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이언스 칵테일 강석기의 과학카페 4
강석기 지음 / Mid(엠아이디) / 2015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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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야기 2015-100

 

사이언스 칵테일강석기 / MiD(엠아이디)

 

1. ‘피의 백작부인으로 불린 헝가리의 바토리 에르제베트는 젊음과 미모를 유지하기 위해 처녀를 희생시켜 피를 마시고 심지어 피로 목욕을 하기까지 했다. 50세인 1610년 체포될 때까지 바토리 에르제베트가 희생시킨 처녀는 1,568명이 넘는다고 한다! 도무지 상상이 안가는 일이다. 이렇게 어마아마한 일을 저지르기 위해선 혼자 힘으로 못 했을 텐데 동조자들은 또 무슨 정신으로 그리했는지 모르겠다. 1610년 체포돼 재판을 받은 뒤 한 성의 골방에 갇힌 채 161454세로 사망했다고 한다. 그냥 평범하게 살다 갔으면 더 오래 살지 않았을까? 이 책엔 이와 같은 에피소드가 줄줄이 사탕처럼 이어진다.

 

 

2. 과학 전문기자에서 과학 전문작가로 변신한 이 책의 지은이 강석기는 2012년 처음으로 펴낸 과학카페에 독자들이 대단한 호응을 보내자 매해 한 권씩 과학 에세이집을 출간하고 있다. 지은이는 2권부터는 1년 동안 과학계에서 있었던 발견과 사건을 기록하는 일종의 비망록 역할을 하고 있는 것 같아서 마치 사초(史草)를 쓰는 사관(史官)이 된 듯한 마음가짐이 들기도 한다고 한다. 독자의 입장에선 반가운 일이다. 과학 전공자나 깊은 관심을 가져야 만날 수 있는 정보들을 모듬으로 읽어볼 수 있다는 것은 참 고맙다.

 

 

3. 지은이의 과학카페 시리즈 4권인 이 책은 2014년 한 해와 2015년 초에 걸친 다양한 과학이슈를 다룬 에세이들로 이루어져 있다. 에세이 40편은 주제에 따라 여덟 파트로 나눠 본문이 구성된다. 첫 번째 파트 핫이슈에는 대중의 관심이 높았거나 과학계에서 비중 있게 다룬 주제 다섯 편이 들어 있다. 2파트는 건강/의학, 3파트는 문학/영화, 7파트는 물리학/생물학, 8파트는 생명과학을 다루고 있다. 그리고 부록으로 2014년 타계한 저명한 과학자 18인의 삶과 업적을 다룬다.

 

 

4. 인문에 가까운 과학이야기도 있으니 너무 무겁게 생각하지 않아도 될 듯하다. 책 속에서 읽을 책한 권을 뽑게 된다. 투명사회베를린예술대학 한병철 교수의 저서다. 지은이의 코멘트다. “한 교수는 굉장히 세련된 담론으로 악과 대립하는 것이 선이라는 것이 아님을 설득력 있게 보여준다. 예를 들어 과거 군사독재 같은 규율사회에서 지금은 개인이 능력만 있으면 무엇이든 할 수 있고 될 수 있는 성과사회가 됐다지만, 그렇다고 해서 현대인들의 삶이 결코 자유롭지는 않다는 것이다. 오히려 개인의 성패는 전적으로 자신이 하기에 달려있다는 의미이기 때문에 사람들은 이 요구에 부응하려고 애쓰다가 지쳐 소진되는 피로사회가 우리의 맨얼굴이라는 것.” 여기까지는 한교수의 전작 피로사회이야기고, ‘투명사회역시 마찬가지 맥락으로 이해된다는 것. 오늘날 우리는 모든 사회 시스템에서 투명성을 강조하지만 결국 투명사회포르노사회일 뿐이라는 것이다. 한 교수가 책에서 오늘날 투명사회 도래의 주범으로 꼽는 기업이 둘 있는데 하나가 구글이고 다른 하나가 페이스북이다. 즉 인터넷을 통한 정보의 과다와 SNS를 통한 집단 노출증이 투명사회를 만드는 원동력이 됐다는 것이다.

 

 

5. 수영장에서 하지 마세요~ ; 수영장에서 우선멈춤으로 먼 곳을 바라보며 짐짓 도인 같은 표정을 짓는 사람들은 십중팔구는 볼일을 보는 중이다. 수영장 물에 비하면 미미한 양인데 뭘 그러냐구? 학술지 환경과학과 환경기술2014318일자에 실린 논문이 소개된다. 실내 수영장에선 소변을 화장실에서 보는 에티켓을 지켜주길 당부하고 있다. 오줌 속 성분이 소독약인 염소와 화학반응을 일으켜 유해한 물질을 만들어내기 때문이다. 염화시안(CNCI), 삼염화아민(NCl)같은 휘발성 분자가 만들어진다. 흡입할 경우 몸에 해롭다. 즉 염화시안은 폐와 심장, 중추신경계를 포함한 여러 장기에 손상을 입히고 삼염화아민도 급성폐질환을 유발한다고 알려져 있다. 그러니 건강에 도움을 주는 수영을 하기 위해선 소변은 화장실에서를 실천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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