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러스 폭풍 - 치명적 신종, 변종 바이러스가 지배할 인류의 미래와 생존 전략
네이선 울프 지음, 강주헌 옮김 / 김영사 / 2013년 2월
평점 :
구판절판


조류인플루엔자(AI)는 인체는 물론 닭·오리 사육농가와 관련 산업에 막대한 경제적 피해를 입힙니다. 실제로 조류독감과 신종플루 등은 지난 10년간 전 인류를 공포로 몰아넣었던 것이 사실입니다.

 

2003년 2월 중국에서 ‘비전형성 폐렴(atypical pneumonia)’에 걸린 환자를 치료한 의사가 홍콩으로 여행하면서 시작된 사스는 전 세계로 퍼졌습니다. 그가 호텔에 머무르는 동안 홍콩병원에 다녀왔고 10일 뒤 사망했는데, 그 사이 함께 여행간 형제와 최소 2명의 간호사, 7명의 호텔 투숙객을 감염시켰습니다. 투숙객에는 캐나다와 싱가포르, 베트남에서 3명이 있었고, 감염은 전 세계에 빠른 속도로 퍼져나갔습니다.

 

지난 10년간 8,096명의 감염자가 발생하고 774명의 사망자의 기록을 남겼습니다. 전문가들은 현재 세계는 2009년 돼지 독감 유행보다 훨씬 치명적인 조류 독감의 대규모 발생을 눈앞에 두고 있다고 말하기도 합니다.

 

최근'네이처' 표지는 사스와 유사한 바이러스로 알려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가 장식했습니다. 이 바이러스는 작년 9월 중동 지역에 처음 나타났는데, 지금까지 15명을 감염시키고 9명을 사망에 이르게 했다. 이 바이러스에 감염되면 사스와 마찬가지로 고열과 기침, 호흡곤란 등의 심한 호흡기 증상을 일으키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책의 키워드는 바이러스와 팬더믹(pandemic)입니다. 팬더믹은 세계적으로 전염병이 대유행하는  상태를 의미하는 말로, 세계보건기구의 전염병 경보단계 중 최고 위험등급에 해당됩니다. 저자 네이선 울프는 독창적인 생물학자이자 전 세계가 주목하는 바이러스 전문가라는 평가를 받고 있습니다. 스탠퍼드대학교 인간생물학과 초빙교수이며, 전염병의 조기 발견과 억제를 막는 연구소인 '글로벌 바이러스 예보'의 창립자 겸 최고경영자이기도 합니다.

 

팬데믹이 인간세계를 휩쓸고 지나가며 무차별적으로 죽음을 안겨주는 무지막지한 힘을 지녔다는 것은 누구나가 인정하는 부분이지만, 이런 유행병의 중요성을 고려 할 때, 다음과 같은 핵심적인 의문들이 아직도 명확히 풀리지 않고 있습니다.
* 판데믹은 어떻게 시작되는가?
* 왜 우리는 지금도 이렇게 많은 판데믹에 시달리는가?
* 장래에 판데믹을 예방하기 위해서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은 무엇인가?

 

저자는 이런 의문들에 나름대로 대답해보려는 시도를 하고 있습니다. 저자 스스로 판데믹과 관련된 퍼즐조각을 조합해보려는 노력이라고 합니다.  책은 총 3부로 나뉩니다. 1부 '몰려드는 먹구름들'에선 이 책의 주인공인 병원균(microbe)이 소개됩니다. 우리를 위협하는 병원균들을 객관적인 관점에서 접근하여 병원균들의 방대한 세계를 살펴보고 있습니다. 2부 '공포의 판데믹 시대'에선 최근 급증하고 있는 판데믹의 상황을 분석하면서 왜 이렇게 자주 팬더믹에 발생하는가에 대한 이유와 대처방안을 펼치고 있습니다.  3부는 1,2부에 비해 다소 낙관적인 분위기입니다. '바이러스 사냥'입니다. '판데믹의 예방'이라는 매혹적인 신세계를 설명하고 있습니다.

 

인간은 수백만 년 전부터 두 발만을 사용해서 부지런히 세상을 여행하기 시작했습니다. 직립보행으로 인간은 다른 유인원들에 비해 이동하는데 유리했지요. 지금처럼 세계 방방곡곡에 인간의 발길이 안 닿는 곳이 없게 된 것은 순전히 교통수단의 발달 탓입니다. 어떤 교통수단이 됐든지 모두 나름대로 새로운 병원균의 확산에 영향을 끼치게 됩니다. 병원균에겐 인간의 교통혁명이 새로운 연결망의 혁명이 된 것이지요. 새로운 연결고리를 통해 인간을 감염시키던 병원균의 성격이 완전히 변하게 됩니다.
 
그러나 헌신적인 과학자들 덕분에 판데믹이 확산되기 전에 판데믹의 징조를 탐지하는 역량을 높이기 위한 첨단기기들이 속속 연구, 개발 되고 있다는 것은 퍽 희망적인 이야깁니다. 즉, 판데믹과 관련된 위협들이 증가하는 만큼, 판데믹을 해결하기 위한 접근방법과 과학기술도 하루가 다르게 발전하고 있습니다.

저자는 판데믹 예방이라는 신생 학문에는 세 가지 목표가 있다고 합니다.
1. 유행병을 조기에 탐지해야 한다.
2. 유행병이 판데믹으로 발전할 가능성을 평가해야 한다.
3. 치명적인 유행병이라면 판데믹으로 발전하기 전에 차단해야 한다.

 

휴대폰. 아마도 언젠가는 아이가 태어나자마자 손에 들고 나오거나, 달라고 손을 내밀지도 모릅니다. 휴대폰은 일상생활에 편리함을 주기도 하지만, 인간 스스로 빅 브라더를 만들어놓기도 합니다. 익히 알고 있듯이 현재 세계 인구의 60퍼센트가 소지한 휴대폰에 자동 위치확인 장치가 심겨져 있습니다. 이 장치는 휴대폰의 현재 위치에 대한 정보를 끊임없이 갱신해서 제공합니다. 엄청난 양의 정보 또한 약간의 해석을 가하면 휴대폰 사용자의 사회적 행태까지 파악이 가능합니다.

 

우리의 마음을 조금 양보해서 통신사를 통해 들어가는 정보가 악용되지만 않는다면, 우리 모두가 인간에게 닥친 중요한 사건을 신속하게 탐지하는 잠재적 감지장치가 될 수 있다는 이야기도 나옵니다. 가령 질병에 걸린 사람들의(특히 급성으로 집단 발병에 걸린 경우) 통화 패턴은 그렇지 않은 사람들과 근본적으로 다르다는 이야깁니다. 휴대폰은 하루가 다르게 유비쿼터스한 도구로 발전하기 때문에 앞으로 유행병이 판데믹으로 확산되기 전에 조기에 탐지해서 대응하는 데 없어서는 안 될 중요한 도구가 될 것이라고 합니다.

 

바이러스 폭풍이 언제 닥칠지 모르는 상황에서 보통사람이 맨눈에 보이지도 않는 바이

러스를 상대로 싸움을 벌이는 것은 불가능합니다. 그래도 예방은 해야겠지요. 미생물학 전문가인 저자는 "감염의 위험을 줄이기 위해서 개인적으로 어떻게 행동하십니까?" 라는 질문을 자주 받는다고 합니다. 그 답변이 사실 모두 알고 있는 이야기이긴 하나 바이러스를 상대하기 위해 리마인드 할 필요가 있습니다.

 

귀찮더라도 내 예방 상태에 허점이 없도록 유지한다. 예컨대 말라리아 지역에서 지낼 때는 말라리아 예방주사를 꼬박꼬박 맞는다. (아프리카 지역에 출장가면서 자만심에 예방주사를 안 맞고 돌아다니다 말라리아에 걸린 지인이 있었습니다. 한 달 동안 중환자실에 있다가 나왔는데 아직 정상생활로 복귀를 못하고 있습니다. 살아난 것만 해도 기적이라고 합니다.)

겨울철에는 호흡기 질환의  전염경로를 항상 염두에 두고, 호흡기 질환에 걸리지 않으려 애쓴다.

대중교통은 많은 사람이 이용하기 때문에 무척 위험하다. 그래서 버스, 지하철이나 비행기에서 내린 후에는 손을 씻거나, 알코올을 기반으로 한 간단한 손세정제를 이용한다. 또한 많은 사람과 악수를 나누면 곧바로 손을 씻거나, 쓸데없이 코나 입을 만지지 않으려고 애써 노력한다. 언제나 깨끗한 음식을 먹고 깨끗한 물을 마시는 것이 중요하다. 안전하지 못한 섹스로 인한 위험을 줄이는 것도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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