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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자, 음모를 읽어라 - 세계 경제의 조종자, '그놈들'에게 당하지 않는 생존 투자법
정철진 지음 / 해냄 / 2010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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늦은 밤, 책을 읽다가 잠자리에 들려고 거실에 나왔던 중, 냉장고 밑에 무언가 웅크리고 있는 녀석을 발견했다. 죽은 듯이 있다가 내가 접근하자 잽싸게 도망갔다. 이놈들은 직선으로 도망가는 법이 별로 없다. 꼭 지그재그로 도망간다. 몇 번을 놓치다가 결국 잡아서 응분의 대가(?)를 해주었다. 내 집에 나타난 죄이다. 그 녀석은 바퀴벌레였다. 지구상에서 가장 오래되었다는 종족. 이놈 한 녀석이 겁나는 것이 아니라, 이놈들의 끈질긴 생명력과 번식력이 신경 쓰인다. 그래서 기를 쓰고 잡았다.

이 책의 키워드는 ‘그놈들’이다. 저자 덕분에 ‘그놈들’공부를 하게 되었다. 이 책을 읽기 전엔 막연하나마 큰 손 정도가 아니라, 지구상 어딘가에 거대권력이 있지 않을까? 라는 생각을 했었다. 꼭 빅브라더가 아니더라도 충분히 가능성 있는 이야기다 생각했다. 앞서 이야기한 바퀴벌레만큼이나 질긴 생명력과 비교가 될 것 같다. 거기에 은밀한 조직력이 가세하고 있다.
‘그놈들’은 한 나라 정도를 말아먹는 수준이 아니다. 세계가 무대이다. 세계는 무엇인가? 바로 지구이다. 지구를 저글링 하듯이 돌리는 자들이 바로 그놈들이다. 
책에 수없이 반복되는 단어 ‘그놈들’ - 약간 중독성이 있다. 일종의 카타르시스 역할도 한다.

책 제목에는 큰 글씨로 ‘투자’가 적혀있다. 나하고 투자하고 상관없다고 이 책도 멀리하진 말자. 그냥 한 번 읽어보자. 나 혼자만 잠시 살다가 갈 세상이 아니지 않은가. 내 부모형제가 있고, 애인이 있고, 자식이 있고, 손자, 손녀까지도 이어지지 않던가. 그런 세상에 살면서 세상 돌아가는 모습에 관심을 가져봐야 하지 않겠는가?

재물, 명예, 권력 앞에 무심할 수 있는 사람이 희귀종이나 천연기념물인 시대에 살고 있다. 상상도 못할 재물, 명예, 권력에 더해서 머리까지 좋은 놈들은 어찌 상대할 것인가? 그놈들이 조직의 단맛을 보며 희희낙락하는 모습을 바라만 보고 있을까? 싸워서 이기지는 못할망정, 당하지는 말아야하지 않을까? 당하더라도 좀 덜 당해야 되지 않겠나? 가끔은 그놈들의 음모를 들여다보면서 살아가야하지 않을까?

“신(神)다음으로 힘이 센 사람들, 지구상에서 가장 강한 그 사람들의 존재를 인정하고, 그들의 본질을 탐구하고, 그들의 수법을 살펴본 뒤, 과연 어떻게 대응해야 하는가에 대한 방법을 살펴보는 것이 바로 음모론 투자의 큰 틀이다”

‘2012년’ 영화이야기를 해본다. CG의 발전을 여지없이 보여주는 이 영화. 사실 줄거리는 별거 없다. 이 영화가 새삼스럽게 생각나는 것은 이 책을 읽은 탓이다. 이 영화에도 그놈들의 입김이 들어섰을 것이라는 의심을 하게 된다. 이 영화에 등장하는 주요국은 인도, 미국, 중국이다. 지구에 재앙이 닥치는 조짐을 제일먼저 발견한 곳이 인도이다. 그 다음은 미국영화이니까 미국이 주 무대이고, 마무리는 중국이다. 미국대통령은 휴매니티 이미지를 남기고 숨을 거두고, 중국은 목에 힘이 잔뜩 들어간 상태에서 마지막 인류의 구원자로 묘사된다. 일설에 의하면 이 영화를 만들 때 미국이 중국을 많이 의식하면서 제작했다고도 한다. 영화가 중국에서 방영될 때 열광의 도가니였다는 이야기도 들었다.

‘2012년’은 마야문명의 기록에도 남아있다던데, 분명 좋은 일은 아니다. 안 좋은 일이다. 불과 2년도 채 남지 않았다. 내 생각엔 ‘2012년’의 재앙이 천재지변으로만 오지는 않을 것 같다. 정치, 경제적 변화가 평범한 지구인들의 일상을 뒤흔들어 놓을 것 같다.
저자도 2012년을 주목하고 있다. 저자는 2009년 말부터 주변 사람들에게 이렇게 말을 했다고 한다. “2010년, 지금부터 울트라 버블과 이어 찾아오는 슈퍼 공항을 준비해야합니다.”2012년까지 음모론 투자의 핵심은 ‘달러(미국)의 사망’이라고 한다. 그 이유를 다음과 같이 설명한다.

그놈들의 첫 번째 목적인 단일정부와 단일경제 그리고 단일통화 이론에 적용시켜볼 때 그간 미국은 제 역할을 충분히 했다. 힘이 막강했던 시절 미국은 유럽을 유럽연합이라는 지역공동체로 완전히 묶었으며 ‘미국-캐나다-멕시코’로 이어지는 북미통합도 이미 완성한 것이나 다름없다. 이제 미국의 남은 역할은 망해가면서 자신에게 목매고 있는 여타 국가들 - 특히 아시아 - 의 애간장을 태우는 일이다. 이렇게 되면 보너스로 남미 지역을 함께 뭉치게 할 수도 있다.
둘째, 기축통화인 ‘달러’에 대한 통찰을 통해 봐도 미국의 쇠퇴는 명확하다. ‘그놈들’입장에서 봤을 때 지금까지는 달러로 돈을 벌려면 세상의 다른 통화들이 전적으로 순종해야만 가능했다. 그래야 달러의 가치인 환율을 조정해 경제를 흔들면서 특정 국가 및 특정 지역을 공격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렇지만 이제는 상황이 다르다. ‘그놈들’은 한계점에 달한 달러를 이제 자신들이 직접 쥐고 흔들면서 사망시키는 과정을 펼칠 것이다. 인간의 생명을 신에게 맡기지 않고 직접 안락사 시키는 과정을 생각하면 된다.
셋째, 경제‘주기’의 관점에서도 지금부터 미국은 몰락 해줘야한다. 그래야만 ‘그놈들’은 돈을 벌 수 있고, 또 다른 100년의 헤게모니를 잡을 수 있다.
넷째, ‘자원과 신기술’관점에서도 미국은 할 일을 다 했다. 미국은 100년 가까이 인류의 최대 천연자원이었던 원유를 약탈해 ‘그놈들’에게 바쳤다. 그리고 난다 긴다 하는 뛰어난 인재들은 모두 미국으로 향했고, 미국에서 노동을 쏟아 부었다. 또한 그놈들은 미국을 교묘하게 이용해 다국적 기업이라는 미명아래 로열티를 챙길 수 있는 웬만한 원천 기술을 다 모았다. 
다섯째, ‘종교’코드로 봤을 때도 이제 미국은 종착역에 다다랐다. 최소한 미국에서만큼은 종교의 취미화를 완벽하게 이뤄냈다. 현재 미국에서 기독교, 특히 개신교는 그야말로 무의미한 존재가 돼버렸다. 국민 10명중 7명은 ‘갓(God)'을 믿는다고 말하지만 막상 교회에 다니는 사람은 이 중 3명이 될까 말까하다.

그래도 희망적인 부분이 있다.
저자는 울트라 버블 기간 중 약 3년간 ‘축복’받은 대한민국은 계속 될 것이라고 내다본다. 음모론 투자측면에서도 이 기간에 대한민국이 가장 많은 수혜를 받게 될 것이라고 한다. 그 이유는 인도와 함께 세계 단일 정부 수립 마무리 단계인 다극화에서 ‘골치 아픈’아시아 지역 통합을 위해 인도와 함께 맡은 역할이 확실하기 때문이다. 인도의 임무가 중국을 견제하는 것이라면 한국은 극동아시아의 융화제 같은 역할을 수행해야 한다고 한다.

책의 마지막 챕터에서 저자는 ‘슈퍼공황, 생존투자로 대응하라’는 서바이벌 어드바이스를 해주고 있다. 투자이야기만 하는 것이 아니라, 살기 위한, 끝까지 살아남기 위한 생존 tip을 제공해주고 있다. 세상의 흐름을 보는 저자의 식견이 놀랍다. 그 내공이 상당하다. 책을 보면서 내 눈도 함께 트여지는 느낌이다. 책을 드라마나 영화로 제작해도 흥미진진할 것 같다. 저자의 내다봄을 믿어도 지금은 딱히 손해 볼 일이 없을 것 같아 믿어 보련다. 책이 출간되고 나서 이미 국내외 경제 동향이 그의 말대로 되고 있기에 더욱 그러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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