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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읽은 책이 곧 나의 우주다 - 내 삶의 주인으로 살기 위한 책 읽기 ㅣ 아우름 9
장석주 지음 / 샘터사 / 2015년 12월
평점 :
冊 이야기 2016-029
【 내가 읽은 책이 곧 나의 우주다】 장석주 / 샘터
『내 삶의 주인으로 살기』
“평생 책만 읽는 것이 내 단 하나의 소망이었다.” 프랑스 소설가 미셸 우엘벡이 한 말이다. 나 역시 같은 마음이다. 평생은 이미 틀렸고, 내게 남겨진 시간이나마 그렇게 될 수 있다면 더 이상 바랄게 없다.
책을 읽는다는 것은 무엇일까? 그보다 앞서 글을 쓴다는 것은 무엇일까? 책을 낸다는 것은 어떤 의미를 담고 있을까? 인류가 처음으로 무엇인가를 썼을 경우, 단지 기록에 불과했을지도 모른다. 기록을 넘어 무엇인가 자기의 느낌이나 감정을 담기 시작하면서 그것이 문학이 되고, 역사가 되고 과학이 되었을 것이다. 이미 여러 권의 책을 출간해서 책 좀 읽는다는 사람들에겐 낯설지 않은 이 책의 저자 장석주는 시인, 날마다 읽고 쓰는 사람, 인문학 저술가로 소개된다. 요즘도 매일 밥 먹듯이 책을 읽는다고 한다.
“책을 읽는다는 건 우주의 경계를 더 넓게 밀어가며 확장하는 일입니다. 그렇게 자기의 우주가 넓어지면 그만큼 운신의 폭이 넓어지니 자유로워지는 것이고요. 그래서 나는 책 읽기를 자기만의 우주를 창조하는 것이라고 말하곤 합니다.” 책을 읽지 않는 사람은 겉은 멀쩡해 보일지 몰라도 잘 살펴보면 제대로 된 인생을 살고 있다고 할 수 없다는 말도 한다. 책을 읽지 않는 사람들은 대개 자기 생각이라는 게 없기 때문이다. 인터넷에서 습득한 정보로 채워진 두뇌는 좀 심하게 표현하면 그냥 정보의 창고일 뿐이다. 너도 알고 나도 아는 정보다. 사유(思惟)하곤 거리가 멀다.
메이지대학 교수인 사이토 다카시는 《독서력》에서 책 읽기의 효과에 대해 이렇게 말한다. “자신의 경험과 저자의 경험, 자신의 뇌와 저자의 뇌가 혼재해있는 듯한 느낌이 바로 독서의 참맛이다. 이는 결코 자신을 잃어버리는 것이 아니다. 다른 사람과 본질적인 부분을 공유해보는 것이 정체성을 형성하는 데 핵심적인 역할을 한다. 혼자만의 세계에 틀어박혀 그 안에서만 생각이 머문다면 정체성은 형성되지 않는다.”
그렇다면, 책을 어떻게 선택할까? 저자는 독창적일 것, 재미있을 것, 그리고 새로운 사유를 담고 있을 것이라는 세 가지 기준을 제시한다. 우리가 보통 고전이라고 부르는 책들은 시간의 혹독한 시험을 통과해서 살아남은 책들이다. 시대가 바뀌고, 사람들의 생각이 변해도 용케 생명력을 유지하는 책들은 뭔가 있기 때문이다. 고전은 ‘고전다움’이 있기에 고전이다.
그렇다면 책을 어떻게 읽을 것인가? 저자의 조언을 들어본다. “책을 읽을 때 그 안의 지식과 정보를 기억할게 아니라 저자의 사유를 따라가며 저자와는 또 다른 나만의 사유를 해야 합니다. 그러면서 사유하는 힘이 생기는 겁니다. 그렇게 책을 읽으면 굳이 기억하려고 하지 않아도 남는 게 있어요. 책 읽기는 지식이 저자에게서 독자로 옮겨 가는 일방 소통이 아니고 쌍방향 소통이라는 것을 강조하고 싶습니다.”
저자는 방황하던 자신의 청년기에 위로가 되었던 책들을 비롯해서 현 시점까지 읽어 온 수많은 책들 중에서 깊은 영향을 끼친 책 다섯 권을 추천한다. 니코스 카잔차키스의 《영혼의 자서전》, 노자의 《도덕경》, 프리드리히 니체의 《짜라투스트라는 이렇게 말했다》, 프랑스 철학자들인 질 들뢰즈와 펠릭스 가타리가 공저한 《천 개의 고원》 그리고 발터 벤야민의 《아케이드 프로젝트》 등이다.
바빠서 책을 못 읽는 것이 아니라, 책을 읽을 마음이 없기 때문에 그렇다. 누군가 “책을 사는 것은 책을 읽을 시간도 함께 산다”는 말에 깊이 공감한다. 저자 장석주는 내 삶의 주인으로 살기 위해 반드시 책을 읽어야 한다고 강조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