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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효석문학상 수상작품집 2026 - 사과
박솔뫼 외 지음 / 북다 / 2026년 8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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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출판사에서 제공한 도서를 통해 작성한 리뷰 〉
《 이효석문학상 수상작품집 2026 》- 사과
_박솔뫼,성혜령,임솔아,장희원,정기현,황시운(지은이) / 북다(2026-08-18)
2000년도에 제정된 국내 단편 문학상인「이효석문학상」이 올해 27회를 맞이했다. 제27회 대상은 박솔뫼의「사과」가 뽑혔다. 그간 대상을 받은 작가들의 이름들이 낯설지 않다. 1회 대상 수상자인 이순원을 비롯해서 성석제, 이혜경, 윤대녕, 정이현, 구효서, 정지아, 김애란, 편혜영, 윤고은, 권여선, 김멜라 등의 이름들이 떠오른다.「이효석문학상」초기에는 등단 15년 이내 작가와 중, 단편소설이라는 조건이 적용되었었지만, 2015년에는 출간 이내 단행본으로, 2016년에는 다시 중,단편소설 중심의 상으로 돌아갔다.
이 책에는 대상수상작 외에도 우수작품상 수상작 5편이 실려 있다. 대상 수상작인 박솔뫼의「사과」는 몇 군데 직장을 전전하다 역 근처 오래된 카페에서 근무를 하게 된 애리라는 여인이 주인공이다. 아마도 기후 영향이겠지만, 커피 원두의 작황이 어려워지면서 원두 가격이 급등해서 많은 카페가 사라졌다. 그래도 애리가 근무하는 카페는 잠시 문을 닫았지만, 꾸준히 영업을 하고 있는 곳이었다. 소설의 시대적 배경은 미래 어느 때인 듯하다. 애리는 자신의 급여로는 한 달에 한 번쯤 마음먹어야 마실 수 있는 커피라고 하니 비싸도 엄청 비싼 듯하다. 애리는 그곳에서 선호라는 남자를 만난다. 선호는 세계적으로 커피의 작황이 점점 어려워지고 가격이 기하급수적으로 올라가자 여러 식품회사에서 원두를 넣지 않거나 줄이면서도 커피 맛과 비슷한 음료를 개발하기 시작한다. 선호는 그런 세계적인 식품 가공회사에서 제품개발을 담당하고 있었다. 어느 결에 애리와 선호는 서로 호감을 갖고 가까워진다. 마치 비즈니스같은 짧은 연애 기간을 갖게 된다. 소설에는 ‘흔들리는 창’이 첫 문장에서 시작해서 여러 번 나온다. 그 흔들리는 창이 애리의 심리적 상태인지, 실제적 상황의 트라우마인지 잘 모르겠다. 아마도 자신의 일상이 안정적이지 못하고, 내일에 대한 걱정과 두려움이 ‘흔들리는 창’으로 표현되지 않았을까?
우수작품상 성혜령의 「하악」은 자인이라는 여인의 마흔 번째 생일날이라는 것을 시작으로 이야기가 전개된다. 가족들 이야기가 중심이다. 자인의 어머니와 발달장애인 거주시설에서 생활하고 있는 동생 태인과 근 20년 만에 연락이 온 사촌동생이 등장한다. 자인이 동생 태인에 대한 복잡한 심리상태가 잘 묘사되었다. 임솔아의「나의 빈 묘에」는 척박한 생활환경에서 용케 버티면서 문중을 휘어잡은 수완 좋은 아버지 덕에 일찌감치 묘 자리를 잡은 지윤의 이야기다. 그래서 소설 제목이「나의 빈 묘에」이다. 지윤은 동성커플 윤미와 함께 생활한다. 반려견이 죽자 반지하에 살고 있는 두 사람은 장마철이 다가오자 그 유골을 다른 곳으로 옮기기로 결정한다. 지윤이 묘 자리에 반려견의 유골을 묻으러 시골로 향한다.
장희원의「영주」는 우연히 마주친(아니 영주의 입장에선 의도적인 듯하다) 고딩시절 학폭의 가해자와 피해자가 만난 이야기다. 원래 가해자는 자신이 행한 일은 강물과 함께 흘려보내고, 피해자는 그 고통과 수치를 돌에 새긴다. 영주는 피해자이다. 가해자였던 우진은 영주를 만나고나서 그녀의 페이스에 그저 끌려갈 뿐이다. 정기현의 「그거 점 된다」는 소재가 독특하다. 어느 소도시에 랜드마크처럼 자리 잡은 학원의 선생 3사람이 우연하게 서로 뭉친 이야기다. 희정이라는 여인이 주동자이다. 어느 날 우연히 새로 이사한 집에서 쇠갈고리 하나를 발견한다. 희정은 어렸을 때부터 시달려온 얼굴과 온 몸에 수시로 생기는 ‘점’ 때문에 몸에 칼을 댄 기억을 떠올리며, 갈고리를 이용해서 두피에서 발끝까지 피부거죽(이라기보다는 ‘허물’이라는 표현이 좋겠다)을 벗겨낸다. 그것도 여러 차례. 그 탓에 키와 체구가 작아졌지만 기분이 그렇게 산뜻할 수가 없다. 그리고 그 작업에 나중에 나머지 두 선생도 합류한다. 아마 내게도 벗겨내고 싶은 허물이 있는 탓일까? 개인적으로 이 작품에 별 다섯을 준다. 마지막소설 황시운의「일일업무보고서」는 하반신장애를 가진 여인이 주인공이다. 재택근무를 하고 있다. 업무는 그다지 힘들지 않고 단조로운 편이지만, 마비된 자신의 몸을 관리하는 것은 하루하루가 전쟁이다. 많지 않은 가족들과의 갈등도 겹쳐진다. 장애를 지닌 한 인물의 철저한 삶의 기록이 숙연하게 펼쳐진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