지 핵심적인 신념 중 몇 가지를 들어본다. ‘모든 것은 본질적으로 기계적이다’, ‘물질과 에너지의 총량은 항상 일정하다’, ‘자연의 법칙들은 고정되어 있다’, ‘정신은 뇌 안에 들어있으며, 뇌의 작용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다’, ‘텔레파시처럼 설명할 수 없는 초자연적인 현상은 환각에 불과하다’, ‘기계적 의학은 실제 작동되는 유일무이한 의학이다등등이다. 지은이는 이와 같은 독선들에 자신의 생각을 담고 있다.

 

 

대부분의 과학자들은 자연의 법칙이 변하지 않는다는 것을 당연하게 받아들인다. 예전에도 지금과 마찬가지였으며, 앞으로도 영원히 그럴 것이다.” 지은이는 자연의 법칙들은 불변하지만 우주는 진화한다는 생각은 진화론적 우주론이 생겨나기 이전의 우주론이 남겨놓은 추론이라고 한다. 법칙들은 스스로 진화하거나, 어쩌면 습성에 더 가까울 수도 있다는 이야기다. “살아남은 것들은 새로운 습성이 형성됨에 따라 또다시 나타날 가능성이 높아지며, 반복을 통해 그 가능성들은 점점 더 습성화된다.”

 

초자연적인 현상은 환각일까?” 살아가면서 텔레파시, 이심전심의 경우를 한 번도 느껴보지 못한 사람이 있을까? 대부분의 사람들은 텔레파시를 경험한 적이 있다고 표현한다. 텔레파시는 대체로, 엄마와 자녀들이나 배우자들, 혹은 친한 친구들처럼, 친밀한 관계를 맺은 사람들 사이에서 일어난다. 시간과 거리는 문제가 되지 않는다. 하물며 공동체를 이루는 동물들도 멀리 떨어진 구성원들과 텔레파시를 통해 접촉을 유지한다는 보고도 있다. 예상했던 대로 지은이는 텔레파시에 긍정적이다. “인간의 예감은 보통 꿈에서 일어나거나 직관을 통해 일어난다. 인간의 예감에 대한 실험 연구에서, 미래의 감정적인 사건들이 탐지 가능한 생리적 효과를 만들어내기 위해 시간이 흐르는 반대방향으로 거슬러작용할 수 있는 것으로 보인다.”

 

지은이는 과학이 새로운 국면에 접어들고 있다는 것을 전제로 과학의 미래를 이야기한다. 19세기 이후 과학을 지배하던 유물론적 이념은 낡은 시대의 유물이라는 것이다. 필수적 교리들 전부가 교체되고 있다. 과학의 권위적 구조, 객관성이라는 환상, 전지전능한 과학이라는 환상은 과학이 지닌 유용성을 완전히 잠식해버렸다. 따라서 과학이 변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지금의 세계는 전과는 다른 세계이기 때문이다. “과학이 본질적인 답들을 알고 있지 못하다는 인식은 오만보다는 겸손을, 독단보다는 개방을 이끌어오게 한다. 발견되어야 할 것들, 재발견되어야 할 것들이 아직 많이 남아있다. 지혜를 포함해서.”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2)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