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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00명의 인물로 읽는 세계사 - 함무라비부터 워런 버핏까지 역사의 증명사진으로 남은 위대한 얼굴들 ㅣ 테마로 읽는 역사
찰스 필립스 지음, 김봉중 감수, 임지연 옮김 / 현대지성 / 2026년 6월
평점 :
《 500명의 인물로 읽는 세계사 》 - 함무라비부터 워런 버핏까지 역사의 증명사진으로 남은 위대한 얼굴들 | 테마로 읽는 역사
_찰스 필립스(지은이), 임지연(옮긴이), 김봉중 (감수) / 현대지성(2026-06-26)
역사 속에 사람이 있고, 사람이 역사를 만들어간다. 책 제목『500명의 인물로 읽는 세계사』에 걸맞게 500명의 인물들이 담겨있다. 각각의 개인들이 어떤 흔적을 남겼는가, 남기고 있는가에 역점을 둔다. 각 인물들의 삶을 연결시키다 보면 곧 역사가 그려진다. 인류를 위해 큰 업적만 남긴 인물들만 위대하지 않다. 고난에 대응하고 저항을 이끌며 억압받는 이들의 해방과 인류의 평화를 위해 노력하고 희생한 사람들의 역사도 중요하다. 이런 부분들이 이 책의 장점이기도 하다.
이 책의 지은이 찰스 필립스는 35년 경력의 베테랑 출판 편집자이자 40권 이상의 책을 펴낸 전문작가이다. 역사, 예술, 과학, 신화 등 다양한 분야의 책을 집필하고 편집했다. 책에서 다루는 인물들은 광범위하다. 유럽인과 유럽계 미국인, 호주인의 역사는 물론이고, 아메리카와 오스트랄라시아 원주민, 아프리카계 미국인, 아프리카인, 한국인, 중국인, 일본인, 인도인, 아프카니스탄인 등 역사를 아우르는 폭넓은 시야로 세계사를 탐구한다. 단지 여성이라는 이유만으로 업적을 빼앗기고, 오랜 세월 남성위주의 사회에서 존재자체를 부정당했던 여러 시대의 여성들도 많이 등장한다.
선정된 500명의 인물은 14개 범주(왕, 종교 지도자, 예술가, 정치 지도자, 철학자, 군사 지도자, 과학자, 탐험가, 활동가, 산업가, 발명가, 엔터테이너, 운동선수, 기업가)와 5개시대로 분류된다. 각 인물이 출생 연도순으로 배열되었다. 책은 5챕터로 편집되었다. 1부는 ‘신화의 시대에서 역사의 시대’이다. 역사의 태동기부터 기원후 5세기 로마제국의 붕괴까지를 다룬다. 2부는 ‘신앙과 칼이 지배한 천 년’이다. 고전 시대에서 근세 여명기까지다. 3부는 ‘탐험과 혁명의 세기’이다. 수백 년을 지나는 동안 탐욕을 낳은 탐험과 식민지 개척, 노예무역을 다뤘다. 4부는 ‘제국주의와 산업혁명의 빛과 그림자’이다. 마지막 5부는 ‘디지털과 엔터테인먼트, 기후위기의 시대’가 타이틀이다.
각 챕터에서 한 인물씩만 옮겨본다. 그리스의 의사이자 과학자인 갈레노스(129~216년)는 17세기까지 임상의학 분야에 큰 영향을 미친 인물이다. 그는 인체가 뇌와 신경, 심장과 동맥, 간과 정맥의 세 가지 계통으로 구성되며 흑담즙, 황담즙, 혈액, 점액의 네 가지 체액이 균형을 이뤄야 건강하다고 주장했다. 300여 편의 저술을 남겼고, 그중 150여 편이 현존한다. 2부에선 탐험가인 이븐바투타가 눈에 띄었다. 오래전에 읽은『이븐바투타 여행기』(창비, 2001)가 생각나서다. 이븐바투타(1304-1369년경)는 27년 동안 아시아, 유럽, 아프리카 전역에 걸쳐 120만 킬로미터를 여행 한 뒤 자신이 보고 경험한 것을 기록했다. 그는 여행 중에는 가능하면 한 번 지나온 길은 다시 가지 않는 것을 습관으로 삼았다. 조시아 웨지우드(1730-1795)는 유명한 노예제 폐지 운동가이자 ‘영국 도예의 아버지’이다. 유럽 도자기 제작의 산업화를 선도한 도자기 회사의 창립자이다. 1787년 노예무역폐지협회를 위해 반노예제 메달을 제작하고 배포했다. 이 메달에는 사슬에 묶인 채 무릎을 꿇고 손을 들어 기도하는 흑인 남성의 모습과 ‘나는 인간도 형제도 아니란 말인가?’라는 문구가 새겨져있다.
군사지도자 레드 클라우드(1822-1909년)는 다코타 수족 추장이다. 미국 정부가 몬태나 서부의 금광으로 연결되는 보즈먼 트레일 건설을 시도하자 이에 맞서 원주민 저항을 이끌었다. 그는 이런 말을 남겼다. “그들(미국인들)은 우리에게 많은 약속을 했지만, 단 하나만 지켰다. 우리의 땅을 빼앗겠다는 것, ... 그리고 결국 빼앗았다.” 로자 파크스(1913~2005)는 1955년 12월 1일, 인종분리 정책이 시행되던 앨라배마주 몽고메리의 버스에서 백인 승객에게 자리를 양보하라는 백인 운전사의 명령을 거듭 거부했다. 그녀는 체포되어 벌금형을 받았지만, 전미유색인종지위향상협회 몽고메리 지부 회장인 E. D. 닉슨의 도움으로 항소했다. 이 사건으로 흑인 지역사회가 주도한 381일간의 몽고메리 버스 보이콧 운동을 촉발했고, 전국적으로 공공장소에서의 인종차별에 대한 항의가 확산되며 미국 시민권 운동의 중요한 출발점이 됐다. 1999년, 로자 파크스는 미국 민간인에게 수여되는 최고 영예인 의회 금메달을 받았다.
주몽, 온조, 선덕여왕, 이성계, 세종대왕, 이순신 장군, 유관순 열사, 김대중 대통령 등을 이 책에 올려준 지은이가 고맙다. 이 책은 청소년들에겐 학습보조 자료로, 성인들에게는 교양서로 충분하다. 380장에 달하는 조각, 초상화 등 컬러사진을 통해 역사 속 인물들을 확인한다. 소장가치가 충만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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