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괴물의 심연 - 뇌과학자, 자신의 머릿속 사이코패스를 발견하다
제임스 팰런 지음, 김미선 옮김 / 더퀘스트 / 2015년 3월
평점 :
구판절판
冊 이야기 2015-054
『괴물의 심연』 제임스 팰런 / 더퀘스트
1. “나는 자리에 앉아 우리 가족의 스캔 사진을 분석하다가 사진 더미 속 마지막 사진이 두드러지게 이상한 걸 알아차렸다. 사실 그 사진은 사진 임자가 사이코패스이거나 적어도 사이코패스와 불편할 정도로 많은 특성을 공유함을 시사하고 있었다. 그 사진이 누구의 것인지 알아낸 다음에도, 나는 실수가 있다고 믿을 수밖에 없었다. 하지만 거기에는 처음부터 아무런 실수도 없었다. 그 뇌 스캔 사진의 주인공은 나였다.”
2. 나름대로 성공한 신경과학자이자 의대 교수인 이 책의 지은이 제임스 팰런은 온화한 가정에서 자랐고, 세 아이의 아빠이자 많은 친구를 둔 사람이다. 그는 자신의 뇌 스캔 사진을 보면서 깊은 의구심을 갖게 된다. 자신의 유전자는 행동에 얼마나 많은 영향을 끼쳤을까? 그에게도 연쇄살인범의 기질이 숨어 있을까?
3. 사이코패스들의 뇌 사진은 어떻게 다를까? 이 살인자들의 뇌는 특히 전두엽과 측두엽의 활동이 저조하다. 자제력이나 공감력이 떨어진다는 이야기다. 지은이가 자신을 모두 드러내기로 마음먹은 것은 대단한 결심이다. “나 자신과 내 과거를 무자비하리만치 솔직하게 털어놓으면 진리에 다가갈 것이다(내 지인들이 내 이야기를 듣고 나와 의절하지 않게 되길).”
4. 지은이는 그의 숙제를 뇌 영상, 유전학, 정신의학적 관점에서 풀어나가고 있다. 사이코패스란 무엇인가? 사이코패스는 태어나는가, 만들어지는가? 사이코패스도 사랑할 수 있을까? 등으로 글 제목을 달다가 끝에 가선 이렇게 마무리한다. ‘사이코패스는 우리 사회에 반드시 필요하다’. 자신을 옹호하는 발언일까?
5. “사이코패스는 모든 사회에 존재한다. 모든 문화권에 사이코패시가 약 2퍼센트의 비율로 실재한다는 사실은, 사이코패시가 또는 최소한 사이코패스에게서 발견되는 특성과 연관되는 대립유전자들이 어떤 식으로든 인류에게 ‘바람직함’을 시사한다. 아니라면 사이코패시는 진화 과정에서 제거 되었거나 적어도 오래전에 그 수가 줄었어야 한다.” 사이코패스와 천재는 한 끗 차이라는 견해도 있긴 하다. 성질 없는 사람 어디 있나? 성질대로 사는 사람과 성질을 달래며 살아가는 사람의 두 부류가 있을 뿐이다. 흉악범을 잡고 보니 법 없이도 살 것 같은 이웃집 아저씨라고 하지 않던가. 그 성질이 속에서 발효되다 못해 빵 터지는 불상사가 일어나지 않게 잘 관리하는 나름의 지혜가 필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