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오늘의 시 】
겨울 강가에서 _안도현
어린 눈발들이 다른 데도 아니고
강물 속으로 뛰어내리는 것이
그리하여 형체도 없이 녹아내리는 것이
강은,
안타까웠던 것이다.
그래서 눈발이 물위에 닿기 전에
몸을 바꿔 흐르려고
이리저리 자꾸 뒤척였는데
그때마다 세찬 강물소리가 났던 것이다.
그런 줄도 모르고
계속 철없이 철없이 눈은 내려,
강은 어젯밤부터
눈을 제 몸으로 받으려고
강의 가장자리부터
살얼음을 깔기 시작한 것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