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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아 있다는 게 중요하다 - 궁극적 암 치료는 항암보다 영양요법!
필립 빈젤 지음, 김정우 옮김 / 매일경제신문사 / 2014년 3월
평점 :
품절
암은 앎으로 치료가 시작된다
1. 암이라는 불청객은 환자가 암이라는 사실을 ‘앎’으로써 예후가 달라질 수 있다. 여전히 암이라는 진단을 환자에게 알려주는 것이 좋은지, 감춰야 할지에 대해 확실한 결론을 내릴 수가 없다. 정확한 병명을 알려줌으로 환자가 치료에 적극적이고 긍정적으로 치료에 동참하게 하는 일은 바람직하나 꼭 좋은 결과만 기대할 수 없기 때문이다.
2. 온오프라인을 불문하고 서점에는 ‘암’과 관련된 책이 차고 넘친다. 대부분은 현재 각 의료기관에서 시행하는 암치료법과 다른 시각으로 암을 해석하고 치료의 방향까지도 설정해주고 있다. 비교적 유익하다고 판단이 되는 경우도 있지만 미처 검증 되지 않은 치료법으로 환자와 가족들을 혼란에 빠뜨릴 수도 있기에 지혜로운 판단이 요구된다. 자칫하면 암환자를 두 번 죽이는 결과가 올 수 있기 때문이다.

3. 이 책의 저자 필립 빈젤은 1955년 가정의로 의사생활을 시작했다. 그 후 40여 년간 암환자들을 치료해왔다고 소개된다. 보수적이고 고식적인 치료 방법에서 벗어나 1974년부터 영양이 질병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 깊은 관심을 갖게 된다. 궁극적 암 치료는 ‘항암보다 영양요법’이란 부제가 붙어있다. 비타민 B17로 말기암을 치료한 의사의 절규와 투쟁의 기록이다. 그 밑에 쓰여 있는 문장이 더 리얼하다. ‘의사들은 왜 레지스탕스처럼 숨어서 말기 암환자를 치료해야 했는가?’. 그리고 책제목은 암 환자는 물론이고 아픈 사회를 살아가는 사람들에게도 위로가 된다. 원제는 “Alive and Well"인데 번역제목이 크게 벗어나진 않았다고 생각한다. ”살아 있다는 것이 중요하다.“
4. 책을 열면 저자가 한 재판에 참여하는 사연으로 시작된다. FDA(미 식품의약국)가 암 치료에 효율적으로 사용되고 있는 레이어트릴(비타민 B17의 다른 명칭)이 미국에 반입되는 것을 방해하려고 연방법원에 소송을 낸 것이다. 레이어트릴을 적극적으로 암환자에게 적용하고 있던 저자가 법정 진술의사로 참여하게 되었다. 그러나 그 법정은 개콘의 한 꼭지였다. FDA에서 선정한 변호사는 레이어트릴이 유해하다고 소송을 걸었는데, 그 유해함의 대상이 문제다. 환자가 아닌 정부에 유해하다고 한다. 그러자 기가 막힌 판사가 변호사에게 묻는다. ‘도대체 왜 레이어틀이 정부에 유해하단 거요?’ ‘정부가 통제력을 잃게 되기 때문입니다. 재판장님!’. 이 말에 화가 난 판사는 판사 봉을 세게 내려쳤다. “이 소송을 기각합니다!”.
5. 현재까지 밝혀진 ‘암’의 정체는 복합변수를 지닌 질병이라는 것이다. 일반적으로 만성대사성 질환(당뇨병, 괴혈병, 악성 빈혈등)은 단일 결핍변수에서 비롯된 질환이다. 반면 암 환자에겐 대체적으로 다양한 결핍이 존재하게 된다. 저자는 이런 메커니즘에서 영양의 균형 곧 생체의 균혐감을 회복시켜 주는 일이 진정한 치유의 과정이라고 생각한다. “결국 영양소를 전체적으로 고르게 섭취하려면 음식, 비타민, 무기질, 효소와 레이어트릴로 이뤄진 영양 프로그램을 실행해야 한다.”
6. 저자가 이러한 방법으로 환자를 치료한지 3년이 되었을 때 그동안 영양요법을 받은 환자들의 기록을 살펴본 결과 암 환자들 중에 전이된 사람이 단 한명도 없었다고 한다.(사실 암 치료과정에선 ‘전이’가 가장 무섭고 두려운 존재다).
7. ‘증상이 아닌 원인을 고쳐라’. 대부분의 의사들이 ‘종양’과 ‘전이’에만 초점을 맞추는 것을 염려하고 있다. 1) 의료계는 자신들이 잘못 된 방향으로 환자들을 치료하고 있다는 사실을 알아야 한다. 계속 종양만을 치료한다면 지금처럼 나쁜 결과만 반복된다는 것을 깨달아야 한다. 2) 의료계는 암 환자의 삶의 양과 질을 개선하는데 있어서, 영양요법이 현존하는 어떤 치료법보다 효과적이라는 사실을 인정해야 한다. 쉽게 말해 영양요법을 실행하는 환자들은 더 건강하게 오래 산다.
8. 이러한 의문이 생길 수 있다. “영양요법이 훌륭한 치료법이라면 왜 모든 의사들이 그 방법을 안 쓰는가?” 미묘한 문제가 얽히고 설켜있다. 의료계만큼 보수적인 동네도 없다. 아무리 첨단의학 장비로 무장하고 있다 할지라도 마인드 자체가 변하기는 쉽지 않다. 영양요법으로 암 환자를 치료한다? 그건 의사가 할 일이 아니라는 생각도 지배적일 것이다. 좀 더 솔직하게 ‘돈이 안 된다’가 답이다. 그리고 정치적인 의료인들과 거대 제약회사들의 특별한 친밀감이 불편한 진실로 따라붙는다.
9. 저자가 암환자들에게 적용하는 ‘영양요법’은 부작용이 없다고 생각한다. 단지 체계적이고 합리적인 실행이 뒤따라야 할 것이다. 이 책은 일반 독자들보다 의료인들이 더욱 참고로 했으면 하는 바람이다. 암이 점령한 곳을 자르고 들어내는 것만이 상책이 아니라는 생각을 하게 되는 시작점이 되었으면 좋겠다. 삶의 질은 무시당한 채 벽과 천정만 바라보고 주렁주렁 매달린 링거에 의지하는 삶보다는 ‘몸과 마음이 살아있다는 것’을 느끼고 사는 삶이 중요하기 때문이다. 환자 역할은 누구나 할 수 있고, 하게 된다. 당신도 마찬가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