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내가 낯설다 - 내가 모르는 나, 99%를 찾는 심리여행
티모시 윌슨 지음, 진성록 옮김 / 부글북스 / 2007년 2월
평점 :
구판절판



나는 나에 대해서 얼마나 잘 알고 있을까?

내 안의 또 다른 내가 있을 것 이라는 사실을 받아들일 수 있는가?

이러한 질문에 조금이라도 관심이 쏠린다면, 이 책을 읽는 이유가 될 것이다.


최근 심리학 분야에서 떠오르는 핵심 주제 중 ‘자기 지식’(self-knowledge, 자신에 대한 지식)이 있다. 지그문트 프로이드 이후 심리학자들은 사람들이 정작 자기 자신에 대해서는 어느 정도 알고 있으며, 자신에 대한 지식의 한계는 어디까지이며, 자기통찰에 실패할 경우 어떤 결과를 초래할까 하는 의문을 꾸준히 갖고 있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심리학 분야에서보다는 자기계발 분야에서 ‘자기 지식’에 대해 많은 관심을 갖고 있었다. 이 책의 지은이 티모시 윌슨은 심리학 교수로서 이 ‘자기 지식’ 에 대해 깊은 통찰을 갖고 있다. 지은이는 감정예측의 대가라고 알려져 있다. ‘감정예측’의 대가라? 이 사람과 같이 다니다간 좀 피곤할지도 모르겠다. 내 감정보다 앞서가며 내게 이야기를 해준다면 매우 혼란스럽겠다. 이런 경우엔 진짜 내가 누구인지? 심각한 고민을 해봐야할 것 같은 마음이 들겠다.


“우리 모두에게는 자신이 직접적으로 알 수 없는 것들이 너무나 많다. 아무리 뼈를 깎는 통찰을 한다 해도 알 수 없는 부분이 있게 마련이다. 그렇다면, 어떻게 하면 우리의 비(非)의식(nonconscious)에 숨어 있는 성격적 특성과 감정들을 발견해 낼 수 있을까? 그리고 비의식에 들어 있는 그런 것들을 발견하는 일이 언제나 우리들에게 유익하게 작용하는 것일까?

학계의 연구원들이 프로이트와 정신분석을 재발견하고 있는 것일까?

도대체 자기지식이라는 것이 과학적으로 연구 할 수 있는 대상이긴 할까?

앞으로 내가 더듬어 볼 질문들이 바로 이런 것들이다. 이 질문들에 대한 대답이 참으로 놀라울 때가 종종 있다. 그리고 그 대답은 우리의 일상에 직접적이고, 실용적인 의미를 지닌다.”


지은이는 이 책에서 두 가지 주요한 질문을 집중적으로 파고들 계획이라고 한다. 하나는 사람들이 자기 자신을 그렇게나 잘 모르는 이유는 무엇일까? 와 사람들은 자기지식을 높일 수 있을까? 하는 것이다.


무의식에 대해 생각해본다.

우리 몸에는 자기자극감수 또는 자기수용성이라고 부르는 여섯 번째 감각인 프로프리오셉션(Proprioception) 이 있다. 이것은 사람들이 자신의 근육과 관절과 피부 등 지각기관으로부터 끊임없이 받는 피드백이다. 이 기능 때문에 우리는 우리 몸의 위치를 조정하면서 부드럽게 일상을 영위할 수 있는 것이다. 그러나 이 기능이 손상되었을 때. 우리의 팔다리를 직접 눈으로 확인하지 않은 상태에서는 팔이나 다리가 통제 불능의 상태가 되고 만다. 이러한 것이 결국 무의식적인 자기자극감수 기능에서 나오는 것이기 때문이다.


“우리의 지각과 언어, 운동계(motor system)를 조종하는 정신작용들은 대부분이 자각 밖에서 이뤄진다. 대통령이 보지 않는 곳에서 작동하는 연방정부의 거대한 활동과 아주 비슷하다. 만약 행정부처의 하급 공무원들이 몽땅 일을 하지 않는다면, 행정부의 일은 거의 처리 도지 못할 것이다. 이와 마찬가지로, 만약에 어떤 사람의 지각, 언어, 운동계가 작동을 멈춘다면 그 사람은 자신이 제대로 기능하기가 어렵다는 사실을 발견하게 될 것이다. 그러나 우리를 인간으로 만드는 고차원적인 기능들은 어떤가? 생각하고, 추론하고, 숙고하고, 창조하고, 느끼고 결정하는 능력은 어떨까? 저차원의 기능들(예를 들면, 지각과 언어이해 등)은 보이지 않는 곳에서 이뤄지는 반면 보다 고차원적인 기능(예컨대, 추론과 사고 등)은 의식에서 이뤄진다.”



과학자들은 각각의 감각기관이 가진 수용기 세포(receptor cell)와 이 세포에서 뇌로 가는 신경의 수를 헤아려 본 결과 매순간 우리의 오감이 받아들이는 정보가 1천1백만 개에 달한다는 사실을 알아냈다. 그러나 우리가 의식적으로 처리할 수 있는 정보는 40개 정도에 그친다고 한다. 그렇다면 나머지 그 방대한 정보들은 어찌 된 걸까? 다행히도 우리는 이 정보 중 많은 것을 자각하지 못하는 가운데 활용하고 있다고 한다. 바로 무의식의 세계인 것이다.


다른 사람이 나를 보는 모습 그대로, 나도 나를 보고 있을까?

사람의 성격에는 두 가지 측면이 있다고 한다. 즉, 비의식적 성격과 의식적 성격이 그것이다. 리처드 루소의 소설 〈진지한 남자 Straight Man〉에 나오는 등장인물이 하는 말을 들어본다. “진실은 우리가 자신에 대해 확실히 알 길은 전혀 없다는 것이지.,.... 우리는 어떤 일을 한 뒤에야 겨우 우리가 무엇을 하려하는지 알 뿐이야.... 우리가 배우자와 자식, 부모, 동료와 친구들을 두고 있는 이유도 그 때문이지, 우리가 자신을 아는 것보다 다른 사람이 우리를 더 잘 알지.”

책의 지은이는 이 부분에 대해 어떤 생각을 갖고 있는가 들어본다.

사람이 자신의 성격에 대해 생각하고 있는 내용과 다른 사람들이 그 사람의 성격에 대해 생각하고 있는 내용사이에 일치하는 부분이 그렇게 많지 않다. (공감한다)

이러한 사실은 여러 차례에 걸친 과학적이고 합리적인 연구결과가 뒷받침 되었다. 연구 결과에 의하면 본인이 내린 평점 또는 예측 결과와 타인(친구 또는 직장 동료들)이 내린 평점 을 비교해 본 결과 본인이 내린 예측은 실제 상황과 많이 차이가 났다.

그 이유는 무엇일까?

“사람들이 자신의 행동을 정확히 예측 못하는 한 가지 이유는 그들 자신이 다른 사람들보다 더 거룩하고, 더 친절하며, 도덕적인 행위를 할 가능성이 다른 사람보다 더 높을 것이라고 믿기 때문이다. 또 다른 이유는 사람들이 자기 자신의 행동을 예측할 때와 다른 사람의 행동을 예측할 때 서로 다른 종류의 정보를 이용한다는 점이다. 다른 사람의 행동을 예측 할 때, 우리는 흔히 사람들이 과거에 한 행동을 반복해서 보아온 경험에 의존한다. 우리 자신의 행동을 예견할 때는 주로 자신의 성격에 대한 ‘내부정보’(타인의 의식 속에 심어진 실증적 정보가 아니라, 추상적인 정보 - 나는 다른 사람을 즐겨 돕고자 하는 친절한 존재이다)에 의존한다. 바로 여기에 함정이 있다. 사람들의 내부 정보는 그들의 성격에 대한 완성된 이야기가 아니며, 완벽하게 정확할 수가 없다는 점이다. 즉, 실제적으로는 일상에서 친절한 행동을 하는 것을 아무도 본 사람도 없고, 그런 사실도 없으며, 그런 일이 있을 것이라고 예측하는 사람이 아무도 없는 상황에서도 본인은 꿋꿋하게 ‘나는 친절한 사람이기 때문에, 이런 상황에선 당연히 이렇게 할 것이라고 혼자서 주장 한다는 것이다.

그렇지만 우리의 성격에 대해 누가 더 훌륭한 판단을 내리는가 하는 질문에 대해 이야기한다면, 우리 자신과 다른 사람들 중 어느 쪽이 더 정확한지를 묻는 것은 이치에 맞지 않을 수도 있다. 간과 할 수 없는 것은 한 사람을 두고 여러 명의 친구들이 각기 다른 평가를 내릴 수도 있다는 것이다.


지은이는 마무리를 이렇게 하고 있다.

「훌륭한 일을 하라. 그러면 훌륭한 존재가 될 것이다.」

“다른 사람들에게 도움이 되고 그들을 보살피는 행동을 하다보면, 우리는 스스로를 다른 사람에게 도움이 되고 사람들을 보살피는 존재로 보게 될 것이다.

사람들은 친절한 일 한 가지를 했다고 해서 성자가 되지는 않는다. 자신의 파트너를 더 이상 사랑하지 않는 사람이 단지 사랑하는 것처럼 행동한다고 해서 다시 사랑에 빠지지는 못한다. 그러나 우리 모두는 자신의 행동을 바꾸면 감정과 성격 역시 바뀔 수 있다고 생각한다.(.....) 우리의 행동을 신중히 바꾸는 것은 새로운 행동 방식을 열어주는 것 이상으로 도움이 된다. 그런 노력은 또한 자아에 대한 정의를 새롭게 할 기회를 안겨주기도 한다. (....)우리의 행동을 신중히 바꿔나가다 보면 자기지각까지 바꿀 수 있다는 아이디어는 지금까지 심각한 문제를 겪고 있던 사람들을 돕는 일에 많이 적용되고 있다. (....) 만성적으로 우울증을 보이는 사람을 치료하는 전략이 있다. 항우울제와 심리요법 등 여러 가지 치료방법이 있지만, 심리 요법 중 중요한 한 가지는


“먼저 행동을 하고 그 다음에 감정이 따르도록” 지도하는 방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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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막내 2011-07-12 07:50   좋아요 0 | URL
잘 읽고 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