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유의 독서 - 심리학과 철학이 만나 삶을 바꾸는 지혜
박민근 지음 / 와이즈베리 / 2016년 1월
평점 :
품절


 

이야기 2016-013

 

치유의 독서 】          박민근 / 와이즈베리

 

 

이런 처방책()도 있다

 

 

최근 문화체육관광부가 발표한 ‘2015 국민독서실태조사에 따르면 지난해 성인 독서율은 정부가 1994년 조사를 시작한 이래 최저치를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여러 가지 요인으로 추측을 하게 된다. 경제적인 문제, TV시청이나 스마트 폰의 영향 등이 주원인으로 지목된다. 그러나 책을 가까이 하고자 하는 마음이 일어나지 않는 것이 더욱 큰 문제라고 생각한다. 하긴 내 주변에도 책에 관심을 갖거나, 책을 읽고 싶어 하는 사람이 그리 많지 않은 현실이다. 내 근무처 책장과 책상 근처엔 늘 책이 놓여있건만, 책들에 눈길을 주는 사람을 찾기 힘들다.

 

 

 

책을 읽지 않는 여러 요인 중 경제적인 문제가 거론되기도 하지만, 나는 받아들이기 힘들다. 책을 읽겠다고 마음을 먹으면 어떻게든 책을 만날 수 있는 요즈음이다. 산간벽지나 섬 지역을 제외하고 비교적 사람들이 모여 사는 동네, 도시는 도서관이 있다(외국에 비해선 턱없이 부족한 현실이나 그래도 예전에 비해선 많이 늘었다). 신간서적 입고도 제법 잘 되고 있다. 오픈식 서가는 일반화되어있다. 도서관마다 약간씩 다르진 하지만, 2주간에 4~5 권정도 도서 대출도 받을 수 있다. 책을 가까이 못하는 진짜 이유는 책을 왜 보느냐? 뭐 하러 책을 보냐는 것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이 아닐까? 먹고 살기도 바쁜데 얼어 죽을 책이나 보고 있으면 돈이 나와? 밥이 나와? 그리고 요즘은 스트레스 해소용으로 책보다 좋은 게 얼마나 많은데..하며 살고 있지 않은가?

 

 

 

 

너나없이 힘든 상황이다. 몸과 마음이 다 아프다. 나이에 상관없이, 성별에 상관없이. 직업에 상관없이 모두 힘들다. 행복해 죽겠다는 사람이 혹시 주변에 있던가? 내 주변에는 전혀 없다. 서론이 길었다. 독서가 몸과 마음을 치료해줄 수 있다는 이야기를 해본다. 이 책의 주제이기도 하다. 세계적인 작가 알랭 드 보통은 자신이 설립한 인생학교에서 독서치료 과정을 개설했다. 그는 독서치료를 통해 환상적인 경험을 하게 될 것이라고 소개한다. 인생학교에서 독서치료를 이끌고 있는 엘라 베르투, 수잔 엘더킨은 소설이 필요할 때 The Novel Cure에서 700종의 치유서(소설)들을 제시하며, “문학 애호가들은 지난 수세기 동안 의식적이든 아니든 상처에 연고를 바르듯 소설을 읽었다고 한다. 여러 사례들을 통해 독서의 치유능력이 입증되고 있다.

 

 

 

 

이 책의 저자 박민근은 젊은 시절 극심한 우울증으로 고통의 시간의 보낸 적이 있다. 한때 심각한 자살충동에 시달리기도 했다. 이 때 다행히 치유서 읽기를 통해 우울증을 극복하며 내적 성장을 이뤄냈다. 그 시절의 경험과 공부를 바탕으로 독서치료 연구와 임상에 15년째 매진해오고 있다고 소개된다.

 

 

 

심리치료보다 심신의 균형을 되찾는 일이 먼저다.’ 치유에 대한 이야기는 의사가 아닌 이상, 일반적으로 몸보다 마음이야기를 먼저 꺼낸다. 마음치료를 우선시하는 경향이 있다. 그러나 저자는 몸 이야기부터 들어간다. 우울증 상담 때문에 저자를 찾은 25세의 A군에게 마음치료보다 몸 치료를 먼저 하도록 권유한다. 독서처방은 스티븐 S. 일라디의 나는 원래 행복하다이다. 일라디 박사는 나는 원래 행복하다에서 우울증 치료에 관한 새로운 대안을 제시한다. 그는 기존의 심리치료 중심의 방식에서 벗어나 생활 전반의 불균형 요소들을 개선해 심신의 균형을 되찾아야 한다고 주장한다. 그래서 붙인 이름도 생활개선요법이다. 정신과 신체의 균형은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항상 중요한 문제였다. 이름난 유학자 퇴계 이황에게도 이는 평생의 화두였다. 퇴계가 정성들여 필사하고 평생 아낀 건강 서적이 있다. 명나라 주권(朱權)이 지은 구선활인심법의 필사본이다. 일본의 면역학자 아보 도오루의 면역 혁명, 20세기의 대철학자 한스 게오르크 가다머의 철학자 가다머 현대의학을 말하다, 알레한드르 융거의 클린이나 리사 랭킨의 치유 혁명등이 저자가 추천하는 몸 치료용 도서들이다.

 

 

 

 

몸과 마음에 별 문제 없으면 그만일까? 복병이 동서남북에 깔려있다. 바로 관계이다. 인간관계라는 장애물을 잘 넘겨야 해피 랜드에 도착할 수 있다. 아니 인간관계안에서 진정한 평안함을 누려야 한다. 관계의 치유처방은 어떤 것이 있는가? 잊지 말아야 할 것은 관계가 안 좋아지는 것이 반드시 타인 때문만이 아니다. 나 때문에 그렇게 될 수도 있다. 그러니 그건 너때문이야 노래만 부르고 있으면 안 된다. 일레인 아론의 타인보다 더 민감한 사람, 마르틴 부버의 나와 너, 황상민 교수의 독립 연습, 엠마누엘 레비나스의 시간과 타자, 데일 카네기의 인간관계론등과 이정우의 주체란 무엇인가가 추천된다. 마르틴 부버는 우리가 맞이하는 두 가지 관계를 -그것으로 표현되는 사물세계와 -로 표현되는 인격적 만남으로 나누었다. ‘-그것의 관계는 대상을 이성적으로 분석하고, 대상화하는 관계로 전락하기 쉽다. 반면 -의 관계만은 두 존재가 서로를 전인격적으로 접하는 전면적 관계가 될 수 있는 여지가 존재한다. 부버는 -의 관계를 맺기 위해 필요한 것이 만남이라고 생각했다. 진정한 만남을 통해 서로 전면적으로 만날 때, 우리는 인간다운 관계, 실존적 사귐을 향유할 수 있는 것이다. 더불어 살아가야 할 존재이다. 마르틴 부버는 인간성과 인간적 만남을 잃어가는 현대인에게 진정으로 만나 서로 대화하는 실존적 삶을 촉구했다.

 

 

 

 

 

저자는 이외에도 무의식, 가치, 인생, 사고 등의 치유 도서 처방을 내려주고 있다. 부록으로 제공되는 치유의 독서 50권 목록과 해설은 책 좀 읽어볼까? 하는 마음에 좋은 길잡이가 되어 줄 것이다. 살아가면서 진짜 시간이 없을 수도 있다. 죽고 싶어도 죽을 시간이 없을 수도 있다. 그러나 대부분 시간이 없어서 책을 못 읽는다는 것은 핑계다. 먹고, 자고, 일하는 것 말고(학생이라면 학업이나 전공과 관계되는 공부시간 말고) 정말 다른 것 아무것도 할 시간이 없다는 것이 사실인가? 음식도 일단 먹어봐야 내 몸과 궁합이 맞는지 알 수 있듯이, 책도 일단 읽어봐야 한다. 치유의 독서를 일차 목표로 하지 말고, 재미의 독서를 먼저 시작해보자. 한 권 두 권 읽다보면, 감이 잡힐 것이다. 내 두뇌와 내 가슴이 어떤 책을 원하고 있는지 알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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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01-25 18:08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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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01-25 18:29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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